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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일 빠른 특급열차 [히까리]|시속 210킬로|동승기-심상기 특파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최고 시속 2백10킬로(초속 55미터)로 달리는 세계 제1특급열차 히까리호의 동경-대판간 운행이 지난 1일부터 개통되었다.
동경-대판 간 5백52킬로를 3시간10분에 주파하는 첫번째 [히까리]호는 1일 상오 6시 동경역에서 개통식을 거행, 오색 [테이프]를 끊고 어둠이 벗겨지는 동경을 벗어나 일본 동해안을 남쪽으로 돌진, 명고옥 경도에서 2분씩 정거한 다음 9시10분 예정된 정시에 [신오사까]역에 들었다.
상아색에 바다빛깔을 걸친 이 유선형 차의 속도계는 1백70에서 80사이를 평균적으로 유지하고, 달리는데 기차의 유동은 심한 편. [터널]을 지날 때마다 셍- 셍- 하는 압축된 공기의 마찰음이 이중 유리 속까지 들러오고 귓속은 웽- 하는 소리와 함께 멍한 상태를 한참이나 갖게 했다. 37분만에 벌써 [아다미](열해)-푸른 바다가 차창밖으로 그림처럼 펼쳐졌다. 7시25분-동경역을 출발한다. 1시간25분만에 [히까리]호는 뱀장어로 유명한 [하마마쓰]를 지나 [하마나고]를 통과하고 있었다.
동경전화 433∼4131을 식당 [웨이트리스]에게 부탁하니 그가 동경을 바로 불러주어 [시바·파크호텔]에 묵고있는 강범석기자와 대화. "기사쓰고 있소?" "응, 어디쯤 갔소?"
3분 대화에 2백원. 소리가 좀 울리는 것 같았으나 잘 알아들을 수 있었다.
식당에서는 2백원짜리 [함박스테이크]를 먹다 취재를 나온 일본 방송기자와 [인터뷰]-"어떻습니까? 불편하지 않습니까?" "날씨도 쾌청하고 주위의 경치도 좋군요. 그러나 차가 좀 흔들려서…" 옆에 앉은 일본 사람은 이차의 차표·안내서·우표등을 모으려 일부러 승차한 [콜렉트·매니어]. 정말 놀랐다. 1등 5천6백90원을 주고 신나게 기차를 타고 다니며 우표 수집을 하는 여유있는 생활에-.
[나고야] 도착은 정각 8시. 2분 정거후 다시 발차. 사진을 찍으려고 맨앞 운전실에 들어갔더니 3명의 운전사가 악보의 오선처럼 펼쳐진 [레일]만을 쳐다보며 긴장한 모습으로 운전에 열중하고 있다. 승무원의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해 10월부터 신간선이 이용되어 동경∼대판간을 4시간에 달렸으나 노반의 불안정과 서행지점등을 점차 개선, 이날부터 최고시속 2백10킬로, 평균시속 1백66킬로의 [스피드]로 실현시켰다.
이 [스피드]는 불란서의 [파리] [리온](평균 1백75킬로, 최고 1백60킬로), 소련의 [모스크바] [레닌그라드](평균 1백23킬로, 최고 1백60마일), 미국의 [시카고] [덴버](평균 1백3킬로, 최고 1백45킬로)의 [스피드]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이 빠른 열차가 하루 25회 동경에서 대판으로 내려가고 올라온다. 그러니까 1시간이 못되어 한대씩 달리는 셈. 이 신간선은 일본 국영철도가 지난 59년4월20일에 착공, 64년10월1일에 완성했다.
5백15킬로(복선)의 거리에는 고가교가 연장 1백3킬로, 철교가 21킬로, [터널]이 연장 약 69킬로.
열차운행을 빠르게 하기 위해 동경-대판간 열차의 운행이 한눈으로 보이는 표시판인 열차 집중제어장치, 자동적으로 신호를 확인하고 자동적으로 [브레이크]를 잡거나 열어놓는 장치 등이 설비되어 있는것도 이 열차의 특색.
9시10분-[신오사까]도착. 대판에 내려 완행열차를 타보면 대판-동경간을 달리는데 13시간이 걸려 [히까리]호와 대조적. 일본이 세계 최급행의 열차를 갖고 있지만 보따리를 짊어진 시골 아낙네들이 타고 다니는 완행열차가 일본 어느 지방에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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