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 캐럿' 사파이어만 13개…최고가 주얼리, 까르띠에의 상징 [까르띠에 디지털 도슨트 ②]

    '146 캐럿' 사파이어만 13개…최고가 주얼리, 까르띠에의 상징 [까르띠에 디지털 도슨트 ②]

    5월 1일부터 중앙일보와 서울디자인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전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Cartier, Crystallization of Time)’이 문을 연다. 이번 전시는 까르띠에가 특별 협력사로 참여해 300여 점의 예술적 작품을 공개하는 이벤트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6월 30일까지 두 달에 걸쳐 진행된다.   매주 금요일 연재하는 ‘까르띠에 디지털 도슨트’ 2회에선 이번 전시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뚜띠 프루티'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에서 볼 수 있는 '까르띠에 뚜띠 프루티 힌두 네크리스'. 사진 까르띠에, Nils Herrmann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전의 구성은 크게 ‘소재의 변신과 색채’ ‘형태와 디자인’ ‘범세계적인 호기심’ 등 3가지다. 챕터별로 장대한 시간을 거쳐 탄생한 보석, 자연과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 장인의 독보적인 공예 기술이 결합한 주얼리를 선보인다. 그중 첫 챕터 ‘소재의 변신과 색채’ 에서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작품이 있으니, 바로 ‘까르띠에 뚜띠 프루티 힌두 네크리스’다.      ━  ‘까르띠에 스타일의 상징’이 된 목걸이   이 하나의 목걸이에는 파랑·초록·빨강 등 다채로운 색을 가진 보석들이 규칙과 불규칙 사이를 넘나들며 모여 있다. 보석엔 각각 나뭇잎과 꽃, 열매 모티프가 조각돼 있다. 동그란 구슬 모양으로 커팅된 에메랄드와 사파이어, 루비는 마치 목걸이에 달린 잘 익은 포도송이마냥 풍요로움을 자아낸다.   인도 스타일로 조각된 에메랄드와 루비 등 아름다운 보석들. 사진 까르띠에   목걸이의 이름인 뚜띠 프루티(Tutti Frutti)는 ‘모든 과일’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유색 보석을 열매·나뭇잎·꽃 같은 문양으로 조각해 오밀조밀하게 모아 놓은 모습이 마치 여러 종류 과일을 모아놓은 것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까르띠에의 주얼리가 아니더라도 보통 컬러풀한 디자인의 주얼리를 뚜띠 프루티라 부른다.     아르데코가 붐을 이루던 1920~30년대. 까르띠에는 누구보다 먼저 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비록 뚜띠 프루티란 이름은 1970년대에 와서야 정해졌지만, 처음 공개했을 때부터 전에 본 적 없는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모습 덕에 20세기 주얼리 역사에서 가장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평가받았다.    첫선을 보인 이후 100여 년이 지금까지도 뚜띠 프루티는 까르띠에 스타일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윤성원 한양대 보석학과 겸임교수는 “가장 비싸게 팔리는 아르데코 시대의 주얼리이자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주얼리”라고 설명했다.     ━  인도 전통 주얼리에서 영감 받아 탄생     까르띠에는 인도 전통 주얼리를 서양식으로 재해석한 뚜띠 프루티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는 인도의 전통 스톤 세공 기법과 까르띠에의 선진적인 디자인, 장인의 스톤 세팅 노하우가 만난 동·서양 문화의 결합체로 볼 수 있다. 1920년대 당시 인도는 유럽 보석상들 사이에서 ‘축복받은 보석의 땅’으로 불렸다. 보석 소비자였던 유럽 상류층 사이에선 다이아몬드를 포함해 사파이어·루비·에메랄드 등 고급 보석 산지였던 인도에 대한 신비감과 경외심이 팽배했다.     전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에 출품된 또 다른 뚜띠 프루티 네크리스. 사진 까르띠에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까르띠에 뚜띠 프루티 힌두 네크리스’ 역시 전통 인도 주얼리에 대한 까르띠에의 경의가 담겨있다. 보석에 선을 새기는 17세기 인도 무굴제국의 세팅 기법을 사용했고, 처음으로 클래스프(금속 잠금장치) 대신 인도식으로 스트링을 달아 목걸이를 착용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까르띠에와 인도와의 인연은 19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까르띠에를 경영했던 창립자 루이 프랑수아와 까르띠에의 2대손 자크 까르띠에가 인도 마하라자(왕족·군주)들이 영국 조지 5세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개최한 행사에 참석한 게 시작이다. 그는 인도 상류층 여성에게 자신들의 주얼리를 판매할 요량으로 투명한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벨에포크 스타일 주얼리 130여 점을 가져갔지만, 인도에 도착하자마자 판단 착오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유는 인도에서 고가의 주얼리를 소비하는 것은 상류층 여성이 아니라 바로 남성인 마하라자였기 때문이다. 그가 가져간 벨에포크 주얼리는 그들에겐 너무 여성스러워 관심을 끌지 못했다. 마하자라들은 자신의 강력한 힘과 지위를 표현할 수 있는 강렬하고 인상적인 주얼리를 원했다. 자끄 까르띠에는 프랑스로 돌아오자마자 인도 마하라자가 좋아할 만한 유색 보석 주얼리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뚜띠 프루티였다.      ━  사교계 여왕 데이지 펠로즈의 안목   뚜띠 프루티는 당시 유럽 상류층 중에서도 트렌드를 주도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재봉틀 기업 ‘싱어’의 상속녀 데이지 펠로즈다. 그는 당시 사교계 여왕으로 군림했는데, 패션 감각 역시 뛰어나 당시 패션 아이콘으로 여겨졌다. 그런 그가 뚜띠 프루티를 착용하자 목걸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것은 당연했다. 당시 패션잡지 보그는 데이지 펠로즈와 목걸이를 두 페이지에 걸쳐 보도할 만큼 화제가 됐다.   까르띠에 뚜띠 프루티 힌두 네크리스를 착용하고 있는 데이즈 펠로즈의 모습. 흑백 사진으로 목걸이의 색을 볼 수 없어 아쉽다. 사진 까르띠에, Cecil Beaton Archive © Condé Nast   전시에 나온 뚜띠 프루티 힌두 네크리스는 1936년 데이지 펠로즈의 요청으로 처음 제작됐다가, 이후 1963년 새롭게 리디자인된 작품이다. 그는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셀프 선물’로 목걸이를 주문했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고대 스톤(보석)을 까르띠에에 넘겨 세공을 의뢰했다.    이 목걸이엔 146.9캐럿의 브리올레트 컷 사파이어 13개, 93.25캐럿의 나뭇잎 모양 조각 세공 사파이어 2개와 에메랄드·사파이어·루비·다이아몬드가 세팅돼 있다. 보석을 잡아주는 골격으로 쓰인 소재는 플래티늄과 화이트 골드를 사용해 유색 보석을 돋보일 수 있게 했다.     목걸이는 세월이 흘러 데이지의 딸이 물려받았고, 1991년 경매에 나온 것을 까르띠에가 낙찰받아 브랜드의 유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관련기사 시곗바늘이 허공에 떠 있네…미스터리 클락의 비밀 [까르띠에 디지털 도슨트①]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300점에 관심 폭발…사전예매 1위 보석 넘어 예술…까르띠에 보물 300점, 16년 만에 한국 온다 [더 하이엔드]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4.04.26 05:00

  • 경이로움의 여정... ‘티파니 원더’로 본다 [더 하이엔드]

    경이로움의 여정... ‘티파니 원더’로 본다 [더 하이엔드]

    187년 역사의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가 일본 도쿄 노드(NODE) 갤러리에서 ‘티파니 원더(Tiffany Wonder)’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6월 23일까지다.    일본 도쿄 노드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티파니 원더' 전시장 모습. 사진 티파니   이번 전시는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포함한 수백점에 달하는 마스터피스를 통해 티파니의 장인 정신과 창의성, 전통과 현재에 이르는 브랜드의 여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티파니의 전설로 불리는 주얼리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가 디자인한 ‘버드 온 어 락(Bird on a Rock)’ 브로치와 팝 컬처로부터 영감 받은 작품 등 예술의 경지에 이른 주얼리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안소니 레드루 티파니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전시에 출품한 컬렉션들은 티파니의 탁월한 장인 정신, 다이아몬드에 대한 전문성과 독창성을 보여준다. 이는 전시를 찾아준 관람객들에게 우리가 전하고 싶었던 ‘즐거움’의 메시지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특히 20세기의 가장 재능 있는 주얼리 디자이너인 쟌 슐럼버제가 1965년 디자인한 최초의 버드 온 어 락 브로치가 포함돼 더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티파니 원더에 출품한 쟌 슐럼버제의 버드 온 어 락 브로치. 사진 티파니 버드 온 어 락을 디지털 영상으로 구현한 모습. 사진 티파니   티파니가 이번 전시를 도쿄 노드 갤러리에서 개최한 것은 1837년부터 이어져 온 일본과의 오랜 인연 때문이다. 당시 창립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는 브랜드를 만들고 미국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일본 주얼리 컬렉션을 고객에게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한 에드워드 C. 무어,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 엘사 퍼레티 등 티파니를 상징하는 유명 디자이너들은 일본의 예술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컬렉션들을 선보였다. 전시가 열리는 도쿄 노드 갤러리는 ‘더 랜드마크(The Landmark)’로 잘 알려진 뉴욕 5번가 티파니 플래그십 매장의 리뉴얼을 담당한 유명 건축회사 OMA가 설계한 곳이다. OMA는 이번 전시의 큐레이션을 맡아 티파니와의 여정을 이어갔다.   티파니 원더 전시 모습. 티파니 블루 컬러의 빛이 공간을 칠했다. 사진 티파니 희귀 작품들이 다채롭게 전시된 전시장 모습. 사진 티파니 브랜드의 역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히스토리 월. 사진 티파니   전시는 티파니의 정체성, 유산, 창의성, 장인 정신에 중점을 둔 다양한 10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테마별 전시 공간에선 최초의 티파니 블루 북 메일 오더 카탈로그, 처음으로 사용된 블루 박스 등 약 200년에 달하는 브랜드 역사를 보여준다.    또한 전시에 나온 약 300개의 희귀 컬렉션은 그동안 세상에 모습을 좀처럼 보이지 않았던 것이라 의미가 깊다. 주얼리 디자이너 조지 폴딩 펄헴이 티파니를 위해 만든 오키드(Orchid, 난초) 브로치, 쟌 슐럼버제가 디자인한 다이아몬드·루비·사파이어로 세팅된 플룸(Plumes, 깃털) 네크리스는 눈여겨 봐야 할 작품이다. 전시의 마지막은 버드 온 어 락 브로치에서 영감 받은 128.54캐럿의 티파니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새로운 컬렉션이 장식할 예정이다.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다섯마리의 새가 소중하게 옮기는 듯한 모습의 주얼리. 사진 티파니   티파니의 프로덕트와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해 브랜드 전반을 총괄하는 알렉상드로 아르노 부사장은 “경이로움(wonder)은 우리 DNA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며 “우리 디자인과 장인의 손길로 제작된 주얼리들은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킨다”고 소감을 더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4.04.19 09:00

  • 도시의 새벽빛을 담다... 배우 지창욱이 선택한 손목 시계의 정체는 [더 하이엔드]

    도시의 새벽빛을 담다... 배우 지창욱이 선택한 손목 시계의 정체는 [더 하이엔드]

    배우 지창욱이 세라믹으로 만든 시계를 손목에 차고 서울의 야경을 배경 삼아 광고 캠페인을 촬영했다. 바로 세라믹 시계로 이름을 떨친 시계 브랜드 라도(Rado)를 위한 사진이다. 시계 분야에서 하이테크 세라믹은 없어서는 안 될 소재다. 내구성이 우수한 데다 가볍고 피부 자극이 적은 물질로 알려졌다. 게다가 경도가 강해 잘 긁히지 않는다. 시계 케이스를 만드는데 안성맞춤이란 얘기다.    세라믹으로 만든 '캡틴 쿡 하이테크 세라믹 스켈레톤 워치'를 착용한 라도의 글로벌 앰배서더 배우 지창욱. 사진 라도   라도는 세라믹 소재를 시계 업계에 처음 들인 브랜드다. 1986년의 일이다. 이후 40년간 라도는 세라믹 소재 연구에 몰두했다.세라믹 컬러의 다양화를 이끌었고, 금속처럼 고유의 광택을 가진 플라스마 하이테크 세라믹도 내놨다.   라도가 선보인 ‘캡틴 쿡 하이테크 세라믹 스켈레톤 워치’ 새 버전은 하이테크 세라믹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다. 캡틴 쿡은 300m 방수 기능이 있는 정통 다이버 워치로 경제 부흥과 함께 다이빙이 취미 생활로 자리 잡기 시작한 1962년에 처음 나왔다.    올리브 그린 컬러가 시선을 모으는 캡틴 쿡 하이테크 세라믹 스켈레톤 워치의 새 버전. 사진 라도   새 시계의 케이스 색은 올리브 그린이다. 라도 측은 대도시와 그곳에 호기심을 가진 탐험가에 영감을 받아 도시 새벽빛을 케이스에 담았다고 밝혔다. 로즈 골드 컬러로 PVD 코팅 처리한 스틸 베젤 프레임과 크라운은 올리브 그린 톤 케이스와 조화를 이룬다. 케이스 지름은 43㎜, 두께는 14.6㎜다.   오토매틱 방식 라도 칼리버 R808을 탑재하고 다이얼로 칼리버를 드러내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즐기기에 좋은 시계다. 사진 라도   시곗바늘을 움직이는 무브먼트는 오토매틱 방식의 라도 칼리버 R808을 사용했다. 80시간의 파워리저브 성능을 보장한다. 무브먼트의 핵심 부품인 밸런스 스프링은 항자성이 뛰어난 티타늄 합금 기반 니바크론을 사용했다. 시계 착용자는 시계를 손목에 찬 채로 무브먼트의 유려한 움직임을 즐길 수 있다. 회색빛이 감도는 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다이얼 소재 사용한 이유에서다. 인덱스와 시곗바늘엔 야광 물질을 입혀 가독성이 좋다.    지난 3월 열린 신제품 공개 현장에서 브랜드의 글로벌 홍보대사인 배우 지창욱은 이 시계의 세라믹 브레이슬릿 버전을 손목에 얹었다. 라도는 스포티한 무드의 고무 소재 스트랩 버전도 이번에 함께 내놨다.   올리브 그린 톤의 고무 스트랩과 세라믹 브레이슬릿을 각각 선보인다. [사진 라도]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론칭 행사에 참석한 배우 지창욱. 사진 라도 관련기사 지름 42mm가 대세... 시계 애호가라면 ‘군침’ 흘릴 두 신작 [더 하이엔드] 티파니, 대표급 주얼리 컬렉션 새롭게 조명한다 [더 하이엔드] 장 콕토, 그레이스 켈리부터 블랙핑크 지수까지 사랑한 반지 [더 하이엔드] 사용하던 수트케이스가 새 주인을 찾는다... 리모와의 지속가능한 발전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4.19 08:00

  • '명품 중의 명품'이라 불리는 그 시계...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의 그칠 줄 모르는 진화 [더 하이엔드]

    '명품 중의 명품'이라 불리는 그 시계...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의 그칠 줄 모르는 진화 [더 하이엔드]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 "존 메이어" 한정판. 200점 생산하는 시계로 올해 오데마 피게 신제품 중 가장 큰 주목을 끌었다. [사진 오데마 피게]   오데마 피게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오데마 피게 소셜 클럽 2024’라는 이름 아래 전 세계 VIP 고객과 주요 기자단 앞에 신제품을 내놨다.  오데마 피게는 1875년 스위스 르 브라쉬(Le Brassus)에서 탄생한 시계 브랜드로 회사 창립 이래 기계식 시계 역사에서 중요한 하이 컴플리케이션(초복잡) 모델을 잇달아 발표하며 스위스산 명품 시계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특히 스틸 소재로 만든 팔각형 케이스가 특징인 로열 오크(1972년) 시계의 성공은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공고하게 하였다. 현재 손목시계 트렌드의 큰 흐름인 스포츠 시계의 고급화 역시 로열 오크의 탄생으로 시작됐다.   1972년 시계 디자이너 제럴드 젠타에 의해 탄생한 오데마 피게의 로열 오크. 고급 스포츠 워치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사진 오데마 피게 홈페이지]   오데마 피게는 올해 로열 오크 컬렉션의 다양한 파생 모델을 선보인다. 중력을 상쇄하는 투르비용, 시간의 흐름을 재는 크로노그래프, 보석을 세팅한 주얼리 버전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놨고, 케이스 지름 34㎜의 아담한 모델도 선보이며 증가 추세인 여성 고객까지 공략한다. 여러 모델 중 전면에 내세운 건 미국 출신의 기타리스트이자 시계 수집가로 잘 알려진 존 메이어(John Mayer)와 함께 만든 화이트 골드 소재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 “존 메이어” 한정판’이다.   시계 제작에 직접 참여한 미국 출신의 아티스트 존 메이어와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 "존 메이어" 한정판. [사진 오데마 피게]   퍼페추얼 캘린더는 2100년까지 별도로 날짜 조정을 할 필요가 없는 메커니즘이다. 날짜 수가 적은 2월, 윤년까지 알아서 계산한다. 밤하늘의 별 무리가 떠오르는 블루 다이얼은 전에 없던 형태다. ‘크리스털 스카이’라 이름 붙인 양각 형태 다이얼을 만들기 위해 금속 증착, 압인 가공 등 여러 과정을 거쳤다. 200점만 생산한다.   로열 오크 셀프 와인딩 플라잉 투르비용 오픈워크 모델. 샌드 골드라 이름 붙은 골드를 사용한 특별한 시계다. [사진 오데마 피게]   또 하나 중요한 시계는 오데마 피게가 ‘샌드 골드’로 만든 최초의 ‘로열 오크 셀프 와인딩 플라잉 투르비용 오픈워크’ 모델이다. 햇볕에 반짝이는 모래 언덕에서 착안해 이름 붙인 샌드 골드는 금과 구리, 팔라듐을 섞어 만든 합금 소재다. 각도와 빛에 따라 화이트 골드와 핑크 골드의 중간색을 내 기존 금시계와는 다른 분위기를 준다.    샌드 골드 케이스와 어울리도록 플라잉 투르비용을 탑재한 스켈레톤 무브먼트에도 갈바닉 처리를 해 통일감을 주었다. [사진 오데마 피게]   성능만큼이나 미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이들은 무브먼트 가공에도 힘썼다. 샌드 골드 케이스와 어울리도록 무브먼트에 갈바닉 가공 처리를 했고,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하게 도려낸 오픈워크 형태로 완성해 기계식 시계의 미학을 드러냈다. 시계 속으로 빛이 투과하는 모습은 압권이다.   스켈레톤 무브먼트 덕에 시계 케이스로 빛이 투과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사진 오데마 피게] 관련기사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300점에 관심 폭발…사전예매 1위 지름 42mm가 대세... 시계 애호가라면 ‘군침’ 흘릴 두 신작 [더 하이엔드] 젯셋족이 찾는 ‘게으른 럭셔리’ 신발 [더 하이엔드] 장 콕토, 그레이스 켈리부터 블랙핑크 지수까지 사랑한 반지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4.19 08:00

