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항서 배로 35분 … 18㎞ 벼랑 걸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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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와 비렁길까지 직항 노선이 뚫린 여수 금오도. 기암절벽 위에 조성된 비렁길이 보인다. [사진 여수시]

전남 여수와 ‘금오도 비렁길’을 직항으로 연결하는 뱃길이 열렸다. 비렁길은 벼랑길의 방언이다.

 여수시는 화정면 백야도와 비렁길이 있는 남면 금오도의 함구미를 오가는 좌수영해운의 여객선 신한페리호가 운항을 시작했다고 31일 밝혔다. 156t급 차도선(사람과 차량을 함께 수송하는 선박)인 신한페리호는 승객 94명과 차량 24대를 한꺼번에 태울 수 있다.

 이 배를 타면 백야항과 비렁길 1코스가 있는 함구미까지 35분이면 갈 수 있다. 그간 함구미에서 5㎞가량 떨어진 여천항 등지에서 내려 등산로 입구까지 이동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진 것이다. 관광객들은 배에서 내린 뒤 또다시 택시나 버스를 타고 함구미로 이동하는 데 따른 불편을 호소해 왔다.

 신한페리호는 또 함구미 항에서 비렁길 2코스가 있는 직포항 구간을 추가로 운항한다. 해당 구간은 비렁길 아래로 펼쳐진 기암괴석을 20여 분 동안 바다에서 감상할 수 있다. 2코스부터 트레킹도 가능해 다양한 경로로 비렁길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동절기인 2월까지는 하루 3번씩 왕복운항하고, 3월부터 하루 4번 이상 운항한다. 동절기 운항시간은 백야항 출발이 ▶오전 7시30분 ▶오전 10시20분 ▶오후 2시35분이다. 요금은 성인 기준 ▶백야~함구미 7500원 ▶백야~직포 1만1000원 ▶함구미~직포 5000원이다. 문의 : 061-683-9888.

 금오도 비렁길(총 18.5㎞)은 해안가 기암절벽을 따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어 매년 전국에서 30여만 명이 찾고 있다. 남해안의 비경과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경관을 인정받아 지난 7월에는 행정안전부의 ‘우리마을 녹색길 BEST 10’에도 선정됐다.

 좌수영해운은 “택시요금 등 관광객들의 경제적 부담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육지에서 비렁길 입구까지를 한 번에 연결하는 직항로를 개설했다”며 “새로 추가된 해상 관광코스도 비렁길의 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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