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젊은이들 우상' 하노이에 사관학교 만든 사연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한 때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남긴 말이다. 그룹이 해체된 후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려온 김 전 회장의 최근 활동이 JTBC에 포착됐다. 외환위기 당시 소회와 함께 '김우중 사관학교'를 만든 사연도 들려줬다고 한다.

지난 10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 시내 한 호텔 세미나룸에 현지 진출한 한국 기업인 100여 명이 모였다.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고 올라온 사람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전 대우그룹 회장 : 나는 비록 경제개발시대에 살았던 사람이지만 나의 식견과 경험을 통해 현실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이 자리에 왔습니다.]자신의 성공담을 들려주던 김 전 회장이 갑자기 1998년 외환위기 당시의 소회를 밝혔다.

[김우중/전 대우그룹 회장 :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 비즈니스를 국익에 보탬이 되도록 힘썼습니다. 외환위기 때 전경련 회장을 맡았기 때문에 (국익을 위한다는) 생각이 더 과도하게 들었는지 모릅니다. 결국 나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렸지만 지금도 당시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 김 전 회장은 적극적인 수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견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수출 확장 정책은 오히려 기업의 부실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관료들의 반대에 부딪혔고, 이는 결국 대우그룹의 좌초로 이어졌다.

[장병주/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당시 대우 사장) : 일반 국민은 외환위기가 마치 대우그룹 때문에 온 줄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외환위기 때문에 가장 손해 본 곳이 바로 대우그룹입니다. 정부에서 자금 조달할 수 있는 길을 다 막았는데 대우에서 비상벨이 울리지.]

최근 그가 매진하고 있는 것은 '제 2의 김우중 만들기'.이를 위해 몇몇 전 대우그룹 임직원들과 해외취업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직접 멘토로 나섰다.1기 교육생들이 전원 베트남에서 취업했고, 지금은 2기 교육생을 뽑고 있다.

[장병주/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 : 내부적으로 우리는 '김우중 사관학교'라고 부릅니다. 회장께서 직접 특강도 하시고. 아침 6시 반에 기상시켜서, 체조도 시키고 대우 (신입사원) 연수하듯이 (하고 있어요.)]일흔 여섯 살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인 김 전 회장은 회고록에 대한 계획도 내놓았다.

[김우중/전 대우그룹 회장 : 아침 5시면 일어나 골프 9홀을 돌아요. 나중에 책을 내려고 틈틈이 메모를 하고 있습니다.]과거처럼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을까.

[김우중/전 대우그룹 회장 : 과거와 현재 미래에도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은 젊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세상에 나가 더 큰일을 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손용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