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더비서 8억에 경매 낙찰된 오메가 문스와치...수익금 전액은 안과 의료 비영리 단체로 [더 하이엔드]

    소더비서 8억에 경매 낙찰된 오메가 문스와치...수익금 전액은 안과 의료 비영리 단체로 [더 하이엔드]

    오메가와 스와치가 협업해 만든 시계 세트가 경매에서 8억원이 넘는 낙찰액을 기록했다. 오메가는 지난 2월 12일부터 24일까지 유명 경매 회사인 소더비(Sotheby’s)의 온라인 경매를 통해 문스와치 문샤인 골드(MoonSwatch Moonshine Gold) 시계 11개를 담은 수트 케이스 에디션 11점을 경매에 내놨다. 경매로 벌어들인 총 수익금은 53만4670 스위스프랑(약 8억830만원)으로, 오메가는 수익금 전부를 브랜드가 후원하는 비영리 단체 오르비스(Orbis)에 전달했다.   11개의 문스와치를 한번에 담은 특별 수트 케이스. 총 11 세트가 소더비 온라인 경매를 통해 판매됐다. 사진 오메가   오르비스는 지난 40년간 예방 가능한 실명 및 시력 상실 퇴치를 위해 앞장서 온 글로벌 안과 의료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는 자사 자체 프로그램과 항공기로 전 세계 낙후 지역을 순회하는 플라잉 안과 병원(Flying Eye Hospital)을 통해 수백만 명의 환자에게 안과 치료를 제공해왔다. 더불어 안과 치료가 필요한 지역에 치료 전문가를 양성했다. 오메가는 2011년부터 오르비스를 후원 중이다.     오메가가 후원하는 글로벌 안과 의료 비영리 단체 오르비스. 사진 오메가   이번 경매에 부쳐진 시계는 ‘미션 투 문샤인 골드’라 이름 붙은 문스와치 컬렉션의 특별판이다. 문스와치 시계 고유 디자인에 문샤인 골드 크로노그래프 초침을 사용했다. 문샤인 골드는 오메가가 독자 개발한 18캐럿 골드 합금이다. 2022년 3월 처음 선보인 문스와치는 오메가를 대표하는 스피드마스터 디자인에서 영감 받고 바이오 세라믹 소재로 만들었다. 오리지널 모델의 경우 한국에서도 ‘오픈런’ 이슈를 일으킨 바 있다.     문스와치 문샤인 골드. 오메가와 스와치가 함께 만든 시계로 오메가를 대표하는 스피드마스터 시계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사진 오메가 11점의 시계마다 다른 디자인의 문샤인 골드 크로노그래프 초침을 탑재했다. 사진 오메가   이번 경매를 위해 오메가는 11개의 문스와치 시계를 한 번에 담은 특별한 수트 케이스 세트 11개를 제작했다. 수트 케이스까지 판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각 수트 케이스는 입찰 기간 취리히∙도쿄∙방콕∙베이징∙뉴욕을 포함해 11개 도시의 부티크에서 전시됐다.     수트 케이스마다 전시를 진행한 도시의 항공 코드(뉴욕의 경우 JFK)를 새긴 달 모양 동전을 넣었다. 사진 오메가   오메가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 레이날드 애슐리만은 “이 특별한 경매가 전 세계 문스와치 팬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며 “경매 수익금을 오르비스에 전달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오메가는 오르비스의 시력 보호 사명을 진심으로 지지한다”고 이번 경매의 의의를 밝혔다.     관련기사 전통의 선구적 해석을 보여주다...구찌 2024 가을·겨울 여성복 컬렉션 쇼[더 하이엔드] 청룡 기운을 손목에 얹다...예술성 극치 이룬 갑진년 '용의 시계' 열전 [더 하이엔드] '스피디' 다시 띄웠다...루이 비통 남성복 맡은 퍼렐 윌리엄스의 한 수 [더 하이엔드] 오메가, 작은 장치 하나로 시계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2.28 18:00

  • 청룡 기운을 손목에 얹다...예술성 극치 이룬 갑진년 '용의 시계' 열전 [더 하이엔드]

    청룡 기운을 손목에 얹다...예술성 극치 이룬 갑진년 '용의 시계' 열전 [더 하이엔드]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시작됐다. 하늘을 칭하는 10간 중 갑, 땅을 가리키는 십이지 중 진이 만난 해다. 육십 간지 중 41번째로 갑은 푸른색, 용을 의미해 ‘청룡의 해’라 불린다. 사람들은 정초부터 강인한 힘과 번영을 상징하는 용의 기운을 일찌감치 받으려는 모습이다.   중력의 영향을 줄이는 투르비용 케이지 2개 사이로 회전하는 용 모티브를 더한 브레게 클래식 더블 투르비용 드래곤 5345 모델. 시계 제작 기술과 예술성이 조화를 이룬 모델이다. [사진 브레게]   시계 업계도 용을 담은 제품을 앞다퉈 내놨다. 수억 원에 이르는 고급 손목시계부터 10만원 대 브랜드 스와치 시계까지 선택의 폭도 넓다. 용은 상상 속 모습이긴 하나 강렬한 생김새와 뿔, 비늘, 발톱 등 시계 다이얼에 표현할 수 있는 특징이 많다. 그래서 십이지 동물을 주제로 한 시계 중 유독 가짓수가 많다. 명예·성공·불멸·행운·고귀함 등 좋은 의미도 품었다. 예전에는 왕처럼 절대권력을 가진 인물을 용에 빗댔다.   장인의 섬세한 손맛이 절대적 지금 소개하는 용 모티브 시계는 메티에 다르(Metierd’Art) 분야에 속한다. 프랑스어 메티에 다르는 한국말로 공예 작업, 공예품으로 풀이된다. ‘숙련된 장인의 손끝으로 완성하는 창작의 경이로움’ 정도로 뜻을 넓힐 수 있다. 장인은 동전 크기만 한 다이얼에 그림을 그려 넣거나, 조각한다. 어떤 부분은 돋보기로 들여다봐야 그 생김새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다.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드래곤 제작 과정. 밑그림을 그린 후에 그에 맞춰 끌을 이용해 골드 케이스에 손으로 조각한다. 한치의 실수도 허용할 수 없는 신중한 작업이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메티에 다르 작업을 위해서 초기 스케치인 구아슈 작업이 필요하다. 피아제 알티플라노 모델을 위한 구아슈 과정. 청룡의 해에 맞게 파란색을 사용했다. [사진 피아제]   메티에 다르는 다이얼과 이를 에워싼 케이스, 케이스 뒷면으로 보이는 무브먼트에 행해진다. 무브먼트는 케이스 속 부품 전체를 이르는 말이다. 메티에 다르 워치는 희소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장인 수가 적은 데다 작업 과정이 길어 많이 못 만든다. 밑그림은 같더라도 완성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장인의 ‘손맛’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메티에 다르 워치는 시계 애호가의 수집 대상으로 꼽힌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메티에 다르 레전드 오브 차이니즈 조디악 - 용의 해 에디션의 시계 조립 과정. 시곗바늘 대신 4개의 디스크가 시간과 날짜 정보를 알려준다. 다이얼 공간이 비교적 많아 섬세하게 조각한 용 모티브를 담을 수 있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용의 강인함을 담아낸 시계의 얼굴 바쉐론 콘스탄틴은 ‘메티에 다르 레전드 오브 차이니즈 조디악 - 용의 해’ 에디션을 내놨다. 이 시계 다이얼엔 시곗바늘이 없다. 대신 4개의 부채꼴 창 아래 보이는 디스크로 시·분·날짜·요일 정보를 각각 알려준다. 바늘이 돌아가야 할 공간이 비어 있기 때문에 그 자리는 메티에 다르 작업 공간이 된다.    플래티넘(왼쪽)과 핑크 골드 케이스 2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메티에 다르 레전드 오브 차이니즈 조디악 - 용의 해 에디션. 매년 다른 십이지 동물 버전으로 선보이며 소량 제작해 소장 가치가 높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섭씨 800도 이상의 가마에서 여러 차례 굽기 과정을 거친 그랑푀 에나멜 골드 다이얼 위에 300개의 비늘로 몸을 감싼 용을 얹었다. 용 모티브를 조각하는 데에만 3일이 걸린다.    용의 비늘을 일일이 손으로 조각했다. 조각하는 데에만 3일이 꼬박 걸린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의 스타일&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는 “용을 포함해 십이지 동물을 주제로 한 시계는 스위스 시계 제작 문화와 동양의 전통문화를 자연스레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브레게의 ‘클래식 더블 투르비용 드래곤 5345’는 투르비용 2개 사이에 한 마리의 용이 빙글빙글 돌 듯 유려한 곡선을 그리는 흥미로운 디자인을 갖춘 시계다.    브레게의 클래식 더블 투르비용 드래곤 5345. 플래티넘 케이스에 용으로 장식된 스켈레톤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사진 브레게]   투르비용은 시계 정확성에 영향을 주는 중력의 영향을 상쇄하는 장치로 1801년 브레게가 처음 발명했다. 용은 수공 인그레이빙 작업으로 완성했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자개 소재 여의주를 움켜쥔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그랑푀 에나멜 다이얼 위에 섬세하게 조각한 용 모티브를 얹은 클래식 드레곤 7145 모델. 브레게는 올해 2개의 용의 해 시계를 내놨다. [사진 브레게]   쇼파드는 ‘L.U.C XP 우르시 용의 해 에디션’으로 갑진년을 기념한다. 시계를 만들기 위해 쇼파드는 일본의 전통 옻칠 장인과 협업했다. 우르시라 불리는 일본 전통 래커 다이얼에 노란색과 붉은색을 띤 용을 그려 넣는다. 옻칠 작업은 여러 번 이어진다. 칠 작업 사이사이에 금가루를 여러 차례 입힌다. 쇼파드는 2013년 뱀의 해 시계를 시작으로 옻칠 시계를 매년 출시했다. 그리고 이번 용 시계를 선보이며 십이지 동물 컬렉션을 완성했다.   윤리적인 방법으로 채굴한 금을 사용한 쇼파드의 L.U.C XP 우르시 용의 해 에디션. 오리엔탈 무드가 느껴지는 마스터피스다. [사진 쇼파드] 우르시 다이얼 작업 과정. 세밀붓을 이용해 채색 과정을 거치며 옻칠 사이사이 금가루를 입힌다. 일본의 옻칠 장인 고이즈미 미노리가 다이얼 제작을 도맡았다. [사진 쇼파드]   피아제는 ‘에나멜링의 대가’라 불리는 여성 에나멜 아티스트 아니타포셰와 협업해 용의 익살스러운 모습을 ‘알티플라노’ 컬렉션에 담아냈다. 용의 비늘은 섬세하게 조각한 후에 에나멜링 처리했다. 하늘 위 구름은 자개로 만들었다. 강렬한 파란색이 청룡의 해를 기념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조각한 자개 구름 사이로 날아다니는 용의 용맹한 모습을 에나멜링 페인팅으로 완성한 피아제 알티플라노 워치(왼쪽)와 다이얼과 케이스를 휘감은 용의 모습에서 압도감이 느껴지는 피아제 엠퍼라도 투르비용 워치. [사진 피아제] 케이스 뒷면에 등장한 늠름한 용의 모습  용을 케이스 뒷면에 담은 시계도 있다.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드래곤’이다. 앞모습은 여느 리베르소 컬렉션 시계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케이스를 회전하면 황금빛 구름에 둘러싸인 용이 모습을 드러낸다.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 드래곤 워치의 앞면. 여느 리베르소 워치와 비슷한 모습이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반전은 뒤에 있다. 케이스를 뒤집으면 드러나는 뒷면에 구름에 휩싸인 모습을 수작업으로 조각했다. 블랙 그랑푀 에나멜 작업 후에 조각을 한다. 장인 여럿의 협업이 필요하다. [사진 예거 르쿨트르]   핑크 골드 케이스에 수공 조각 작업을 거쳤다. 검은색 염료를 입힌 후 가마에서 수차례 굽는 그랑푀 에나멜링 과정으로 배경을 먼저 만든 후 용을 조각한다. 장인의 섬세한 손맛과 정밀한 기교가 필요하다.   블랑팡의 '빌레레 트래디셔널 차이니즈 캘린더'는 복잡한 중국식 달력과 그레고리력 날짜 및 문페이즈를 세계 최초로 결합한 시계다. 말 그대로 동서양 문화를 아우르는 모델이다. 6개 층으로 이뤄진 무브먼트의 부품 수는 무려 464개에 이를 정도로 복잡하다. 시계 개발에만 5년이 걸렸다. 짙은 녹색의 그랑푀 에나멜 다이얼에는 날짜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가 있다. 십이지, 십간, 120분 길이의 중국 시각 등을 알 수 있다. 한자가 쓰여있어 더욱 독창적이다.    464개의 부품으로 무브먼트를 조립해 복잡합의 극치를 보여주는 블랑팡의 빌레레 트래디셔널 차이니즈 캘린더 2024년 버전. 어두운 녹색 그랑푀 다이얼과 레드 골드가 조화를 이룬다. 많은 기능을 담은 만큼 용 모티브는 백케이스로 보이는 로터에 장식했다. [사진 블랑팡]   용 모티브는 시계를 뒤집었을 때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회전을 통해 무브먼트에 동력을 공급하는 로터를 레드 골드로 만들고 그 위에 용을 새겼다. 용 옆에는 용의 해를 뜻하는 갑진을 한자로 새겼다.  관련기사 구찌, 올 봄·여름 여성복을 위한 앙코라 캠페인 공개 [더 하이엔드] "크루그 샴페인은 여러 악기의 앙상블이 이루어지는 대형 오케스트라" [더 하이엔드] 오메가, 작은 장치 하나로 시계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더 하이엔드] 뭐가 더 큰지 아시나요…'0.5mm 불만'도 용납 않는 '시계 장인'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4.01.26 07:00

