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밀려… 애플, 액세서리 가이드라인 변경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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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충전기 액세서리 제조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지난 주 제동을 걸었던 만능충전기 개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회생 가능성이 열렸다.

21일(현지시각) IT전문매체 더버지 등 외신들은 “애플이 킥스타터닷컴에 올라온 만능충전기 제작 프로젝트 ‘팝(POP)’에서 자사 라이트닝 커넥터 사용을 불허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팝은 휴대용 충전기 하나로 애플 아이폰·아이패드, 구글 안드로이드 기기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동시에 충전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닷컴에서 투자금을 모아 이달 중 제품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애플이 자사 액세서리 개발 가이드라인을 들어 팝 프로젝트를 문제 삼으면서 사실상 개발이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애플 대변인은 “우리는 액세서리 개발을 위한 명확한 기술 사양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우리는 USB를 이용한 라이트닝 커넥터 액세서리 개발을 지원하지만, 30핀 커넥터와 라이트닝 커넥터를 통합한 액세서리는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가이드라인에서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애플의 방침에 따라 팝 프로젝트 기획자 측은 제품 개발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팝 프로젝트 측은 “애플 단말기를 지원하지 않는 만능충전기는 무의미하다”며 그동안 모았던 투자금을 투자자들에게 환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팝 프로젝트는 제품 대량 생산을 위해 지난 8월 한 달간 1000명의 개인 투자자에게 총 13만9170달러(약 1억5000만원)을 투자 받았다. 이는 당초 목표금액 5만 달러를 2배 이상 뛰어넘는 액수다.

팝 프로젝트가 무산됐다는 소식은 외신들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거대기업이 한 개인의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었다는 부정적 여론이 일자 애플도 한 발 물러섰다. 애플은 가이드라인을 수정해 30핀 커넥터와 라이트닝 커넥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침을 변경했다.

애플 대변인은 이날 저녁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충전 액세서리에서 30핀 커넥터와 라이트닝 커넥터를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팝 프로젝트 측도 제품 생산에 대한 입장을 약 10일 안에 밝힐 예정이다.

조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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