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성폭행·구타 피해 인도 여성 끝내 숨 거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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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성폭행 피해 인도 여성이 사망한 29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시민들이 가해자의 사형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델리 AFP=연합뉴스]

인도 뉴델리의 심야버스에서 집단 성폭행과 구타를 당한 23세 여대생이 사건 발생 13일 만에 끝내 사망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심각한 부상으로 인한 장기 부전이 공식 사인이었다. 피해 여성은 16일 밤 남자친구와 탑승한 버스에서 남성 6명에게 차례로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 남자친구와 함께 쇠막대로 무자비하게 구타당했다. 둘은 옷이 벗겨진 채로 버스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여성은 내장이 파열됐고 폐와 뇌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뉴델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7일 싱가포르의 장기 이식 전문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외상을 극복하지 못했다.

 슬픔에 빠진 인도 국민들은 전국에서 추모 시위를 벌였다. 피해 여성은 함께 구타당한 남자친구와 오는 2월 결혼할 계획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애틋함을 더했다. 정부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현재 무기징역으로 돼 있는 성범죄 최고 형량을 사형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체포된 가해자 6명에 대해 이날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만모한 싱 총리는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는 일은 모든 인도인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인도에선 2011년 경찰에 신고된 강간사건만 2만4000여 건, 성추행·성희롱 및 납치는 22만8600여 건에 이른다. 신고되지 않은 사건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 여성은 병원이 마련한 황금색 관에 안치돼 인도로 옮겨졌고 몇 시간 만에 화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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