  • 독창적 시간 해석... 기존 명품 시계와 다른 길을 걷는 이 브랜드 [더 하이엔드]

    독창적 시간 해석... 기존 명품 시계와 다른 길을 걷는 이 브랜드 [더 하이엔드]

    에르메스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플래그십 매장에서 22일까지 특별 시계전을 한다. 메티에 다르(Metier d’Art) 컬렉션과 하이 주얼리 워치부터 컴플리케이션 워치까지 정통 시계 제작사로서 에르메스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제품 30여점을 들여왔다. 메티에 다르는 장인이 손으로 직접 섬세한 장식을 더한 시계를 말한다.  이번 행사는 에르메스 최상위 시계를 직접 볼 드문 기회다. 적은 수량 만들어지는 데다 쇼케이스에 진열하기 전에 VIP 고객 손에 넘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밤하늘의 달을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한 아쏘 레흐 드라룬 워치. 주기에 따라 바뀌는 달의 모습을 손목 위에 구현한 문페이즈 기능을 탑재했다. [사진 에르메스] 푸시 버튼 누르면 현재 시각 멈춰 에르메스는 이번 전시에서 컴플리케이션 시계의 특별함을 알리는 데 특히 힘 쏟았다. 컴플리케이션은 시간과 관련한 여러 기능을 시계 하나에 담아내는 것을 말한다. 동전 크기 다이얼에 많게는 10개가 넘는 시곗바늘을 꼽거나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 장치를 탑재하기도 한다. 여기까지는 ‘스위스 고가 명품 시계’ 브랜드의 공통적 특징이다.     아쏘 리프트 투르비용 미니트 리피터 쏘 블랙 시계.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미니트 리피터와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 기능을 함께 탑재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사진 에르메스]   에르메스의 컴플리케이션 시계가 다른 브랜드와 다른 점은 무얼까. 그건 서사, 즉 시간에 대한 생각과 해석을 메커니즘에 적용한다는 데 있다. “에르메스는 기존 스위스 워치 메이커가 걷지 않은 또 다른 길을 선택한다. ‘에르메스 컴플리케이션’ 시리즈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에르메스 시계 부문 본사 관계자의 말이다.    이 시리즈는 2011년 발표한 ‘아쏘 타임 서스펜디드(Arceau Le Temps Suspendu)’로 시작됐다. 9시 방향 푸시버튼을 누르면 시곗바늘이 현 시각이 아닌 특정 시각으로 바뀐 채 멈추며, 버튼을 다시 누르면 제자리를 되찾는 시계다.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 중 잠깐이라도 시간의 흐름을 잊기 바라는 마음을 시계에 담았다.    아쏘 타임 서스펜디드. 푸시버튼을 누르면 다이얼 위 시곗바늘은 멈추지만, 무브먼트 부품은 계속 작동한다. [사진 에르메스]   푸시버튼을 누를 때만 현재 시각을 알려주는 ‘드레사지 외흐 마스케’, 초침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여성용 ‘아쏘 타임 서스펜디드’, 카운트다운 기능을 더하고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슬림 데르메스 레흐 앙파시앙트’ 역시 시간 측정이라는 시계 본연의 기능을 넘어서겠다는 브랜드 방향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정통 시계 제작사의 길 에르메스는 1912년 시계 업계에 뛰어들었다. 회중시계를 감싼 케이스와 스트랩이 사진으로 남아있다. 1928년엔 스위스산 시계에 에르메스 디자인을 입혀 판매했다. 50년 후인 1978년, 에르메스는 스위스 비엔에 시계 생산 부서 라 몽트르 에르메스(La Montre Hermès)를 설립했다. 핵심 컬렉션인 아쏘가 나온 것도 이 시기다. 직사각 디자인의 케이프 코드(1991년), 브랜드 첫 글자 H를 케이스에 접목한 H-아워(1996)도 소위 ‘대박’을 터뜨린다.    에르메스의 대표 컬렉션. 왼쪽부터 아쏘, 케이프 코드, H-아워. [사진 에르메스] 스위스 비엔에 있는 에르메스 워치 본사, 라 몽트르 에르메스. [사진 에르메스]   2000년대 들어서는 디자인뿐 아니라 무브먼트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에르메스가 2006년 지분 25%를 인수한 보셰 매뉴팩처는 연간 3만5000개 생산 능력을 갖춘 회사다. 20종이 넘는 무브먼트를 만들어 낸다. 이를 토대로 에르메스는 무브먼트 자체 제작 시대를 열고, 에르메스 컴플리케이션의 독창성을 알리기 시작한다.   에르메스는 무브먼트를 직접 생산하는 정통 매뉴팩처 브랜드다. [사진 에르메스]   기발한 생각으로 만든 시계 여행자의 시간이란 뜻의 ‘아쏘 르 땅 보야쥬(Arceau Le Temps Voyageur)’는 협정 세계시(UTC)에 따라 여행하는 24개 도시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트래블링 타임 워치다. 현지 시각(로컬 타임)을 가리키는 시∙분침이 놓인 작은 다이얼이 전체 다이얼을 도는 독특한 구성이다. 홈 타임은 12시 방향 디스크로 보여준다. 독창적 메커니즘 덕에 이 시계는 2022년 업계 최고 권위 시상식인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에서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아쏘 르 땅 보야쥬의 캠페인 이미지 사진. 지름 41mm 플래티넘 케이스에 블랙 DLC 코팅한 티타늄 베젤을 얹은 시계다. [사진 에르메스] 아쏘 르 땅 보야쥬의 38mm 스틸 케이스 버전. [사진 에르메스]   달의 시간이란 이름의 ‘아쏘 레흐 드 라룬(Arceau L’heure de La Lune)’은 브랜드의 디자인 감각과 기술력을 활용해 문페이즈에 변화를 준 시계다. 문페이즈는 매일 바뀌는 달의 모습을 시계에 담는 기능이다.    운석을 다이얼로 사용한 로즈 골드 소재 아쏘 레흐 드라룬. [사진 에르메스]   달 모티브 2개가 있는 다이얼 위에서 시∙분침과 날짜 포인터를 각각 탑재한 서브 다이얼 2개가 회전한다. 그 서브 다이얼은 시간 흐름에 따라 달 모티브 위를 지나가며 밤하늘 달 형태를 재현한다. 12시 방향 모티브는 남반구 달, 6시 방향은 그 반대다. 이 시계 역시 독창성을 인정받아 2019년 GPHG 상을 받았다.   관련기사 고급 스포츠 시계 시장의 선두 지키는 '이 시계'의 남다른 비결 [더 하이엔드] 오메가, 작은 장치 하나로 시계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더 하이엔드] [더 하이엔드] 서울에서 열리는 하이주얼리 대향연 [더 하이엔드] 클래식 자동차와 손목 시계로 싹튼 35년 우정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12.15 07:00

  • 뭐가 더 큰지 아시나요…'0.5mm 불만'도 용납 않는 '시계 장인' [더 하이엔드]

    뭐가 더 큰지 아시나요…'0.5mm 불만'도 용납 않는 '시계 장인' [더 하이엔드]

