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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시대의 해독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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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작년 미국 「하와이」에서 열렸던 「20세기예술제」에 참가, 동서문화 「센터」의 주선으로 가야금 독주음반을 낸 황병익씨의 연주에 대해 미국의 권위 있는 음악 「하이·파이·스테레오·레뷰」는 다음과 같은 평을 실었다. <편집자>
가야금은 16세기 한국에서 발명된 현악기로서 전통적으로 궁중과 국민간에 사랑을 받고있는 악기다. 원형은 중국악기를 토대로 했고 일본 「고도」(금)와 서구의 현악기와도 관련을 갖는다. 가야금은 진동음·단지음의 한 음조에서 다른 음조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섬세한 음색의 여운을 가진 훌륭한 악기다. 황병익씨는 이 연주에서 스스로 장구반주를 곁들이고 있다.
이 음반은 「하와이」 동서문화 「센터」의 문화교류계획의 일환으로 65년 5월에 취입한 것이다. 그는 가야금의 표현영역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도록 서로 다른 형식의 악곡을 다채롭게 선택했다.
산조는 연주자의 「멜러딕」한 재질을 요하는 환상곡과 같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야무지면서도 섬세한 「리드믹」한 「뉘앙스」를 필요로 한다. 그 자신이 작곡한 세 작품-「석류집」은 도입부와 전개부 그리고 마지막 효과가 환상적인 황홀한 내면의 독백이다. 「가을」과 「숲」은 자연과 한국적 유산에 담긴 음악과의 본질적인 관련성을 강조하고있다.
예를 들면 「가을」은 가을날 가랑비를 맞으며 홀로 정원을 거닐어 보는 기쁨에 충만해야한다.
「숲」은 「녹음」 「뻐꾸기」 「비」 「달빛」으로 나뉘었다. 이 「앨범」은 아주 훌륭한 것이다.
뛰어난 음악과 「노트」의 명료함. 그리고 황병익씨와 「바바라·스이드」씨가 삽입한 한국음악에 대한 이해하기 쉬운 8「페이지」해설 등. 새로운 청각과 정서적 경험이 있는 감상자에게 이 음반은 오늘날과 같은 「하이·스피드」(고속) 시대의 해독제로서 아주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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