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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난은 해소할 수 없는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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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계속하는 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서울시민의 교통난은 일익 심각하여 가고 있다. 출퇴근 시간을 전후한 「러쉬 아워」의 교통지옥은 그렇지 않아도 빈곤 속에 허덕이는 시민생활의 고달픔을 첨예하게 재 연출하게 한다. 이것은 시민으로 하여금 직장에서 또는 학원에서 가장 불유쾌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하는 동시에 종일 노고에 시달린 몸에 그래도 남은 한줌의 「에너지」 마저 그 속에서 완전히 소비하고서야 귀가하도록 강요한다.
교통난은 대도시에서는 어디서나 일어나고 있는 문제다. 그러나 서울시의 그것은 그 어디보다 심하고 따라서 여기서 낭비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간과 정력이 국가발전을 얼마나 저해하고 있는가에 상도 할 때에,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방치하여 둘 수는 없는 문제다. 서울시에서 교통난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서는 도로망을 확충하여야 하며 지하철을 부설하여야 하는 등 우리의 경제력으로는 일시에 감당하기에 너무나 큰 자금을 필요로 하는 사업에 봉착하게 된다. 교통난이 사회문제화한지는 이미 오래 전부터인데도 불구하고 그 해소에는 이와 같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방치됨으로써 시민의 불편은 나날이 가중되어 가고있는 형편이다.
우리는 시나 교통당국에 불가능을 가능케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시민은 오히려 가능한 범위 내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은 것 같은 당국의 처사에 불평을 금할 수 없다.
첫째로 중심부의 노폭 정리는 기존 건물과 시설의 철거 때문에 곤란한 문제가 많다 하더라도 주변의 도로망은 미리 계획하지 못하는가 하는 점이다. 오히려 주변으로 갈수록 제멋대로 집을 지어서 개미집과 같은 양상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것은 금후 더욱 곤란한 문제로 등장할 것이다. 말하자면 도심부의 도로의 협소도 수복직후에 당연히 하였어야 할 도시계획을 소홀히 한 당국의 태도 때문이기도 하다.
둘째로 대중의 교통난을 덜기 위해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등한히 하는가하는 점이다. 「버스」나 합승의 증거는 아직도 할 수 있는 여유가 상당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물화한 전차를 없애고 이들 대중차량을 가능한 한도만큼 증차한다면 당분간은 교통난은 상당히 완화될 것이 아닌가.
셋째로 정부는 자가용 승용차 또는 「택시」와 같은 고급 또는 사치스러운 교통기관의 확충에만 관심을 갖는가 하는 점이다. 근래 정부가 취한 조처는 「택시」요금의 인상, 좌석제「버스」의 운행, 일제승용차 도입을 위한 외환지출과 면세특혜 뿐이다.
이들 조처가 어느 정도 교통난 해소에 공헌하였으며 장차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인가. 그리고 여기에 지출되는 비용과 희생이 올바른 방향으로 사용되었더라면 교통난은 얼마나 완화되었고 시민생활은 얼마나 명랑하게 되었을까.
교통난문제를 통하여서도 느끼는 것은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절대적인 제 자원의 결핍에서 오는 것보다도 가능한 한도에서나마 문제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올바르게 해결하려는 자세와 노력의 결여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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