    바쉐론 콘스탄틴을 대표하는 손목시계 오버시즈(Overseas) 컬렉션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다. 우아함과 스포티 무드를 넘나드는 디자인, 1755년 시작된 정통 워치메이킹의 수준 높은 기술력이 조화를 이룬 덕분이다. 여기에 브랜드가 쌓아온 수많은 이야깃거리와 철학도 보탬이 됐다. 2023년에도 바쉐론 콘스탄틴은 오버시즈에 얽힌 풍성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고급 스포츠 시계 시장의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는다.    선버스트 블루 다이얼과 핑크 골드 케이스가 조화를 이룬 오버시즈 셀프와인딩. 케이스 크기는 지름 34.5mm로 남녀 모두에게 잘 어울린다. 2023년 신제품이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여행의 정신을 잇는 오버시즈의 역사  오버시즈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제품 라인업 중 가장 스포티한 디자인을 갖춘 시계다. 컬렉션 이름처럼 여행의 가치와 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브랜드의 철학을 잇는 제품인 이유에서다. 오버시즈라는 이름을 달고 정식 컬렉션이 된 건 1996년의 일. 하지만 그 시작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1977년 회사 창립 222주년을 기념해 222 모델을 출시했다. 1970년대 말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 열풍을 일으킨 주역 중 하나로, 톱니바퀴가 떠오르는 홈을 낸 베젤, 토노 형태 모노 블록 케이스와 자연스레 이어지는 일체형 브레이슬릿이 특징인 시계다. 큰 인기를 끈 덕에 222는 브랜드 손목시계 역사에 매우 중요한 모델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오버시즈의 전신인 222 모델, 오버시즈 1세대, 오버시즈 2세대, 오버시즈 3세대. 소재와 기능은 모델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이러한 배경을 발판 삼아 1996년에 오버시즈 컬렉션이 처음 공개됐다. 간결해진 톱니 형태 베젤, 케이스 중간을 볼록하게 디자인한 토노형 케이스가 특징인 시계로 222 모델의 디자인 코드를 계승했다. 우아한 스포츠 시계라는 업계의 평가 속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10년 뒤엔 오버시즈 2세대를 내놨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말테 크로스가 떠오르는 브레이슬릿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 브레이슬릿은 오버시즈 컬렉션의 정체성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 디자인 핵심이자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요인이 됐다. 크로노그래프·듀얼타임 등 여러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를 탑재한 하위 모델을 추가하며 기술력도 입증하는 컬렉션으로 자리 잡았다.    오버시즈 3세대의 도드라진 특징 중 하나는 퀵 체인지가 가능한 이지-핏 시스템이다. 하나의 시계를 사면 모델에 따라 1~2개의 스트랩을 추가로 제공한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그리고 2016년, 바쉐론 콘스탄틴은 현재 선보이고 있는 오버시즈 3세대를 공개하기에 이른다. 컬렉션 본연의 ‘캐주얼 엘레강스’ 컨셉에 충실한 동시에 여행의 정신을 강조하며 스포츠 워치 분야의 선두주자로 나선다. 도드라진 톱니 형태 베젤은 면의 수를 6개로 줄여 좀 더 간결해졌고, 토노형 케이스는 좀 더 원형에 가까워져 현대적인 모습으로 바뀌었다. TPO에 맞춰 퀵 체인지와 브레이슬릿에 여유를 주어 편안한 착용감을 더하는 이지-핏(easy-fit) 시스템은 획기적이었다. 2016년 당시 보기 드문 방식으로, 모델에 따라 1~2개의 스트랩이 추가로 제공됐다. 더불어 하이엔드 워치 메이킹의 우수한 품질을 인증하는 ‘제네바 홀마크’ 획득은 오버시즈 3세대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데 일조했다.   지름 0.5mm가 큰 차이를 만든다 그간 바쉐론 콘스탄틴은 탑재된 기능(무브먼트 크기)에 따라 케이스 지름 33·37·41·41.5·42.5㎜의 세분된 오버시즈 시계를 선보였다. 케이스 크기를 이처럼 다양하게 만드는 건 웬만한 브랜드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제작에 큰 비용이 드는 이유에서다. 하이엔드 브랜드로서의 공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3년 선보인 오버시즈 셀프와인딩 모델. 베젤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제품의 케이스 크기는 35mm, 다이아몬드를 세팅하지 않은 제품의 크기는 34.5mm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올해 워치스앤원더스 박람회에선 케이스 지름 34.5㎜와 35㎜의 새로운 사이즈 버전을 공개했다. 스틸 및 핑크 골드 소재, 다이아몬드 세팅 여부, 그리고 선버스트 블루 또는 핑크 래커 다이얼 조합을 통해 총 4가지 종류로 선보였다. 그리고 가을에는 다이아몬드 베젤 세팅 핑크 골드 케이스에 골드 래커 다이얼을 탑재해 광채가 돋보이는 35㎜ 모델을 추가했다.    케이스 사이즈를 줄이며 이전 제품보다 슬림해 보이는 케이스 측면 디자인을 고안했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바쉐론 콘스탄틴의 디자이너는 새로운 크기의 시계를 선보이기 위해 기존보다 슬림해 보이는 인체공학적 케이스 라인을 고안했다. “덕분에 더욱 클래식한 느낌을 준다. 케이스 크기를 줄인 새 라인업 시계들은 남녀 모두의 손목에 어울린다.” 브랜드의 스타일 & 헤리티지 디렉터 크리스티앙 셀모니의 말이다.   다이얼부터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모두 금빛을 입은 지름 35mm의 오버시즈 셀프와인딩.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의 기능은 모두 같다. 시곗바늘이 다이얼 가운데에서 회전하며 시간을 알리고, 3시 방향에는 날짜 창을 두었다. 인덱스와 시곗바늘에는 슈퍼 루미노바 코팅 처리를 더해 어두운 곳에서도 시인성이 좋다. 시계의 심장은 자체 제작한 칼리버 1088/1이다. 144개의 부품으로 조립됐고, 40시간의 파워리저브 기능을 갖췄다. 풍배도 모티브를 장식한 22캐럿 골드 로터는 회전하며 동력을 제공한다. 고급 스포츠 시계 컨셉에 맞춰 방수 기능은 150m이다.   풍배도 모티브를 장식한 22캐럿 골드 로터가 회전하며 동력을 축적한다. 백케이스로 보이는 자체 제작 칼리버 1088/1.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의 주요 특징인 손쉽게 교체 가능한 스트랩 시스템은 여전하다. 브레이슬릿 이외에 러버, 송아지 가죽 스트랩을 추가로 제공한다. 하나의 시계로 3개의 시계를 가진 듯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별도의 도구 없이 손쉽게 스트랩 교체가 가능하다. 오버시즈 컬렉션의 특징이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오버시즈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자리아 포먼  지난가을, 바쉐론 콘스탄틴은 ‘One of not Many’ 캠페인의 새 탤런트로 미국 태생의 아티스트 자리아 포먼(Zaria Forman)을 선정했다. 2018년 처음 시작된 캠페인으로 브랜드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 즉 ‘탁월함에 대한 탐구, 모험에 대한 애정, 열정과 혁신, 우아함과 전통’을 가진 개성 넘치는 인물을 바쉐론 콘스탄틴이라는 이름 아래 모으고 소개한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앰배서더라는 단어 대신 ‘탤런트’를 사용한다. 그들이 가진 선구적이고 감각적인 능력을 존중한다는 의미다.   One of not Many 캠페인의 새 탤런트로 합류한 아티스트 자리아 포먼.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새로 선정된 탤런트, 포먼은 우리가 쉽게 갈 수 없는 장소를 탐험하고 그곳에서 수집한 이미지(사진과 영상)와 기억을 파스텔을 가지고 표현하는 여류 작가다. 눈 덮인 빙하의 정교한 디테일, 물에 비친 얼음의 푸른빛, 거품이 이는 파도를 오로지 작가의 손가락과 손바닥을 사용해 창조한다. 큰 종이에 표현된 작품들은 하나같이 실제를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자연의 위대함이 저절로 떠오르기도 한다. 바쉐론 콘스탄틴이 왜 그를 ‘One of not Many’ 캠페인 탤런트로 선정할 수밖에 없었는지 쉬이 이해할 수 있다. “자리아 포먼은 예술이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예술의 아름다움을 대중과 공유하려는 열망을 가진 헌신적인 아티스트다”라고 바쉐론 콘스탄틴의 최고경영자 루이 펠라가 말했다.   자리아 포먼이 바쉐론 콘스탄틴을 위해 완성한 드로잉 작품 ‘펠스피아라, 아이슬란드 No.3(Fellsfjara, Iceland No.3)’.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탤런트 그룹에 합류한 포먼은 오버시즈 컬렉션 시계를 손목에 얹고 아이슬란드 빙하 지역을 탐험했다. 얼어붙은 만에서 분리된 빙하와 취약한 해안지대의 침식된 해변의 모습을 머릿속에 담았다. ‘펠스피아라, 아이슬란드(Fellsfjara, Iceland)’는 이번 캠페인 이미지 촬영을 계기로 완성된 작품 시리즈다. 그중 얼음 표면의 질감을 극적으로 표현한 드로잉 No.3는 바쉐론 콘스탄틴을 위해 완성됐다.   오토매틱부터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씬 스켈레톤까지  바쉐론 콘스탄틴의 핵심 컬렉션으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오버시즈 컬렉션은 시간과 날짜를 알리는 심플한 기능부터 시간의 흐름을 재는 크로노그래프, 초박형 무브먼트를 탑재한 울트라 씬, 문페이즈와 레트로그레이드 날짜를 결합한 모델 등 복잡한 컴플리케이션까지 선보이며 대규모 컬렉션으로 확장했다.   핑크 다이얼과 다이아몬드 세팅 베젤이 고급스러운 지름 35㎜의 오버시즈 셀프와인딩 스틸 모델.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 날짜 수정이 필요 없는 퍼페추얼 캘린더와 같이 메종의 하이 워치메이킹 노하우를 한껏 발휘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로는 시계 애호가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의 경우에는 필요한 최소한의 부분만 남긴 채 브리지를 깎아 케이스 속을 훤히 드러낸 스켈레톤 무브먼트를 탑재하기도 한다. 부품이 맞물려 돌아가는 모습을 통해 스위스 정통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핑크 골드 케이스에 스켈레톤 다이얼을 더해 기계식 시계의 미학을 보여주는오버시즈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씬 스켈레톤. [사진 바쉐론 콘스탄틴]   참고로 오버시즈 컬렉션 대부분은 로터의 회전을 통해 태엽을 감는 셀프와인딩(혹은 오토매틱) 방식 무브먼트를 사용한다. 복잡한 기능이라도 조작이 간편한 것 또한 오버시즈 컬렉션의 매력이다.    관련기사 [더 하이엔드] 서울에서 열리는 하이주얼리 대향연 [더 하이엔드] 100년 된 전설의 레이싱 대회를 기념하는 방법 [더 하이엔드] '에루샤'를 정통 시계 브랜드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 [더 하이엔드] 바닷속에서 목숨 잃을 뻔한 경험으로 만든 시계... 현대 다이버 워치 표준이 되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12.13 07:00

  • 오메가, 작은 장치 하나로 시계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더 하이엔드]

    오메가, 작은 장치 하나로 시계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더 하이엔드]

    오메가가 오차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스파이럿 시스템을 개발했다. 시계 업계는 실제 시각에 맞춰 시곗바늘이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무브먼트 부품을 조정하는 레귤레이팅 방식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케이스를 통해 보이는 오메가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무브먼트 9920. 밸런스 휠 브리지에 탑재한 스파이럿 시스템의 편심조정 장치가 핵심이다. [사진 오메가]   오차를 현저히 줄이다 손목시계의 미덕은 정확하게 시간을 알리는 것이다. 태엽이 풀리며 시곗바늘이 회전하는 기계식 시계의 경우 중력·자성 등 여러 이유로 인해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 오차 범위를 줄여나가는 건 스위스 시계 업계의 숙제다. 오메가는 시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밸런스 스프링의 속도를 조정하는 레귤레이팅(regulating, 조정) 개선에 앞장서 온 브랜드다. 참고로 밸런스 스프링과 이 스프링이 감긴 밸런스 휠은 시곗바늘의 회전 속도를 결정짓는 무브먼트 핵심 부품이다. ‘째깍째깍’은 이 부품이 움직이며 나는 소리다.   회복력이 좋고 항자성능이 뛰어난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 [사진 오메가]   올해 오메가는 스파이럿(Spirate™)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밸런스 스프링의 속도를 초미세하게 조절하는 장치다. 스파이럿 시스템의 핵심은 밸런스 휠과 연결된 브리지에 설치한 편심조정 장치다. 워치메이커는 이 장치를 통해 밸런스 스프링의 강성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 참고로 밸런스 스프링의 두께는 사람의 머리카락보다 3배 가늘다. 그래서 웬만한 워치메이커들도 이 얇은 부품을 다루기 어려워한다. 이 메커니즘이 특별한 건 레귤레이팅이 수월해진 동시에 오차 범위가 0~+2초 사이로 줄었다는 사실이다. 2초 빨라질 순 있어도 느려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보통 기계식 시계의 오차가 ±, 다시 말해 시곗바늘이 느려지거나 빨라지는 것을 생각하면 큰 변화다.   획기적 메커니즘을 탑재한 새로운 시계 오메가는 스파이럿 시스템을 스피드마스터수퍼 레이싱 모델에 처음 도입했다. 스피드마스터 컬렉션 중 레이싱 무드가 느껴지는 모델이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수퍼 레이싱. 레귤레이팅 과정을 개선하고 오차를 현저하게 줄이는 스파이럿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시계다. [사진 오메가]   트랙 위에서 볼 수 있는 체크 깃발을 연상시키는 다이얼 가장자리 분 트랙과 스트라이프 패턴 초침(9시 방향 스몰 세컨드 인디케이터), 시계 전반에 사용돼 가독성을 살린 옐로 컬러가 특징. 흔히 볼 수 없는 벌집 패턴 다이얼 또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시계에서 느껴지는 강인함은 디자인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 시계는 1만5000가우스의 강한 자기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부품 대부분이 금속으로 이뤄진 시계에 자기장은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벌집 패턴 다이얼과 레이싱 무드가 돋보이는 분 트랙과 초침. [사진 오메가]   케이스는 반짝임 효과를 주는 미러 폴리싱과 금속의 결을 살린 새틴 브러싱을 교차로 적용한 스틸로 만들어졌다. 시계의 뒷면은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로 만들었다. 스파이럿 시스템을 포함해 오메가의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9920 칼리버의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무브먼트 9920. [사진 오메가]   새로운 스피드마스터수퍼 레이싱은 오메가의 다른 시계와 마찬가지로 스위스 계측학연방학회(METAS)가 설계한 10일 동안의 8가지 테스트를 거친다. 극한 환경에서도 시계의 성능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 주는 일종의 증표다.   혁신은 오메가의 개척 정신이자 철학 정확한 시계를 만들기 위한 오메가의 여정은 지난 25년간 이들이 쌓아온 주요 기술적 업적이 뒷받침한다. 1999년, 영국의 워치 메이커 조지 다니엘스가 발명하고 오메가가 이를 발전시킨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는 정밀성을 저해하는 오일링(부품의 작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윤활유 주입)을 제한해 수 세기 동안 이어진 마찰문제를 해결했다.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를 고안한 워치 메이커 조지 다니엘스. [사진 오메가]   2008년 선보인 Si14 밸런스 스프링은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의 핵심이 됐다. 이 스프링은 실리콘으로 만들었다. 회복력이 우수한 덕에 감고 풀리는 것을 반복하는 스프링에 적합한 실리콘은 충격에 강할뿐더러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2013년 오메가는 세계 최초로 항자성 무브먼트 코-액시얼 칼리버 8508을 발표했다. 극한 수준의 자기장을 견딜 수 있던 건 Si14 밸런스 스프링 때문이다.    스위스 계측한 연방학회가 시행하는 10일간 8가지 테스트를 거치는 오메가 시계. [사진 오메가]   2015년엔 스위스 계측학 연방학회가 고안한 10일간 8가지 테스트를 도입하며 마스터 크로노미터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올해 발표한 스파이럿 시스템은 오메가의 개척 정신 계보를 잇는다.     관련기사 3000명이 숨죽였다…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편지 읽은 행사 정체[더 하이엔드] 고려대에 무슨 일이…"에르메스가 에르메스했다"는 이 공간 [더 하이엔드] [더 하이엔드] 클래식 자동차와 손목 시계로 싹튼 35년 우정 [더 하이엔드] "나만의 길 걸어라" 프레드 사무엘의 일생 담은 하이 주얼리 왔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12.13 07:00

