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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노화] '현대판 불로초' 15년내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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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장수 유전자 연구를 통한 신약 개발이 실현되면, 하고는 싶지만 건강을 위해 참아야 하는 안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하더라도 무병장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말하자면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고, 담배도 실컷 피우면서도 건강한 노후를 보장받는 셈이지요."

장수 유전자를 이용한 '불로초'개발을 꿈꾸는 미국의 생명공학 벤처기업 센타지네틱스(Centagenetix) 바드 기서만(35)부사장은 장수 연구의 결과 인류가 맞이할 꿈 같은 미래상을 제시한다.

그의 논리는 이렇다. 흡연이 원인으로 알려진 폐암만 하더라도 흡연자 모두가 폐암에 걸리지는 않는다. 또 담배를 안 피워도 폐암에 걸리는 사람이 있다. 실제로 백세인 중에는 수십년간 골초인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그는 "흡연을 하더라도 폐암을 일으키지 않는 유전자(일명 질병 회피 유전자)를 찾아 이 유전자와 같은 작용을 하는 신약을 개발하면 담배를 실컷 피우면서도 폐암 걱정 없이 살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의 이론은 심혈관 질환.뇌졸중.당뇨병 등 각종 질병에도 적용된다. 그의 청사진이 현실화된다면 소위 말하는 건강식단이 사라지고 맛있는 음식, 먹고 싶은 음식이 최고의 식단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그는 꿈이 달성될 시기를 길어야 15년 이내로 잡는다. 신약 개발의 핵심은 약물 전달 과정. 기서만 부사장은 "기존의 약들과 달리 세포 내 수많은 유전자에 직접 작용해 약효를 발휘하도록 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따라서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1백세를 사는 일이 일상화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으며 다만 사람들이 현실로 느끼지 못할 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기서만 부사장의 연구 인생은 MIT대에서 출발한다. 28세 때 이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박사를 취득한 그는 생명공학 연구를 위해 곧바로 하버드대 의대에 재입학했다.

그가 장수 연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하버드대 부속병원(MGH)에서 내과 의사 시절 당시 뉴잉글랜드 백세인 연구팀을 이끌던 토머스 펄 교수를 만나면서부터다.

기서만은 "백세인들이 장수 가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통해 장수 유전자의 존재를 확신했다"며 "이 행운의 유전자를 찾는 일이 장수 비결을 밝히는 열쇠라 믿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들려준다.

이처럼 장밋빛 장수시대를 제시하는 그지만 지금 당장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묻자 "신약이 나올 때까지는 흡연과 과음, 동물성 기름이 많은 음식을 삼가라"는 평범한 조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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