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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라 간디, 1980년 세계 첫 부녀 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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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믿어지지 않는 인도(Incredible India)’. 인도 관광청의 광고 문구다. 인도는 여성의 지위에서도 이처럼 믿어지지 않는 면이 있다. 남존여비 사상이 그 어느 나라보다 뿌리 깊은데도 강력한 여성 정치 지도자가 많이 배출됐다.

 대표적인 여성 정치지도자로 정치 명문인 네루·간디 가문의 여성들을 꼽을 수 있다. 인도의 첫 여성 총리인 인디라 간디는 초대 총리를 지낸 자와할랄 네루의 외동딸이다. 1980년 총리에 취임해 세계 최초의 부녀 총리가 됐다. 42년 정치가이자 언론인인 페로제 간디와 결혼하며 인도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네루·간디 가문을 일궜다. 남편 페로제는 비폭력·무저항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마하트마 간디와는 무관하다.

 인디라 간디의 뒤를 잇는 여성은 소냐 간디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 유학 시절 인디라 간디의 맏아들이자 총리를 역임한 라지브 간디와 결혼했다. 국민회의당을 다수당으로 만들며 총리 취임이 유력시됐으나 외국계 출신이라는 걸 의식해 맘모한 싱에게 총리 자리를 주고 국민회의당 총재로서 막후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아들 라울은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딸 프리얀카 바드라도 정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인도 정치권의 여성 활동은 93년 개정 헌법으로 뒷받침됐다. 헌법은 무작위로 선정된 지방자치단체장 3분의 1을 여성에게 할당하게 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선거 때 도시의 3분의 1은 여성만 시장에 입후보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에서 여성의 지위는 열악하다. 여성은 결혼 전에는 아버지, 결혼 후에는 남편, 남편 사후에는 아들로부터 보호받는 존재다. 최근 잇따르는 여성 성폭행 사건은 여성을 인격체가 아닌 남성의 소유물로 보는 시각이 상당하다는 걸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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