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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권동의안-철야국회서 여 단독통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국회는 6일 상오 4시43분 본회의에서 5일 낮 상정된 9천5백93만3천「달러」규모의 「대일 청구권 제1차 연도 사용계획 동의안」을 야당의원이 총퇴장한 가운데 공화당 단독으로 철야심의를 강행, 정부원안대로 무수정 통과시켰다.
이로써「 청구권자금 제1차 연도 사용계획안」은 지난 25일 국회에 제출된 후 재경위예심에서부터 여당인 민중당이 불참한가운데 공화당의원만으로 10일만에 국회를 통과했으며 여·야는 가파른 감정대립 속에 빠져들었다.
의안이 상정된 후 김상흠 의원으로 하여금 「반려결의안」을 제안케 하고 찬성토론을 통해
극력 저지시키려 했으나 공화당은 상오 2시35분 표결을 강행, 재석 1백28명중 가33, 부0표로 이 「반려결의안」을 다수의 힘으로 폐기시켰다.
한편 5일 하오 5시40분 「반려결의안」의 찬성토론에 나선 김상현 의원(민중)이 6일 상오 영시20분까지 6대 국회 최장기록인 4시간30분의 발언을 통해 『5·16은 4·19의 반동』이라 주장함으로써 이 발언에 자극된 조남철(공화) 신인우(민중)의원이 멱살다툼을 벌이고 여·야의 대립은 더욱 첨예화했다.
「반려결의안」의 폐기에 반발한 민중당이 그들의 전략대로 김영삼 총무의 퇴장선언과 함께 총퇴장해버렸다.
상오 3시 속개된 공화당만의 본회의는 공화당의 완벽한 행동통일로 양정식 재경위원장의 심사보고, 장기영 경제기획원장관의 제안설명을 들은 후 김호칠·김주인 의원의 극히 형식적인 정책질의와 대체토론을 거쳐 이 「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된 지 16시간30분만에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날의 회의>
○…지난번「험프리」미 부통령이 국회를 방문했을때 유독 관심을 보인 「필리버스터」(의무방해)는 「대일 청구권자금 사용계획안」을 심의, 통과시킨 6대 국회본회의에 등장, 「반려결의안」을 낸 민중당의 김상흠 의원의 제안설명(1시간)을「스타트」로 이중재(35분), 공영기(40분), 한통숙(50분), 김상현(4시간30분), 진기배(25분), 신인우(55분), 이충환(45분)의원 순서로 5일 하오와 6일 새벽 사이에 장장 9시간40분 동안이나 끌었다.
특히 김상현 의원은 4시간 30분에 걸친 기록적인 「필리버스터」를 전개, 5일 하오 5시45분에 발언대에 나서 점심·저녁도 먹지 않은채 밤 12시20분까지 정부의 문교·외교정책을 비롯해 한·일 협정특위 때의 발언 속기록을 낭독해 가면서 발언을 계속했다.
○…하오 8시40분 김 의원이 「5·16반동론」을 들고 나온 것이 발단이 되어 단하에서 조남철(공화)위원과 신인우(민중)의원사이에 멱살을 잡는 등 여·야 의원 사이에 옥신각신이 벌어져 장내는 한때 소란해지기도. 이 통에 김 의원의 발언은 잠시 중단. 다시 두 시간 동안이나 총무회담이 열렸으나 결렬, 김 의원은 연설을 더 계속할 기세였으나 김영삼 총무의 쪽지통첩으로 하단, 진기배, 신인우, 이충환 의원에게로 「바통」이 넘겨졌다.
○…새벽 2시25분 야당의 끈덕진 지연전술에도 불구하고 반려결의안이 여당의 「수의 힘」에 눌려 폐기되자 김영삼 총무는 단상에 올라가 『오늘밤 6대 국회는 또 하나의 오점을 남겼다. 이제 여·야간 대화의 길은 끊어지고…다수의 힘과 권력의 힘에 의한 소수의 비애를 느낀다』고 말하고 하단, 그를 따라 야당의원들이 숙연히 퇴장-.
○…이효상 의장은 공화당의 통과강행방침을 잊은 듯 『밤도 깊었고 우리끼리 통과시키면 또 날치기했다는 말을 들을 것이니 오늘은 산회하고 7일에 다시 심의하자』고 제안, 그러나 하단에서 『오늘로 끝내자』는 고함이 터져 나와 결국 회의는 공화당의 일방통행으로 일사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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