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투표도 과반 찬성 이집트 새 헌법 가결” 무슬림형제단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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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무르시(左), 메키(右)

찬반 논란으로 극심한 내분을 일으키고 있는 이집트의 새 헌법 초안이 2차 국민투표에서도 과반 이상의 찬성표를 얻었다고 이집트 여당 격인 무슬림형제단이 23일 밝혔다. 전날 기자·포트사이드 등 17개 선거구에서 전체 유권자 5130만 명 중 255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2차 투표에서 70%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발표했다. 투표율은 30%였다.

 15일 카이로·알렉산드리아 등 10개 선거구에서 실시된 1차 투표에선 32% 투표율에 57%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제단의 한 관리는 1, 2차 합계 찬성률이 63.8%로 집계돼 새 헌법 초안이 가결됐다고 주장했다. 헌법이 가결되면 이집트는 2개월 안에 총선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새 헌법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여온 야권은 투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범야권 그룹인 ‘구국전선’(NSF)은 이날 “국민투표가 부정과 선거법 위반 행위로 얼룩졌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마흐무드 메키 이집트 부통령이 투표가 진행되던 22일 전격 사임했다. 메키 부통령은 정치와 판사로서의 직업 사이에서 갈등을 벌이다 사임한다고 밝혔다. 새 헌법은 대통령에게 초법적인 권한을 부여해 사법부의 견제 기능을 무력화시킬 것이란 비판이 법조인들 사이에 제기돼 왔다. 새 헌법을 발의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일부 측근 역시 이에 반대해 이미 사직한 바 있다.

 2차 투표 때도 무르시 지지세력과 야권의 충돌에 대비해 각 투표소 주변에 25만 명의 군경이 배치됐다. 투표 전날엔 알렉산드리아에서 찬반 시위대 간 충돌로 68명이 부상했다고 알아라비아 방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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