  • 여심 잡더니 수상까지 겹경사...2023년 꽉 채운 이 주얼리 [더 하이엔드]

    여심 잡더니 수상까지 겹경사...2023년 꽉 채운 이 주얼리 [더 하이엔드]

    올해 불가리는 무한한 경이로움과 끝없이 펼쳐지는 새로움을 주는 놀라운 세계를 끊임없이 만들어냈다. 상반기엔 75주년을 맞은 세르펜티를 기념해 국제갤러리와의 대형 전시를 열더니, 지금은 잠실 석촌호수에 18m 높이 세르펜티 라이트를 세워 서울을 밝게 빛낸다. 최근 GPHG에선 프레스티지 주얼리 어워드를 탔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홀리데이엔 모든 여성의 꿈이 되어버린 디바스 드림의 신제품과 한식 파인 다이닝 옳음과 협업 정찬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  한국 여성의 꿈 된 디바스 드림   불가리가 이번 연말 내놓은 디바스 드림의 신제품 목걸이들. [사진 불가리]   이탈리아 로만 주얼러 불가리가 올해 홀리데이를 맞이해 신제품 ‘디바스 드림 네크리스’와 캠페인을 공개했다. 디바스 드림은 다채로운 로마의 감성을 담아 화려함과 여성스러운 우아함을 선사하는 불가리의 대표 컬렉션이다. 우아한 부채 모티프를 상징으로, 시즌에 따라 다채로운 젬스톤과 다이아몬드를 사용해 새로운 모델이 태어난다. 지금 세계적으로 세르펜티와 함께 가장 사랑받는 주얼리 컬렉션 중 하나로,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홀리데이 시즌에 공개된 신제품 디바스 드림 네크리스 커넬리안과 말라카이트는 평범한 순간을 특별한 경험으로 변모시키며 언제 어디에나 장엄함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로즈 골드 소재로 토대를 쌓은 부채꼴의 밑 부분과 꼭짓점엔 다이아몬드가 세팅돼 아름답게 빛나고, 바디 부분엔 초록빛 말라카이트 또는 붉은빛의 커넬리안 젬스톤이 자리해 ‘컬러 대가’ 불가리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  석촌호수에 뜬 세르펜티   석촌호수 위에 떠 있는 초대형 불가리 세르펜티 라이트. [사진 불가리]   불가리는 올해 75주년을 맞은 세르펜티의 대형 조형물 '세르펜티 라이트'를 석촌호수에 띄웠다. 세르펜티는 이탈리아어로 ‘뱀’을 의미하는 말로 재생·변화·지혜·치유·불멸 등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브랜드 불가리의 대표 아이콘 중 하나다. 이번 불가리 세르펜티 라이트는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세르펜티 화이트 골드 네크리스'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것으로, 특유의 곡선미와 기하학적 구조가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2019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방콕(2020)·런던(2022) 등 세계 주요 도시에 설치됐고, 올해는 세르펜티 75주년을 기념해 서울 석촌호수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18m 높이의 초대형 세르펜티 목걸이는 온몸으로 오색 창연한 빛을 내뿜으며 잠실을 빛낸다. 호숫가에는 송파구의 루미나리에 행사 '호수의 가을과 겨울 그리고 루미나리에'가 열려, 석촌호수를 찾은 사람들이 무료로 세르펜티 라이트와 함께 루미나리에를 즐길 수 있는 연말이 됐다. 불가리는 이탈리아 태생의 브랜드답게 이번 조형물을 르네상스 시대 조각가들이 즐겨 사용했던 튜브 연결 구조를 사용했다. 130여 개의 금빛 부품들을 수작업으로 연결했는데 제작에만 9개월 이상 걸렸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길이는 약 60m로, 여기엔 약 15만개의 마이크로 LED 조명을 촘촘히 달았다. 세르펜티 라이트는 매일 오후 6시 불이 켜져 오후 10시까지 3분마다 다채로운 색으로 변하며 빛을 발산한다. 세르펜티 라이트는 오는 12월 말까지 계속된다.      ━  GPHG 거머쥔 하이 주얼리 워치   제네바 워치 그랑프리에서 프레스티지 주얼리 어워드를 수상한 불가리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클레오파트라. [사진 불가리]   최근 불가리는 제네바 워치 그랑프리(GPHG)에서 신제품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클레오파트라로 프레스티지 주얼리 어워드를 수상했다. 2021년 제네바 워치 그랑프리의 ‘에귀유 도르(Aiguille d'or, 황금바늘)’ 상을 받은 지 불과 2년 만에, 그리고 지난해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피콜리씨모와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워치가 ‘주얼리 및 대담성’ 부문에서 첫 수상에 이은 것으로 불가리는 매년 자신의 수상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GPHG 수상 트로피를 든 장-크리스토프 바뱅 불가리 CEO. [사진 불가리]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클레오파트라는 브랜드의 상징인 뱀에 대한 애정이 담긴 신제품이다. 하이 주얼리 커프 워치는 로만 주얼리 하우스 불가리의 젬스톤에 대한 전문성을 보여주는 특별한 시계다. 다른 불가리의 세르펜티 컬렉션들이 손목을 따라 똬리를 트는 듯 감기는 디자인을 선보이는 반면, 세르펜티 미스테리오시 클레오파트라는 유연한 커프 워치 형태를 하고 있다. 커프 위엔 화려하고 대담한 컬러 젬스톤과 다이아몬드 그리고 시계가 함께 공존한다. 시계는 5캐럿이 넘는 투명한 육각형 토파즈 뒤에 자리하고 있는데, 보석 뒤로 비치는 다이아몬드 세팅 다이얼은 실로 우아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하이 주얼리 워치는 화려하고 대담한 컬러 젬스톤의 조합에 대한 강렬한 열정으로 탄생했다. ‘컬러의 대가’인 불가리는 반짝이는 젬스톤의 균형미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세르펜티 미스터리오시 클레오파트라 역시 화려한 젬스톤의 조화로 불가리가 가진 디자인과 정교한 장인 정신의 기준을 다시 한번 높였다. 이번 수상으로 이 시계는 불가리가 새로 만든 하이 주얼리 워치 컬렉션 ‘컬러 트레저’ 시리즈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 불가리와 옳음의 두 번째 협업 「 불가리 옳음 협업. [사진 불가리] 불가리가 한식 파인 다이닝 ‘옳음’과 연말을 맞아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서호영 셰프가 이끄는 옳음은 불가리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메디테라니아’의 론칭을 기념해 ‘동서양의 만남(EAST MEETS WEST)’을 표현했다.    이번 협업은 2021년 진행했던 커플 디너 코스의 성공적인 경험에 이은 두 번째 협업이다. 서 셰프는 컬러풀한 젬스톤과 섬세한 불가리의 장인 정신을 자연 식재료를 통해 새로운 파인 다이닝 요리로 만들었다. 총 8가지 코스로 구성된 ‘불가리 X 옳음 정찬’(디너)은 서울의 스카이라인과 로마의 고대 건축물이 표현된 동화 같은 팝업 메뉴 북으로 시작한다. 아름다운 여정의 시작을 알리는 웰컴 바이트에 이어 컬러 젬스톤에서 영감을 받아 36가지의 제철 과일과 야채를 섞어 만든 요리 ‘젬스톤(Gemstone)’,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표현한 한식 탕 요리 ‘진미’, 독보적인 볼륨감이 어우러진 새우 요리 ‘일미’는 불가리 특유의 화려함이 담겨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만족하게 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불가리 X 옳음 정찬은 내년 2월 29일까지 진행되며, 이 기간 옳음의 디너 코스는 협업 메뉴로만 진행된다. 네이버 예약 및 앱 캐치테이블, 전화 및 옳음 이메일 등으로 사전 예약해야 한다. 」 관련기사 3000명이 숨죽였다…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편지 읽은 행사 정체[더 하이엔드] 모나코 왕비의 티아라가 서울 왔다…‘보석의 전설’ 300점 전시 고려대에 무슨 일이…"에르메스가 에르메스했다"는 이 공간 [더 하이엔드] 도자기 대신 가죽 백에 새긴 동화적 상상력 [더 하이엔드]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3.12.13 05:00

