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지식정보시대 기능인 우대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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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기능.기술인들의 축제인 제3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가 지난 19일 서울에서 막을 내렸다.

한국은 금메달 20개로 종합우승을 차지했으나 이번 대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디지털 시대로 불리는 21세기에는 지식과 정보가 가장 중요한 자본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보기술(IT)산업을 중심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산업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술의 고도화로 숙련기술이나 기능.기초기술이 붕괴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첨단 기계설비는 숙련공이 필요한 분야나 작업의 범위를 점점 좁혀가고 있다.

굴뚝산업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기초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매우 낮다. 이제 더 이상 '자랑스런 산업역군' 의 신화는 없다. 기능인이 우수한 실력을 갖추고도 실업과 좌절에 허덕이는 현실만 있다.

이런 시대 흐름에서 기능인들이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기능 숙련공이 아니라 테크놀로지스트로 거듭 나야 한다. 제조에 필요한 이론과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기능을 겸비해야 한다.

미국의 유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 교수는 미국이 오늘날과 같이 발전한 것은 테크놀로지스트 덕분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사회는 기능인들을 우대해야 한다. 그들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면서도 필요한 분야를 꿋꿋이 지키는 전문인이다. 우수한 기술력만이 세계를 앞서 나갈 수 있는 길임을 우리 국민은 깊이 인식해야 한다.

투명성과 독창성을 특징으로 하는 지식정보시대에 진정한 경제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기능인의 사회적 역할을 더욱 부각시키고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천서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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