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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주민 '동시에 2개댐'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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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기도 연천지역에 한탄강댐과 함께 북한의 황강댐 건설에 대비한 대응댐을 동시에 건설할 계획이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인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는 9일 "정부는 한탄강댐 건설을 포기하고 대규모 다목적 대응댐을 건설하라"는 성명서를 채택해 건설교통부에 제출했다.

◇댐 계획=건교부는 북한 측이 휴전선 북쪽 42.3㎞ 지점인 황해도 금천군 황강리 일대에 3억~4억t 규모의 황강댐 건설에 나서자 임진강 하류 지역인 연천.파주 지역의 용수 부족 및 황강댐 붕괴시 홍수피해 방지 등을 위해 임진강 하류에 1억3천만~2억t 규모의 대응댐 성격의 홍수조절지를 건설키로 했다.

정부는 당초 임진강 상류 북한 지역에 조성된 '4월 5일댐 1,2호기'와 '제2의 4월5일댐 1,2호기' 등 총저수량 1억3천여만t에 달하는 4개 댐에 대응해 2007년까지 연천군 군남면 임진강에 총저수량 7천만t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던 군남홍수조절지도 황강댐에 대비해 2~3배로 늘려 짓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는 2007년 완공 목표로 총저수량 3억1천1백만t 규모의 한탄강댐 건설도 추진 중이다. 한탄강 유역의 홍수조절과 농업용수 확보 등을 위해 건립되는 이 댐은 연내 착공될 예정이다.

◇주민 반대=연천 및 파주지역 임진강 일대 주민들은 북방한계선 부근 임진강 상류에 소규모 북한댐 4개가 들어선 2001년 3월 이후 두 차례 갑작스런 방류로 물난리 피해를 당하고 때아닌 세 차례 방류 중단으로 물부족 현상에 시달려야 했다.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이석우(李錫雨.45) 사무국장은 "이런 상황에서 소규모 댐보다 총량면에서 세 배 정도에 이르는 대규모 댐이 북한지역에 조성되면 홍수피해는 물론 물부족 현상.생태계 파괴 등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적지를 찾아 대규모 다목적 대응댐을 시급히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윤승(李允承.44) 의장은 "한탄강댐과 인접한 임진강에 계획에도 없던 대규모 대응댐을 짓기로 한 만큼 한탄강에 추진 중인 댐은 짓지 않더라도 대응댐의 규모를 조금만 늘리면 한탄강댐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李의장은 또 "정부는 황강댐 등 북한측 댐의 구체적인 규모.공사 진척도 등을 면밀히 파악해 이른 시일 내에 종합대책을 수립, 지역주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합리적인 댐 건설 계획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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