  • 모나코 왕비의 티아라가 서울 왔다…‘보석의 전설’ 300점 전시

    모나코 왕비의 티아라가 서울 왔다…‘보석의 전설’ 300점 전시

    니콜라 보스 반클리프 아펠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 사진 반클리프 아펠   최근 해외 명품 주얼리 브랜드들이 앞다퉈 한국에서 전시 이벤트를 열고 있다. 특히 1906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반클리프 아펠은 가격을 매길 수 없는 하이 주얼리 수백 점을 가지고 서울을 찾았다. 이달 18일 시작해 내년 4월 14일까지 서울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열리는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 전시다. 2019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시작해 중국,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이번에 한국에 온 것이다.     반클리프 아펠은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제작한 300개 이상의 하이 주얼리와 시계, 오브제 등을 공수해 왔다.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의 티아라(왕관),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업계에서는 ‘전설’로 불리는 작품들이다. 국내에서만 독점 공개하는 특별한 작품도 9개를 포함해서다. 지난 14일 서울에 온 니콜라 보스 반클리프 아펠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만나 서울에서 이런 대형 전시를 개최하는 배경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대형 전시회의 기획 의도는. “전통 있는 브랜드로서 상업적인 활동을 넘어선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접적인 구매 고객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가진 하이 주얼리가 많은 사람에게 영감과 기대를 줄 수 있다. 게다가 역사와 함께한 작품들은 흥미를 일으키기 충분하다. 주얼리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서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 많은 사람이 작품을 즐기기 바란다.”   영화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가 착용했던 팔찌 ‘자르티에르 브레이슬릿’. 이번 한국 전시에서 대중에 처음 공개됐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전시에 나온 지프 네크리스 작품, 실제로 지퍼가 닫고 열리듯이 작용한다. 금 루비,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1951년 작품이다. 사진 반클리프 아펠   -다른 이벤트 대신 전시를 선택한 이유는. “하이 주얼리가 무엇을 의미하고, 무엇을 나타낼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놀라움을 보여줄 수 있는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어서다. 주얼리도 미술관·박물관에서 즐길 수 있는 예술의 한 형태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 안에서 반클리프 아펠의 정체성과 구체적인 역사를 보고 느끼길 바란다.”   -한 점에 수억원이 넘는 하이 주얼리를 공공장소에 전시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그래서 우리 같은 회사가 문을 활짝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재정적 여력이 충분한 브랜드만이 가능한 프로젝트다. 또 그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고, 또 브랜드 전통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이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업은 지난 몇 년간 빠르게 성장했다. 그동안 한국 명품 주얼리 시장은 관광객을 위한 면세 사업이 주도했다. 지금은 내수 시장, 즉 한국인 고객이 더 강력하고 훨씬 더 중요해졌다.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서양 주얼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특히 반클리프 아펠 스타일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가 점점 높아지는 걸 느낀다. 여기엔 전시회나 콘텐트, 매체와 디지털을 통한 소통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또 다른 이유는 세계 곳곳에서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다른 아시아 국가와는 다른 독특하고 특별한 문화로 점점 인식되고 있다. 지금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 아방가르드에 대한 대규모 전시가 그 증거다.”   청자와 백자, 태극기에서 영감을 받은 반클리프 아펠 전시공간. 사진 반클리프 아펠   반클리프 아펠이 속한 리치몬트그룹의 올해 3~9월 매출은 102억 유로(약 14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의 신장세를 보였다. 반클리프 아펠과 함께 까르띠에·피아제 등 주얼리 부문 매출이 같은 기간 10%가량 늘면서 주목받았다. 중국·홍콩·마카오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성장세가 높다.     -전시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전시를 봤다고 바로 매장에 가서 제품을 살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는다. 우리는 이런 프로젝트가 소비자에게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발견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이 전시를 통해 어떤 영향이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영향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많은 한국 사람이 전시에 와서 오랜 시간 보고 즐겼으면 좋겠다.”     -앞으로 사업 방향성은. “늘 같다. 우리가 하는 일은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다. 다른 유형의 제품이나 품질, 활동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같은 모습이지만, 가시성을 높여 소비자에게 더 잘 보일 수 있게, 더 잘 평가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한국에서도 몇 년 동안 꾸준하게 가시성을 늘려갔다. 최근 매장 네트워크를 확고하게 구축했고, 팀도 매우 강력해졌다. 그래서 이벤트와 전시회를 기획하고 더 많은 로컬 아티스트와 연결할 기회와 자원이 점점 늘어난다. 특히 서울 메종은 한국의 장인정신과 문화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장소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3.11.19 15:57

  • [더 하이엔드] 서울에서 열리는 하이주얼리 대향연

    [더 하이엔드] 서울에서 열리는 하이주얼리 대향연

    불가리 세르펜티 라이트. [사진 불가리] 서울은 지금 세계 유수의 하이 주얼리 브랜드들이 자신의 역사와 제품을 뽐내는 '하이주얼리 대향연'의 장이 됐다. 불가리가 잠실 석촌호수 중앙에 대형 세르펜티 루미나리에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프레드·피아제·다미아니·쇼파드 등 세계 유수의 하이 주얼리 명가들이 전시와 팝업 스토어 등 대형 이벤트를 열고 있다. 내일부터는 반클리프 아펠 또한 종전 한국에서 보지못했던 대형 하이 주얼리 전시를 시작한다. 바야흐로 하이 주얼리의 계절이다.     ━  석촌호수 빛내는 다이아몬드 목걸이   불가리는 올해 75주년을 맞은 세르펜티의 대형 조형물 '세르펜티 라이트'를 석촌호수에 띄웠다. 세르펜티는 이탈리아어로 ‘뱀’을 의미하는 말로 재생·변화·지혜·치유·불멸 등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브랜드 불가리의 대표 아이콘 중 하나다. 이번 불가리 세르펜티 라이트는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세르펜티 화이트 골드 네크리스'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것으로, 특유의 곡선미와 기하학적 구조가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2019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방콕(2020)·런던(2022) 등 세계 주요 도시에 설치됐고, 올해는 세르펜티 75주년을 기념해 서울 석촌호수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불가리 세르펜티 라이트. [사진 불가리] 세르펜티 라이트의 모티프가 된 화이트골드 소재의 불가리 세르펜티 다이아몬드 네크리스. [사진 불가리]   지난달 27일 설치된 18m 높이의 초대형 세르펜티 목걸이는 온몸으로 오색 창연한 빛을 내뿜으며 잠실을 빛낸다. 호숫가에는 송파구의 루미나리에 행사 '호수의 가을과 겨울 그리고 루미나리에'가 열려, 석촌호수를 찾은 사람들이 무료로 세르펜티 라이트와 함께 루미나리에를 즐길 수 있는 연말이 됐다.    불가리는 이탈리아 태생의 브랜드답게 이번 조형물을 르네상스 시대 조각가들이 즐겨 사용했던 튜브 연결 구조를 사용했다. 130여 개의 금빛 부품들을 수작업으로 연결했는데 제작에만 9개월 이상 걸렸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길이는 약 60m로, 여기엔 약15만개의 마이크로 LED 조명을 촘촘히 달았다. 세르펜티 라이트는 매일 오후 6시 불이 켜져 오후 10시까지 3분마다 다채로운 색으로 변하며 빛을 발산한다.    쇼파드의 레드카펫 컬렉션 하이 주얼리 워치(왼쪽)와 피아제 라임라이트 갈라 워치. [사진 각 브랜드]   피아제와 쇼파드는 헤리티지 피스를 포함한 수백점의 하이 주얼리를 서울로 가져와 전시를 열었다. 피아제는 지난 11월 8일부터 12일까지 성수동 코사이어트 서울숲에서 전시 ' 피아제 라임라이트 갈라 50주년'을 개최했다. 1973년 처음 출시한 피아제의 대표 여성 시계 라임라이트 갈라의 5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였다. 1970년대 생산했던 갈라 워치부터 시작해 하이 주얼리까지, 브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헤리티지 제품과 현재 매장에서 판매 중인 제품들을 한곳에 모아 보여줬다. 전시장은 갈라 워치 모양에서 영감을 받아 두 개의 비대칭 곡선으로 디자인했는데, 이는 브랜드 DNA로 가지고 있는 우아함·화려함·대담함을 뜻하는 합성어 '엑스트라레간자(Extralegnaza)'를 공간으로 보여준 것이다.  쇼파드는 VIP 고객 대상의 하이 주얼리 쇼케이스를 열고, 황금종려상 트로피와 레드 카펫 컬렉션 등 주요 하이 주얼리 제품을 공개했다.    프레드 어데이셔스 블루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와 화이트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프레드 포스텐 브레이슬릿과 반지. [사진 프레드]    ━  전시·팝업 매장으로 하이 주얼리 선봬   프레드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열렸던 주얼리 전시 '프레드, 주얼러 크리에이터 SINCE 1936'을 여의도 더현대 6층 알트.1에서 연다. 전시는 11월 11일에 시작해 오는 12월 25일까지 45일에 걸쳐 진행된다. 프레드는 브랜드 창립자인 프레드 사무엘의 생애와 그가 만들어 온 프레드의 하이 주얼리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해 헤리티지 제품부터 지금의 하이 주얼리까지 300여 점을 서울로 가져왔다.  성수동에서 대형 전시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를 여는 반클리프 아펠의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 [사진 반클리프 아펠]   반클리프 아펠은 내일(11월 18일)부터 시작해 내년 4월 14일까지 390개가 넘는 주얼리와 시계, 오브제를 전시하는 전시 '반클리프 아펠: 시간, 자연, 사랑'을 서울 성동구 성수동 디뮤지엄에서 연다. 지난 1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었던 '사랑의 다리에서 마주하는 시간의 서사시' 전시에 이어 서울에서 열리는 두 번째 대형 전시다.    다미아니의 벨 에포크 크로스 네크리스. [사진 다미아니] '다이아몬드 십자가 목걸이'로 유명한 이탈리아 하이 주얼리 브랜드 다미아니는 오는 19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에서 대형 팝업 매장 '다미아니 벨 에포크 유니버스'를 열고 있다. 이번 팝업 매장은 클래식한 ‘벨 에포크’ 컬렉션과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벨 에포크 릴’ 컬렉션을 각각 검정과 흰색의 두 공간으로 연결해 표현했다. 일반 매장에선 보기 힘든 '벨 에포크 크로스 마스터피스' 같은 특별 제품도 선보인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3.11.17 08:00

  • [더 하이엔드] 클래식 자동차와 손목 시계로 싹튼 35년 우정

    [더 하이엔드] 클래식 자동차와 손목 시계로 싹튼 35년 우정

    모터레이싱 전설의 드라이버 재키 익스(78·Jacky Ickx)가 지난달 말 한국을 처음 찾았다. 그는 한국에서 여러 일정 중 스위스 파인 워치·하이 주얼리 브랜드 쇼파드(Chopard)의 밀레 밀리아 컬렉션 공개 행사에도 참석했다.    행사에서 포즈를 취한 재키 익스. [사진 쇼파드]   익스를 전설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시상대에 오른 횟수가 말해준다. 1967년부터 79년까지 포뮬러1 선수로 활동하며 114번의 그랑프리에 참가해 8차례 우승했다. 3위 안에 입성한 것도 25번이다.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내달리는 르망 24시 대회에선 총 6회 우승했다. 사망자가 속출하기로 유명한 파리-다카르 랠리는 13차례나 완주했다.  “인생의 목표는 내가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잘 해내는 거였다. 레이싱이 그랬다. 최선을 다한 것도 있지만, 운도 따랐다. 프로 선수로서 레이싱 경주는 1992년에 멈췄다. 이후 파리-다카르 랠리와 같은 오프로드 레이스, 밀레 밀리아(Mille Miglia) 레이스에 수차례 참가하며 열정을 이어갔다.”   쇼파드는 1988년부터 지금까지 밀레 밀리아 레이싱 대회 후원사이자 공식 타임키퍼로 활약 중이다. [사진 쇼파드]   밀레 밀리아는 1927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개최된 대회다. 그 이름처럼 1000마일(약 1610km)의 코스를 가장 빨리 달린 드라이버가 우승하는 경주다. 현재 1927년부터 1957년 사이에 나온 차량만 달릴 수 있어 클래식 차의 내구성을 알리고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대회다. 쇼파드는 1988년 이 대회 후원사이자 공식 타임키퍼가 됐다. 익스가 쇼파드 공동 회장인 칼 프리드리히 슈펠레와 만난 건 1989년의 일이다. “그와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삶을 대하는 태도와 가치관이 비슷했다. 그와 함께 밀레 밀리아 대회에 참가한 건 절대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재키 익스와 쇼파드의 공동 회장 칼 프리드리히 슈펠레. [사진 쇼파드]   자동차 DNA를 손목에 얹다 쇼파드는 1988년부터 매년 대회 이름과 같은 밀레 밀리아 컬렉션을 출시한다. 대회를 기념하는 만큼 시계 케이스 안팎에 레이싱을 상징하는 다양한 요소를 더한다. 계기판이 떠오르는 다이얼, 타이어 접지면을 연상시키는 고무 스트랩 혹은 운전용 장갑  펀칭 장식에서 영감 받은 가죽 스트랩, 운전대 모양을 새긴 크라운 등이 특징이다. 이러한 요소 덕에 밀레 밀리아 워치는 자동차와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의 수집 대상으로 꼽힌다.    밀레 밀리아 클래식 크로노그래프. 루센트 스틸 케이스와 블랙 다이얼, 고무 스트랩이 조화롭다. [사진 쇼파드]   쇼파드는 재키 익스를 헌정하는 의미로 열네번의 재키 익스 한정 에디션 시계를 선보였다. 익스는 가족 경영 브랜드인 쇼파드와 함께 시계를 만들며 그들의 전문성, 즉 메커니즘∙소재 개발에도 열정을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를 탑재한 L.U.C 컬렉션과 고급 스포츠 워치 알파인 이글 컬렉션의 성공 역시 파인 워치 제조사로서 쇼파드의 실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쇼파드가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 루센트 스틸을 사용한 알파인 이글 크로노그래프 모델(왼쪽)과 윤리적 방식으로 채굴한 금을 사용하고 퍼페추얼 캘린더와 문페이즈 기능을 더한 L.U.C 루나 원 모델(오른쪽). [사진 쇼파드] 사이즈를 줄인 새 밀레 밀리아 2023년 밀레 밀리아 클래식 크로노그래프는 클래식 자동차에서 영감을 받은 4가지 컬러를 다이얼에 사용한 시계다. 케이스 지름은 40.5㎜로 기존 제품보다 작다. “밀레 밀리아 컬렉션 초기작, 즉 1980년대 후반에 선보인 시계의 다이얼은 작았다. 시간이 흘러 오버사이즈 워치가 유행하자 이 컬렉션 크기도 점점 커졌다. 그런데 이번엔 다시 작아졌다. 시계에도 유행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작아진 덕에 운전 중에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고, 어떤 차림새에도 잘 어울린다.    새 밀레 밀리아 클래식 크로노그래프 컬렉션의 케이스 스케치 컷. 케이스 크기가 줄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쇼파드] 한국을 처음 찾은 전 포뮬러 1 드라이버 재키 익스. [사진 쇼파드]   소재 또한 특별하다. 루센트 스틸™이라 이름 붙인 스틸 합금 소재는 개발에 4년이 걸렸다. 스틸을 재활용해 만든 이 합금은 기존 스틸보다 더 반짝이며 50% 더 단단하다. 찧고, 부딪히며, 긁히는 일이 많은 레이싱 대회에 제격이다. 시계 다이얼은 라이트 그린·체리 레드·레이싱 블랙 세 가지다. 루센트 스틸과 로즈 골드를 함께 사용해 만든 시계에는 그레이 블루 다이얼이 탑재된다.    루센트 스틸과 로즈 골드를 케이스에 함께 사용한 밀레 밀리아 클래식 크로노그래프. [사진 쇼파드] 새 컬렉션은 4가지 색 다이얼로 선보인다. [사진 쇼파드]   다이얼 중앙엔 시간의 흐름을 재는 크로노 초침이 있다. 6시와 9시 방향에는 12시간과 30분 크로노 카운터가 있다. 다이얼 가장자리엔 특정 구간의 평균 속도를 알려주는 타키미터 스케일을 탑재했다. 시·분침과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는 슈퍼 루미노바 코팅 처리를 해 야간 주행 시에도 무리 없이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관련기사 [더 하이엔드] 티파니, 온라인몰 공식 론칭하며 이커머스 사업 박차 [더 하이엔드] 배우 전여빈, 70년 역사의 다이버 워치를 손목에 얹다 [더 하이엔드] 100년 된 전설의 레이싱 대회를 기념하는 방법 [더 하이엔드] '에루샤'를 정통 시계 브랜드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11.17 07:00

