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서울·호남 제외한 전 지역서 이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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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18대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0시20분 현재 개표 결과(개표율 90.7%)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제쳤다. 51.6% 대 48.0%, 100만여 표(3.6%포인트) 차로 사실상 당선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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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6시 발표된 KBS·MBC·SBS 등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선 50.1% 대 48.9%(1.2%포인트 차)로 박 당선인이 신승(辛勝)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론 격차가 훨씬 커졌다. 결과적으로 출구조사에 잡히지 않았던 ‘박근혜 숨은 표’가 2.4%포인트 더 있었던 셈이다. 또 출구조사에선 박 당선인이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 전역에서 뒤지는 것으로 발표됐지만 인천(51.9% 대 47.8%), 경기(50.4% 대 49.2%)에서 승리했다. 서울에서 뒤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건 1992년 14대 대선 때 김영삼 전 대통령(서울 득표율 김영삼 36.4%, 김대중 37.7%)에 이어 20년 만이다. 13대 때 노태우 전 대통령도 서울에서 30.0%를 얻어 김대중 후보에게 뒤졌지만 전국 득표에서 당선됐다.

 박 당선인은 지역별로는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강세지역이자 출신 지역인 대구(80.1%), 경북(80.9%)에서 자신의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어 경남 63.8%, 강원 62.0%, 부산 60.0%, 울산 59.8% 순으로 지지를 많이 받았다. 전통적으로 ‘동여서야(東與西野)’ 의 지지공식이 이번 18대 대선에서도 이어진 셈이다. 영남과 강원에서만 박 당선인은 문재인 후보에 비해 최저 20.0%포인트(울산)에서 최대 62.4%포인트(경북) 더 득표하면서 표차를 벌렸다.

 박 당선인은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충북 옥천)인 충청권도 모두 석권했다. 충남에서 56.7%대 42.8%, 충북에선 56.2%대 43.3%로 각각 두 자릿수 차이로 이겼다. 엎치락뒤치락했던 대전에서도 0.3%포인트 차로 문 후보를 제쳤다.

 박 당선인은 새누리당 후보로는 대선 사상 처음으로 호남에서 두 자릿수인 10%대 득표율 기록도 세웠다. 그는 0시20분 현재 호남지역 개표가 99% 완료된 가운데 광주 7.8%, 전남 10.0%, 전북 13.2%를 얻어 평균 10.4%를 득표했다. 역대 새누리당 후보의 호남 득표 기록인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의 8.9%보다 1.5%포인트 더 얻은 셈이다.

 반면 문 후보는 서울에서 51.8%를 얻어 47.8%를 얻은 박 당선인을 4.0%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섰다. 전통적인 야당 강세 지역인 호남에선 광주 92.0%, 전남 89.3%, 전북 86.3%의 득표율을 올렸다. 출신 지역 ‘PK 40% 득표’ 목표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 각각 39.7%, 39.8% 35.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무소속의 경우 강지원 후보 0.2%(4만9500여 표) 등 네 명의 득표율 합계가 0.4%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사표(死票) 방지 심리 탓으로 분석한다. 그만큼 박근혜 당선인과 문재인 후보 간 대결이 팽팽했던 셈이다. 무효표도 2007년 수준인 11만6000여 표가 나와 선거 사흘 전 사퇴했던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후보로 인한 무효표 증가분도 나타나지 않았다.

 서울대 박원호(정치외교) 교수는 “박 후보가 100만여 표 차로 이겨 표심에서 나타난 진영 간 갈등을 수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며 “다만 10년 전에 비해선 여야가 정책적으로 대북정책을 제외하곤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 등 70~80% 근접한 상태이기 때문에 곧바로 정책적 합의를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효식·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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