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으로 나온 유튜브 스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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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인터넷 동영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인디 듀오 제이래빗. “팬들로부터 ‘방부제 먹고 늙지 말고 노래해달라’는 말을 들을 때 즐겁다”고 했다. 왼쪽부터 정다운(피아노·기타)과 정혜선(보컬).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인조 여성 인디 듀오 제이래빗(J Rabbit)-. 요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 이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연습실에서 두 사람이 장난 치고 신나게 노래·연주하는 각종 동영상을 퍼나르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남자들은 풋풋하고 귀엽다며 열광하고, 여자들은 “진정한 힐링 뮤직”이라며 좋아한다. 뜨거워진 인기에 지난 4월 발매한 2집 ‘룩킹 어라운드’가 최근 인디 음악 차트인 ‘인디고차트’ 2위에 재진입하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제이래빗의 두 멤버 정혜선(25·보컬)·정다운(25·피아노·기타 등)씨를 27일 만났다.

 토끼띠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06학번 동기 사이다. 2010년 연습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것이 화제가 됐고, “음원으로 갖고 싶다”는 팬들의 요청에 그 해 말 1집을 내게 됐다.

 -요즘 인기를 실감하나.

 “2G폰을 쓰다 스마트폰으로 바꾼 지 얼마 안됐다. 그래서 그 전엔 잘 몰랐는데, 요즘 페이스북에서 우리 동영상을 종종 보긴 한다.”(정다운)

 유희열은 이들을 두고 “듣는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목소리와 연주”라고 했다. ‘둥근 해가 뜨면 제일 먼저/기분 좋은 상상을 하지’(‘해피 띵스’ 중), ‘쉬운 일은 아닐 거야 어른이 된다는 거 말야/모두 너와 같은 마음이야’(‘요즘 너 말야’ 중) 등 따뜻한 가사와, 이를 전달하는 보컬 정혜선의 맑은 목소리가 강점이다.

 -힐링뮤직이라는 평이 많다.

 “감사한 얘기다. 힐링이 된다는 건 아프다는 거다. 곡을 쓸 때 주로 우릴 얘길 풀어낸다. 거기에 대중이 공감하는 걸 보면서, ‘사람은 다 똑같구나’란 걸 느낀다.”(정다운)

 -코까지 찡그리며 즐겁게 웃으며 노래하고, 추임새 넣으며 피아노 치는 동영상 속 모습을 연출이라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런 얘기 많이 들었다. 우린 그렇게 연기력이 뛰어나진 않다. 곡에 집중하는 거다. 가사에 동의해서, 가사의 주인공이 되는 게 노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 아닐까.”(정혜선)

 유튜브엔 이들이 노래하는 동영상이 50 종류가 넘는다. 각각 조회수가 수십만 건에 달한다. 8개로 화면을 분할해 노래하는 모습과 함께 아코디언·실로폰·바이올린 등 각종 악기를 두 사람이 연주하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실험도 했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인기는 오프라인으로 확장됐다. 300~500여 명의 팬과 만나는 소극장 공연을 꾸준히 하고 있다. 30일엔 서울 영등포아트홀에서 연말 공연도 열었다.

 -동영상 마케팅의 이점이라면.

 “누구라도 쉽게 우리 음악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댓글로 고칠 점도 알려주니 소통이 된다. 과학의 발전이 우리에게 대중과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통로가 된 셈이다.”(정혜선)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나.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사랑이다. 나 스스로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이고,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전하고 싶다.”(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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