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노먼, 스킨스게임 사상 첫 총상금 독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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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놓치지 않고 먹이를 냉큼 삼키는 '백상어'의 실력은 전성기 못지 않았다. 80만달러짜리 파퍼트에 이어 20만달러짜리 버디퍼트. 단 두차례의 입질로 그는 순식간에 1백만달러(약 13억원)라는 거액을 챙겼다.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사라지는 백상어의 뒤편에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지난해 챔피언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유럽의 강자 예스퍼 파르네빅(스웨덴)은 망연자실했다.

46세의 백전노장 노먼(사진)이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의 랜드마크 골프장(파72.6천2백85m)에서 끝난 제19회 스킨스 게임에서 1백만달러의 상금 전액을 획득하며 우승했다. 스킨스 게임 사상 한 선수가 상금 전액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노먼은 1999년 대회에서 63만5천달러를 따낸 프레드 커플스(미국)을 제치고 대회 사상 가장 많은 상금을 딴 선수가 됐다. 또 이날 17번홀까지 쌓인 80만달러의 상금을 따 1개홀에서 최다 상금(종전 커플스 41만달러)을 따낸 선수로도 기록됐다.

스킨을 따내더라도 바로 다음 홀에서 이기거나 비기지 않으면 상금을 차지할 수 없도록 바뀐 규정에 따라 전날 9번홀까지 상금의 주인을 가리지 못했던 4명의 참가자들은 10번홀부터 벌어진 이틀째 경기에서도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15번홀까지는 무승부였다.

파르네빅이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 73만달러를 먹을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노먼이 17번홀(파4.4백30m)에서 3m 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파르네빅의 꿈을 무산시켰다.

팽팽한 균형이 깨진 것은 18번홀(파5.5백7m)이었다.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오는 절호의 기회에서 노먼은 1.2m 거리에서 침착하게 파퍼트를 성공, 단숨에 80만달러를 챙겼다. 기세가 오른 노먼은 18번홀의 스킨이 이월된 연장 두번째 홀(14번홀.파4)에서 또 다시 1.2m 버디를 잡아내 20만달러의 상금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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