  • 원과 둥근 형태의 사이…에르메스의 기발한 생각이 만든 시계 [더 하이엔드]

    원과 둥근 형태의 사이…에르메스의 기발한 생각이 만든 시계 [더 하이엔드]

    케이스 지름 36㎜의 에르메스 컷 워치. 남녀가 함께 착용할 수 있는 시계다.[사진 에르메스]   에르메스가 9~1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워치스앤원더스(Watches and Wonders) 시계 박람회에서 새로운 컬렉션 ‘에르메스 컷(Hermès Cut)’을 내놨다. 얼핏 보면 동그랗지만 완벽한 원형이 아닌 케이스가 특징이다. 에르메스 측은 이 시계의 디자인을 ‘원(circle)과 둥근(round) 형태 사이 어딘가’라고 밝혔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시간에 대한 개념과 기하학적 디자인을 버무려 만든 올해 기대주다.   에르메스 시계 차세대 주자 스위스 비엔에 자리 잡은 에르메스의 시계 생산 부서 라몽트르 에르메스(LaMontre  Hermès)의 연구 개발팀은 이번 에르메스 컷 컬렉션을 만들며 새 시계의 조건부터 생각해냈다. 간결한 형태일 것, 매일 착용할 수 있을 것, 창의적인 가운데 직관적 터치를 더할 것 등. 이를 바탕으로 디자이너들은 라운드형에서 변화를 준 케이스를 완성했다.    라운드형 케이스에 과감하게 커팅을 하고 미러 폴리싱과 새틴 브러싱 가공을 더해 입체감을 살린 게 이번 에르메스 컷 워치의 가장 큰 특징이다. [사진 에르메스]   시곗바늘이 회전하는 공간인 다이얼은 원이지만 다이얼을 에워싼 케이스는 여러 면으로 깎여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 금속 결을 살린 새틴 브러싱과 마치 거울처럼 반짝이는 효과를 주는 미러 폴리싱 가공을 번갈아 적용해 입체감을 극대화했다. 에르메스 시계 부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필립 델로탈(Philippe Delhotal)은 “단순한 형태에 부드러움과 대담함이 공존하는, 새로운 정체성을 가진 시계”라며 “모든 요소가 이 시계의 단순함과 독창성을 유지하기 위해 설계됐다”라고 밝혔다.   스틸 케이스와 스틸 브레이슬릿으로 도회적 느낌을 선사하는 에르메스 컷 워치. [사진 에르메스]   에르메스 컷 시계 케이스 크기는 지름 36㎜다. 성별을 가리지 않고 손목 위에 찰 수 있다. 1978년 정식 컬렉션이 된 아쏘, 직사각 디자인의 케이프 코드, 브랜드 첫 글자 H를 케이스에 접목한 H-아워 등 에르메스 시계 역사에서 손꼽히는 컬렉션 대다수가 남녀 공용이다. 시계 부문 최고 경영자 로랑도르데(Laurent Dordet) 역시 “에르메스 컷 시계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계”임을 강조했다.   쉽고 빠르게 바꿔 차는 스트랩 에르메스 컷 시계의 디자인적 특징은 케이스에 그치지 않는다. 먼저 크라운의 위치가 도드라진다. 크라운은 시곗바늘을 돌리거나 동력을 주기 위해 와인딩하는 부품을 말한다. 보통 크라운은 케이스 3시 방향에 둔다. 이 시계엔 1시 30분 방향에 있다. 원형에 가까운 케이스 디자인을 해치지 않기 위한 의도다. 위치를 옮긴 덕에 손목에 닿지 않아 착용감도 개선됐다. 부품 끝에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H 모티프를 새긴 후 래커(옻칠)로 마감해 고급스럽다.    스틸과 로즈 골드를 함께 사용한 투톤 버전과 56개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베젤에 세팅한 버전. [사진 에르메스]   다이얼 위에 봉긋하게 솟은 아라비아숫자 인덱스와 시곗바늘엔 야광 물질인 슈퍼 루미노바를 입혔다. 그 덕에 사용자는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시간을 읽을 수 있다. 참고로 특히 끝을 둥글린 숫자 인덱스는 타이포그래피를 중요하게 여기는 에르메스 브랜드 DNA 코드 중 하나다. 케이스는 스테인리스스틸, 스틸과 로즈 골드를 함께 사용한 콤비 버전 2가지로 선보인다. 56개의 브릴리언트 컷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화려한 버전도 있다.    에르메스는 이번에 총 8가지 고무 스트랩을 내놨다. 추가로 사면 하나의 시계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사진 에르메스]   에르메스는 이번 에르메스 컷 시계를 내놓으며 스트랩에도 공들였다. 메탈 브레이슬릿과 총 8가지 색상의 고무 소재 스트랩으로 선보이는데, 착용자가 별다른 도구 없이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 추가로 스트랩을 사면 하나의 시계로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어 실용적이다.   스위스 정통 시계 품질 갖춰 시계를 뒤집으면 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만든 백 케이스를 볼 수 있다. 그 아래로 오토매틱 방식의 기계식 무브먼트 H1912가 자리 잡았다. H1912는 에르메스가 직접 설계하고 만든 시계의 심장이다. 50시간 파워리저브 기능을 갖췄고, 눈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에도 세공해 에르메스의 장인정신을 이어간다.    1시 30분 방향에 위치한 크라운(왼쪽), 백케이스를 통해 보이는 에르메스의 자체 제작 무브먼트인 H1912. [사진 에르메스]   참고로 에르메스는 스위스에 시계 공방을 따로 차린 후 2003년부터 무브먼트 분야에 적극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스위스 플러리에에 위치한 보셰(Vaucher) 매뉴팩처 지분 25%를 사들인 것도 스위스에서 만든 정통 시계 브랜드로서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었다.     관련기사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300점에 관심 폭발…사전예매 1위 지름 42mm가 대세... 시계 애호가라면 ‘군침’ 흘릴 두 신작 [더 하이엔드] 티파니, 대표급 주얼리 컬렉션 새롭게 조명한다 [더 하이엔드] 장 콕토, 그레이스 켈리부터 블랙핑크 지수까지 사랑한 반지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4.19 07:00

  • "복잡한 기술은 오롯이 제작자의 몫"... 반클리프 아펠 시계가 남다른 이유 [더 하이엔드]

    "복잡한 기술은 오롯이 제작자의 몫"... 반클리프 아펠 시계가 남다른 이유 [더 하이엔드]

    반클리프 아펠은 한 세기를 넘긴 하이 주얼리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이 만든 최고급 시계 역시 주얼리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독창성 때문이다. 반클리프 아펠은 다른 브랜드에 없는 메커니즘을 시계에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계를 캔버스 삼아 이야기를 더하는 방식도 흥미롭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중추 역할을 하는 무브먼트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명품 시계와 다른 점이다.    해와 달의 움직임을 디스크로 구현한 레이디 아펠 데이 앤 나잇 워치. 다이얼 상단에 다이아몬드로 세팅한 달과 별 등장한 것으로 보아 지금 시각은 밤 10시 10분 경이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메커니즘을 가리는 것은 온전히 우리 선택이다.” 지난 1월 스위스 제네바 외곽에 자리한 반클리프 아펠 시계 워크숍에서 만난 라이너 베르나르(Rainer Bernard)는 이 점을 강조한다. 그는 워치메이킹 부문 연구 개발 총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부품을 드러내지 않는 건 사람들이 오페라 관람 시 커튼 뒤에 가려진 조명 등 장치는 생각하지 않고 무대 위 주인공에 집중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반클리프 아펠의 시계 제작 연구 개발 총 책임자인 라이너 베르나르. [사진 반클리프 아펠] 서사 담은 남다른 시계 창작 반클리프 아펠은 지난주에 열린 2024년 워치스앤원더스 시계 박람회를 통해 베르나르가 말한 브랜드의 독창성을 드러내는 시계 여러 점을 내놨다. 워치메이킹에 대한 방향성과 정체성을 담은 제품이다.    2024년 워치스앤원더스 시계 박람회 내 반클리프 아펠 부스의 모습. [사진 반클리프 아펠]   새 시계를 아우르는 전체 주제는 ‘매혹적인 시간을 완성하는 예술적 기교(Metiers d’Art)’다. 보석 세팅, 미니어처 에나멜 페인팅, 인그레이빙과 같이 브랜드가 보유한 여러 장인 기법과 시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메커니즘을 합친 시계를 망라했다. 최고 경영자 겸 회장인 니콜라 보스(Nicolas Bos)는 “장인정신은 브랜드가 전개하는 모든 이니셔티브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다”라며 “제품을 정의하고, 전통 기법과 혁신을 하나로 이어준다”라고 밝혔다.   다이얼 위 나비가 날갯짓하다 포에틱 컴플리케이션(Poetic Complications)은 반클리프 아펠을 대표하는 컬렉션 라인업이다. ‘시적인 이야기를 담은 시계 메커니즘’ 정도로 해석하면 좋다. 케이스 지름 38㎜의 ‘레이디 아펠 데이 앤 나잇’과 33㎜의 ‘레이디 데이 앤 나잇’은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컬렉션의 의미를 잘 드러낸, 올해 가장 주목할 제품이다. 지평선 위에 보이는 해와 달의 움직임을 24시간 회전 디스크를 사용해 표현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시곗바늘이 회전하는 동안 해와 달이 있는 디스크도 느릿하게 움직인다. 정오가 되면 자개로 만든 지평선 아래로 달은 숨어버리고, 반대로 자정이 되면 해가 사라진다.   지름 38mm의 레이디 아펠 데이 앤 나잇 워치(왼쪽)와 33mm의 레이디 데이 앤 나잇 워치(오른쪽). 달과 해가 있는 회전 디스크로 낮밤을 알리는 메커니즘이 특징이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온-디맨드(on-demand) 오토마통 메커니즘을 적용한 ‘레이디 아펠 브리즈 데떼’ 시계도 내놨다. 사용자가 원할 때마다 다이얼 위 장식 일부가 움직이며 생동감을 주는 메커니즘이다. 여러 가지 에나멜링 기법을 쓰고 유색 스톤을 세팅한 꽃과 나비로 채운 다이얼은 작은 정원을 떠오르게 한다. 나비는 시간 흐름에 따라 다이얼 상단에 놓인 인덱스를 따라 회전하며 시곗바늘 역할을 한다.   레이디 아펠 브리즈 데떼 워치. 8시 방향의 버튼을 누르면 시계바늘 역할을 하는 나비와 다이얼 위를 장식한 꽃줄기가 움직이는 온-디맨트 오토마통 메커니즘을 구현했다. 작은 시계 안에 기능을 넣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다이얼 위 장식도 모두 수작업으로 만든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복잡한데 얇게 만드는 게 실력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은 이처럼 해와 달이 뜨고 지는 모습이나 봄바람에 흔들리는 꽃의 움직임 등을 동전만 한 다이얼에 담아낸 컬렉션이다. 시계에 탑재한 무브먼트는 모두 베르나르가 이끄는 워크숍에서 개발된다. 그는 “오토마통 워치를 개발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공간의 제약”이라며 “기능을 많이 넣을수록 시계가 두꺼워지는데 이는 반클리프 아펠이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레이디 아펠 데이 앤 나잇의 무브먼트 세팅 과정. 복잡한 부품을 케이스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게 반클리프 아펠 시계 제작의 방향성이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예로, 레이디 아펠브리즈데떼 시계의 다이얼은 메인 다이얼·꽃·나뭇잎·나비 등 5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온-디맨드오토마통 기능을 위한 무브먼트 모듈도 필요하다. 손목에 차는 시계이기 때문에 모든 부품을 작고 얇게 만들어야 하는 데다 유연하게 작동도 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결국 반클리프 아펠의 실력이다.   에나멜링과 보석 세팅 등 섬세한 장인 기술로 완성한 레이디 아펠 데이 앙샹떼 워치. [사진 반클리프 아펠]   반클리프 아펠의 장인정신은 워크숍 내 장인이 보유한 수공예 기술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Extraordinary Dials) 컬렉션으로 이어진다. 브랜드의 상징인 요정 모티프가 햇빛과 달빛 가득한 꽃밭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담아낸 ‘레이디 아펠 데이 앙샹떼’와 ‘레이디 아펠 나잇 앙샹떼’는 또 다른 수작이다.   반클리프 아펠은 워치스앤원더스 시계 박람회에서 오토마통 기능을 탑재한 큰 탁상시계 2점도 발표했다. 꽃잎이 벌어지며 브랜드의 상징인 요정 모티프가 드러나는 '부통 도르 오토마통'. [사진 반클리프 아펠]   관련기사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300점에 관심 폭발…사전예매 1위 지름 42mm가 대세... 시계 애호가라면 ‘군침’ 흘릴 두 신작 [더 하이엔드] 티파니, 대표급 주얼리 컬렉션 새롭게 조명한다 [더 하이엔드] 콰이어트 럭셔리의 정수 로로피아나, 이번엔 가방으로 승부 [더 하이엔드]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4.19 06:38

  • 시곗바늘이 허공에 떠 있네…미스터리 클락의 비밀 [까르띠에 디지털 도슨트①]

    시곗바늘이 허공에 떠 있네…미스터리 클락의 비밀 [까르띠에 디지털 도슨트①]

    1918년 까르띠에 파리에서 제작한 모델 A 미스터리 클락. 이번 전시의 포문을 여는 작품이자 까르띠에 역사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꼽힌다. [사진 까르띠에]   중앙일보와 서울디자인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전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Cartier, Crystallization of Time)’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까르띠에가 특별 협력사로 참여하는 이 전시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두 달에 걸쳐 진행된다.   전시 개막에 앞서 현장 관람을 더욱 흥미롭게 해 줄 ‘디지털 도슨트’ 연재를 시작한다. 전시의 의미와 취지뿐 아니라 눈여겨 봐야 할 작품, 흥미로운 뒷얘기 등을 매주 금요일, 8회에 걸쳐 전할 예정이다.     중앙일보와 서울디자인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전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의 공식 포스터. [사진 중앙일보, 서울디자인재단]   예술품으로 인정받는 까르띠에 크리에이션  앞서 말했듯 이번 전시 주최사는 까르띠에가 아닌 중앙일보와 서울디자인재단이다. 지난 35년간 까르띠에가 총 41번에 걸쳐 벌인 세계 곳곳의 전시는 국가 혹은 도시 주도의 공신력 있는 기관 주최로 열렸다. 일례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3월까지 열린 전시 ‘까르띠에, 이슬람 영감과 모던 디자인’은 루브르 아부다비, 파리 장식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프랑스 뮤지엄이 공동 주최했다.    아부다비에서 열린 ‘까르띠에, 이슬람 영감과 모던 디자인’ 전시 전경 ⓒ Department of Culture and Tourism ? Abu Dhabi. Photo: Ismail Noor/Seeing Things, ⓒCartier [사진 까르띠에]   지난해 여성 고유의 역할과 영향력을 주얼리를 통해 조망하는 ‘까르띠에와 여성’전은 홍콩 고궁박물관의 초청으로 열린 바 있다. 이 밖에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런던 대영 박물관, 파리의 그랑 팔레, 베이징 고궁 박물관 등 명성 있는 기관이 초청 전시를 선보였다. 우리나라에선 2008년 ‘까르띠에의 예술’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렸다. 이는 까르띠에의 창작품을 예술 문화 사조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신비로운 탁상시계로부터 시작되는 전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전의 구성은 크게 ‘소재의 변신과 색채’ ‘형태와 디자인’ ‘범세계적인 호기심’ 등 3가지다. 장대한 시간을 거쳐 탄생한 보석, 자연과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 장인의 독보적인 공예 기술이 결합한 300여 점의 주얼리가 각 챕터별로 자리한다.   (왼쪽) 플래티넘과 다이아몬드로 만든 머리 장식. 1902년 까르띠에 파리에서 만든 작품이다. (오른쪽) 84.1캐럿 쿠션형 그린/핑크 투르말린이 시선을 모으는 하이 주얼리 브레이슬릿은 개인 소장품이다. [사진 까르띠에] 본격적인 챕터로 들어가기 전, 관람객들을 맞이하는 귀한 탁상시계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바로 까르띠에의 창의력과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프롤로그 : 시간의 공간, 미스터리 클락과 프리즘 클락’ 섹션이다.    창의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제작 기술  까르띠에 ‘미스터리 클락’ 시리즈는 20세기 초 까르띠에 창립자의 손자인 루이 까르띠에와 워치메이커 모리스 쿠에가 공동 개발해 만든 탁상용 시계다. 이 시계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쌍의 시곗바늘이 다이얼(문자판) 위에서 그 어떤 부품과 연결되지 않은 채 회전하며 시간을 알린다는 점이다.    프롤로그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미스터리 클락. 2023년에 제작됐다. [사진 까르띠에] 마치 허공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지만, 시곗바늘을 붙인 채 마치 톱니바퀴처럼 회전하는 투명한 사파이어 크리스털 디스크에 비밀이 있다. 이 작품은 그 원리를 알고 보더라도 감탄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기에 탄생 1세기를 훌쩍 넘긴 지금에도 까르띠에 브랜드의 창의성을 대변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공간에 함께 전시된 프리즘 클락(특정 각도에서만 다이얼이 보이는 시계) 역시 까르띠에가 창조한 착시 현상을 즐기기에 좋은 작품이다.     탁상시계를 전시한 프롤로그 섹션을 비롯해 3개의 챕터로 나눈 전시 공간의 디자인은 5년 전 같은 주제로 열린 도쿄 전시와 마찬가지로 아티스트 스기모토 히로시와 건축가 사카키다 토모유키가 이끄는 신소재연구소(New Material Laboratory Lab)가 맡았다. 중앙화동재단 부설 전통문화연구소인 온지음은 전시장 곳곳을 한국 전통 소재로 꾸민다.     관련기사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300점에 관심 폭발…사전예매 1위 [알림] ‘까르띠에 컬렉션’ 300점 한자리에 장 콕토, 그레이스 켈리부터 블랙핑크 지수까지 사랑한 반지 [더 하이엔드] 보석 넘어 예술…까르띠에 보물 300점, 16년 만에 한국 온다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4.19 06:00

  •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300점에 관심 폭발…사전예매 1위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300점에 관심 폭발…사전예매 1위

