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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의 양준혁 복귀 효과 불투명

중앙일보

입력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이 맺힌 프로야구 삼성이 3년전에 내쳤던 자식을 다시 데려 온다.

삼성은 28일 김응용 감독의 요청에 따라 올 겨울 FA(자유계약선수) 중 최대어로꼽히는 양준혁을 재영입하는 방안을 신중하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표, 사실상 영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2년간 몸담았던 LG에 4년간 36억원을 요구했다가 일거에 거절당했던 양준혁은 최근 자신의 몸값을 하향 조정할 의사를 비쳤지만 삼성은 프로야구 사상 유례가 없는 거액을 지불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LG에 지불해야 하는 이적료 12억원을 포함하면 삼성은 웬만한 구단 1년 예산의 절반에 가까운 40억원 안팎을 투자해야 될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이 이같은 거액을 투자하고도 얻게 될 양준혁 영입 효과는 불투명하다.

삼성에는 이미 양준혁과 중복되는 포지션에 이승엽, 마해영, 김기태라는 국내 최정상급의 거포가 3명이나 버티고 있다.

여기에 양준혁이 가세할 경우 최소 2명은 벤치에서 놀아야 하는 형편이다.

또한 3년전 앙금에 남긴 채 달구벌을 떠났던 양준혁이 삼성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양준혁은 98년 12월 삼성에서 해태로 트레이드되자 기자회견을 자청해 삼성의 부도덕성을 맹렬히 비난해 파문을 일으켰었다.

그럼에도 양준혁 영입을 프런트에 요청한 김응용 감독이 내년 시즌 한국시리즈우승을 성사시킬수 있을 지도 관심거리다.

해태 시절 `불패 신화'를 이룩했던 김감독이지만 최고의 몸값으로 삼성으로 이적한 올 해에는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속에도 발비노 갈베스라는 용병 투수 한 명에목을 메다가 자신의 야구인생에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

결국 이런 저런 사정을 살펴보면 삼성이 거액을 투자해 양준혁을 데려온다 해도전력강화에 그만한 효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양준혁을 데려옴으로써 삼성이 거둘 효과는 오히려 타구단 전력을 깍아내는 것에 모아지고 있다.

이는 일본 최고 인기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다른 팀의 4번타자들을 모조리비싼 값으로 사들여 벤치에서 썩이는 것과 마찬가지. FA 시행 이후 지나친 몸값 부풀리기로 눈총을 받았던 삼성이 요미우리처럼 타구단의 전력을 약화시키는 방법으로 한국시리즈에 맺힌 한을 풀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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