  • [더 하이엔드] "나만의 길 걸어라" 프레드 사무엘의 일생 담은 하이 주얼리 왔다

    [더 하이엔드] "나만의 길 걸어라" 프레드 사무엘의 일생 담은 하이 주얼리 왔다

    하이 주얼리 브랜드 프레드(FRED)가 운명을 넘어 주얼러로 거듭난 한 남자, 창립자 프레드 사무엘의 삶의 서사시가 담긴 전시 ‘FRED, 주얼러 크리에이터 since 1936’을 열었다. 지난 11월 11일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더현대 서울 6층 알트원(ALT.1)에서 시작한 전시는 12월 25일까지 45일간 계속된다.   프레드 전시 'FRED, 주얼러 크리에이터 since 1936'에 전시된 101.57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솔레이 도르’. [사진 프레드]   프레드는 1936년 시작한 프랑스 하이주얼리 브랜드다. 성별 구분 없이 다양한 스타일로 활용할 수 있는 현대적인 디자인의 주얼리를 선보여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특히 기념일에 사는 귀중품으로 여겨졌던 하이 주얼리에 대한 통념을 깨고, ‘일상에서 함께하는 주얼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 빠르게 성장 중이다. 국내에선 배의 부품에서 영감을 받은 ‘포스텐’ 팔찌로 잘 알려졌지만, 그 역사와 취급하는 영역은 상당히 깊고 넓다. 이번전시는 ‘프레드’란 브랜드의 진면목을보여주기 위한 브렌드의 특별한 기획과 바람이 담긴 대형 이벤트다.        ━  준비 기간만 3년, 전력 다해 300여 점 모아   프레드 전시 'FRED, 주얼러 크리에이터 since 1936'. [사진 프레드]   전시의 중심은 창립자 프레드 사무엘(1908~2006)이다. 16살 일찍이 견습생으로 주얼리 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28살의 젊은 나이에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시작했다. 전시에선 어린 시절 진주 선별 작업을 하며 익힌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주를 즐겨 사용한 이야기, 아내 테레즈를 포함한 가족의 역사, 세계 각국의 왕실과 영화업계와 함께 한 작업 등을 보여준다.    눈부신 하이 주얼리로 연결되는 프레드 사무엘의 전 생애도 재미있지만, 전시를 보다 보면 그 바탕에 "두려워 말고, 용기 있게 나만의 길을 걸어라"라며 도전을 중요하게 생각한 그의 신념 역시 느낄 수 있다. 전시에 큐레이터로 참여한 보석학자 바네사 크론은 "프레드라는 주얼리 브랜드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그 역사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한다"면서 "브랜드가 시작한 1936년부터 지금까지의 발자취를 찾았고, 전시를 준비하며 프레드 사무엘이 생각했던 비전을 비로소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프레드 사무엘의 결혼 사진을 중심으로 배치된 사진들이 가족과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했다. 윤경희 기자 프레드의 헤리티지 하이 주얼리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찰스 룽 ceo. 정성룡 사진가   프레드는 이번 전시를 위해 300여 점의 작품을 모았다. 준비 기간만 3년. 찰스 룽 ceo, 창립자의 손녀이자 현재 프레드의 아티스틱 디렉터 겸 부사장인 발레리 사무엘의 주도 아래 브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헤리티지 컬렉션은 물론이고,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하이 주얼리와 오브제 작품 수집에 공을 들였다. 발레리 부사장은 "2017년 메종으로 복귀한 뒤 나는 메종의 헤리티지를 정리해 프레드의 매력과 특별함을 창출한 이야기를 많은 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혔다"며 전시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먼저 약 10톤에 달하는 상자 1000여 개 속에 잠들어 있던 소묘와 구아슈(불투명한 물감으로 그린 그림), 사진, 문서들을 끄집어내 연구했다.  또 브랜드의 역사 조각들을 맞추기 위해 '프레드가 프레드를 찾는다'는 구호 아래 세계 곳곳에 숨어있는 프레드 컬렉션을 수소문해 구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는 200여 점의 미공개 아카이브 작품도 모두 꺼내 가져왔다.  그렇게 공들인 전시가 처음 열린 것은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다. 당시 프레드의 이야기와 놀라운 작품들 덕분에 큰 성공을 거뒀고, 올해는 두 번째 전시를 위해 서울에 왔다.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리는 전시다 보니 오픈 첫날부터 많은 해외 기자와 컬렉터가 방한해 전시장을 찾았다.  992년작 다이아몬드 플라워 브로치. [사진 프레드]    ━  도전 정신 강조한 모던 주얼리의 대가   전시장은 총 9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것은 무려 101.57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솔레이 도르'다. 1977년 창립자의 아들 헨리 사무엘의 눈에 띈 솔레이 도르는 곧 프레드 소유가 됐다. 87년 발행한 책 '이안 발루프의 페이머스 다이아몬드'에선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 52위에 솔레이 도르를 올렸다. 당시엔 105.54캐럿이었는데, 지금은 재커팅을 거쳐 중량은 줄었지만 컬러의 아름다움에서 비교 불가한 다이아몬드의 자리를 차지했다. 2021년 보석 감정회사 GIA는 "솔레이 도르는 세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보석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자신을 '모던 주얼러 크리에이터'라고 소개한 프레드 사무엘의 명함. 윤경희 기자   '프레드 사무엘의 방'은 생전 그가 사용했던 직무실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이다.  여기엔 그가 브랜드 초기 사용했던 명함이 전시돼 있는데, 놀랍게도 '모던 주얼러 크리에이터'라고 자신의 직업을 소개한다. 우아하고 화려한 장식의 주얼리가 유행하던 시기에 '현대적인 디자인의 주얼리를 만들겠다'는 남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포스텐에 프레드가 직접 개발한 랩 그로운 다이아몬드(오른쪽)를 세팅한 모습. [사진 프레드] 프레드가 개발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프레드 어데이셔스 블루’. [사진 프레드]    ━  왕실 보석부터 '프리티 우먼' 드레스까지   프레드 하이 주얼리의 주요 고객 중 하나는 왕실과 배우들이었다. 전시엔 이들이 특별 주문한 보석과 사진, 여기에 얽힌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1990년작 영화 '프리티 우먼'과의 인연은 프레드에게 특별했다. 영화사가 극 중 파티 장면을 위해 줄리아 로버츠가 착용할 보석 협찬을 여러 브랜드에 요청했지만, 역할때문에 모두 거절 당했다고 한다. 이때 과감하게 나선 브랜드가 바로 프레드였고, 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프레드 역시 이름을 알렸다. 전시에는 이런 인연을 기념해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입었던 빨간 드레스를 공수해와 함께 선보이고 있다.     영화 프리티 우먼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착용했던 네크리스. 하트컷 다이아몬드가 돋보인다. [사진 프레드] 첫 포스텐 브레이슬릿 모델. [사진 프레드] 포스텐의 다양한 하이 주얼리 피스들. 윤경희 기자   요즘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 컬렉션 '포스텐'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수영과 항해를 즐겼던 사무엘의 아들 헨리가 1966년 아내  베아트리스를 위해 직접 배에서 사용하던 철사 케이블을 잘라 동그랗게 만들고 양 끝에 금으로 만든 잠금쇠를 단 팔찌를 만든 것이 시초다. 이후 1978년 포스텐이란 이름을 붙여 처음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이번 전시엔 당시의 첫 포스텐 모델을 볼 수 있다.       프레드의 전시 관람은 무료다. 네이버 사전 예약 또는 현장에서 등록 후 입장이 가능하다.       ■ 인터뷰 ㅣ 찰스 룽 프레드 CEO 「 찰스 룽 프레드 CEO를 전시 'FRED, 주얼러 크리에이터 since 1936'에서 만났다. 정성룡 사진가  "한 점의 주얼리는 장신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프랑스 하이 주얼리 브랜드 프레드를 이끄는 찰스 룽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그는 이달 시작하는 프레드의 대형 전시 'FRED, 주얼러 크리에이터 since 1936' 오픈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홍콩에서 태어나 홍콩 중문대학교와 프랑스 파리 ESSEC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한 룽 ceo는 까르띠에 홍콩과 까르띠에 중국에서 근무하며 주얼리 업계에 대한 견해를 넓혔다. 2006년 쇼메로 자리를 옮겨 아시아 내 브랜드의 빠른 성장을 끌어냈고, 2012년엔 쇼메의 국제 운영을 맡았다. 프레드엔 2018년 ceo로 부임해 지금까지 메종의 세계적인 확장과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장본인이다. 전시 개최 전날인 지난 11월 8일 그를 직접 만났다.   한국에 자주 온다고 알고 있다.  "1년에 3~4번은 꼭 한국에 온다. 이번이 17~18번째 정도 된다. 하지만 이번 방한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 메종 역사를 보여주는 세계 최초의 아시아 회고전을 열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어떤 전시인가.    "브랜드 창립자인 프레드 사무엘의 여러 이야기를 한 번에 보여 주는 전시다. 그가 얼마나 용기 있는 사람이었는지,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어떻게 꿈을 좇았는지, 어떻게 기쁨·용기·사랑을 담은 주얼리를 창조해왔는지 말이다. 프레드는 이 시대에 맞는 현대적인 주얼리 아티스트로서 20세기 감각을 한국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전시에서 보여주는 작품 수나 운영 기간이 상당하다. 이런 과감한 투자를 결심한 이유는.  "한국이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 중 한 곳이기도 하지만, 한국 자체가 세계적으로 문화 핫스폿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전시를 하면 그만큼 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시의 두 번째 개최지로 서울을 택한 이유다. 우리가 '아방가르드한 젊은 브랜드'라는 점도 서울과 잘 어울려 브랜드 이미지가 더 부각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많은 하이 주얼리 브랜드가 한국에서 공격적으로 이벤트를 열고 있다. 왜 그럴까.  "이 질문은 '왜 오징어 게임이 TV 시리즈 중 가장 많이 시청 됐는지' '왜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탔는지' '왜 블랙핑크가 가장 인기 있는 셀럽인지'를 묻는 것과 같다. 이유는 단순하다. 아티스트와 문화, 그 모든 것을 포함하는 '한국'이 좋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트렌드와 패션, 럭셔리에 대한 감각과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사실 하이 주얼리는 대중이 소비하긴 힘들다. 그런데도 대중 대상의 전시를 기획한 이유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주얼리 행사를 마련하고 싶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영감을 주고 싶었는데, 프레드 창립자의 삶이 던지는 메시지는 '포기하지 마라' '꿈을 좇아라' 같은 귀감이 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경계가 없는 사람이었다. 공감과 나눔의 정신을 기려 대중을 위한 전시를 하자고 결정했다. 특히 요즘은 굉장히 힘든 시기이지 않나. 전쟁, 경제 위기, 기후 문제 등 좌절하기 쉬운 시대이지만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프레드만이 가진 독보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창립자인 프레드 사무엘의 비전과 프랑스 리비에라 지역의 정신. 그리고 기술적 대담함과 혁신, 그리고 바로 지금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오래된 과거나 너무 앞선 미래보다는 지금 현재에 집중하는 우리의 모습, 이것이 바로 프레드의 특징이다."     대표 주얼리 모델로 포스텐이 잘 알려져 있다.   "포스텐(FORCE 10)은 한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우리의 대표 컬렉션이다. 특히 포스텐이란 이름은 항해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풍향 인덱스에서 유래했다. 포스텐은 바람이 너무 세서 항해할 수 없는 레벨로, 바다를 항해할 때 만나는 강풍의 힘과 같은 강인함을 상징한다. 이 제품에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늘 투지와 용기를 가지고 삶을 일궈나가자’는 스토리텔링이 담겨 있다."   포스텐의 인기 비결을 무엇으로 보나. "실제 고객들에게 물어보니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 케이블을 교체할 수 있어 때와 장소에 따라 적절하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담긴 의미도 남다르다. 보통의 주얼리가 사랑·약속의 의미를 담지만, 포스텐은 항해에 관한 이야기로 '실제로 가보기 전엔 아무도 모른다' '한번 해보자' 같은 도전 정신이 담겨 있어 누구에게나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포스텐을 착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포스텐 조합은. "포스텐은 어디에나 어울리는 모던한 디자인도 마음에 들지만, 나 자신을 매 순간 늘 긍정적으로, 포기하지 말고 항상 현재를 즐기며 살아가자고 마음을 다잡게 해주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상황에 따라 늘 다르게 연출하는데, 무언가를 추진하고자 할 때는 크기가 크고 강렬한 것을 주로 착용한다. 크기가 다른 두 개의 브레이슬릿을 레이어링 하기도 하고, 파티 같은 자리에선 다이아몬드가 전체적으로 세팅된 것도 즐겨 찬다."   이번 전시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신제품을 선보이며 새로운 고객을 찾고 싶다. 또 기존 제품을 통해 성숙한 시장에도 문을 두드릴 거다. 이렇게 우리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우리 하이 주얼리를 성별과 나이 구분 없이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이벤트가 되길 바란다." 」 더 하이엔드 관련기사 [더 하이엔드] 티파니, 온라인몰 공식 론칭하며 이커머스 사업 박차 [더 하이엔드] 100년 된 전설의 레이싱 대회를 기념하는 방법 [더 하이엔드] '에루샤'를 정통 시계 브랜드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 [더하이엔드] 거리 곳곳 물들인 보랏빛 장미…성수동에 거리 만든 버버리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3.11.17 06:00

