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대 신수종 사업 역점 … 의료분야 효과 올해 가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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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플랜트 기공식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둘째) 등 참석자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사진 삼성그룹]

“10년 안에 삼성의 사업이 모두 사라져 버린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도전의 발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건희(71) 삼성전자 회장은 이달 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은 넓고 기회는 열려 있다”며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모두 47조 80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투자를 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그룹의 미래 먹거리 전략은 2010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장과 사장단은 신사업 추진과 관련한 회의를 열고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를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정했다. 2020년까지 모두 2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삼성 측은 의료기기와 바이오 분야에서 먼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기 분야는 연초부터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이달 25일 임시 주총을 열고 조수인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조 사장이 의료기기 관련 사업을 총괄하게 된 것이다. 의료기기사업부는 현재 디지털엑스레이·혈액검사기를 개발 중이고, 삼성메디슨은 초음파진단기 분야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 분야 간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제약은 장기 플랜을 갖고 진행 중이다. 삼성은 2011년 4월 퀸타일즈와 자본금 3000억원 규모의 합작사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퀸타일즈는 1982년 설립된 제약·헬스케어 분야 전문 업체로 세계 60개국에 2만 명의 인력을 두고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합작사는 장기적으로 암·관절염 등 치료용 바이오 의약품을 연간 약 600㎏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은 생물의 세포나 조직을 이용한 치료제인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바이오젠 아이덱과 함께 합작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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