    오는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서 열리는 전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Cartier, Crystallization of Time)’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 1일 티켓 판매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티켓판매사인 인터파크의 전시행사 부문 일간 랭킹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는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DDP에서 열리는 까르띠에 전시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포스터. 사진 까르띠에 이번 전시는 중앙일보와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하고, 까르띠에의 특별 협력으로 이뤄졌다. 전시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를 대표하는 까르띠에의 예술적 소장품 300여 점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소품으로서의 주얼리를 넘어 유럽 근대 장식미술의 양식과 흐름을 살펴보고 보석 공예의 예술적 가치를 발견해 보는 기회다. 2019년 일본 도쿄국립신미술관에서 처음 열렸던 전시의 재현으로, 국내에서 대규모 까르띠에 소장품 전시가 열리는 건 2008년 ‘까르띠에의 예술’전 이후 16년 만이다.    중앙일보는 1965년 창간 이래 진실을 보도하는 언론사의 역할에 충실하는 한편, 문화·예술·역사·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발전에 기여해 왔다. 신문을 비롯해 그룹 내 JTBC(방송), HLL중앙(잡지) 등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비롯한 문화 전 분야의 콘텐트를 생산해 대중과 호흡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JTBC 아나운서가 직접 오디오 가이드를 녹음하는 등 중앙일보를 비롯한 중앙그룹의 관심과 노하우가 집약된 결정체다.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에 출품되는 ‘까르띠에 뚜띠 프루티 힌두 네크리스’. NIls Herrmann,Collection Cartier © Cartier   전시의 특별 협력사인 까르띠에는 1847년 파리에서 작은 보석 공방으로 시작한 주얼리 브랜드다. 보석 숙련공이었던 루이 프랑수아 까르띠에(1819~1904)가 스승이 운영하던 공방을 인수하며 177년의 역사가 시작됐다. 까르띠에는 보석·주얼리를 포함해 고급 시계·향수·액세서리·가방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가 됐다.   특히 까르띠에 주얼리는 상상 그 이상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석이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독보적 예술성과 장인정신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20세기 초 영국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 왕관을 제작하며 ‘왕의 보석상, 보석상의 왕’이라는 찬사를 듣게 되는데, 이 말은 지금까지도 브랜드의 남다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수식어다.    189.345캐럿 오팔이 세팅된 브레이슬릿(2015년작). Vincent Wulveryck© Cartier   주얼리로 보여주는 '시공 초월한 스타일의 경이로움' 전시에선 주얼리를 단순한 장식품의 틀을 넘어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까르띠에의 1970년대 이후의 현대 작품 디자인과 더불어 20세기 시작의 초기 작품들과의 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시간’을 축으로 ▶소재의 변신과 색채 ▶형태와 디자인 ▶전 세계를 탐구하는 호기심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까르띠에의 혁신적인 디자인 세계를 탐구한다.   ‘소재의 변신과 색채’ 챕터에선 까르띠에가 혁신적인 디자인을 창조하기 위해 소재와 색채를 다루는 법을 소개한다. 20세기부터 다이아몬드 광채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장치로 사용했던 플래티늄 활용법부터 규화목 등 독특한 소재 적용, 뚜띠프루티(Tutti Frutti, ‘모든 과일’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컬러풀한 디자인을 뜻함) 를 통해 보여주는 보석의 대담한 색채 조합 등 까르띠에의 하이주얼리에 대한 독보적인 노하우를 확인할 수 있다. 이어지는 ‘형태와 디자인’ 챕터에서는 순수한 선과 형태의 아름다움을 주얼리에 담아낸 ‘에센셜 라인’ ‘스피어’, 건축 기법을 주얼리에 대입한 ‘뉴 아키텍처’ 등을 전시해 주얼리 세계와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영역에서 이들이 어떻게 아름다움을 발견했는지 볼 수 있다. 마지막 ‘범세계적인 호기심’ 챕터에선 세계의 문화, 동·식물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2019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전시 모습. 사진 ©Sugimoto Studio/courtesy of Shinsoken_New Material Reseach Laboratory   전시 디자인은 도쿄 전에 이어 아티스트 스기모토 히로시와 건축가 사카키다 토모유키가 설립한 건축 회사 신소재연구소(New Material Laboratory Lab)에서 맡았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돌·나무 같은 자연 소재와 주얼리 작품이 조화를 이루는 전시장의 모습은 감탄사가 저절로 튀어나올 만큼 경이롭다.  또한 이번 전시에선 중앙화동재단 부설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과 협력, ‘유산’을 상징하는 한국 전통 소재를 전시장 곳곳에 배치해 우리에게 더 가깝게 다가온다. 전시 티켓은 인터파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관련기사 티파니, 대표급 주얼리 컬렉션 새롭게 조명한다 [더 하이엔드] ‘구찌 신화’ 만든 디자이너 미켈레, 발렌티노도 성공시킬까 [더 하이엔드] 콰이어트 럭셔리의 정수 로로피아나, 이번엔 가방으로 승부 [더 하이엔드] 젯셋족이 찾는 ‘게으른 럭셔리’ 신발 [더 하이엔드]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4.04.05 05:00

  • 지름 42mm가 대세... 시계 애호가라면 ‘군침’ 흘릴 두 신작 [더 하이엔드]

    지름 42mm가 대세... 시계 애호가라면 ‘군침’ 흘릴 두 신작 [더 하이엔드]

    스위스 시계 회사 스와치그룹(SwatchGroup)에 속한 두 하이엔드 브랜드 오메가(Omega)와 블랑팡(Blancpain)이 신상품을 나란히 내놨다. 오메가는 화이트 다이얼을 탑재한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블랑팡은 케이스 크기를 줄인 ‘피프티 패덤즈’를 선보였다. 두 모델 모두 케이스 지름 42mm이자 브랜드를 대표하는 컬렉션으로 시계 애호가의 수집 대상으로 꼽힌다.   2024년 새 시계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화이트 버전(왼쪽)과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 42mm 레드 골드 버전. [사진 오메가, 블랑팡]     보기 드문 화이트 래커 다이얼로 승부하다 오메가가 스피드마스터 문워치의 화이트 버전을 공식 발표한 건 올 3월. 하지만 시계가 처음 포착된 건 지난해 11월이다. 브랜드 홍보대사인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가 오메가 뉴욕 행사장에서 찬 것이 계기가 됐다.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 새 시계에 대한 소문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지난해 11월 스피드마스터 화이트 다이얼 버전의 첫 모델을 착용하고 뉴욕 오메가 행사에 참석한 글로벌 앰배서더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 [사진 오메가 SNS] 입체적인 사파이어 글라스가 돋보이는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케이스 지름은 42mm다. [사진 오메가]   이 시계가 화제의 중심이 된 건 화이트 다이얼 때문이다. 기존 스피드마스터의 다이얼 구성은 블랙 바탕에 흰색 시곗바늘과 인덱스다. 오리지널 스피드마스터(1957년 발표) 개발 당시 가독성을 살리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새 시계의 다이얼은 정반대 구성이다. 흰 바탕에 검은 시곗바늘과 인덱스를 얹었다. 가독성은 오리지널 못지않다. 화이트 다이얼 표면에 처리한 유광 래커(옻칠) 마감은 다이얼을 더욱 고급스럽게 보이게 한다. 오메가 측은 우주비행사의 우주복에서 영감을 얻어 다이얼 컬러를 흰색으로 택했다고 밝혔다.     화이트 래커 다이얼은 스피드마스터 컬렉션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블랙 다이얼과 비교해도 가독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사진 오메가]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든 케이스의 지름은 42mm, 두께는 13.2mm다. 시곗바늘을 움직이는 시계의 심장, 무브먼트는 기존 문워치와 같은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칼리버 3861이다. 크라운을 돌려 동력을 공급받는 수동 방식이며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만든 백케이스를 통해 무브먼트를 볼 수 있다.     입체적 구성이 돋보이는 다이얼(왼쪽), 기계식 무브먼트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백케이스. [사진 오메가]     3mm 작아진 케이스 더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 블랑팡의 피프티 패덤즈는 1953년 발표 당시 100m 방수 기능은 물론 남은 다이빙 시간을 잴 수 있는 단방향 회전 베젤, 케이스로 물이 들어가지 않게 이중 밀폐 처리한 크라운, 야광 인덱스 등 바다 탐험을 위해 필요한 기능을 갖춘 시계였다. 70년 전에 만든 이러한 특징은 지금까지도 전문 다이버 워치의 기준으로 여겨진다. 업계에서는 피프티 패덤즈를 현대적인 모습을 갖춘 세계 최초의 다이버 워치라 부른다.    1953년 처음 선보인 오리지널 피프티 패덤즈(왼쪽)와 올해 3월 선보인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 42mm. [사진 블랑팡]   이러한 피프티 패덤즈가 지난해 70주년 기념에 이어 올해에도 전 세계 시계 커뮤니티를 포함해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 이슈 몰이 중이다. 그 이유는 3월 공개한 시계 크기 때문이다.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이라 이름 붙은 새 시계의 케이스 지름은 42mm다. 같은 사양의 기존 모델보다 지름 3mm가 줄었다. 그 덕에 손목이 비교적 가는 사람도 찰 수 있게 됐다. 두께는 14.3mm로 이전 제품보다 1.1mm 줄었다. 큰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작고 정교한 부품으로 구성되는 시계 분야에서는 매우 큰 차이다. 손목 위에 얹었을 때 그 차이를 더욱 잘 알 수 있다.   전문 다이버 워치답게 발광 물질인 슈퍼 루미노바를 코팅 처리했다. [사진 블랑팡] 레드 골드, 티타늄 케이스로 선보이는 이번 새 컬렉션. 고무, 패브릭, 메탈 브레이슬릿 등 스트랩까지 조합하면 총 14개 제품을 출시한다. [사진 블랑팡]   지름 42mm의 새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의 케이스 소재는 23등급 티타늄 또는 레드 골드 2가지다. 23등급 티타늄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2 또는 5등급보다 부식에 강하고 강도도 좋다. 무브먼트는 기존 45mm 버전에 쓰이는 오토매틱 칼리버 1315를 사용했다. 5일간의 넉넉한 파워리저브 기능을 갖추었고, 자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을 사용했다.     42mm 버전을 내놓으며 블랑팡은 동력을 공급하는 장치인 로터(핀셋으로 집은 부품)의 디자인도 바꿨다. [사진 블랑팡] 관련기사 장 콕토, 그레이스 켈리부터 블랙핑크 지수까지 사랑한 반지 [더 하이엔드] 보석 넘어 예술…까르띠에 보물 300점, 16년 만에 한국 온다 [더 하이엔드] 배우 지창욱, 금빛 입은 라도 시계를 손목에 얹다 [더 하이엔드] ‘구찌 신화’ 만든 디자이너 미켈레, 발렌티노도 성공시킬까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4.01 18:00

  • 티파니, 대표급 주얼리 컬렉션 새롭게 조명한다 [더 하이엔드]

    티파니, 대표급 주얼리 컬렉션 새롭게 조명한다 [더 하이엔드]

    티파니 With Love, Since 1837 캠페인. 사진 티파니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가 자신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주얼리 컬렉션의 새로운 캠페인 'With Love, Since 1837'을 공개했다.  캠페인은 티파니의 전설적인 쇼윈도 디자이너인 진 무어가 진행했던 ‘스토어 윈도 시리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티파니 T’ '락(Lock)’ ‘노트(Knot)’ ‘하드웨어(HardWear)’ ‘식스틴 스톤(Sixteen Stone)’ ‘티파니 세팅(Tiffany® Setting)’ 등 각 컬렉션에 얽힌 이야기를 보여준다.    티파니가 최근 공개한 새로운 캠페인 'With Love, Since 1837'.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주얼리 컬렉션을 전설적인 디스플레이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린 진 무어의 과거 쇼윈도 디스플레이에 영감 받아 재조명했다. 사진 티파니   캠페인의 스토리 라인은 '사랑'이다. 티파니가 주얼리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사랑이라는 점과 187년 브랜드 역사에 담긴 장인 정신, 헤리티지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임을 표현했다.    진 무어의 티파니 매장 쇼윈도 디스플레이. 당시 혁신적인 컨셉과 디자인으로 화제를 일으켰다. 사진 티파니   또한 컬렉션마다 지닌 탄생 스토리를 기반으로 브랜드 헤리티지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티파니 락은 1883년 브로치에서, 하드웨어 컬렉션은 1962년 대담한 디자인의 브레이슬릿에서 출발한 것으로 이 주얼리들은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 타임리스 아이콘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촬영은 사진가 댄 토빈 스미스가, 세트 디자인은 레이첼 토마스와 댄 토빈 스미스가 맡았다. 댄 토빈 스미스는 평범한 오브제들과 단순한 재료를 활용해 조명과 리드미컬한 카메라의 움직임으로 진 무어의 미학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를 위해 런던에서 진행된 촬영 현장에는 미니어처부터 실물 크기를 넘는 대형 사이즈까지 대규모 세트가 설치됐다. 또한 애니메이션 프로젝션을 활용, 연기를 피워 구름을 연출하는 등 현실적인 표현에 집중했다. 티파니 측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탁월한 장인 정신과 독창적인 창의성에 대한 우리의 헌신적인 이야기를 아름답고 진실하게 재조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티파니의 새로운 캠페인은 티파니 공식 홈페이지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캠페인 제작 과정. 공중에 떠 있는 손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손 모형을 만들어 촬영했다. 사진 티파니 캠페인에 등장한 티파니 노트 컬렉션의 다이아몬드 브레이슬릿. 사진 티파니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4.04.01 13:48

  • 장 콕토, 그레이스 켈리부터 블랙핑크 지수까지 사랑한 반지 [더 하이엔드]

    장 콕토, 그레이스 켈리부터 블랙핑크 지수까지 사랑한 반지 [더 하이엔드]

    트리니티 컬렉션 제품을 착용한 까르띠에 글로벌 앰배서더 블랙핑크 지수. ⓒThe Bardos(왼쪽) ⓒNathaniel Goldbgerg(오른쪽) ⓒCartier   장 콕토(Jean Cocteau, 1889~1963)는 프랑스의 대표적 시인이자 영화·소설·희곡·미술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동한 예술가다. 일흔넷의 나이로 숨질 때까지 여러 창작물을 남겼다. 감독으로 참여한 ‘미녀와 야수(La Belle et la Bête)’와 ‘오르페우스(Orphée)’는 현대 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종려나무 이파리에서 따온 칸 영화제 트로피 디자인도 콕토의 손을 거쳤다.   밀리 라 포레에서 포착한 장 콕토의 1951년 모습. © Boris Lipnitzki / Roger-Viollet   콕토는 1930년대 후반부터 마치 분신처럼 세 개의 밴드로 이뤄진 반지 두 개를 연달아 새끼손가락에 끼고 다녔다. 연인에게 사랑의 의미를 담아 같은 반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별다른 이음새 없이 동그란 밴드 3개가 맞물린 반지, 바로 까르띠에의 트리니티 링이다.   오리지널 트리니티 링도 100주년을 맞아 재정비해 선보인다. Antoine Pividori © Cartier   트리니티 링은 1924년 처음 세상 빛을 봤다. 손가락에 끼는 순간 연결된 세 개의 밴드가 미끄러지듯 자연스레 얽혀 또 다른 형태를 만든다. 화이트·옐로·핑크 세 가지 골드로 만든 덕에 각 밴드는 주변 빛과 손의 움직임에 따라 매 순간 다양한 금빛을 뿜어낸다. 한결같은 모습을 한 채 이 반지는 지난 한 세기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 반지를 디자인한 건 브랜드 창립자의 손자이자 프랑스 사교계 명사였던 루이 까르띠에(1875-1942)다. 루이 까르띠에는 산토스와 탱크, 시곗바늘이 허공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미스터리 클록 등 까르띠에의 대표 컬렉션을 만든 주인공이다.    2024년 쿠션 형태로 선보이는 트리니티 컬렉션의 네크리스와 링. © Cartier © Maud Rémy Lonvis   발표 당시 이 반지는 보석 업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다이아몬드나 루비·사파이어같이 젬 스톤을 사용한 전통적 주얼리 제작 방식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하나의 디자인에 세 가지 컬러 금을 사용한 것도 이례적이었다.   한 세기 동안 쌓아 올린 명성 장 콕토 외에도 전 세계 유명인사가 트리니티 링을 즐겨 찼다. 브랜드 아카이브(자료 저장고)에는 트리니티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자료가 많다. 1960년대 프랑스 영화 부흥기를 이끈 배우 알랭 들롱, 무성영화 시대를 대표하는 미국 배우 게리 쿠퍼, 모나코 왕국의 대공비였던 그레이스 켈리와 현재 영국 왕세자비인 캐서린 케이트 미들턴의 사진에도 반지가 등장한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파파라치 컷’에도 트리티니 등장은 낯설지 않다. 배우 캐머런 디아즈, 니콜 키드먼, 모델 카일리 제너 등이 이 반지를 꼈다.    1955년 칸 영화제에 참석한 그레이스 켈리. Edward Quinn © edwardquinn.com (왼쪽) 트리니티 링을 낀 배우 알랭 들롱. © Patrice HABANS/PARISMATCH/SCOOP, (오른쪽) 새끼 손가락에 트리니티 링을 낀 1931년의 개리 쿠퍼. © Photo by Eugene Robert Richee/John Kobal Foundation/Getty Images   지난 100년간 컬렉션의 변화도 아카이브의 핵심 내용이다. 3개의 밴드가 디자인의 중심인 건 그대로다. 당시 주얼리 트렌드를 반영해 밴드를 두껍게 디자인하거나 (1990),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2004). 2011년엔 블랙 세라믹을 사용해 소재의 다양화를 이뤘다. 1973년 ‘레 머스트 드 까르띠에’ 액세서리 컬렉션의 라이터와 펜에 장식한 3개의 링도 트리니티 역사에 중요한 제품이다. 반지와 같은 해(1924)에 선보인 브레이슬릿도 두께를 바꿔가며 지속해서 진열대에 놓였다.   레 머스트 드 까르띠에 (Les Must de Cartier) 멀티 프로덕트 광고. 1980년. Les Ateliers ABC © Cartier   쿠션 형태 링으로 이어지는 전설 까르띠에는 트리니티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여러 신제품을 내놨다. 워치메이킹 & 주얼리 디자인 디렉터 마리-로르 세레드(Marie-Laure Cérède)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디자인 연구에 나섰다. “시작부터 완벽한 이 컬렉션을 다시 디자인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새로운 디자인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면 작업을 멈추려는 생각도 있었다”고 새 트리니티 컬렉션 디자인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어 “독립적이지만 결국엔 하나로 이어지는 링 3개의 특징을 살리되 현재 우리의 창의성을 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쿠션 형태의 트리니티 링. 밴드가 맞물려 회전하기에 좋다. Antoine Pividori © Cartier   세레드와 디자이너들은 실제 재료를 주무르고, 굴리고, 누르며 쿠션 형태의 새 트리니티 링을 만들었다. 3개의 링이 미끄러지며 겹쳐지는데 이상적 디자인이다. 원과 사각 형태의 중간에 놓인 쿠션 버전은 라지·미디엄 링, 브레이슬릿, 펜던트 네크리스로 선보인다.    3개의 링이 분리되면 숨어 있던 다이아몬드가 드러나는 모듈 구조의 트리니티 링. 나무로 만든 일본 퍼즐 장난감인 쿠미키(kumiki)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Antoine Pividori © Cartier   모듈 버전 링도 주목할 제품이다. 서로 얽힌 세 개의 밴드가 분리되면서 숨어있던 다이아몬드가 나타나는 독특한 구조다. 밴드를 굵게 만들어 손목에 반짝임을 극대화하는 브레이슬릿 XL 모델 역시 100년 역사를 기념하기에 좋은 제품이다. 100년 전에 처음 선보인 동그란 오리지널 트리니티 컬렉션도 계속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두꺼운 밴드가 손목 위에서 강한 인상을 주는 트리니티 브레이슬릿 XL. © Cartier © Maud Rémy Lonvis 관련기사 보석 넘어 예술…까르띠에 보물 300점, 16년 만에 한국 온다 [더 하이엔드] '71캐럿 옐로 다이아' 자연의 기적 만든 티파니 [더 하이엔드] 제니와 샤넬, 두 아름다움의 만남 [더 하이엔드] 본격적인 웨딩 시즌이 온다...오메가가 추천하는 예물 시계는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3.22 11:10

