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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수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미국은 폐물화한 구식폭탄을 서독에 팔았다. 「미사일」시대의 그 폭탄은 한낱 고철에 부과한 것이어서 한 개에 1불70선의 엿 값밖에는 되지 않았다. 서독에서 그 폭탄을 사게된 것도 무기로서가 아니라 농장의 비료(화약)로 사용할 목적에서였다. 1964년의 일이다. 그런데 2년 후 월남전이 치열해진 오늘 미국은 재래식 그 폭탄이 아쉽게 되었다. 그래서 서독에 판 그 폭탄을 다시 역수입하지 않으면 안되었고, 그것은 판 값의 20배 가까운 기물을 지불해야 했던 것이다.
만고에 미국에서 지금 그 폭탄을 만들자면 4백불 이나 먹힌다는 이야기다. 이일 때문에 「맥나마라」 국방장관은 호화의 재료가 되었다. 1불70선으로 판것올 21불을 내고 다시 사온 그 강사는 누가 보아도 이상스러운 수학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남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생각해 볼 때 그런 「아이러니」를 무턱대고 비웃을 수만은 없을 것 같다.
더구나 우리 나라에도 그와 비슷한 고등수학이 생겨나고 있는 중이니까 남의 일이라고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폐물화한 폭탄이 아니라, 공장에서 갓나온 「시멘트」를 우리는 한 부대 12불의 값으로 수출했다. 그런데 얼마 후 우리는 12불에 판 그「시멘트]를 16불씩이나 주고 10만 「톤」올 사들일 계획을 하고있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이상한 장사, 이상한 수학이 아니겠는가?
그게 자주시대의 고등수학인지는 몰라도 12불에 팔아서 16불에 사들이는「시멘트」장사는 확실히 만화의 소재에나 알맞은 일일까 싶다. 비단「시멘트」만이 아닐 것 같다.
코앞의 일도 내다보지 못 하는 무계획한 정책은 늘 이렇게 이상한 수학공식을 만드는 법이다. 발등만 내려다보고 걸을 것이 아니라 멀리, 멀리 앞을 내다보며 걷자. 선거라면 수년전부터 빈틈없는 계산을 할줄아는 분들이 어째서 나라일의 수학계산에는 그렇게도 눈이 어두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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