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던 무청 시래기 상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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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무 재배 농민들이 버리던 무청 시래기의 상품화에 나섰다.

 경북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단천리·토계리·온혜리 등 4개 마을에서 단무지용 무를 재배하는 10 농가는 최근 도산무청영농조합법인(대표 이원오)을 설립한 뒤 지난달 말 온혜리에 시래기 가공공장을 준공했다. 그동안 채소값 하락과 일손 부족 등으로 갈아엎거나 버리던 무청을 겨울 농한기를 활용해 새로운 소득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영농조합의 틈새 사업 아이디어에 경북도와 안동시는 힘을 보탰다. 농어촌 소득 자원발굴사업 2억8000만원 등 총 3억65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한 것이다. 영농조합은 이 자금으로 시래기의 위생적 가공에 필요한 작업장과 저온저장고를 짓고 가공기계 구입, 건조 덕장 설치, 포장디자인 개발 등을 했다.

 시래기는 A자형 건조 덕장에서 전량이 자연건조 방식으로 가공된다. 첫 상품은 무청을 건조하는 데 45일 정도가 걸려 이달 말께 나올 예정이다.

 이원오 대표는 “단무지용 무는 김장용 일반 무와 달리 무청이 부드럽고 영양분이 많아 시래기용으로 제격”이라며 “소식을 듣고 벌써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가공공장 준공에 맞춰 시래기로 만들 수 있는 떡과 전, 고등어조림 등 새로운 레시피도 선보였다.

 가공된 시래기는 300g 비닐포장 한 봉지에 5000원, 3·10㎏ 골판지 한 상자에 각각 1만8000원, 6만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물을 부으면 곧바로 조리할 수 있는 삶은 시래기는 500g 비닐에 진공 포장해 3000원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 도산면 일원에서 수박을 수확한 뒤 후작으로 재배되는 단무지 무는 54농가(100㏊)에서 5520t이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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