  • 보석 넘어 예술…까르띠에 보물 300점, 16년 만에 한국 온다 [더 하이엔드]

    보석 넘어 예술…까르띠에 보물 300점, 16년 만에 한국 온다 [더 하이엔드]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까르띠에의 진귀한 소장품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가 열린다. 오는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두 달간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Cartier, Crystallization of Time)’ 전이다.   중앙일보와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하는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이 오는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서울 DDP에서 열린다. 사진 까르띠에    ━  5월 1일부터 두 달간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전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까르띠에 뚜띠 프루티 힌두 네크리스'. 1936년 재봉틀 기업 싱어(Singer)의 상속녀이자 당대 패션 아이콘이었던 데이지 펠로즈의 주문으로 특별 제작했다가, 1963년 새로운 디자인으로 다시 세팅됐다. Nils Herrmann, Collection Cartier ⓒ Cartier   중앙일보와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300여 점에 달하는 보석·주얼리·시계 등 까르띠에의 유산을 선보인다. 몸을 치장하는 소품으로서의 주얼리를 넘어, 유럽 근대 장식미술의 양식과 흐름을 살펴보고 보석 공예의 예술적 가치를 발견해 보는 기회다. 2019년 일본 도쿄국립신미술관(The National Art Center, Tokyo)에서 처음 열렸던 전시의 재현으로, 국내에서 대규모 까르띠에 소장품 전시가 열리는 건 2008년 ‘까르띠에의 예술’전 이후 16년 만이다.     ━  ‘왕의 보석상, 보석상의 왕’   까르띠에는 1847년 프랑스 파리에서 작은 보석 공방으로 시작한 주얼리 브랜드다. 당시 보석 숙련공이었던 루이 프랑수아 까르띠에(1819~1904)가 스승이 운영하던 공방을 인수하며 177년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까르띠에는 대를 이어 상류 사회와 교류하며 브랜드 명성을 높여갔고, 파리를 중심으로 런던·뉴욕까지 활발하게 사업을 확장했다. 지금은 보석·주얼리를 포함해 고급 시계·향수·액세서리·가방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가 됐다.    까르띠에 창립자 루이 프랑수와 까르띠에의 아들 알프레드 까르띠에(왼쪽에서 세 번째)와 그의 세 아들들. 이들이 경영을 맡은 뒤 브랜드 까르띠에는 파리를 넘어 런던, 뉴욕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사진 까르띠에   그중에서도 까르띠에 주얼리는 상상 그 이상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석이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독보적 예술성과 장인정신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20세기 초 영국 에드워드 7세의 대관식 왕관을 제작하며 ‘왕의 보석상, 보석상의 왕’이라는 찬사를 듣게 되는데, 이 말은 지금까지도 브랜드의 남다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수식어다.     ━  장식 예술 역사의 기록, 까르띠에 컬렉션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에서 볼 수 있는 2015년작 브레이슬릿, 189.345캐럿의 거대한 보랏빛 오팔이 세팅됐다. Vincent Wulveryck © Cartier   이번 전시는 ‘시간의 축’이라는 주제 아래 '소재의 변신과 색채' '형태와 디자인' '범세계적인 호기심'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구성됐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까르띠에 창작물의 선구적 정신과 독창적인 비전을 조명한다. 또 186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브랜드 소장품, 아카이브 자료, 개인 소장자들의 작품 등을 통해 당대 장식 예술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공개되는 ‘까르띠에 컬렉션’은 브랜드가 1970년대부터 공들인 아카이브 작업의 결정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까르띠에는 역사를 기록하고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초기 제품을 모으고 관리하는 전담팀을 조직했고 지금까지 약 3500개의 작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전시는 이 중 엄선된 컬렉션을 선보이는 흔치 않은 기회다. 1930년대 재봉틀 기업 ‘싱어(SINGER)’의 상속녀이자 당대 패션 아이콘이었던 데이지 펠로즈가 직접 주문해 만든 '까르띠에 뚜띠 프루티 힌두 네크리스'와 189.345캐럿의 거대한 보랏빛 오팔이 세팅된 2015년작 브레이슬릿은 관람 시 꼭 챙겨봐야 할 작품이다.      작품 외 공간 디자인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아티스트 스기모토 히로시와 건축가 사카키다 토모유키가 설립한 일본 건축회사 '신소재연구소'가 도쿄 전시에 이어 서울에서도 또 한 번 작업했다. 나무·돌 등 자연 소재를 사용하며 웅장함을 이끌어낸 도쿄 전에 이어 이번엔 중앙화동재단 부설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과 협력, ‘유산’을 상징하는 한국 전통 소재들을 전시장 곳곳에 배치했다.    전시는 티켓은 4월 1일부터 인터파크에서 판매한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4.03.18 05:00

  • '71캐럿 옐로 다이아' 자연의 기적 만든 티파니 [더 하이엔드]

    '71캐럿 옐로 다이아' 자연의 기적 만든 티파니 [더 하이엔드]

    티파니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가 디자인한 쟌 슐럼버제 바이 티파니(Jean Schlumberger by Tiffany) 컬렉션의 대표작 ‘버드 온 어 락(Bird-on-a-Rock)’. 1965년 처음 컬렉션이 소개된 이후 21세기 주얼리 디자인을 대표하는 최고의 아이콘으로 인정받고 있다. 사진 티파니   진귀한 보석을 세상에 소개하는 것은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Tiffany & Co.)가 하이 주얼러로서 가져온 사명이다. 이들은 매년  크기와 품질은 물론이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거나, 마지막 채굴 등 특별한 의미를 지닌 보석을 수집하고 이를 다듬어 새로운 생명을 부여한다. 특히 컬러 다이아몬드와 컬러 젬스톤(유색석)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앞서 말한 옐로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쿤자이트, 모거나이트, 탄자나이트, 차보라이트 등이 모두 티파니가 세상에 선보인 대표적인 컬러 젬스톤들이다.     위 강렬한 컬러의 옐로 다이아몬드 원석 역시 그중 하나로, 캐나다 북서부 지역 에카티 광산에서 윤리적으로 채굴됐다. 이런 원석들은 과감한 결단과 놀라운 장인정신으로 ‘세기의 보석’으로 다시 태어난다.    희귀한 옐로 다이아몬드 첫 공급업체로서 이어온 티파니의 유산은 1877년 티파니 다이아몬드로부터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한 세기가 넘는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티파니는 세계에서 가장 희소성 있고 탁월한 다이아몬드를 지속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옐로 다이아몬드는 이러한 티파니의 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_빅토리아 워스 레이놀즈 티파니 최고 보석감정사    71캐럿이 넘는 팬시 비비드 옐로 다이아몬드의 원석으로 만든 두 개의 옐로 다이아몬드. 각각 15캐럿과 20캐럿이 이상으로, 광채와 품질을 위해 과감하게 커팅해 다듬었다. 사진 티파니  ━  진귀함의 시작, 71캐럿 옐로 다이아몬드    색을 가진 보석 중에서도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는 세계적으로 채굴된 1만 개의 보석 중에서 한 개가 발견될 정도로 희귀하다. 이런 높은 희소성 때문에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는 고가의 하이 주얼리에만 사용됐는데, 티파니는 세계 최초로 평상시에도 착용할 수 있는 파인 주얼리에 옐로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옐로 다이아몬드의 대중화를 선도했다. 서호주에 위치한 엘렌데일 광산과 독점 공급 계약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티파니는 지난해 71캐럿이 넘는 팬시 비비드 옐로 다이아몬드의 원석을 인수, 15캐럿과 20캐럿이 넘는 두 개의 옐로 다이아몬드로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이 원석은 캐나다 북서부 에카티(Ekati) 광산에서 발견한 것으로, 옐로 다이아몬드로는 캐나다 역사상 가장 크다.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채굴한 이 원석은  매우 선명한 채도의 옐로 컬러를 띠는 동시에, 거의 완벽한 팔면체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이를 가공해 만든 두 개의 다이아몬드는 둘 다 클래식한 에메랄드 컷으로 커팅됐다. 티파니 수석 보석학자인 빅토리아 워스 레이놀즈는 “이 원석은 지구상 가장 뛰어나고 특별한 젬스톤을 수집해 온 우리의 유산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면서 “컬러와 캐럿이 매우 인상적인 원석을 장인의 숙련된 기술을 통해 선명한 컬러와 광채를 지닌, 자연의 기적과 같은 두 개의 보석으로 탄생시켰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가일 핑크 다이아몬드. 사진 티파니  ━  마지막 아가일 핑크 다이아몬드   호주 아가일(Argyle)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마지막으로 채굴된 핑크 다이아몬드 비스포크 큐레이션 역시 티파니의 것이다. 서호주 킴벌리 지역의 동쪽에 위치한 아가일 다이아몬드 광산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핑크 다이아몬드가 발견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1983년부터 2020년 말까지 운영했고, 지금은 폐광한 상태다. 아가일 광산은 마지막 채굴 기간에 발견된 작은 다이아몬드 저장고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2022년부터 이를 티파니에 독점적으로 위탁하는 것에 대해 논의해 왔다. 큐레이션은 희귀한 35개의 아가일 핑크™ 다이아몬드로 구성됐다. 팬시 인텐스 핑크(Fancy Intense Pink), 팬시 인텐스퍼플리쉬 핑크(Fancy Intense Purplish Pink), 팬시 비비드 핑크(Fancy Vivid Pink), 팬시 비비드 퍼플리쉬 핑크(Fancy Vivid Purplish Pink), 딥 핑크(Deep Pink), 그리고 가장 희소성이 높은 팬시 레드 다이아몬드(Fancy Red diamond) 등 아가일 다이아몬드의 상징적인 컬러들이 다양하게 들어있다.     핑크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압력과 온도의 독특한 조합으로 인해 1캐럿 이하 사이즈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티파니가 인수한 35개의 아가일 핑크™ 다이아몬드 중 3개는 1캐럿 이상으로 희소성이 매우 높다. 전체 아가일 핑크™ 다이아몬드 중 티파니 컬렉션은 티파니 다이아몬드 인증서와 함께 아가일 핑크™ 다이아몬드 인증서가 발급된다. 광산의 시네이드 카우프만(Sinead Kaufman) 최고경영자는 “15억 년의 놀라운 호주 유산과 이야기를 간직한 아가일 핑크™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독보적인 장인 정신을 지닌 티파니에 위탁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티파니 무조 에메랄드. 사진 티파니  ━  10캐럿 넘는 무조 에메랄드   지난해 티파니는 매우 희귀한 젬스톤 중 하나로 꼽히는 10캐럿 이상의 에메랄드를 인수했다. 그것도 세계 최고급 에메랄드가 생산되는 콜롬비아 모고타로부터 북서쪽으로 60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무조 광산과 직접 거래했다. 에메랄드엔 ‘티파니 무조 에메랄드(Tiffany Muzo Emerald)’란 이름이 붙었다. 빅토리아 워스 레이놀즈 티파니 수석 보석학자는 “이 놀라운 스톤은 대자연이 제공한 원석들 중 가장 탐나는 원석으로, 이는 티파니의 지속적인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조 광산은 콜롬비아에서도 가장 유명한 에메랄드 광산이다.  그간 이곳에선 수많은 에메랄드가 채굴됐지만, 이번에 티파니가 소유하게 된 티파니 무조 에메랄드 같은 것은 없었다. 매우 높은 투명도, 탁월한 색상, 선명도를 지녔다. 특히 균열이 없고 현미경으로 보아야만 발견할 수 있을 정도의 내포물만 지니고 있는데, 이것은 무조 광산에서 발견되는 콜롬비아산 에메랄드의 특징이다. 티파니 무조 에메랄드는 티파니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인 ‘블루북 2023 : 아웃 오브 더 블루’와 함께 세상에 공개됐다.   뉴욕 5번가에 있는 티파니 플래그십 매장. 사진 티파니  ━  시대를 초월한 예술성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블루 박스. 영원한 뮤즈 오드리 헵번에게 꿈의 장소인 뉴욕 5번가 매장. 티파니는 그 존재만으로도 설렘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놀라운 이 주얼리 브랜드의 역사는 자그마치 187년에 달한다. 창립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Charles Lewis Tiffany, 1812~1902)에 의해 설립된 티파니는 최상의 원석, 탁월한 디자인, 유구한 역사의 장인정신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다이아몬드와 유색 젬스톤이 세팅된 하이 주얼리부터 일상에서 착용할 수 있는 파인 주얼리, 스터링 실버 소재의 패션 주얼리와 리빙용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제품군을 선보이며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창립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 역사의 시작은 1837년이다. 찰스 루이스 티파니는 ‘성공의 관건은 무엇보다 훌륭한 디자인’이라는 신념 아래 뉴욕에 실버웨어와 팬시용품을 판매하는 작은 상점을 열었다. 그가 보여준 티파니 스타일은 당시 유행했던 유럽 스타일과는 다른 미국 브랜드의 현대적인 디자인이었고, 당시 뉴욕 상류층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했다. 30년 뒤인 1867년엔 파리 세계박람회에 참가해 미국 회사로는 처음으로 8개의 메달을 수상하며 미국 최고의 은공예 회사이자 유럽 왕족을 위한 금·은세공 회사로 발돋움했다. 또한 은 순도 925/1000 규격을 처음으로 채택했는데, 이를 미 의회에서 스털링 실버(법정 순은)의 기준으로 삼을 만큼 은세공 기술에 있어서 독보적이었다.       은세공 분야의 정점에 이른 티파니는 1878년 이번엔 ‘주얼리’로 세계의 주목을 다시 받는다. 티파니 소속 주얼리 디자이너 조지 폴딩 펄햄(George Paulding Farnham, 1859~1927)이 디자인해 당시 파리 국제박람회에 출품한 ‘법랑 난초 브로치’ 덕분이다. 실제 난초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사실적이고 정교한 브로치의 모습에 당시 비평가들은 “진짜 난초와 티파니 브로치를 구별하는 방법은 오직 만져 보는 것뿐”이라는 평을 남겼다. 이때부터 티파니는 주얼러로 브랜드의 영역을 한 단계 발전시켰고, 이후 세계적인 주얼리 브랜드로 도약했다.    ━  다이아몬드의 왕   찰스 루이스 티파니는 1887년 프랑스 왕실 보석 상당량을 사들이면서 ‘다이아몬드의 왕’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그는 동시에 유럽 왕실의 우아하고 전통 있는 디자인을 티파니의 다이아몬드 주얼리에 반영하면서 하이 주얼러로서의 반열에 올랐다. 특히 세기의 보석 중 하나인 ‘티파니 다이아몬드’와 혁신적인 커팅과 세팅 기술로 완성한 독보적인 ‘티파니 세팅 링’으로 다이아몬드 주얼리의 대명사가 됐다.   287.42캐럿의 '티파니 다이아몬드'. 사진 티파니 배경엔 187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킴벌리 광산에서 발견된 287.42캐럿의 옐로 다이아몬드 원석 매입이 있었다. 이 원석은 128.54캐럿의 쿠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로 다시 태어났는데, 원석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절반 이상의 손실을 감수한 결과였다. 이 보석이 바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옐로 다이아몬드로 기록된 ‘티파니 다이아몬드(The Tiffany Diamond)’다.     티파니 다이아몬드는 보석 자체의 가치도 있지만, 브랜드가 독보적인 주얼러로서의 역사를 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선 캐럿보다는 광채를 중요시하는 브랜드의 보석 평가 기준을 세우는 데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크기보다 보석의 품질에 집중하는, 진정한 주얼러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이 돼 준 것이다. 또한 1960년대엔 브랜드 디스플레이 디렉터 진 무어가 골드 와이어를 이용한 천사 모티브를 매장 쇼윈도에 설치했는데, 놀라운 보석과 디스플레이 방식에 미국 쇼윈도 디스플레이의 새 바람을 일으켰다.     티파니 다이아몬드는 보석 자체의 가치도 있지만, 브랜드가 독보적인 주얼러로서의 역사를 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선 캐럿보다는 광채를 중요시하는 브랜드의 보석 평가 기준을 세우는데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크기보다 보석의 품질에 집중하는, 진정한 주얼러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이 돼 준 것이다. 또한 1960년대엔 브랜드 디스플레이 디렉터 진 무어가 골드 와이어를 이용한 천사 모티프를 매장 쇼윈도에 설치했는데, 놀라운 보석과 디스플레이 방식에 미국 쇼윈도 디스플레이의 새 바람을 일으켰다.     네크리스로 다시 태어난 티파니 다이아몬다. 사진 티파니 이 보석은 이후 2012년 새로운 네크리스로 다시 태어났다.  당시 브랜드 창립 175주년을 기념해 이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새로운 하이 주얼리 작품을 선보이기로 한 티파니는 티파니 다이아몬드의 새로운 세팅을 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컨셉을 끊임없이 논의했다. 주얼리 장인들은 디자인에 맞춰 네크리스에 필요한 모든 다이아몬드를 정교하고 섬세하게 커팅했다. 더불어 디자이너들은 티파니 다이아몬드 외에도 네크리스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다이아몬드들이 움직임에 따라 최고의 광채를 발할 수 있도록 네크리스를 부드럽고 모던한 모습으로 고안했다. 제작에만 1년 남짓 공들인 이 네크리스에는 마침내 총 120캐럿이 넘는 20개의 루시다 다이아몬드와 58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세팅됐다. 또한 티파니 다이아몬드가 자리 잡은 메인 부분엔 481개의 화이트 다이아몬드가 세팅돼 마치 햇빛에 빛이 발산하듯 화려한 광채를 스스로 내뿜는 디자인이 완성됐다.         쟌 슐럼버제의 생전 모습. 사진 티파니 티파니를 독보적인 주얼리 브랜드로 만든 또다른 주역은 전설적인 디자이너 쟌 슐럼버제다. 1955년 티파니의 디자이너가 된 그는 자연에서 영감 받은 디자인으로, 예술 작품과 같은 화려하고 섬세한 컬렉션을 만들어 냈다. 오드리 햅번이 착용하고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포스터를 촬영한 128.54캐럿 옐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리본 로제트 네크리스’, 캐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즐겨 착용했던 파일로니 에나멜링 기법의 팔찌, 그의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버드 온 어 락’ 컬렉션까지 쟌 슐럼버제의 디자인은 티파니의 역사가 됐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4.03.14 05:00