  • [더 하이엔드] 배우 전여빈, 70년 역사의 다이버 워치를 손목에 얹다

    [더 하이엔드] 배우 전여빈, 70년 역사의 다이버 워치를 손목에 얹다

    블랑팡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 더 스테이지에서 ‘다이브 인투 블랑팡(Dive into Blancpain)’ 팝업 전시를 진행 중이다. 블랑팡의 대표 다이버 워치 컬렉션 피프티 패덤즈의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서울에서 벌이는 행사다. 블랑팡은 1735년 예한 자크 블랑팡이 설립한 회사로 현존하는 최고령 브랜드로도 그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피프티 패덤즈의 상징인 사파이어 크리스털 베젤을 본뜬 거대 조형물을 세웠다. [사진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는 1950년대 초 당시 최고경영자인 장-자크 피슈테르가 고안한 시계다. 현재 거의 모든 다이버 워치에 적용되는 여러 특성을 최초로 탑재한 시계로 유명하다. 남은 다이빙 시간을 잴 수 있는 단방향 회전 베젤, 케이스로 물이 들어가지 않게 이중 밀폐 처리한 크라운, 야광 인덱스 등이 그 특징으로 모던 다이버 워치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블랑팡의 시계와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포토월 공간. [사진 블랑팡]   11월 5일까지 진행되는 팝업 공간에서는 서울에서 최초로 볼 수 있는 피프티 패덤즈 1953년 오리지널 모델부터 지난 9월 프랑스 칸에서 최초로 공개한 70주년 기념 모델 피프티 패덤즈 액트(Act) 3 모델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다.     1953년 오리지널 피프티 패덤즈(왼쪽)과 2023년 70주년 기념 모델인 피프티 패덤즈 액트3. [사진 블랑팡]   액트3는 1950년대 중반, 당시 주요 해군 특수부대가 선택한 밀스펙(MIL-SPEC) 워치의 디자인 코드를 계승한 제품이다. 다이얼 6시 방향에 있는 수분 표시기가 특징으로 충격이나 파손을 입었을 때 빨갛게 색이 변한다. 시계 오작동으로 바닷속 다이버에게 생길지 모르는 위험의 순간을 미리 막아준다. 전 세계 555점 한정 생산하는데, 블랑팡의 한국 지사 관계자에 의하면 한국 시장에 배당된 초기 물량은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팔렸다고 한다.   잠수 장비가 떠오르는 케이스가 특별한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액트3 모델. [사진 블랑팡]   더불어 블랑팡의 해양 생태 보전 활동의 일환인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의 철학과 여러 활동을 담은 영상을 거대 스크린으로 송출한다. 지난 20년간 이 단체는 전 세계 해양 단체와 함께 고래상어 보존, 원시 해양 탐사, 해양 희귀 생물 보호 등 여러 프로젝트를 벌였다.     행사에 참석한 배우 전여빈과 그가 착용한 피프티 패덤즈 바티스카프 38mm 화이트 모델. [사진 블랑팡]   27일 팝업 개막 행사에는 배우 전여빈이 참석했다. 그는 피프티 패덤즈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피프티 패덤즈 바티스카프의 화이트 모델을 착용했다. 300m 방수 기능 덕에 정통 다이버 워치에 속하지만, 디자인이 깔끔해 데일리 워치로 활용도가 높다. 케이스 사이즈는 지름 38mm로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관련기사 [더 하이엔드] 티파니, 온라인몰 공식 론칭하며 이커머스 사업 박차 [더 하이엔드] 100년 된 전설의 레이싱 대회를 기념하는 방법 [더 하이엔드] 70주년 된 '이 신발'…올드머니 룩과 함께 돌아왔다 [더 하이엔드] '에루샤'를 정통 시계 브랜드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11.03 07:00

  • [더 하이엔드] 티파니, 온라인몰 공식 론칭하며 이커머스 사업 박차

    [더 하이엔드] 티파니, 온라인몰 공식 론칭하며 이커머스 사업 박차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Tiffany & Co.)가 한국 공식 온라인 쇼핑몰을 론칭하며 이커머스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름하여 '티파니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다.   티파니는 2020년 이미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당시 처음 럭셔리 제품을 선보일 때 첫 입점 브랜드로 나서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했다. 이를 통해 모바일 환경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마련하는 등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노하우를 쌓더니, 이번엔 아예 공식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보다 적극적으로 주얼리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실버 제품부터 하이주얼리까지 폭넓은 상품 스펙트럼을 가진 티파니는 온라인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티파니 온라인 스토어 오픈 포스터. [사진 티파니]   티파니는 1837년 창립자 찰스 루이스 티파니에 의해 미국 뉴욕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이후 186년 동안 우아함, 혁신적 디자인, 정교한 장인정신 그리고 창조적 우수성을 대변하는 글로벌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로 성장을 거듭했다. 오늘날 티파니에는 주얼리와 시계, 럭셔리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전 세계 300개 이상의 리테일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데 디자인·생산·마케팅 등을 담당하는 직원 수만 해도 1만4000명, 제품을 만드는 숙련된 장인 수는 3000명에 달한다.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티파니 락 뱅글. 1883년 사용했던 자물쇠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것으로, 화이트 골드 소재에 뱅글 절반을 다이아몬드가 채우고 있다. 가격은 2385만원. [사진 티파니] 티파니 T 링. 2013년 출시 후 지금까지 티파니의 대표 주얼리 중 하나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다. [사진 티파니] 티파니 측은 "공식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고객뿐만 아니라 티파니 매장에 가기 힘든 사람이나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오프라인 매장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선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주로 선보였다면, 공식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에선 브랜드의 대표 컬렉션인 ‘티파니 T’ ‘티파니 락(Lock)’ ‘티파니 노트(Knot)’ ‘티파니 하드웨어(HardWear)’를 포함해 많은 제품을 판매한다. 이커머스에 먼저 뛰어든 미국 티파니의 경우 아이콘 컬렉션 중에서도 '티파니 T'가 가장 잘 팔린다.       온라인 스토어 론칭을 기념해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살 수 있는 특별 제품도 선보였다. 디자이너 엘사 퍼레티의 다이아몬드 바이 더 야드™ 컬렉션의 대표 제품인 싱글 다이아몬드 펜던트와 귀걸이를 모아 스페셜 패키지 구성으로 내놨다. 또 알파벳 펜던트와 티파니 T 컬렉션의 T 스마일 미니 펜던트 역시 온라인 몰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이다.     오프라인 대비 부족할 수 있는 쇼핑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포장과 배송에 신경을 많이 썼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상품을 사면, 티파니 블루 박스와 함께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 패키지에 담아 전달한다. 배송은 프리미엄 배송 전문업체인 발렉스를 통해 간다. 오전에 제품을 사면 당일 오후에 받아볼 수 있는 '당일 배송 서비스'(유료)도 도입했다.    더 하이엔드 관련기사 100년 된 전설의 레이싱 대회를 기념하는 방법[더 하이엔드] '에루샤'를 정통 시계 브랜드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 [더 하이엔드] 거리 곳곳 물들인 보랏빛 장미…성수동에 거리 만든 버버리 [더하이엔드] 70주년 된 '이 신발'…올드머니 룩과 함께 돌아왔다 [더 하이엔드]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3.11.01 07:00

