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눈물 쏟은 뒤 킬러로 돌변한 김효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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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범

“효범이가 오늘도 울었으면 좋겠다.”

 허재(48) KCC 감독이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프로농구 LG와의 홈경기에 앞서 김효범(30·1m95㎝·사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효범은 지난해 12월 30일 홈에서 열린 오리온스전에서 23점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지 2경기만이었다.

 김효범은 이번 시즌 최강팀으로 거듭난 SK의 벤치워머였다. 평균 7분17초를 뛰며 2.2득점에 그쳤다. ‘아트덩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코트를 휘저었던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김효범은 결국 꼴찌팀 KCC로 트레이드됐다. 역할이 커진 상황에서 그는 이를 악물고 뛰었고 KCC의 7연패를 끊었다. 경기 후 김효범은 감정이 복받쳐 눈물까지 흘렸다.

 허 감독은 “당시 효범이가 KT전에서는 1쿼터 끝나고 못 뛰겠다고 바꿔달라고까지 할 정도로 심적 부담이 심했다”고 전했다. 김효범은 KCC 유니폼을 입은 첫 경기 KT전에서 3득점에 그쳤다. 허 감독은 “하지만 효범이는 아직 젊고,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부담을 털어버리라고 했는데, 역시 잘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효범이가 오늘도 울었으면 좋겠다”며 김효범의 활약을 기대했다.

 김효범은 울지 않았다. 대신 더 매서워졌다. LG전에서 26득점을 넣으며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76-74 승리를 이끌었다. 김효범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매치업 상대인 LG 주장 김영환(29·1m95㎝)을 꽁꽁 묶었다. 현재 3점슛 부문 1위(2.5개)인 김영환은 김효범의 끈질긴 수비에 막혀 11득점(3점슛 2개)에 그쳤다. 그 앞에서 김효범은 깨끗한 3점슛을 네 방이나 터뜨렸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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