  • 제니와 샤넬, 두 아름다움의 만남 [더 하이엔드]

    제니와 샤넬, 두 아름다움의 만남 [더 하이엔드]

    이름만으로도 '세기의 아이콘' 그 자체인 샤넬. 이들이 패션을 넘어 주얼리와 워치의 세계까지 놀라운 기세로 점령하고 있다. 코코 크러쉬 파인 주얼리에 이어 프리미에르 워치까지, 글로벌 아티스트 제니와 함께 하는 샤넬의 또 다른 발걸음은 새로운 아름다움과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올해 3월 샤넬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에디션 워치의 뮤지가 된 제니의 모습. 사진 샤넬  ━  샤넬의 정체성,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이달 샤넬은 제니를 브랜드의 아이코닉 시계 '샤넬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에디션 워치(PREMIÈRE ÉDITION ORIGINALE EDITION WATCH)'의 뮤즈로 선정했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하우스 앰배서더이자 글로벌 아티스트인 그는 파인 주얼리 샤넬 코코 크러쉬 컬렉션의 뮤즈이기도 하다. 코코 크러쉬의 성공에 이어 그가 이끌어 줄 프리미에르 워치의 새로운 제안은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샤넬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에디션 워치의 캠페인 이미지. 사진 샤넬 샤넬 프리미에르 오리지널 에디션 워치. 사진 샤넬   프리미에르 워치는 샤넬의 첫 워치메이킹 작품이다. 1987년 처음 그 모습을 공개했을 때부터 샤넬 워치메이킹 세계에서 눈부신 빛과 같은 존재였다. 브랜드의 패션 코드를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하나의 독립된 시계로도 완벽하고 독특한, 그러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 때문이었다.  N°5 향수병의 스토퍼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글래스는 가브리엘 샤넬이 리츠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바라보던 방돔 광장도 연상시킨다. 또 샤넬의 상징적인 퀄팅 백에 사용된 가죽을 엮은 체인 스트랩 디자인이 브레이슬릿에 적용되었고, 8각형 골드 케이스 내부의 블랙 래커 다이얼은 숫자·인덱스·초침·날짜 표시 하나 없이 매끄러운 표면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프리미에르 워치는 당시만 해도 남성적인 모티프의 지배를 받고 있던 워치메이킹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여성용 시계 처음으로 남성용 시계의 축소판이 아니라 완전히 여성만을 위한 우아하고도 대담한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마치 가브리엘 샤넬 여사가 패션으로 억압받던 여성의 일상을 패션으로 해방시킨 것처럼, 남성 중심 시계의 세계관을 보기 좋게 깼던 것이다.   이 시계를 만든 건 87년 당시 샤넬 아티스틱 디렉터였던 자크 엘루(Jacques Helleu)였다. 18세의 젊은 나이에 샤넬에 입사해 30년 넘게 일했던 만큼 브랜드의 정수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었다. 그는 프리미에르 워치의 성공으로 끈기 있는 재능을 확인받았음에도 여전히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강렬하고 독특하며 일회성 컬렉션이 아닌 영원한 레퍼런스가 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디렉터 아르노 샤스탱(Arnaud Chastaingt)은 “프리미에르는 샤넬 워치메이킹 역사의 첫 페이지"라며 “샤넬의 DNA이자 코드이며 단순한 시계가 아닌, 스타일에 대한 교훈”이라고 말했다.      2024 샤넬 코코 크러쉬 캠페인 이미지. 사진 샤넬  ━  코코 크러쉬, 영원히 함께할 운명적인 만남     가브리엘 샤넬은 모든 만남을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는 운명의 게임과 같다”고 여겼다. 샤넬의 올해 코코 크러쉬(COCO CRUSH) 캠페인은 이런 그의 생각을 똑 닮았다.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 궁에서 제니, 배우 아만들라 스텐버그, 루시 보인턴 등 샤넬 앰배서더들이 영국 뮤지션 제이미 xx의 곡 ‘It’s So Good’의 리듬에 맞춰 게임을 즐기는 모습은 만남과 우연, 게임 같은 키워드를 저절로 떠올리게 한다.   만남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이번 코코 크러쉬 컬렉션은 둥근 표면에 새겨진 깔끔하고 균일한 절개가 교차하며 아름다운 패턴을 만들어 낸다. 강렬하면서도 섬세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로운 양면의 매력을 보여 준다. 올해 컬렉션에는 독자적인(*스위스·유럽·중국·미국 특허 출원 중) 인비저블 회전 잠금장치인 코코 트위스트(COCO TWIST)를 사용한 새로운 미니 브레이슬릿이 출시됐다. 베이지 골드, 옐로 골드, 화이트 골드 소재가 사용됐고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버전으로도 만날 수 있다.    18K 옐로 골드 소재에 퀼팅 모티브로 정체성을 드러낸 샤넬 코코 크러쉬 브레이슬릿. 사진 샤넬 코코 크러쉬는 2015년 공식 론칭한 이래로 하우스의 대표 파인 주얼리로 자리매김했다. 디자인의 원천은 1995년부터 샤넬의 상징이 된 퀼팅 모티프다. 직선적이고 규칙적인 퀼티드 패턴을 볼륨감이 느껴지는 매끄럽고 둥근 주얼리 표면에 더해 또렷한 존재감을 완성했다. 코코 크러쉬는 해를 지나며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 옐로 골드, 화이트 골드 링과 커프스 브레이슬릿을 시작으로 퀼팅 패턴이 매력적인 C 로고 네크리스와 링, 이어링으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외형 덕분에 두 개의 목걸이를 함께 걸거나 모든 손가락에 반지를 끼는 등 자신만의 스타일로 자유롭고 다채롭게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주얼리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4.03.14 05:00

  • 본격적인 웨딩 시즌이 온다...오메가가 추천하는 예물 시계는 [더 하이엔드]

    본격적인 웨딩 시즌이 온다...오메가가 추천하는 예물 시계는 [더 하이엔드]

    오메가 측이 본격적인 웨딩 시즌을 앞두고 대표 컬렉션인 스피드마스터와 드빌의 남녀 제품을 추천했다. 스위스산 시계 특유의 정교함·정확성은 물론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디자인을 갖춘 제품들이다.    로켓 모양 초침이 인상적인 스피드마스터 아폴로 8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사진 오메가]  ━  스피드마스터 아폴로 8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최초이자 총 여섯 번의 달 착륙 기록을 보유한 스피드마스터는 오메가 선구자 정신과 항공 우주 분야에 대한 열정을 대표하는 컬렉션이다. 1957년 첫 시계 이후, 추가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며 브랜드가 지닌 기술력을 드러내는 시계이기도 하다. 새 스피드마스터 아폴로 8 다크 사이드오브 더 문도 마찬가지다.    오메가를 대표하는 컬렉션인 스피드마스터의 새 모델. 스피드마스터 아폴로 8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사진 김흥수]   블랙과 옐로의 색 대비가 시선을 모으는 가운데, 9시 방향 스몰 세컨즈에 탑재한 새턴 V 로켓 모양의 티타늄 초침, 화이트 에나멜 타키미터 스케일 등 지름 44.25㎜의 블랙 하이테크 세라믹 케이스 안에 흥미로운 세부 요소를 넣었다. 이 시계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다이얼 위로 드러난 무브먼트다. 블랙 코팅 후 레이저 가공을 통해 달 표면 질감을 재현했다. 무브먼트 이름은 오메가 3869.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를 장착하고 1만5000가우스 이상의 자기장 환경을 견디는 수동 방식의 마스터 크로노미터 칼리버다.    ━  드 빌 트레저·드 빌 프레스티지   드 빌은 우아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드레스 워치 컬렉션이다. 현재 디자인에 따라 남녀가 함께 착용할 수 있는 프레스티지·트레저와 여성용 레이디매틱, 중력의 영향을 줄이는 투르비용을 장착한 컴플리케이션 모델로 라인업을 나눴다.    여성용 드 빌 트레저와 남성용 드 빌 프레스티지. 사진 김흥수(무브먼트 스튜디오)   위 시계는 오메가가 독자 개발한 로즈 골드인 세드나™ 골드로 만든 케이스 지름 36㎜의 드 빌 트레저 모델. 베젤부터 러그로 이어지는 곡선엔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은은하게 빛을 발산한다. 화이트 래커 다이얼 위에 부착한 로마숫자 인덱스는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세드나 골드로 만들었다. 짙은 푸른색의 돔형 다이얼과 세드나 골드 케이스의 대비가 시선을 모으는 시계는 지름 41㎜의 드 빌 프레스티지 워치다. 마스터 크로노미터 인증으로 정확성을 챙긴 오메가 마스터 코-액시얼 칼리버 8802로 구동되며, 3시 방향의 날짜와 6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초침) 기능을 갖췄다.    ━  드 빌 프레스티지 34㎜ · 30㎜ · 41㎜    드 빌 프레스티지 컬렉션이 처음 공개된 건 1994년. 이후 30년간 이 컬렉션은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남녀 모두에게 매력을 전파하고 있다. 사람 각각의 라이프스타일과 개성에 맞춰 다양한 패턴과 컬러, 마감 기법을 적용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드 빌 프레스티지 컬렉션의 특징이다.    다양한 크기와 소재로 선보이는 드 빌 프레스티지 워치. 사진 김흥수(무브먼트 스튜디오)   맨 위에 놓인 지름 33㎜의 드 빌 프레스티지 워치는 옐로 골드 케이스와 화이트 자개 다이얼이 조화를 이룬 제품이다. 글라스를 둘러싼 베젤과 다이얼 위 아워 마커에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화려함까지 챙겼다. 가운데(지름 30㎜)와 맨 아래(지름 41㎜)에 놓인 드 빌 프레스티지 컬렉션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골드를 교차로 사용한 콤비 형태로 예물시계를 찾는 이에게 제격이다. 41㎜ 남성용 모델의 경우, 6시 방향에 날짜 창과 더불어 무브먼트에 남은 동력을 확인할 수 있는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를 탑재해 기계식 시계를 착용하는 재미도 더했다.    ━  드 빌 미니 트레저    드 빌 미니 트레저는 케이스부터 브레이슬릿까지 문샤인™ 골드로 만들어 화사함의 방점을 찍는 시계다. 문샤인 골드는 밤하늘 달빛에서 영감을 받아 오메가가 2019년에 자체 개발한 골드 합금으로, 기존 18캐럿의 옐로 골드보다 색이 옅으며 시간이 흘러도 광채가 바래지 않는 성질을 가졌다. 이를 위해 오메가는 금 이외에 적정 배율의 은·구리·팔라듐을 조합했다.    문샤인 골드로 시계 전체를 만든 드 빌 미니 트레저 모델. 사진 김흥수(무브먼트 스튜디오)   이 시계는 베젤에서 러그로 이어지는 화이트 다이아몬드, 로마숫자 인덱스 등 트레저 컬렉션 특유의 디자인 코드를 이어가되 케이스 크기를 26㎜로 아담하게 만들어 여성미를 부각한다. 옐로 골드 컬러 다이얼과 메쉬 브레이슬릿 표면의 실크 패턴 가공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그 덕에 손목의 움직임에 따라 골드의 빛 발산이 도드라지는 효과가 있다. 시곗바늘을 움직이는 무브먼트는 정확할뿐더러 사용이 간편한 쿼츠 방식의 오메가 4061이다.     관련기사 소더비서 8억에 경매 낙찰된 오메가 문스와치...수익금 전액은 안과 의료 비영리 단체로 [더 하이엔드] 전통의 선구적 해석을 보여주다...구찌 2024 가을·겨울 여성복 컬렉션 쇼[더 하이엔드] 청룡 기운을 손목에 얹다...예술성 극치 이룬 갑진년 '용의 시계' 열전 [더 하이엔드] 오메가, 작은 장치 하나로 시계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더 하이엔드]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3.14 05:00

  • 배우 지창욱, 금빛 입은 라도 시계를 손목에 얹다 [더 하이엔드]

    배우 지창욱, 금빛 입은 라도 시계를 손목에 얹다 [더 하이엔드]

    라도의 글로벌 홍보대사인 배우 지창욱.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스켈레톤 골드 컬러 버전을 손목에 찼다. [사진 라도]   라도는 시계 디자인과 소재 개발에 큰 열정을 보이는 브랜드다. 최근 선보인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스켈레톤은 그 열정을 반영하는 결과물 중 하나다. 돌이켜보면 다이아스타는 브랜드가 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보여준 컬렉션이라 할 만하다.    올해 공개한 라도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스켈레톤 워치. [사진 라도]   이 시계를 처음 선보인 건 1962년. 사람으로 치면 환갑을 넘긴 브랜드의 유산이다. 당시 시계는 독창적 디자인과 새로운 소재 사용으로 업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원형과 사각형이 주를 이룬 시계 시장에 등장한 비정형적 케이스는 독보적이었고, 하드메탈이라 불린 탄화텅스텐 소재는 내구성이 뛰어났다. 처음 대중은 새로운 모습의 시계 등장에 낯설어했다. 하지만 시계 애호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며 수십 년간 그 명성을 이어갔다. 요일과 날짜 창을 더한 다이아스타 8(1967), 옐로골드 컬러로 만든 다이아스타 13(1972), LED 디스플레이를 도입한 쿼츠 방식의 다이아스타 84(1976),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로열 드림(2000)은 다이아스타를 라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만든 핵심 모델이다.   다이아스타 컬렉션의 역사. 60년간 라도를 대표하는 시계로 활약했다. [사진 라도]  ━  견고한 세라모스 소재의 매력   60주년을 맞은 2022년에는 세라모스™ 소재를 도입한 다이아스타를 공개했다. 세라모스는 라도를 상징하는 하이테크 세라믹과 메탈을 9:1 비율로 섞고 1000바(bar) 고압에서 주형하는 합금 물질이다. 세라모스의 경도는 1750이다. 금(150)·스테인리스스틸(200)에 비해 월등히 높다. 스크래치에 강한 하이테크 세라믹도 1250 정도다.   지난해엔 소재 변화에 이어 기계식 시계의 매력까지 겸비한 모델로 다시 한번 달라졌다. 정교하게 깎아낸 무브먼트를 손목 위로 드러낸 스켈레톤 다이얼 버전이 주인공이다. 앤트러사이트 컬러로 코팅해 도회적 느낌을 주는 무브먼트는 각도에 따라 빛을 반사하는 세라모스 베젤과 조화를 이룬다. 베젤 아래 놓인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폴리싱 가공 처리해 반짝임을 더한 스테인리스스틸 소재로 만들었다.   다이얼을 감싼 넓은 베젤은 각도에 따라 빛을 반사한다. 2023년 먼저 공개한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스켈레톤 앤트러사이트 버전. [사진 라도]    ━  손목 위에서 발산하는 금빛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스켈레톤 골드 컬러 버전은 다이아스타 컬렉션의 최신 모델이다. 케이스 사이즈는 가로 38㎜, 세로 45㎜이며 두께는 11.9㎜로 손목 위에서 강인한 인상을 준다.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 위에는 세라모스 베젤을 얹었다. 그리고 스틸 소재 브레이슬릿을 포함해 시계 전체를 옐로골드 컬러로 PVD 코팅 처리했다. 여기에 폴리싱 가공 처리해 금시계를 손목에 얹은 듯 화려한 느낌을 선사한다.    손목 위로 무브먼트 모습을 볼 수 있다.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드러낸다. [사진 라도]   시곗바늘이 회전하는 공간에는 다이얼 대신 시계의 심장인 무브먼트를 그대로 노출했다. 무브먼트의 이름은 라도 칼리버 808. 로터의 회전으로 동력을 저장하는 오토매틱 방식이다. 80시간의 넉넉한 파워 리저브 기능을 갖췄고, 자성의 영향에 자유로운 티타늄 합금 기반의 니바크론 소재 헤어 스프링을 탑재했다. 손목 위로 시계 속 부품을 드러내는 만큼 장식도 중요하다. 이에 라도는 부품 대부분을 앤트러사이트 컬러로 코팅 처리했고, 브러싱 가공 처리해 금속의 결까지 살렸다. 케이스를 뒤집으면 드러나는 백케이스에서도 무브먼트를 확인할 수 있다. 디자인과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고루 갖춘 모델이다.   골드 컬러와 앤트러사이트 컬러 버전의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스켈레톤 모델. [사진 라도] 직사각 모델의 정석 다이아스타 오리지널 스켈레톤과 함께 주목할 신제품은 직사각형 케이스가 특징인 아나톰(Anatom)이다. 아나톰은 1983년 탄생한 시계로, 라도는 지난해 컬렉션 40주년을 맞아 아나톰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바꾸는 데 성공한다. 새 시계의 케이스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하이테크 세라믹으로 만들었다. 가볍고 스크래치에 강하며, 피부 자극이 적은 물질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브레이슬릿은 고무 소재로 만들어 캐주얼한 느낌을 준다.    제품 출시 40주년을 기념해 디자인 수정을 거쳐 다시 나온 라도 아나톰 워치. [사진 라도] 80년대 중반, 다이아스타 아나톰 시계 광고. [사진 라도]   다이얼은 가장자리로 갈수록 짙어지는 그러데이션 효과를 준 그린·블루·코냑색이다. 40개 한정 생산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엔 인덱스를 화이트 다이아몬드로 세팅한 블랙 다이얼을 탑재했다. 시계의 심장은 라도 칼리버 R766. 오토매틱 방식이며 72시간의 파워 리저브 기능을 갖췄다.   전 세계 40개 한정 생산한 아나톰 리미티드 에디션. [사진 라도]   아나톰은 50년이 넘는 라도의 사각 시계 역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된 모델로 평가받는다. 발표 당시 스크래치에 강한 하드메탈과 둥글게 가공한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동시에 사용해 시계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케이스 옆면을 사람 손목의 곡선에 맞춰 디자인해 인체공학적 제품이란 평가를 받았고, 실제 착용감도 우수했다. 게다가 인테그랄(1986년)·세라미카(1990)·신트라(1993)·r5.5(2009)·트루 스퀘어(2020) 등 아나톰 출시 이후 등장한 많은 사각 시계에 영감을 줬다.   아나톰 그린 다이얼 착용 사진. [사진 라도]   관련기사 오메가, 작은 장치 하나로 시계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더 하이엔드] 뭐가 더 큰지 아시나요…'0.5mm 불만'도 용납 않는 '시계 장인' [더 하이엔드] 독창적 시간 해석... 기존 명품 시계와 다른 길을 걷는 이 브랜드 [더 하이엔드] 또 다른 결의 파격 행보...구찌, 사바토 데 사르노의 첫 남성복 선보였다 [더 하이엔드]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3.14 05:00

