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붉은 기」안될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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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가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국제 해양학 총회에 우리 나라 대표 2명을 파견키로 결정, 유네스코에 추천한 것을 계기로 공산국가와의 교류의 한계에 관한 논의가 갑자기 활발해졌는데…. 각담에서 두번씩 상정된 이 안건을 보류한 것은 군 출신 국무위원들의 반대가 맹렬했던 때문이었다고-.
외무부가 보고사정으로 각의에 내놓은 안건의 이름은 「공산 국가에서 개최되는 우리 나라가 가입하고 있는 각종 국제 기구 주최 국제회의·학술회의 및 기술 훈련에의 대표 (정부 및 민간) 파견과 「우리 나라가 가입하고 있는 국제 기구 주최 국제 회의를 우리 나라서 개최할 경우 우리 나라와 국교 관계가 없는 국가 출신의 국제 기구 사무국 직원의 초청과 회의 참석에 관한 문제-.
이 두 안건이 각의에 상정되자 양 내무를 비롯한 몇몇 군 출신 의원들은 우리 나라 대표를 공산권에 보낸다는 것은 선례도 있다 하여 납득이 간다지만 공산 국가 대표들의 우리 나라 입국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공산 국가의 깃발이 서울의 하늘에서 펄럭이는 것을 어떻게 눈뜨고 보란 말이냐』고 펄쩍 뛰었다는 것.
이 외무는 1일 『붉은 기라면 총구를 겨눠야 하는 「타게트」라고 뇌리에 새겨진 그분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어 각의 통과를 굳이 고집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하면서『워낙 문제가 중대한 만큼 조심스럽게 각계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이해득실에 관한 우리의 설명을 들으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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