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창구직원 838명 전원 정규직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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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신한은행이 계약직 창구직원(텔러)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앞으로도 텔러는 정규직으로만 채용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노사가 지난 10일 ‘비정규직 고용안정을 위한 노사공동선언’을 하고 계약직 텔러 838명을 정규직으로 발령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현재 지점에서 근무 중인 계약직 텔러 695명과 지난달 채용돼 연수를 받고 있는 143명을 합친 숫자다. 은행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 뒤 실적이 오르고 업무 만족도가 높아져 텔러와 은행이 서로 ‘윈-윈’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에도 2년 이상 근무한 계약직 텔러 중 395명을 선발해 ‘소매서비스(RS) 직군’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이번에 전환된 직원은 기존 정규직 직원처럼 만 58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복리후생을 동일하게 받는다. 지금까지 텔러는 2년 계약 후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 보통 30세면 그만둘 정도로 조기 퇴사율이 높았다. 직군이 바뀜에 따라 승진이 가능해지고 연봉도 15%가량 오른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정규직으로 전환된 텔러들이 은행원이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사무보조·기능직 등 다른 계약직 400여 명도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은행에서도 정규직 전환이 잇따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일 기간제 계약직 1132명 전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사실상 정규직화했다. KDB산업은행은 올해부터 고졸이 대부분인 370여 명의 정규직 일반B 직군을 대졸 이상 공채인 일반A 직군과 합쳐 통합 인사관리를 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계약직이나 고졸 직원의 고용조건과 처우가 개선되고 있다”며 “박근혜 당선인이 ‘좋은 일자리’를 강조하고 있는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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