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발산동 시내버스 38대 불타 … 용의자는 작년 해고된 운전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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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3시쯤 서울 외발산동 영인운수 버스 차고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내버스 38대가 불탔다. 이 회사 버스 화재로 여의도에서 영등포 방향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김도훈 기자]

15일 새벽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에 위치한 영인운수 버스차고지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이날 경찰에 포착됐다.

 서울 강서경찰서와 영인운수 직원들에 따르면 용의자는 지난해 무단횡단하던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전 버스기사 A씨(40대)다. A씨는 사고 직후 해고된 뒤 직장을 구하지 못해 전전하다가 최근 영인운수를 찾아와 다시 취직시켜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날 차고지에 세워져 있던 662번 버스 블랙박스 영상에서 15일 오전 2시57분쯤 모자를 쓰고 지나가는 중년 남성의 모습이 찍힌 것을 찾아냈다. 5분 정도 후인 이날 오전 3시2분에 폭발음과 함께 이 차고지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경찰과 함께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영인운수 운전기사들은 “오랫동안 같이 근무했는데 어기적거리면서 걷는 걸음걸이만 봐도 딱 안다. ”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이날 불길은 다닥다닥 주차된 시내버스들로 순식간에 옮겨 붙어 30대를 완전히 태웠다. 나머지 8대도 일부 불에 탔다. 불은 차고지 뒤편의 회사 건물에도 번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서울 강서소방서는 15억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했다. 이 때문에 650번과 6628번 등 4개 노선 버스는 이날 정상 운행되지 못했다.

이지은·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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