  • 남은 에너지 볼 수 있는 기발한 장치 탑재... 론진 기술력을 담아낸 시계 나왔다 [더 하이엔드]

    남은 에너지 볼 수 있는 기발한 장치 탑재... 론진 기술력을 담아낸 시계 나왔다 [더 하이엔드]

    파워 리저브는 기계식 시계에 남은 동력을 시간 단위로 알려주는 기능이다. 누군가가 ‘이 시계의 파워 리저브는 70시간이다’라고 말할 경우, 동력을 추가로 공급하지 않아도 70시간 동안 시곗바늘이 다이얼 위를 회전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파워 리저브가 0에 가까워지면 사용자는 동력을 다시 채워야 한다. 옛 어른들이 ‘시계 밥 준다’ 말하며 크라운을 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급 시계의 경우엔 파워 리저브가 다이얼에 표시되곤 한다. 시계가 멈추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샴페인 컬러 다이얼에 옐로 골드 컬러 시곗바늘과 아플리케 인덱스를 얹은 론진 콘퀘스트 헤리티지 센트럴 파워 리저브 모델. [사진 론진]  ━  남은 동력을 쉽게 확인하다   론진이 2024년 선보인 콘퀘스트 헤리티지 센트럴 파워 리저브는 제품 이름처럼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를 다이얼 가운데에 탑재한 모델이다. 이 시계는 콘퀘스트 컬렉션의 론칭 70주년을 기념해 공개됐다. 콘퀘스트는 1954년 스위스 베른의 연방 특허청으로부터 상표권 보호를 받은 론진 최초의 라인업이다. 론진은 1832년부터 시계를 만들었지만 상표권 보호를 받게 된 건 콘퀘스트가 처음이다. 이 컬렉션은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성능 좋은 무브먼트 덕에 오랜 세월 많은 사람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새 시계의 영감이 된 1959년 모델과 새 시계에 탑재한 독점 무브먼트 L.896.5. [사진 론진]   새 시계는 1959년 발표한 Ref.9028 모델에서 영감을 얻었다. 당시 론진이 독점 개발하고, 두 개의 원형 디스크로 구성된 중앙 방식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를 탑재한 모델이었다. 이번 새 시계에도 이 인디케이터가 쓰인다. 안쪽 디스크에는 배턴(baton) 모양 포인터를 새겼고, 바깥쪽 디스크에는 남은 파워 리저브 시간을 알 수 있도록 0부터 64까지 숫자 눈금을 새겼다(새 시계의 파워 리저브는 72시간이다). 시곗바늘이 돌면 숫자를 새긴 디스크도 함께 회전해 동력 감소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와인딩을 통해 동력을 채울 땐 안쪽의 배턴 포인터 디스크가 움직인다. 이를 통해 착용자는 시계에 남은 에너지 사용량을 쉽게 알 수 있다.   앤트러사이트 다이얼 버전. 은은한 광택의 앨리게이터 악어가죽 스트랩과 잘 어울린다. [사진 론진] 미학적 효과도 있다. 시곗바늘 이외에 다이얼 위 다른 요소가 움직이기 때문이다. 1950년대 후반에 개발한 인디케이터를 재구성한 만큼 론진은 제품명에 유산을 뜻하는 ‘헤리티지’를 더했다.    ━  혁신적 성능을 탑재한 복각 모델의 표본   이번 70주년 기념 모델은 총 3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 지름 38㎜의 원형 케이스는 미러 폴리싱 가공 처리를 해 반짝이는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들었다. 다이얼 컬러는 앤트러사이트·블랙·샴페인으로 구성됐다. 다이얼 컬러에 따라 시곗바늘과 인덱스의 컬러도 달리했다. 시곗바늘의 디자인은 고층 빌딩 첨탑에서 영감을 받았고, 슈퍼 루미노바로 코팅해 어두운 곳에서 시인성이 좋다.    총 3가지 다이얼로 선보이는 론진 콘퀘스트 센트럴 파워 리저브 모델. 앤트러사이트, 블랙, 샴페인 컬러이며 케이스는 모두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들어 실용적이다. [사진 론진]   이 시계의 또 다른 특징은 12시 방향에 놓인 날짜 창이다. 1959년 오리지널 버전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아 옛 디자인을 그대로 따랐다. 6시 방향에 프린트한 콘퀘스트(conquest)와 오토매틱(automatic)의 빈티지 무드 서체도 이 시계가 복각 모델임을 알려준다.   다이얼 가운데에 큼직하게 자리 잡은 더블 디스크 형태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시계의 핵심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디스크가 회전하며 남은 동력을 알려주는 독창적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사진 론진]   옛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현했지만, 심장 역할을 하는 무브먼트는 론진의 최신 기술력으로 완성했다. 자성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고 마모가 적어 윤활이 필요 없는 실리콘 소재 헤어 스프링을 탑재했다. 론진이 독점 사용하는 오토매틱 방식 칼리버 L896.5는 시간당 2만 5200회 진동하며 안정적으로 시간의 흐름을 알려준다. 앞서 말했듯 파워 리저브는 72시간(3일). 주말 동안 시계를 차지 않아도 시계가 멈출 일이 없어 편리하다.    칼리버 L896.5의 박진감 넘치는 구동 모습은 시계 뒷면의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통해 볼 수 있다. 손목을 감싸는 앨리게이터 악어가죽 스트랩은 시계에 품격을 더한다.   론진이 독점 사용하는 오토매틱 무브먼트, 칼리버 L896.5는 케이스 뒷면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제네바 스트라이프, 페를라주 등 고급 시계에 사용하는 장식 기법으로 마감했다. 자성에 강한 실리콘 소재 헤어스프링은 ISO 764 표준보다 10배 더 높은 자기 저항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론진]     샴페인 컬러 다이얼 버전. 12시 방향엔 날짜 창과 브랜드 로고, 6시 방향엔 빈티지 서체의 컬렉션 이름을 두어 균형미가 느껴진다. [사진 론진]   관련기사 소더비서 8억에 경매 낙찰된 오메가 문스와치...수익금 전액은 안과 의료 비영리 단체로 [더 하이엔드] 청룡 기운을 손목에 얹다...예술성 극치 이룬 갑진년 '용의 시계' 열전 [더 하이엔드] 전통의 선구적 해석을 보여주다...구찌 2024 가을·겨울 여성복 컬렉션 쇼[더 하이엔드] 셀럽들은 다 쓴다는 넥크림, 이서진 “10년째 쓴다” 목 주름 예방법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3.14 05:00

  • 소더비서 8억에 경매 낙찰된 오메가 문스와치...수익금 전액은 안과 의료 비영리 단체로 [더 하이엔드]

    소더비서 8억에 경매 낙찰된 오메가 문스와치...수익금 전액은 안과 의료 비영리 단체로 [더 하이엔드]

    오메가와 스와치가 협업해 만든 시계 세트가 경매에서 8억원이 넘는 낙찰액을 기록했다. 오메가는 지난 2월 12일부터 24일까지 유명 경매 회사인 소더비(Sotheby’s)의 온라인 경매를 통해 문스와치 문샤인 골드(MoonSwatch Moonshine Gold) 시계 11개를 담은 수트 케이스 에디션 11점을 경매에 내놨다. 경매로 벌어들인 총 수익금은 53만4670 스위스프랑(약 8억830만원)으로, 오메가는 수익금 전부를 브랜드가 후원하는 비영리 단체 오르비스(Orbis)에 전달했다.   11개의 문스와치를 한번에 담은 특별 수트 케이스. 총 11 세트가 소더비 온라인 경매를 통해 판매됐다. 사진 오메가   오르비스는 지난 40년간 예방 가능한 실명 및 시력 상실 퇴치를 위해 앞장서 온 글로벌 안과 의료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는 자사 자체 프로그램과 항공기로 전 세계 낙후 지역을 순회하는 플라잉 안과 병원(Flying Eye Hospital)을 통해 수백만 명의 환자에게 안과 치료를 제공해왔다. 더불어 안과 치료가 필요한 지역에 치료 전문가를 양성했다. 오메가는 2011년부터 오르비스를 후원 중이다.     오메가가 후원하는 글로벌 안과 의료 비영리 단체 오르비스. 사진 오메가   이번 경매에 부쳐진 시계는 ‘미션 투 문샤인 골드’라 이름 붙은 문스와치 컬렉션의 특별판이다. 문스와치 시계 고유 디자인에 문샤인 골드 크로노그래프 초침을 사용했다. 문샤인 골드는 오메가가 독자 개발한 18캐럿 골드 합금이다. 2022년 3월 처음 선보인 문스와치는 오메가를 대표하는 스피드마스터 디자인에서 영감 받고 바이오 세라믹 소재로 만들었다. 오리지널 모델의 경우 한국에서도 ‘오픈런’ 이슈를 일으킨 바 있다.     문스와치 문샤인 골드. 오메가와 스와치가 함께 만든 시계로 오메가를 대표하는 스피드마스터 시계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사진 오메가 11점의 시계마다 다른 디자인의 문샤인 골드 크로노그래프 초침을 탑재했다. 사진 오메가   이번 경매를 위해 오메가는 11개의 문스와치 시계를 한 번에 담은 특별한 수트 케이스 세트 11개를 제작했다. 수트 케이스까지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각 수트 케이스는 입찰 기간 취리히∙도쿄∙방콕∙베이징∙뉴욕을 포함해 11개 도시의 부티크에서 전시됐다.     수트 케이스마다 전시를 진행한 도시의 항공 코드(뉴욕의 경우 JFK)를 새긴 달 모양 동전을 넣었다. 사진 오메가   오메가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 레이날드 애슐리만은 “이 특별한 경매가 전 세계 문스와치 팬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며 “경매 수익금을 오르비스에 전달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오메가는 오르비스의 시력 보호 사명을 진심으로 지지한다”고 이번 경매의 의의를 밝혔다.     관련기사 전통의 선구적 해석을 보여주다...구찌 2024 가을·겨울 여성복 컬렉션 쇼[더 하이엔드] 청룡 기운을 손목에 얹다...예술성 극치 이룬 갑진년 '용의 시계' 열전 [더 하이엔드] '스피디' 다시 띄웠다...루이 비통 남성복 맡은 퍼렐 윌리엄스의 한 수 [더 하이엔드] 오메가, 작은 장치 하나로 시계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2.28 18:00

  • 청룡 기운을 손목에 얹다...예술성 극치 이룬 갑진년 '용의 시계' 열전 [더 하이엔드]

    청룡 기운을 손목에 얹다...예술성 극치 이룬 갑진년 '용의 시계' 열전 [더 하이엔드]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시작됐다. 하늘을 칭하는 10간 중 갑, 땅을 가리키는 십이지 중 진이 만난 해다. 육십 간지 중 41번째로 갑은 푸른색, 용을 의미해 ‘청룡의 해’라 불린다. 사람들은 정초부터 강인한 힘과 번영을 상징하는 용의 기운을 일찌감치 받으려는 모습이다.   중력의 영향을 줄이는 투르비용 케이지 2개 사이로 회전하는 용 모티브를 더한 브레게 클래식 더블 투르비용 드래곤 5345 모델. 시계 제작 기술과 예술성이 조화를 이룬 모델이다. [사진 브레게]   시계 업계도 용을 담은 제품을 앞다퉈 내놨다. 수억 원에 이르는 고급 손목시계부터 10만원 대 브랜드 스와치 시계까지 선택의 폭도 넓다. 용은 상상 속 모습이긴 하나 강렬한 생김새와 뿔, 비늘, 발톱 등 시계 다이얼에 표현할 수 있는 특징이 많다. 그래서 십이지 동물을 주제로 한 시계 중 유독 가짓수가 많다. 명예·성공·불멸·행운·고귀함 등 좋은 의미도 품었다. 예전에는 왕처럼 절대권력을 가진 인물을 용에 빗댔다.   장인의 섬세한 손맛이 절대적 지금 소개하는 용 모티브 시계는 메티에 다르(Metierd’Art) 분야에 속한다. 프랑스어 메티에 다르는 한국말로 공예 작업, 공예품으로 풀이된다. ‘숙련된 장인의 손끝으로 완성하는 창작의 경이로움’ 정도로 뜻을 넓힐 수 있다. 장인은 동전 크기만 한 다이얼에 그림을 그려 넣거나, 조각한다. 어떤 부분은 돋보기로 들여다봐야 그 생김새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다.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드래곤 제작 과정. 밑그림을 그린 후에 그에 맞춰 끌을 이용해 골드 케이스에 손으로 조각한다. 한치의 실수도 허용할 수 없는 신중한 작업이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메티에 다르 작업을 위해서 초기 스케치인 구아슈 작업이 필요하다. 피아제 알티플라노 모델을 위한 구아슈 과정. 청룡의 해에 맞게 파란색을 사용했다. [사진 피아제]   메티에 다르는 다이얼과 이를 에워싼 케이스, 케이스 뒷면으로 보이는 무브먼트에 행해진다. 무브먼트는 케이스 속 부품 전체를 이르는 말이다. 메티에 다르 워치는 희소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장인 수가 적은 데다 작업 과정이 길어 많이 못 만든다. 밑그림은 같더라도 완성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장인의 ‘손맛’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메티에 다르 워치는 시계 애호가의 수집 대상으로 꼽힌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메티에 다르 레전드 오브 차이니즈 조디악 - 용의 해 에디션의 시계 조립 과정. 시곗바늘 대신 4개의 디스크가 시간과 날짜 정보를 알려준다. 다이얼 공간이 비교적 많아 섬세하게 조각한 용 모티브를 담을 수 있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용의 강인함을 담아낸 시계의 얼굴 바쉐론 콘스탄틴은 ‘메티에 다르 레전드 오브 차이니즈 조디악 - 용의 해’ 에디션을 내놨다. 이 시계 다이얼엔 시곗바늘이 없다. 대신 4개의 부채꼴 창 아래 보이는 디스크로 시·분·날짜·요일 정보를 각각 알려준다. 바늘이 돌아가야 할 공간이 비어 있기 때문에 그 자리는 메티에 다르 작업 공간이 된다.    플래티넘(왼쪽)과 핑크 골드 케이스 2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메티에 다르 레전드 오브 차이니즈 조디악 - 용의 해 에디션. 매년 다른 십이지 동물 버전으로 선보이며 소량 제작해 소장 가치가 높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섭씨 800도 이상의 가마에서 여러 차례 굽기 과정을 거친 그랑푀 에나멜 골드 다이얼 위에 300개의 비늘로 몸을 감싼 용을 얹었다. 용 모티브를 조각하는 데에만 3일이 걸린다.    용의 비늘을 일일이 손으로 조각했다. 조각하는 데에만 3일이 꼬박 걸린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의 스타일&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는 “용을 포함해 십이지 동물을 주제로 한 시계는 스위스 시계 제작 문화와 동양의 전통문화를 자연스레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브레게의 ‘클래식 더블 투르비용 드래곤 5345’는 투르비용 2개 사이에 한 마리의 용이 빙글빙글 돌 듯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흥미로운 디자인을 갖춘 시계다.    브레게의 클래식 더블 투르비용 드래곤 5345. 플래티넘 케이스에 용으로 장식된 스켈레톤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사진 브레게]   투르비용은 시계 정확성에 영향을 주는 중력의 영향을 상쇄하는 장치로 1801년 브레게가 처음 발명했다. 용은 수공 인그레이빙 작업으로 완성했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자개 소재 여의주를 움켜쥔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그랑푀 에나멜 다이얼 위에 섬세하게 조각한 용 모티브를 얹은 클래식 드레곤 7145 모델. 브레게는 올해 2개의 용의 해 시계를 내놨다. [사진 브레게]   쇼파드는 ‘L.U.C XP 우르시 용의 해 에디션’으로 갑진년을 기념한다. 시계를 만들기 위해 쇼파드는 일본의 전통 옻칠 장인과 협업했다. 우르시라 불리는 일본 전통 래커 다이얼에 노란색과 붉은색을 띤 용을 그려 넣는다. 옻칠 작업은 여러 번 이어진다. 칠 작업 사이사이에 금가루를 여러 차례 입힌다. 쇼파드는 2013년 뱀의 해 시계를 시작으로 옻칠 시계를 매년 출시했다. 그리고 이번 용 시계를 선보이며 십이지 동물 컬렉션을 완성했다.   윤리적인 방법으로 채굴한 금을 사용한 쇼파드의 L.U.C XP 우르시 용의 해 에디션. 오리엔탈 무드가 느껴지는 마스터피스다. [사진 쇼파드] 우르시 다이얼 작업 과정. 세밀붓을 이용해 채색 과정을 거치며 옻칠 사이사이 금가루를 입힌다. 일본의 옻칠 장인 고이즈미 미노리가 다이얼 제작을 도맡았다. [사진 쇼파드]   피아제는 ‘에나멜링의 대가’라 불리는 여성 에나멜 아티스트 아니타포셰와 협업해 용의 익살스러운 모습을 ‘알티플라노’ 컬렉션에 담아냈다. 용의 비늘은 섬세하게 조각한 후에 에나멜링 처리했다. 하늘 위 구름은 자개로 만들었다. 강렬한 파란색이 청룡의 해를 기념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조각한 자개 구름 사이로 날아다니는 용의 용맹한 모습을 에나멜링 페인팅으로 완성한 피아제 알티플라노 워치(왼쪽)와 다이얼과 케이스를 휘감은 용의 모습에서 압도감이 느껴지는 피아제 엠퍼라도 투르비용 워치. [사진 피아제] 케이스 뒷면에 등장한 늠름한 용의 모습  용을 케이스 뒷면에 담은 시계도 있다.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드래곤’이다. 앞모습은 여느 리베르소 컬렉션 시계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케이스를 회전하면 황금빛 구름에 둘러싸인 용이 모습을 드러낸다.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드래곤 워치의 앞면. 여느 리베르소 워치와 비슷한 모습이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반전은 뒤에 있다. 케이스를 뒤집으면 드러나는 뒷면에 구름에 휩싸인 모습을 수작업으로 조각했다. 블랙 그랑푀 에나멜 작업 후에 조각을 한다. 장인 여럿의 협업이 필요하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핑크 골드 케이스에 수공 조각 작업을 거쳤다. 검은색 염료를 입힌 후 가마에서 수차례 굽는 그랑푀 에나멜링 과정으로 배경을 먼저 만든 후 용을 조각한다. 장인의 섬세한 손맛과 정밀한 기교가 필요하다.   블랑팡의 '빌레레 트래디셔널 차이니즈 캘린더'는 복잡한 중국식 달력과 그레고리력 날짜 및 문페이즈를 세계 최초로 결합한 시계다. 말 그대로 동서양 문화를 아우르는 모델이다. 6개 층으로 이뤄진 무브먼트의 부품 수는 무려 464개에 이를 정도로 복잡하다. 시계 개발에만 5년이 걸렸다. 짙은 녹색의 그랑푀 에나멜 다이얼에는 날짜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가 있다. 십이지, 십간, 120분 길이의 중국 시각 등을 알 수 있다. 한자가 쓰여있어 더욱 독창적이다.    464개의 부품으로 무브먼트를 조립해 복잡합의 극치를 보여주는 블랑팡의 빌레레 트래디셔널 차이니즈 캘린더 2024년 버전. 어두운 녹색 그랑푀 다이얼과 레드 골드가 조화를 이룬다. 많은 기능을 담은 만큼 용 모티브는 백케이스로 보이는 로터에 장식했다. [사진 블랑팡]   용 모티브는 시계를 뒤집었을 때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회전을 통해 무브먼트에 동력을 공급하는 로터를 레드 골드로 만들고 그 위에 용을 새겼다. 용 옆에는 용의 해를 뜻하는 갑진을 한자로 새겼다.  관련기사 구찌, 올 봄·여름 여성복을 위한 앙코라 캠페인 공개 [더 하이엔드] "크루그 샴페인은 여러 악기의 앙상블이 이루어지는 대형 오케스트라" [더 하이엔드] 오메가, 작은 장치 하나로 시계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더 하이엔드] 뭐가 더 큰지 아시나요…'0.5mm 불만'도 용납 않는 '시계 장인'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1.26 07:00

