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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는 율곡의 본향” 교육·관광자원화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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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동문리 소재 자운서원(경기도기념물 제45호) 전경. [사진 파주시]

조선 중기 유학자인 율곡 이이(1536~84) 하면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1504∼51)이 떠오른다. 또 율곡과 신사임당 하면 강릉의 오죽헌(보물 제165호)이 연상된다. 오죽헌은 율곡과 신사임당이 태어난 곳이다.

 하지만 정작 율곡과 신사임당의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는 곳은 경기도 파주다. 본향(本鄕)인데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율곡은 여섯 살이 되던 해에 강릉에서 율곡리(파평면) 본가로 돌아온 후 과거에 급제, 관직에 나섰다. ‘율곡리’라는 지명도 율곡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율곡은 임진왜란을 몇 해 앞두고 국가변란에 대비하기 위한 ‘십만양병설’을 주창했던 인물이다. 율곡이 세상을 뜬 이듬해인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이 발발했다.

 대표적 유적지는 자운서원(1973년 경기도기념물 제45호 지정)이다. 1615년(광해군 7년) 후학들이 율곡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1868년(고종 5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폐쇄됐다가 1969년 지방 유림의 기금과 국비보조로 복원됐다. 자운서원 내 율곡기념관에는 율곡과 신사임당 관련 유물이 전시돼 있다. 서원 내에는 율곡과 신사임당의 묘역도 조성돼 있다. 인근 율곡리 임진강변에는 율곡이 학문을 연구하며 명상을 즐기던 ‘화석정’이 임진강을 굽어보는 벼랑 위에 들어서 있다.

 이런 파주시가 강릉에 버금가는 ‘율곡 이이·신사임당의 고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17일 파주시에 따르면 시가 추진해온 ‘파주 율곡 이이 유적 사적 승급’ 신청이 지난 12일 문화재청 사적분과 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문화재청은 한 달간의 지정예고를 거쳐 내년 2월 초 심의에서 현재의 경기도 기념물에서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할지를 최종 결정한다.

 이인재 파주시장은 “자운서원이 국가지정 문화재로 승격되면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게 되고, 체계적인 발굴과 보존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승격 요구를 뒷받침하는 자료들도 잇따라 발견됐다. 지난달 문화재청 심의를 위한 자운서원 표본발굴조사에선 자운서원 창건 당시의 지대석과 명문기와가 발견됐다. 또 자운서원 내 느티나무 두 그루의 수령을 조사한 결과 각각 426년과 447년으로 조사됐다. 자운서원 본래 위치까지 고증할 만한 자료가 확보된 것이다. 국가 사적으로 승격되면 국가가 발굴·복원·보존을 관장하게 되고 국가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된다.

 파주시는 앞으로 자운서원에 대한 고증 및 복원을 벌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안동 도산서원과 영주 소수서원에 버금가는 대한민국의 대표 서원으로 자리매김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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