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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잡담, 농촌유학 … 히트 비결은 시민과의 동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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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해 9월 전북대에서 취업페스티벌이 열렸다. 청년창업자·홍보대사 명함을 가진 대학생 강사들이 나와 15분씩 미니 특강 릴레이를 하고 멘토링도 해 줬다. 일반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얘기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열렬한 박수가 터졌다. 이 행사는 원광대·전주대·군산대·우석대·한일장신대 등 다른 대학에서도 이어졌다. 매회 참가자가 200~300명씩 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3년 한성국씨는 “ 취업박람회에 나가기 전에 학생 입장에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곳이 없어 아쉬웠다”며 “취업페스티벌을 통해 기본 소양과 스펙 쌓는 법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행정과 시민이 함께 손을 잡고 펼치는 거버넌스(Governance) 사업이 활발하다. 지방자치단체의 힘만으로는 풀어내기 어려운 사업에 성과가 나타나고, 공무원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는 등 효과도 크다.

 전북도는 지난해 26건의 거버넌스 사업을 진행했다. 사업 분야는 일자리 만들기와 환경정화 활동, 농·산촌 학교 살리기, 다문화가족 등 다양했다. 최근 전북도는 전문가들의 심사와 현장평가 등을 통해 이 가운데 우수사업 3개를 뽑았다.

 최우수상은 대학취업지원사업이 차지했다. 취업을 바라는 학생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자신감을 불어넣 는 프로그램이다. 전북도가 전체 행사를 기획하고 예산·홍보 등을 지원했다. 구체적인 기획과 연출·진행은 대학생들이 맡았다.

 대학취업지원 거버넌스 사업은 처음엔 청년잡담(JOB談)으로 시작했다. 해외연수·서포터스·홍보·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달인’으로 통하는 학생들이 나와 자신들의 경험을 들려줬다. 참여 학생들이 대학마다 관련 동아리를 만들 만큼 호응이 컸다. 이 프로그램은 하반기 들어 각 학교를 찾아가는 취업페스티벌로 이어졌다.

 우수상을 받은 ‘강살리기 운동’도 박수를 받았다. 수질개선 운동이 관(官) 주도로는 한계가 있으며, 생태·역사·문화가 살아 숨쉬는 강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각성에서 출발했다. 이를 위해 전북 14개 시·군의 270여 개 환경·시민단체와 기업·학교 등이 하천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만경강·동진강의 도랑 살리기 캠페인과 완주군 천호천의 오염, 익산시 용강천의 마을 다툼을 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장려상은 ‘농촌유학’이 차지했다. 농촌의 주민·학교 등이 손을 잡고 찾아가는 유학설명회와 워크숍을 열고 마케팅을 펼쳤다. 6개월 만에 전북이 ‘농촌유학의 1번지’로 자리매김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다문화가족 지원과 산학관 커플링, 녹색아파트 만들기 분야 등에서도 거버넌스 사업이 진행됐다. 올해는 일선 시·군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채주석 전북도 단체지원담당은 “거버넌스 사업은 진행 절차가 번거롭고 힘이 들어 처음엔 불평·불만들이 많았다”며 “실제 사업을 진행해 본 결과, 효과가 큰 것은 물론이고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공무원사회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거버넌스=복잡해져 가는 현대사회에서 혼자 힘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서로 협력해 해결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행정에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시민단체·사회단체, 시민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업을 추진한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도 주민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차원에서 거버넌스 사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전북도 거버넌스 사업 베스트 9

▶대학 취업 지원 ▶강 살리기 네트워크 ▶농·산촌 유학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다문화가족 지원 ▶대학 산학관 커플링 ▶2012 세계순례대회 ▶녹색 아파트 만들기 ▶해상풍력 지원 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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