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한 발목 방치하면 관절염으로 악화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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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일구]

만성 발목 불안정증후군은 한 번 삐끗한 발목이 힘을 받지 못하고 툭하면 다시 삐는 것을 말한다.

 퇴근길에 미끄러지면서 발목을 접질린 회사원 한모(36)씨. 집에서 파스를 붙이고 몇 주간 안정을 취해 통증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 뒤로도 자주 발목을 삐고, 발목이 시큰거려 오래 걸을 수 없었다. 병원을 찾아 진단받은 결과 만성 발목 불안정증후군이었다. 이 질환은 발목을 삔 뒤 보존적 치료를 받은 사람의 10%가 발목관절 불안정증후군으로 진단받을 정도로 흔하다.

 문제는 증후군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환자의 80%에서 증상이 계속 진행돼 발목뼈가 튀어나오거나 활액막 등 조직이 두꺼워진다. 이른바 ‘발목관절 충돌증후군’으로 걸을 때마다 심한 발목 통증을 유발한다. 결국 이런 환자는 일찍 발목관절염으로 이어져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발목 불안정증후군의 전형적인 증상은 압통과 부종이다. 심한 환자는 체중을 싣고 서기조차 힘들다. 진단을 위해선 X선 및 초음파를 이용해 골절 또는 인대 파열 등을 살펴야 한다. 여기에 비골건 손상이나 골연골 병변의 존재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영상을 찍는다.

 발목 불안정성이 심해지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단순히 외측인대를 보강하는 수술과 인대를 재건하는 수술로 나눠진다. 수술방법은 남아 있는 인대조직이나 발목의 불안정성 정도에 따라 다르다. 또 연골 손상이나 충돌증후군이 나타나는 환자, 이 밖에 관절 내부 인대 손상이 동반된 경우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연골재생술이나 이식술, 인대교정술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발목 염좌는 인체 관절 중 가장 흔히 일어나는 손상이다. 발목이 꼬이거나 접질렸을 때 발목관절을 지탱하는 인대가 손상돼 발생한다. 환자의 90% 정도가 발바닥이 안쪽으로 뒤틀리면서 발목 바깥쪽에 손상을 입는다.

 인대가 파열되지 않고 주위 조직만 손상됐다면 휴식과 냉찜질(20~30분씩 하루 3~4회)을 하고, 48시간 발목을 심장보다 높게 유지해 부기를 가라앉힌다. 그럼에도 압통과 부종이 심하면 깁스와 보조기를 이용해 3~4주 고정하고 재활치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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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정형외과병원

 발목 염좌를 방치하다 발목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가는 사례가 종종 있다. 발목 인공관절은 무릎 인공관절보다 취약하다. 따라서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이나 과체중인 사람에겐 적용하기 힘든 단점이 있다.

 따라서 가볍게 발목을 삔 증상이라도 2주가량 시간이 지난 뒤에도 통증이나 부기가 남아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봐야 한다.

금정섭 정형외과전문의·제일정형외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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