  • 독창적 시간 해석... 기존 명품 시계와 다른 길을 걷는 이 브랜드 [더 하이엔드]

    독창적 시간 해석... 기존 명품 시계와 다른 길을 걷는 이 브랜드 [더 하이엔드]

    에르메스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플래그십 매장에서 22일까지 특별 시계전을 한다. 메티에 다르(Metier d’Art) 컬렉션과 하이 주얼리 워치부터 컴플리케이션 워치까지 정통 시계 제작사로서 에르메스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제품 30여점을 들여왔다. 메티에 다르는 장인이 손으로 직접 섬세한 장식을 더한 시계를 말한다.  이번 행사는 에르메스 최상위 시계를 직접 볼 드문 기회다. 적은 수량 만들어지는 데다 쇼케이스에 진열하기 전에 VIP 고객 손에 넘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밤하늘의 달을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한 아쏘 레흐 드라룬 워치. 주기에 따라 바뀌는 달의 모습을 손목 위에 구현한 문페이즈 기능을 탑재했다. [사진 에르메스] 푸시 버튼 누르면 현재 시각 멈춰 에르메스는 이번 전시에서 컴플리케이션 시계의 특별함을 알리는 데 특히 힘 쏟았다. 컴플리케이션은 시간과 관련한 여러 기능을 시계 하나에 담아내는 것을 말한다. 동전 크기 다이얼에 많게는 10개가 넘는 시곗바늘을 꼽거나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 장치를 탑재하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스위스 고가 명품 시계’ 브랜드의 공통적 특징이다.     아쏘 리프트 투르비용 미니트 리피터 쏘 블랙 시계.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미니트 리피터와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 기능을 함께 탑재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사진 에르메스]   에르메스의 컴플리케이션 시계가 다른 브랜드와 다른 점은 무얼까. 그건 서사, 즉 시간에 대한 생각과 해석을 메커니즘에 적용한다는 데 있다. “에르메스는 기존 스위스 워치 메이커가 걷지 않은 또 다른 길을 선택한다. ‘에르메스 컴플리케이션’ 시리즈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에르메스 시계 부문 본사 관계자의 말이다.    이 시리즈는 2011년 발표한 ‘아쏘 타임 서스펜디드(Arceau Le Temps Suspendu)’로 시작됐다. 9시 방향 푸시버튼을 누르면 시곗바늘이 현 시각이 아닌 특정 시각으로 바뀐 채 멈추며, 버튼을 다시 누르면 제자리를 되찾는 시계다.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 중 잠깐이라도 시간의 흐름을 잊기 바라는 마음을 시계에 담았다.    아쏘 타임 서스펜디드. 푸시버튼을 누르면 다이얼 위 시곗바늘은 멈추지만, 무브먼트 부품은 계속 작동한다. [사진 에르메스]   푸시버튼을 누를 때만 현재 시각을 알려주는 ‘드레사지 외흐 마스케’, 초침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여성용 ‘아쏘 타임 서스펜디드’, 카운트다운 기능을 더하고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슬림 데르메스 레흐 앙파시앙트’ 역시 시간 측정이라는 시계 본연의 기능을 넘어서겠다는 브랜드 방향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정통 시계 제작사의 길 에르메스는 1912년 시계 업계에 뛰어들었다. 회중시계를 감싼 케이스와 스트랩이 사진으로 남아있다. 1928년엔 스위스산 시계에 에르메스 디자인을 입혀 판매했다. 50년 후인 1978년, 에르메스는 스위스 비엔에 시계 생산 부서 라 몽트르 에르메스(La Montre Hermès)를 설립했다. 핵심 컬렉션인 아쏘가 나온 것도 이 시기다. 직사각 디자인의 케이프 코드(1991년), 브랜드 첫 글자 H를 케이스에 접목한 H-아워(1996)도 소위 ‘대박’을 터뜨린다.    에르메스의 대표 컬렉션. 왼쪽부터 아쏘, 케이프 코드, H-아워. [사진 에르메스] 스위스 비엔에 있는 에르메스 워치 본사, 라 몽트르 에르메스. [사진 에르메스]   2000년대 들어서는 디자인뿐 아니라 무브먼트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에르메스가 2006년 지분 25%를 인수한 보셰 매뉴팩처는 연간 3만5000개 생산 능력을 갖춘 회사다. 20종이 넘는 무브먼트를 만들어 낸다. 이를 토대로 에르메스는 무브먼트 자체 제작 시대를 열고, 에르메스 컴플리케이션의 독창성을 알리기 시작한다.   에르메스는 무브먼트를 직접 생산하는 정통 매뉴팩처 브랜드다. [사진 에르메스]   기발한 생각으로 만든 시계 여행자의 시간이란 뜻의 ‘아쏘 르 땅 보야쥬(Arceau Le Temps Voyageur)’는 협정 세계시(UTC)에 따라 여행하는 24개 도시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트래블링 타임 워치다. 현지 시각(로컬 타임)을 가리키는 시∙분침이 놓인 작은 다이얼이 전체 다이얼을 도는 독특한 구성이다. 홈 타임은 12시 방향 디스크로 보여준다. 독창적 메커니즘 덕에 이 시계는 2022년 업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에서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아쏘 르 땅 보야쥬의 캠페인 이미지 사진. 지름 41mm 플래티넘 케이스에 블랙 DLC 코팅한 티타늄 베젤을 얹은 시계다. [사진 에르메스] 아쏘 르 땅 보야쥬의 38mm 스틸 케이스 버전. [사진 에르메스]   달의 시간이란 이름의 ‘아쏘 레흐 드 라룬(Arceau L’heure de La Lune)’은 브랜드의 디자인 감각과 기술력을 활용해 문페이즈에 변화를 준 시계다. 문페이즈는 매일 바뀌는 달의 모습을 시계에 담는 기능이다.    운석을 다이얼로 사용한 로즈 골드 소재 아쏘 레흐 드라룬. [사진 에르메스]   달 모티브 2개가 있는 다이얼 위에서 시∙분침과 날짜 포인터를 각각 탑재한 서브 다이얼 2개가 회전한다. 그 서브 다이얼은 시간 흐름에 따라 달 모티브 위를 지나가며 밤하늘 달 형태를 재현한다. 12시 방향 모티브는 남반구 달, 6시 방향은 그 반대다. 이 시계 역시 독창성을 인정받아 2019년 GPHG 상을 받았다.   관련기사 고급 스포츠 시계 시장의 선두 지키는 '이 시계'의 남다른 비결 [더 하이엔드] 오메가, 작은 장치 하나로 시계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더 하이엔드] [더 하이엔드] 서울에서 열리는 하이주얼리 대향연 [더 하이엔드] 클래식 자동차와 손목 시계로 싹튼 35년 우정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12.15 07:00

  • 뭐가 더 큰지 아시나요…'0.5mm 불만'도 용납 않는 '시계 장인' [더 하이엔드]

    뭐가 더 큰지 아시나요…'0.5mm 불만'도 용납 않는 '시계 장인' [더 하이엔드]

    바쉐론 콘스탄틴을 대표하는 손목시계 오버시즈(Overseas) 컬렉션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다. 우아함과 스포티 무드를 넘나드는 디자인, 1755년 시작된 정통 워치메이킹의 수준 높은 기술력이 조화를 이룬 덕분이다. 여기에 브랜드가 쌓아온 수많은 이야깃거리와 철학도 보탬이 됐다. 2023년에도 바쉐론 콘스탄틴은 오버시즈에 얽힌 풍성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고급 스포츠 시계 시장의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는다.    선버스트 블루 다이얼과 핑크 골드 케이스가 조화를 이룬 오버시즈 셀프와인딩. 케이스 크기는 지름 34.5mm로 남녀 모두에게 잘 어울린다. 2023년 신제품이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여행의 정신을 잇는 오버시즈의 역사  오버시즈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제품 라인업 중 가장 스포티한 디자인을 갖춘 시계다. 컬렉션 이름처럼 여행의 가치와 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의 철학을 잇는 제품인 이유에서다. 오버시즈라는 이름을 달고 정식 컬렉션이 된 건 1996년의 일. 하지만 그 시작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1977년 회사 창립 222주년을 기념해 222 모델을 출시했다. 1970년대 말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 열풍을 일으킨 주역 중 하나로, 톱니바퀴가 떠오르는 홈을 낸 베젤, 토노 형태 모노 블록 케이스와 자연스레 이어지는 일체형 브레이슬릿이 특징인 시계다. 큰 인기를 끈 덕에 222는 브랜드 손목시계 역사에 매우 중요한 모델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오버시즈의 전신인 222 모델, 오버시즈 1세대, 오버시즈 2세대, 오버시즈 3세대. 소재와 기능은 모델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이러한 배경을 발판 삼아 1996년에 오버시즈 컬렉션이 처음 공개됐다. 간결해진 톱니 형태 베젤, 케이스 중간을 볼록하게 디자인한 토노형 케이스가 특징인 시계로 222 모델의 디자인 코드를 계승했다. 우아한 스포츠 시계라는 업계의 평가 속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10년 뒤엔 오버시즈 2세대를 내놨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말테 크로스가 떠오르는 브레이슬릿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 브레이슬릿은 오버시즈 컬렉션의 정체성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 디자인 핵심이자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요인이 됐다. 크로노그래프·듀얼타임 등 여러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를 탑재한 하위 모델을 추가하며 기술력도 입증하는 컬렉션으로 자리 잡았다.    오버시즈 3세대의 도드라진 특징 중 하나는 퀵 체인지가 가능한 이지-핏 시스템이다. 하나의 시계를 사면 모델에 따라 1~2개의 스트랩을 추가로 제공한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그리고 2016년, 바쉐론 콘스탄틴은 현재 선보이고 있는 오버시즈 3세대를 공개하기에 이른다. 컬렉션 본연의 ‘캐주얼 엘레강스’ 컨셉에 충실한 동시에 여행의 정신을 강조하며 스포츠 워치 분야의 선두주자로 나선다. 도드라진 톱니 형태 베젤은 면의 수를 6개로 줄여 좀 더 간결해졌고, 토노형 케이스는 좀 더 원형에 가까워져 현대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TPO에 맞춰 퀵 체인지와 브레이슬릿에 여유를 주어 편안한 착용감을 더하는 이지-핏(easy-fit) 시스템은 획기적이었다. 2016년 당시 보기 드문 방식으로, 모델에 따라 1~2개의 스트랩이 추가로 제공됐다. 더불어 하이엔드 워치 메이킹의 우수한 품질을 인증하는 ‘제네바 홀마크’ 획득은 오버시즈 3세대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데 일조했다.   지름 0.5mm가 큰 차이를 만든다 그간 바쉐론 콘스탄틴은 탑재된 기능(무브먼트 크기)에 따라 케이스 지름 33·37·41·41.5·42.5㎜의 세분된 오버시즈 시계를 선보였다. 케이스 크기를 이처럼 다양하게 만드는 건 웬만한 브랜드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제작에 큰 비용이 드는 이유에서다. 하이엔드 브랜드로서의 공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3년 선보인 오버시즈 셀프와인딩 모델.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제품의 케이스 크기는 35mm, 다이아몬드를 세팅하지 않은 제품의 크기는 34.5mm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올해 워치스앤원더스 박람회에선 케이스 지름 34.5㎜와 35㎜의 새로운 사이즈 버전을 공개했다. 스틸 및 핑크 골드 소재, 다이아몬드 세팅 여부, 그리고 선버스트 블루 또는 핑크 래커 다이얼 조합을 통해 총 4가지 종류로 선보였다. 그리고 가을에는 다이아몬드 베젤 세팅 핑크 골드 케이스에 골드 래커 다이얼을 탑재해 광채가 돋보이는 35㎜ 모델을 추가했다.    케이스 사이즈를 줄이며 이전 제품보다 슬림해 보이는 케이스 측면 디자인을 고안했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의 디자이너는 새로운 크기의 시계를 선보이기 위해 기존보다 슬림해 보이는 인체공학적 케이스 라인을 고안했다. “덕분에 더욱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케이스 크기를 줄인 새 라인업 시계들은 남녀 모두의 손목에 어울린다.” 브랜드의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의 말이다.   다이얼부터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모두 금빛을 입은 지름 35mm의 오버시즈 셀프와인딩.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의 기능은 모두 같다. 시곗바늘이 다이얼 가운데에서 회전하며 시간을 알리고, 3시 방향에는 날짜 창을 두었다. 인덱스와 시곗바늘에는 슈퍼 루미노바 코팅 처리를 더해 어두운 곳에서도 시인성이 좋다. 시계의 심장은 자체 제작한 칼리버 1088/1이다. 144개의 부품으로 조립됐고, 40시간의 파워리저브 기능을 갖췄다. 풍배도 모티브를 장식한 22캐럿 골드 로터는 회전하며 동력을 제공한다. 고급 스포츠 시계 컨셉에 맞춰 방수 기능은 150m이다.   풍배도 모티브를 장식한 22캐럿 골드 로터가 회전하며 동력을 축적한다. 백케이스로 보이는 자체 제작 칼리버 1088/1.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의 주요 특징인 손쉽게 교체 가능한 스트랩 시스템은 여전하다. 브레이슬릿 이외에 러버, 송아지 가죽 스트랩을 추가로 제공한다. 하나의 시계로 3개의 시계를 가진 듯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별도의 도구 없이 손쉽게 스트랩 교체가 가능하다. 오버시즈 컬렉션의 특징이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자리아 포먼  지난가을, 바쉐론 콘스탄틴은 ‘One of not Many’ 캠페인의 새 탤런트로 미국 태생의 아티스트 자리아 포먼(Zaria Forman)을 선정했다. 2018년 처음 시작된 캠페인으로 브랜드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 즉 ‘탁월함에 대한 탐구, 모험에 대한 애정, 열정과 혁신, 우아함과 전통’을 가진 개성 넘치는 인물을 바쉐론 콘스탄틴이라는 이름 아래 모으고 소개한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앰배서더라는 단어 대신 ‘탤런트’를 사용한다. 그들이 가진 선구적이고 감각적인 능력을 존중한다는 의미다.   One of not Many 캠페인의 새 탤런트로 합류한 아티스트 자리아 포먼.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새로 선정된 탤런트, 포먼은 우리가 쉽게 갈 수 없는 장소를 탐험하고 그곳에서 수집한 이미지(사진과 영상)와 기억을 파스텔을 가지고 표현하는 여류 작가다. 눈 덮인 빙하의 정교한 디테일, 물에 비친 얼음의 푸른빛, 거품이 이는 파도를 오로지 작가의 손가락과 손바닥을 사용해 창조한다. 큰 종이에 표현된 작품들은 하나같이 실제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자연의 위대함이 저절로 떠오르기도 한다. 바쉐론 콘스탄틴이 왜 그를 ‘One of not Many’ 캠페인 탤런트로 선정할 수밖에 없었는지 쉬이 이해할 수 있다. “자리아 포먼은 예술이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예술의 아름다움을 대중과 공유하려는 열망을 가진 헌신적인 아티스트다”라고 바쉐론 콘스탄틴의 최고경영자 루이 펠라가 말했다.   자리아 포먼이 바쉐론 콘스탄틴을 위해 완성한 드로잉 작품 ‘펠스피아라, 아이슬란드 No.3(Fellsfjara, Iceland No.3)’.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탤런트 그룹에 합류한 포먼은 오버시즈 컬렉션 시계를 손목에 얹고 아이슬란드 빙하 지역을 탐험했다. 얼어붙은 만에서 분리된 빙하와 취약한 해안지대의 침식된 해변의 모습을 머릿속에 담았다. ‘펠스피아라, 아이슬란드(Fellsfjara, Iceland)’는 이번 캠페인 이미지 촬영을 계기로 완성된 작품 시리즈다. 그중 얼음 표면의 질감을 극적으로 표현한 드로잉 No.3는 바쉐론 콘스탄틴을 위해 완성됐다.   오토매틱부터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씬 스켈레톤까지  바쉐론 콘스탄틴의 핵심 컬렉션으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오버시즈 컬렉션은 시간과 날짜를 알리는 심플한 기능부터 시간의 흐름을 재는 크로노그래프, 초박형 무브먼트를 탑재한 울트라 씬, 문페이즈와 레트로그레이드 날짜를 결합한 모델 등 복잡한 컴플리케이션까지 선보이며 대규모 컬렉션으로 확장했다.   핑크 다이얼과 다이아몬드 세팅 베젤이 고급스러운 지름 35㎜의 오버시즈 셀프와인딩 스틸 모델.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 날짜 수정이 필요 없는 퍼페추얼 캘린더와 같이 메종의 하이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한껏 발휘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로는 시계 애호가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의 경우에는 필요한 최소한의 부분만 남긴 채 브리지를 깎아 케이스 속을 훤히 드러낸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탑재하기도 한다. 부품이 맞물려 돌아가는 모습을 통해 스위스 정통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핑크 골드 케이스에 스켈레톤 다이얼을 더해 기계식 시계의 미학을 보여주는오버시즈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씬 스켈레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참고로 오버시즈 컬렉션 대부분은 로터의 회전을 통해 태엽을 감는 셀프와인딩(혹은 오토매틱) 방식 무브먼트를 사용한다. 복잡한 기능이라도 조작이 간편한 것 또한 오버시즈 컬렉션의 매력이다.    관련기사 [더 하이엔드] 서울에서 열리는 하이주얼리 대향연 [더 하이엔드] 100년 된 전설의 레이싱 대회를 기념하는 방법 [더 하이엔드] '에루샤'를 정통 시계 브랜드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 [더 하이엔드] 바닷속에서 목숨 잃을 뻔한 경험으로 만든 시계... 현대 다이버 워치 표준이 되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12.13 07:00

