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40년 전력 노하우, 전기차 충전시스템 보급 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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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신성장 동력으로 전기자동차 충전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효성이 설치한 전기차 충전시스템. [사진=효성]

2012년 한 해 세계 경제의 체감 온도는 낮았다. 이 같은 환경에서 살아남는 길은 기존 핵심 제품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소비자들과 거래 기업이 한층 더 까다롭게 제품을 고르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래에 투자하는 신성장동력 사업 발굴 또한 침체기에 소홀해서는 안 되는 분야라는 게 경영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실제 효성의 한 해가 그랬다. 스판덱스 섬유 같은 주력 제품의 시장 다변화와 품질 개선으로 매출 호조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전기자동차 충전, 스마트그리드 등 신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올해는 효성의 세계 1위 스판덱스 섬유 브랜드 ‘크레오라(creora)’의 20주년이었다. 크레오라는 1992년 독자 개발했다. 현재는 전 세계 스판덱스 원사 시장 점유율 25%를 차지하며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공업 부문에서는 중동 카타르에서 대규모 공사를 수주했다.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개최로 인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곳. 여기서 효성은 전력망 확충 9단계 프로젝트 중 총 5기의 변전소를 일괄 수주했고, 이어 10단계 프로젝트에서도 총 8기의 변전소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유럽 인프라 업체들이 제 앞마당처럼 여기는 곳에서 이뤄낸 성과다.

효성이 올해 적극 육성한 분야는 전기자동차 충전시스템 사업이다. 40여 년간 쌓은 전력 분야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0년 전기차 충전시스템을 처음 개발했고, 이후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사업 시범단지를 비롯해 전국 공공기관에 120여 충전시스템을 공급했다. 지난 8월에는 한국전력이 주관하는 전기차 공동이용(주택가 근처 보관소에 있는 전기차를 필요한 시간만큼 쓰고 지정된 지역에 반납하는 방식의 공유 서비스) 시범사업의 충전시스템 사업자로 선정됐다.

내년 상반기에는 전주 친환경 복합산업단지에 연산 2000t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지어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강철의 5분의 1정도이면서도 강도는 10배 이상인 첨단 신소재로 항공·우주·스포츠·레저·자동차·풍력 등 광범위한 산업 분야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효성은 내년에도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탄소섬유와 같은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신성장 사업 육성에 힘쓸 계획이다. 이상운(60)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자신감과 의지로 무장해 글로벌 일류기업 효성의 주역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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