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의 괴력 … 한국 무역흑자 79% 도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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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경북 구미는 우리나라 산업화와 수출을 상징하는 도시다. 1969년부터 조성된 구미 국가산업단지(4087만㎡) 입구에는 ‘수출산업의 탑’이 서 있다. 1977년 우리나라가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한 뒤 세운 기념비다.

 구미시가 지난해 수출 344억32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소도시 하나가 35년 전 국가 전체 수출액의 3배 이상을 달성한 것이다. 수출액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무역수지 흑자 규모다. 수출액이 344억 달러인데, 흑자액이 226억 달러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 286억 달러의 79%에 해당한다. 주력 수출품은 휴대전화와 디스플레이 LCD(액정표시장치) 모듈 등이다.

 구미시 김홍태 투자통상과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전체 구미 수출액의 절반쯤을 차지하며 LG의 LCD 모듈이 25% 정도, 그리고 아사히글라스의 LCD용 유리와 도레이 제품 등이 다음을 차지한다”며 “수출품이 첨단 정보기술(IT)과 융합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구미시는 또 대일 무역적자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2009년 구미에 부품소재전용공단이 조성되면서 전자제품의 부품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어서다. 구미시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 폭은 2006년 23억 달러에서 2011년 7억 달러로 줄었다.

 구미시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0년 기준 5만3817달러로 인구 30만 이상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부자 도시’로 소문난 울산광역시(5만6430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구미시는 지난해 근로자 수도 10만 명 시대를 열었다. 근로자 10만 명의 88%는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 일한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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