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NPT 탈퇴' 이렇게 본다] 美, 마땅한 대응수단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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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가 풀리는 듯하더니 갑자기 상황이 반전됐는데.

"미국은 그동안 '북.미 양측 모두 진정해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의 의견을 존중해 북한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해 왔다. 미국이 유연하게 나오니까 북한은 더욱 강하게 나온 듯하다. NPT를 탈퇴하겠다고 발표한 뒤 곧이어 베이징 대사관을 통해 '중유 공급을 재개하면 재고할 용의가 있다'고 표명한 것은 그들이 이번 일을 체계없이 서둘러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핵무기를 생산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이 문제를 놓고 더 이상 협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주고받기식 협상을 무조건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부시 행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나.

"부시 행정부는 중유 공급 재개조건에 응하고 싶어도 응할 수가 없는 상태다. 그동안 북한의 상투적인 '얼르고 등치는' 식의 공갈(black-mail)은 용납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밝힌 데다 미국 내 일반 여론도 나쁘다. 그렇다고 미국이 군사적 공격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는 건 아니다. 한마디로 별다른 수단이 없다."

-한.미 관계도 영향을 받지 않겠는가.

"한국과 일본은 역할과 책임이 더욱 커질 것이다. '핵무기 저지'라는 최대의 당면 목표가 명백해진 만큼 세 나라가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금이 갔던 한.미 관계가 더 이상 갈등을 보여선 안된다. 갈등은 북한이 노리는 바다.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한국이 북한에 적극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사태를 풀 첫 단추다."

이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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