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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부인은 이대 메이퀸 출신, 장남 사위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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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후배 법조인들 사이에 ‘신선’으로 불린다. 법치주의에 대한 소신과 청렴한 성격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었다.

 김 후보자는 흔한 스마트폰은커녕 구형 휴대전화도 없다. 지금도 책을 사면 빳빳한 전단지를 구해다 겉 표지를 싸서 보곤 한다. 어린 시절 몸에 밴 습관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부친이 한국전쟁 당시 납북되는 바람에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친가와 외가가 부유한 편이라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어릴 때부터 허례허식을 싫어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몸에 뱄다.

 현재 그는 서울 종로구 무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부인 서채원(73)씨와 단둘이 살고 있다. 명의는 아들 김현중 변호사로 돼 있다. 아파트는 141㎡(43평)로 시세는 6억5000만~7억원이다. 부부 둘이 살기엔 널찍하지만 방에 놓인 가재도구들은 소박하다. 거실도 주로 김 후보자가 좋아하는 책과 화분으로 차 있다.

 김 후보자는 경제적으로 빈곤을 겪은 공직자는 아니었다. 대법관 시절이던 93년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9억8000여만원을 신고해 법관 중에서도 ‘재력가’로 꼽혔다. IMF외환위기를 겪었던 98~99년 사이에도 재산이 1318만원 늘어났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2006년 아들 김 변호사 내외에게 서울 용산구의 182㎡(55평) 아파트를 증여하기도 했다. 현재 재산이 얼마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박한 생활습관과 공사가 뚜렷한 성격 덕에 사람들은 그를 청렴한 사람으로 기억한다.

 김 후보자와 고등고시 9회 동기인 정보성 변호사는 “김 후보자는 워낙 자기 관리에 엄격하다 보니 청렴한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 고 말했다. 63년 결혼식 때에도 “몇십 분 정말 모실 분들에게만 연락해서 치르자”고 했다고 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은 뒤부터 의전용 에쿠스로 출퇴근하고 있지만, 본인 소유의 차량은 검은색 K9 이다. 총리 후보로 지명된 24일에는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 K9 차량을 타고 나타났다.

 고령이다 보니 보청기를 끼고 생활한다. 보좌진들은 “넓은 장소에서 먼 거리의 사람이 질문할 때를 제외하고, 업무나 회의 시에는 목소리도 우렁차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는 부인 서씨와의 사이에 2남2녀의 자녀가 있다. 두 사위와 장남이 김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법조인의 길을 걷고 있다. 사위 최영익씨는 김 후보자가 고문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넥서스의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이화여대 학과 메이퀸(5월의 여왕) 출신인 부인 서씨는 ‘여장부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서씨는 총리 후보자 지명 직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내로서) 책임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아직 청문회도 거쳐야 하니까 축하를 받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이소아·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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