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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재테크 향방 점친다 … 글로벌 이슈 캘린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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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뱀은 지혜의 동물이다. 뱀띠 해인 올해 계사년(癸巳年)은 저성장·저금리의 ‘재테크 암흑기’다. 어둠 속을 뚫고 길을 찾기 위해 뱀과 같은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는 정보와 지식의 나이테가 켜켜이 쌓일 때 생긴다. 2013년 투자자에게 필요한 재테크 정보를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1분기] 뱅가드 리스크 … 100억 달러 매물 나올까

미국의 ‘재정 절벽(fiscal cliff)’ 관련 협상이 부분 타결됐지만 불씨는 남았다.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한 예산 감축이 그 하나다. 앞으로 두 달을 더 논의하기로 했다. 만일 예산 감축 방식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앞으로 10년간 1조2000억 달러(약 1280조원)에 이르는 예산이 자동 삭감된다. 소진해버린 정부 부채 한도도 높여야 하는데 진통이 예상된다.

유럽 위기는 올해도 1년 내내 시장의 발목을 잡을 듯싶다. 1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상환액이 각각 274억 유로(약 38조400억원), 225억 유로다. 2월 이탈리아의 국채는 연중 최대 규모인 487억 유로의 만기가 돌아온다.

 1월부터 세계 최대 인덱스 펀드 운용사인 뱅가드의 벤치마크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로 바뀐다. 이에 따라 한국이 이머징 펀드에서 빠져 최대 100억 달러의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국내에서는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어떤 식으로 실천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2분기] 어게인 2011년 8월? … PIGS 국채 만기 몰려

4월에 유럽의 문제 국가인 PIGS(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의 국채 만기가 몰렸다. 앞서 지난해 8월 유럽 재정위기가 스페인·이탈리아 등으로 번지면서 세계 증시가 급락한 바 있다. 특히 이탈리아가 걱정거리다. 초기 단계에서 재정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결국 물러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재집권할 경우 그간의 개혁 성과가 물거품 될 수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정계 복귀 선언은 이탈리아와 유럽에 새로운 리스크”라고 진단했다. 4~6월 국제신용평가 기관이 정기평가를 할 때 유로존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도 있다.

 6월에는 한국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된다. 한국은 최근 수년간 MSCI 선진지수 편입에 계속 실패한 바 있다. 한국이 선진 지수 쪽으로 빠지면 이를 대체할 마땅한 이머징 국가가 없는 게 선진지수 편입의 걸림돌 중 하나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가을 실시한 3차 양적완화(QE3) 효과가 어떻게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한다.

[3분기] 메르켈 3기 집권 도전 … 유로존 조마조마

남유럽 국가의 부채 상환은 연중 내내 투자자들을 괴롭힐 이슈다. 7월 스페인의 국채 상환액은 287억 유로다. 이탈리아는 7월에 232억 유로, 8월에는 417억 유로의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 1~2분기를 무사히 넘긴다면 국채 만기가 새삼스레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

 9월에는 독일 총선이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독일은 최대 경제국이다. 재정위기 문제를 겪고 있는 국가에 대한 지원금의 대부분은 독일 주머니에서 나온다. 현재 유로존 존속에 적극적인 입장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독일 국민의 뚜렷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독일이 또다시 대규모 지원에 나선다면 3기 집권에 실패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독일의 역할이 대폭 축소되고, 유로존 위기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

 실적은 주가를 움직이는 최고의 테마다. 국내에서는 7월 중순부터 올 상반기 기업 실적이 발표된다. 어떤 성적표를 받느냐가 남은 한 해 주식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2분기 중·후반부터의 실적이 하반기 양상을 예고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4분기] 길은 중국으로 … 시진핑 내수 활성화 촉각

시진핑 총리 취임 후 첫 전당대회인 제18차 공산당 전당대회 2차 회의가 10월 열린다.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의 산업구조 재편이 원만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내수 활성화 정책에 따라 국내에서는 가전·자동차·소비재 업종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10월 1~7일은 중국 국경절 연휴로 국내 입국 관광객이 급증할 전망이다. 지난해 급성장했던 호텔·여행·카지노 등 산업에는 호재다.

 연말은 미국에서 가장 큰 소비 시즌이다. 그간의 경기부양 조치가 탄력을 받으면서 소비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2조2000억원에 이르는 A나 BBB등급의 회사채 만기가 10월에 집중됐다. 가계부채 위험 또한 잠재적 리스크로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지만, 일단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골드먼삭스는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최근 주택가격 안정세, 양호한 가계금융자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 당국의 거시건전성 규제 등을 감안하면 위험이 크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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