  • 오메가, 작은 장치 하나로 시계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더 하이엔드]

    오메가, 작은 장치 하나로 시계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더 하이엔드]

    오메가가 오차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스파이럿 시스템을 개발했다. 시계 업계는 실제 시각에 맞춰 시곗바늘이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무브먼트 부품을 조정하는 레귤레이팅 방식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케이스를 통해 보이는 오메가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무브먼트 9920. 밸런스 휠 브리지에 탑재한 스파이럿 시스템의 편심조정 장치가 핵심이다. [사진 오메가]   오차를 현저히 줄이다 손목시계의 미덕은 정확하게 시간을 알리는 것이다. 태엽이 풀리며 시곗바늘이 회전하는 기계식 시계의 경우 중력·자성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오차 범위를 줄여나가는 건 스위스 시계 업계의 숙제다. 오메가는 시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밸런스 스프링의 속도를 조정하는 레귤레이팅(regulating, 조정) 개선에 앞장서 온 브랜드다. 참고로 밸런스 스프링과 이 스프링이 감긴 밸런스 휠은 시곗바늘의 회전 속도를 결정짓는 무브먼트 핵심 부품이다. ‘째깍째깍’은 이 부품이 움직이며 나는 소리다.   회복력이 좋고 항자성능이 뛰어난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 [사진 오메가]   올해 오메가는 스파이럿(Spirate™)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밸런스 스프링의 속도를 초미세하게 조절하는 장치다. 스파이럿 시스템의 핵심은 밸런스 휠과 연결된 브리지에 설치한 편심조정 장치다. 워치메이커는 이 장치를 통해 밸런스 스프링의 강성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 참고로 밸런스 스프링의 두께는 사람의 머리카락보다 3배 가늘다. 그래서 웬만한 워치메이커들도 이 얇은 부품을 다루기 어려워한다. 이 메커니즘이 특별한 건 레귤레이팅이 수월해진 동시에 오차 범위가 0~+2초 사이로 줄었다는 사실이다. 2초 빨라질 순 있어도 느려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보통 기계식 시계의 오차가 ±, 다시 말해 시곗바늘이 느려지거나 빨라지는 것을 생각하면 큰 변화다.   획기적 메커니즘을 탑재한 새로운 시계 오메가는 스파이럿 시스템을 스피드마스터수퍼 레이싱 모델에 처음 도입했다. 스피드마스터 컬렉션 중 레이싱 무드가 느껴지는 모델이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수퍼 레이싱. 레귤레이팅 과정을 개선하고 오차를 현저하게 줄이는 스파이럿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시계다. [사진 오메가]   트랙 위에서 볼 수 있는 체크 깃발을 연상시키는 다이얼 가장자리 분 트랙과 스트라이프 패턴 초침(9시 방향 스몰 세컨드 인디케이터), 시계 전반에 사용돼 가독성을 살린 옐로 컬러가 특징. 흔히 볼 수 없는 벌집 패턴 다이얼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시계에서 느껴지는 강인함은 디자인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 시계는 1만5000가우스의 강한 자기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부품 대부분이 금속으로 이뤄진 시계에 자기장은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벌집 패턴 다이얼과 레이싱 무드가 돋보이는 분 트랙과 초침. [사진 오메가]   케이스는 반짝임 효과를 주는 미러 폴리싱과 금속의 결을 살린 새틴 브러싱을 교차로 적용한 스틸로 만들어졌다. 시계의 뒷면은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로 만들었다. 스파이럿 시스템을 포함해 오메가의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9920 칼리버의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무브먼트 9920. [사진 오메가]   새로운 스피드마스터수퍼 레이싱은 오메가의 다른 시계와 마찬가지로 스위스 계측학연방학회(METAS)가 설계한 10일 동안의 8가지 테스트를 거친다. 극한 환경에서도 시계의 성능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일종의 증표다.   혁신은 오메가의 개척 정신이자 철학 정확한 시계를 만들기 위한 오메가의 여정은 지난 25년간 이들이 쌓아온 주요 기술적 업적이 뒷받침한다. 1999년, 영국의 워치 메이커 조지 다니엘스가 발명하고 오메가가 이를 발전시킨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는 정밀성을 저해하는 오일링(부품의 작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윤활유 주입)을 제한해 수 세기 동안 이어진 마찰문제를 해결했다.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를 고안한 워치 메이커 조지 다니엘스. [사진 오메가]   2008년 선보인 Si14 밸런스 스프링은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의 핵심이 됐다. 이 스프링은 실리콘으로 만들었다. 회복력이 우수한 덕에 감고 풀리는 것을 반복하는 스프링에 적합한 실리콘은 충격에 강할뿐더러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2013년 오메가는 세계 최초로 항자성 무브먼트 코-액시얼 칼리버 8508을 발표했다. 극한 수준의 자기장을 견딜 수 있던 건 Si14 밸런스 스프링 때문이다.    스위스 계측한 연방학회가 시행하는 10일간 8가지 테스트를 거치는 오메가 시계. [사진 오메가]   2015년엔 스위스 계측학 연방학회가 고안한 10일간 8가지 테스트를 도입하며 마스터 크로노미터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올해 발표한 스파이럿 시스템은 오메가의 개척 정신 계보를 잇는다.     관련기사 3000명이 숨죽였다…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편지 읽은 행사 정체[더 하이엔드] 고려대에 무슨 일이…"에르메스가 에르메스했다"는 이 공간 [더 하이엔드] [더 하이엔드] 클래식 자동차와 손목 시계로 싹튼 35년 우정 [더 하이엔드] "나만의 길 걸어라" 프레드 사무엘의 일생 담은 하이 주얼리 왔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12.13 07:00

  • 여심 잡더니 수상까지 겹경사...2023년 꽉 채운 이 주얼리 [더 하이엔드]

    여심 잡더니 수상까지 겹경사...2023년 꽉 채운 이 주얼리 [더 하이엔드]

    올해 불가리는 무한한 경이로움과 끝없이 펼쳐지는 새로움을 주는 놀라운 세계를 끊임없이 만들어냈다. 상반기엔 75주년을 맞은 세르펜티를 기념해 국제갤러리와의 대형 전시를 열더니, 지금은 잠실 석촌호수에 18m 높이 세르펜티 라이트를 세워 서울을 밝게 빛낸다. 최근 GPHG에선 프레스티지 주얼리 어워드를 탔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홀리데이엔 모든 여성의 꿈이 되어버린 디바스 드림의 신제품과 한식 파인 다이닝 옳음과 협업 정찬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  한국 여성의 꿈 된 디바스 드림   불가리가 이번 연말 내놓은 디바스 드림의 신제품 목걸이들. [사진 불가리]   이탈리아 로만 주얼러 불가리가 올해 홀리데이를 맞이해 신제품 ‘디바스 드림 네크리스’와 캠페인을 공개했다. 디바스 드림은 다채로운 로마의 감성을 담아 화려함과 여성스러운 우아함을 선사하는 불가리의 대표 컬렉션이다. 우아한 부채 모티프를 상징으로, 시즌에 따라 다채로운 젬스톤과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새로운 모델이 태어난다. 지금 세계적으로 세르펜티와 함께 가장 사랑받는 주얼리 컬렉션 중 하나로,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홀리데이 시즌에 공개된 신제품 디바스 드림 네크리스 커넬리안과 말라카이트는 평범한 순간을 특별한 경험으로 변모시키며 언제 어디에나 장엄함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로즈 골드 소재로 토대를 쌓은 부채꼴의 밑 부분과 꼭짓점엔 다이아몬드가 세팅돼 아름답게 빛나고, 바디 부분엔 초록빛 말라카이트 또는 붉은빛의 커넬리안 젬스톤이 자리해 ‘컬러 대가’ 불가리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  석촌호수에 뜬 세르펜티   석촌호수 위에 떠 있는 초대형 불가리 세르펜티 라이트. [사진 불가리]   불가리는 올해 75주년을 맞은 세르펜티의 대형 조형물 '세르펜티 라이트'를 석촌호수에 띄웠다. 세르펜티는 이탈리아어로 ‘뱀’을 의미하는 말로 재생·변화·지혜·치유·불멸 등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브랜드 불가리의 대표 아이콘 중 하나다. 이번 불가리 세르펜티 라이트는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세르펜티 화이트 골드 네크리스'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것으로, 특유의 곡선미와 기하학적 구조가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2019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방콕(2020)·런던(2022) 등 세계 주요 도시에 설치됐고, 올해는 세르펜티 75주년을 기념해 서울 석촌호수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18m 높이의 초대형 세르펜티 목걸이는 온몸으로 오색 창연한 빛을 내뿜으며 잠실을 빛낸다. 호숫가에는 송파구의 루미나리에 행사 '호수의 가을과 겨울 그리고 루미나리에'가 열려, 석촌호수를 찾은 사람들이 무료로 세르펜티 라이트와 함께 루미나리에를 즐길 수 있는 연말이 됐다. 불가리는 이탈리아 태생의 브랜드답게 이번 조형물을 르네상스 시대 조각가들이 즐겨 사용했던 튜브 연결 구조를 사용했다. 130여 개의 금빛 부품들을 수작업으로 연결했는데 제작에만 9개월 이상 걸렸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길이는 약 60m로, 여기엔 약 15만개의 마이크로 LED 조명을 촘촘히 달았다. 세르펜티 라이트는 매일 오후 6시 불이 켜져 오후 10시까지 3분마다 다채로운 색으로 변하며 빛을 발산한다. 세르펜티 라이트는 오는 12월 말까지 계속된다.      ━  GPHG 거머쥔 하이 주얼리 워치   제네바 워치 그랑프리에서 프레스티지 주얼리 어워드를 수상한 불가리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클레오파트라. [사진 불가리]   최근 불가리는 제네바 워치 그랑프리(GPHG)에서 신제품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클레오파트라로 프레스티지 주얼리 어워드를 수상했다. 2021년 제네바 워치 그랑프리의 ‘에귀유 도르(Aiguille d'or, 황금바늘)’ 상을 받은 지 불과 2년 만에, 그리고 지난해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피콜리씨모와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워치가 ‘주얼리 및 대담성’ 부문에서 첫 수상에 이은 것으로 불가리는 매년 자신의 수상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GPHG 수상 트로피를 든 장-크리스토프 바뱅 불가리 CEO. [사진 불가리]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클레오파트라는 브랜드의 상징인 뱀에 대한 애정이 담긴 신제품이다. 하이 주얼리 커프 워치는 로만 주얼리 하우스 불가리의 젬스톤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주는 특별한 시계다. 다른 불가리의 세르펜티 컬렉션들이 손목을 따라 똬리를 트는 듯 감기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반면,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클레오파트라는 유연한 커프 워치 형태를 하고 있다. 커프 위엔 화려하고 대담한 컬러 젬스톤과 다이아몬드 그리고 시계가 함께 공존한다. 시계는 5캐럿이 넘는 투명한 육각형 토파즈 뒤에 자리하고 있는데, 보석 뒤로 비치는 다이아몬드 세팅 다이얼은 실로 우아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하이 주얼리 워치는 화려하고 대담한 컬러 젬스톤의 조합에 대한 강렬한 열정으로 탄생했다. ‘컬러의 대가’인 불가리는 반짝이는 젬스톤의 균형미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세르펜티 미스터리오시 클레오파트라 역시 화려한 젬스톤의 조화로 불가리가 가진 디자인과 정교한 장인 정신의 기준을 다시 한번 높였다. 이번 수상으로 이 시계는 불가리가 새로 만든 하이 주얼리 워치 컬렉션 ‘컬러 트레저’ 시리즈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 불가리와 옳음의 두 번째 협업 「 불가리 옳음 협업. [사진 불가리] 불가리가 한식 파인 다이닝 ‘옳음’과 연말을 맞아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서호영 셰프가 이끄는 옳음은 불가리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메디테라니아’의 론칭을 기념해 ‘동서양의 만남(EAST MEETS WEST)’을 표현했다.    이번 협업은 2021년 진행했던 커플 디너 코스의 성공적인 경험에 이은 두 번째 협업이다. 서 셰프는 컬러풀한 젬스톤과 섬세한 불가리의 장인 정신을 자연 식재료를 통해 새로운 파인 다이닝 요리로 만들었다. 총 8가지 코스로 구성된 ‘불가리 X 옳음 정찬’(디너)은 서울의 스카이라인과 로마의 고대 건축물이 표현된 동화 같은 팝업 메뉴 북으로 시작한다. 아름다운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웰컴 바이트에 이어 컬러 젬스톤에서 영감을 받아 36가지의 제철 과일과 야채를 섞어 만든 요리 ‘젬스톤(Gemstone)’,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표현한 한식 탕 요리 ‘진미’, 독보적인 볼륨감이 어우러진 새우 요리 ‘일미’는 불가리 특유의 화려함이 담겨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만족하게 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불가리 X 옳음 정찬은 내년 2월 29일까지 진행되며, 이 기간 옳음의 디너 코스는 협업 메뉴로만 진행된다. 네이버 예약 및 앱 캐치테이블, 전화 및 옳음 이메일 등으로 사전 예약해야 한다. 」 관련기사 3000명이 숨죽였다…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편지 읽은 행사 정체[더 하이엔드] 모나코 왕비의 티아라가 서울 왔다…‘보석의 전설’ 300점 전시 고려대에 무슨 일이…"에르메스가 에르메스했다"는 이 공간 [더 하이엔드] 도자기 대신 가죽 백에 새긴 동화적 상상력 [더 하이엔드]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3.12.13 05:00

  • 모나코 왕비의 티아라가 서울 왔다…‘보석의 전설’ 300점 전시

    모나코 왕비의 티아라가 서울 왔다…‘보석의 전설’ 300점 전시

    니콜라 보스 반클리프 아펠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 사진 반클리프 아펠   최근 해외 명품 주얼리 브랜드들이 앞다퉈 한국에서 전시 이벤트를 열고 있다. 특히 1906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반클리프 아펠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하이 주얼리 수백 점을 가지고 서울을 찾았다. 이달 18일 시작해 내년 4월 14일까지 서울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열리는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 전시다. 2019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시작해 중국,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이번에 한국에 온 것이다.     반클리프 아펠은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제작한 300개 이상의 하이 주얼리와 시계, 오브제 등을 공수해 왔다.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의 티아라(왕관),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업계에서는 ‘전설’로 불리는 작품들이다. 국내에서만 독점 공개하는 특별한 작품도 9개를 포함해서다. 지난 14일 서울에 온 니콜라 보스 반클리프 아펠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만나 서울에서 이런 대형 전시를 개최하는 배경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대형 전시회의 기획 의도는. “전통 있는 브랜드로서 상업적인 활동을 넘어선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접적인 구매 고객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가진 하이 주얼리가 많은 사람에게 영감과 기대를 줄 수 있다. 게다가 역사와 함께한 작품들은 흥미를 일으키기 충분하다. 주얼리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서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 많은 사람이 작품을 즐기기 바란다.”   영화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가 착용했던 팔찌 ‘자르티에르 브레이슬릿’. 이번 한국 전시에서 대중에 처음 공개됐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전시에 나온 지프 네크리스 작품, 실제로 지퍼가 닫고 열리듯이 작용한다. 금 루비,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1951년 작품이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다른 이벤트 대신 전시를 선택한 이유는. “하이 주얼리가 무엇을 의미하고, 무엇을 나타낼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놀라움을 보여줄 수 있는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어서다. 주얼리도 미술관·박물관에서 즐길 수 있는 예술의 한 형태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 안에서 반클리프 아펠의 정체성과 구체적인 역사를 보고 느끼길 바란다.”   -한 점에 수억원이 넘는 하이 주얼리를 공공장소에 전시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그래서 우리 같은 회사가 문을 활짝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재정적 여력이 충분한 브랜드만이 가능한 프로젝트다. 또 그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고, 또 브랜드 전통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이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업은 지난 몇 년간 빠르게 성장했다. 그동안 한국 명품 주얼리 시장은 관광객을 위한 면세 사업이 주도했다. 지금은 내수 시장, 즉 한국인 고객이 더 강력하고 훨씬 더 중요해졌다.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서양 주얼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특히 반클리프 아펠 스타일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가 점점 높아지는 걸 느낀다. 여기엔 전시회나 콘텐트, 매체와 디지털을 통한 소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또 다른 이유는 세계 곳곳에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다른 독특하고 특별한 문화로 점점 인식되고 있다. 지금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 아방가르드에 대한 대규모 전시가 그 증거다.”   청자와 백자, 태극기에서 영감을 받은 반클리프 아펠 전시공간. 사진 반클리프 아펠   반클리프 아펠이 속한 리치몬트그룹의 올해 3~9월 매출은 102억 유로(약 14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의 신장세를 보였다. 반클리프 아펠과 함께 까르띠에·피아제 등 주얼리 부문 매출이 같은 기간 10%가량 늘면서 주목받았다. 중국·홍콩·마카오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성장세가 높다.     -전시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전시를 봤다고 바로 매장에 가서 제품을 살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는다. 우리는 이런 프로젝트가 소비자에게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발견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이 전시를 통해 어떤 영향이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영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많은 한국 사람이 전시에 와서 오랜 시간 보고 즐겼으면 좋겠다.”     -앞으로 사업 방향성은. “늘 같다. 우리가 하는 일은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다. 다른 유형의 제품이나 품질, 활동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같은 모습이지만, 가시성을 높여 소비자에게 더 잘 보일 수 있게, 더 잘 평가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한국에서도 몇 년 동안 꾸준하게 가시성을 늘려갔다. 최근 매장 네트워크를 확고하게 구축했고, 팀도 매우 강력해졌다. 그래서 이벤트와 전시회를 기획하고 더 많은 로컬 아티스트와 연결할 기회와 자원이 점점 늘어난다. 특히 서울 메종은 한국의 장인정신과 문화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장소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3.11.19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