  • [더 하이엔드] '에루샤'를 정통 시계 브랜드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

    [더 하이엔드] '에루샤'를 정통 시계 브랜드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

    최근 명품 패션 브랜드의 시계가 하이엔드 시계 시장의 또 하나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이들의 시계 시장 진출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단지 그 방식이 바뀌었다. 수십 년전엔 패션 액세서리의 일부로 취급해 대량 생산한 제품에 로고를 얹은 정도에 그쳤다면, 이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돈을 연구·개발에 쓴다. 시계 제작만을 위한 회사를 설립하고, 또 공장을 세우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전통 있는 시계 전문 제작회사와 협업을 진행하거나 필요한 경우 인수·합병도 불사한다. 정통 시계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인다는 의미다.   최근 루이 비통이 발표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시계 LVRR-01 크로노그래프 소네리 모델. [사진 루이 비통] 정통 시계 브랜드로 변화하는 패션 명품 회사   지난 10월 중순 미국 명품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이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었다. 남녀 의류, 액세서리와 40년째 이어오고 있는 리빙 제품('랄프 로렌 홈'이라고 부른다)을 한자리에 모았다. 거대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째로 옮겨온 듯한 진열 공간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었다. 바로 랄프 로렌의 이름을 내건 '워치 & 파인 주얼리' 섹션이다. 이들은 다양한 디자인의 시계, 골드∙다이아몬드 등 값비싼 소재로 만든 주얼리로 진열장을 가득 채웠다. 이날 랄프로렌이 보여준 시계와 파인 주얼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명품 시계∙주얼리 브랜드 제품과 견주어도 손색 없었다.    랄프 로렌은 2008년부터 시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진 오른쪽의 시계는 케이스와 스켈레톤 무브먼트의 수공 장식이 돋보이는 웨스턴 컬렉션 모델. [사진 랄프 로렌]   순은(스털링 실버) 케이스에 수공으로 음각 장식을 한 것도 모자라, 뼈대만 남긴 스켈레톤 무브먼트에도 정교하게 조각을 한 ‘랄프 로렌 웨스턴 컬렉션’은 작품이라 불러도 될만큼 그 미학과 기술력이 뛰어났다. 무브먼트는 스위스, 케이스 세공은 미국 뉴욕, 가죽 스트랩(시곗줄)은 미국 텍사스와 이탈리아에서 완성된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완성하는 터라 시계 하나를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며 생산량 또한 극히 적다. 승마에 조예가 깊은 브랜드인 만큼 등자(말 안장에 연결한 발 받침대)에 영감을 받은 스터럽 컬렉션을 전개한다. [사진 랄프 로렌 공식 홈페이지] 파트너십 체결과 박람회 참가는 필수  랄프 로렌이 한국 시장에 시계를 본격적으로 들여온 건 불과 최근 2~3년의 일이지만, 이들은 2008년 이미 스위스 제네바에 시계와 주얼리 부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설립 초기 리치몬트 그룹과 파트너십 체결이 큰 도움이 됐다(※현재 파트너십은 끝난 상태다).  리치몬트는 IWC∙피아제∙예거 르쿨트르 등 스위스 전문 시계 브랜드가 속한 그룹이다. 2009년부터는 몇 년간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 고급시계박람회(현재 워치스앤원더스)에 참가하며 시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쌓는 데 집중했다. 투르비용과 같이 최고급 기술이 필요한 시계 여러 점도 잇달아 발표했다.   제네바에서 매년 봄 열리는 워치스앤원더스 전경. 명품 패션 브랜드로는 샤넬과 에르메스가 참가하고 있다. [사진 워치스앤원더스] 6~7억짜리 시계도 만들어내다  한편, 루이 비통은 스위스 제네바의 독립 시계 브랜드 아크리비아(Akrivia)와 손잡고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시계 LVRR-01 크로노그래프 소네리를 공개했다. 참고로, 독립 시계 브랜드(또는 제작자)는 소규모 생산을 통해 개성 있는 시계를 만드는 업체를 말하며 무브먼트의 작은 부품까지 수작업으로 완성하기도 한다. 이 시계는 시간의 흐름을 재는 크로노그래프와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차이밍 메커니즘인 소네리를 합친 모델로 개발부터 부품 제작, 조립까지 복잡해 웬만한 브랜드도 쉽사리 만들기 어려운 기능을 담았다. 판매가는 45만 스위스프랑, 한화로 치면 6억8000만원대다. 크로노그래프와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소네리 기능을 합친 루이 비통의 신작 LVRR-01 크로노그래프 소네리. [사진 루이 비통]   아크리비아를 이끄는 서른일곱살의 시계 제작자 레젭 레젭피(Rexhep Rexhepi)의 아이디어가 큰 보탬이 됐지만, 결국 이러한 시계를 만들기 위해선 루이 비통의 시계 공방 라 파브리끄 뒤 떵(La Fabriquedu Temps Louis Vuitton)을 이끄는 미셸 나바스와 엔리코 바바시니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루이 비통의 고급 시계 케이스에 담긴 LVRR-01 크로노그래프 소네리 모델. [사진 루이 비통]   루이 비통은 2002년 드럼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땅부르 워치를 발표하며 시계 브랜드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출시 당시에는 브랜드 명성에 걸맞은 독창적 디자인과 트렌디한 감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내로라하는 스위스 정통 시계 브랜드에 맞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루이 비통은 과감한 투자를 한다. 2014년 제네바 외곽에 전문 시계 공방 라 파브리끄 뒤 떵을 세운 것이 그 시작이다.  브랜드의 LV 로고가 돋보이는 플라잉 투르비용 무브먼트의 조립 과정(왼쪽)과 스위스에 위치한 루이 비통의 시계 공방 라 파브리끄 뒤 떵. [사진 루이 비통]   이후 루이 비통은 스핀 타임 무브먼트, 땅부르 미니트 리피터, 에스칼 월드 타임 등 전례 없는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시계를 선보인다. 2012년 다이얼 공방 레만 카드란(Léman Cadran)을 인수한 것도 파인 워치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 지금 소개하는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모델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체계적으로 시계 제작 공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시계 업계 오스카상 수상으로 입지를 다지다  루이 비통의 시계 제작 능력은 시계 업계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 수상으로도 입증됐다. 2021년에는 오토마통(태엽과 톱니바퀴를 활용해 움직이는 장치) 기능을 탑재한 땅부르 카르페 디엠과 땅부르 스트리트 다이버 워치로 두 개의 본상을 받았다.  2022년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 현장. [사진 GPHG]   GPHG에서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하며 시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한 브랜드는 또 있다. 바로 에르메스. 지난해까지 총 6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복잡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기능에 이야기를 담아낸 덕에 여러 차례 수상할 수 있었다.  샤넬도 만만치 않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총 5번 수상하며 정통 시계 제작사로서의 힘을 과시했다. 여성들을 위한 패션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인 만큼 세공 장식과 여성용 컴플리케이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탄생 20년을 맞아 2019년에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거쳐 공개한 세라믹 시계 J12 역시 수상작이다. 참고로 올해의 GPHG 시상식은 오는 11월 9일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다. 올해 역시 에르메스와 루이 비통의 시계가 후보에 올랐다. GPHG 수상작인 에르메스의 아쏘 르 땅 보아쥬(왼쪽)과 샤넬의 J12 모델(오른쪽) [사진 에르메스, 샤넬]   갑자기 시계를 만든 건 아니다 에르메스의 시계 제작 역사는 19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이때는 다른 제작사의 회중시계에 가죽 스트랩을 연결한 것이 전부였다. 1928년엔 스위스산 시계에 에르메스의 로고를 함께 박아 판매를 했다. 50년 후인 1978년, 에르메스는 스위스 비엔에 시계 생산 부서 라몽트르 에르메스(La Montre Hermès)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컬렉션을 만든다. 지금도 에르메스의 핵심 컬렉션인 아쏘가 나온 것도 이 시기다. 직사각형 디자인의 케이프 코드(1991년), 브랜드 첫 글자인 H를 케이스에 접목한 H-아워(1996년)가 연이어 성공했다.  프랑스가 아닌 스위스에 위치한 라몽트르 에르메스 본사. [사진 에르메스]   2003년부터는 시계 디자인뿐 아니라 시계의 심장, 즉 무브먼트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스위스 플러리에 지역의 보셰(Vaucher) 매뉴팩처의 무브먼트를 장착한 드레사지 워치가 발판이 됐다. 보셰 매뉴팩처는 연간 3만5000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오토매틱∙크로노그래프∙문페이즈∙퍼페추얼 캘린더 등 20종이 넘는 무브먼트를 만들어 낸다. 2006년 에르메스는 이 회사의 지분 25%를 인수했고, 이후 보셰를 통해 자체 제작 무브먼트 3종을 개발·보유했다. 이야기를 담은 컴플리케이션 기능으로 차별화한 에르메스의 고급 시계. 아쏘 레흐 드라룬(왼쪽)과 아쏘 르 땅 보아쥬(오른쪽). [사진 에르메스]   이 무브먼트 바탕 삼아 에르메스는 실험적인 시계들을 내놓는다. 푸시버튼을 눌러 시곗바늘의 회전을 멈추거나 초침을 거꾸로 돌리는 시계(아쏘 타임 서스펜디드) 혹은 다이얼이 케이스 가장자리를 회전하는 동시에 전 세계 시각까지 알려주는 시계(아쏘 르 땅 보아쥬) 등이 대표작. 이런 시계들은 장 마크 비더레흐트, 장-프랑수아 모종 등 유명한 독립 시계 제작자와 협업해 완성한다. 과감한 시도와 투자를 통해 에르메스는 정통 시계 브랜드로서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에르메스는 보셰 매뉴팩처와 함께 만든 자체 제작 무브먼트로 시계를 만든다. [사진 에르메스]   브랜드 정체성 유지, 성공의 열쇠  샤넬의 워치 메이킹은 접근법 자체가 다르다. 투르비용과 같은 최상위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일수록 도전 과제가 많아진다. 샤넬은 디자인을 생각한 후에 그 이후 맞는 무브먼트를 개발한다. 프랑스 파리(샤넬 워치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에서 디자인하고, 스위스(라쇼드퐁 시계 매뉴팩처)에서 구체화한다. 워치 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르노 샤스탱과 시계 제작 장인 사이의 긴밀한 관계가 절대적이란 얘기다.  기존 무브먼트를 활용해 시계를 디자인하는 것이 아닌 덕에 연구 개발이 더딜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기에 독창적인 시계를 선보인다. 중력을 상쇄하는 장치인 투르비용 케이지 위에 솔리테어 다이아몬드를 얹은 무브먼트, 칼리버 5는 그래서 큰 주목을 받았다.   샤넬의 최상위 시계들은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은 유지하되 스위스 정통 워치 메이킹 제작 방식을 따른다. 왼쪽부터 무슈 드 샤넬 투르비용 메테오라이트, J12 다이아몬드 투르비용 칼리버 5, J12 X-RAY 칼리버 3.1. [사진 샤넬]   샤넬은 1987년 파리 방돔 광장의 팔각형을 닮은 프리미에르 워치로 시계 제작에 뛰어들었다. 이후 2002년 하이테크 세라믹으로 만든 J12 워치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구사했다. 모던한 직사각 디자인의 보이∙프렌드와 남성만을 위해 처음 선보인 무슈 드 샤넬까지 다채로운 컬렉션을 선보인다. 다이아몬드는 물론 루비∙사파이어 등 진귀한 스톤을 세팅하거나 패션 브랜드로서의 감각을 살려 자수, 퀼팅 등을 접목한 아트피스도 내놓는다.  이쯤 되면 이들 브랜드가 내놓는 시계에 '정통성' 여부를 논하는 건 옳지 않다. 물론 '전통과 역사'의 시계 브랜드가 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스위스 라쇼드퐁에 있는 샤넬의 시계 매뉴팩처 전경. [사진 샤넬]   더 하이엔드 관련기사 거리 곳곳 물들인 보랏빛 장미…성수동에 거리 만든 버버리 [더하이엔드] 70주년 된 '이 신발'…올드머니 룩과 함께 돌아왔다 [더 하이엔드] 바닷속에서 목숨 잃을 뻔한 경험으로 만든 시계... 현대 다이버 워치 표준이 되다[더 하이엔드]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 풀어낸 마법 같은 이 샴페인 [더 하이엔드]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10.25 07:00

  • [더 하이엔드] 바닷속에서 목숨 잃을 뻔한 경험으로 만든 시계... 현대 다이버 워치 표준이 되다

    [더 하이엔드] 바닷속에서 목숨 잃을 뻔한 경험으로 만든 시계... 현대 다이버 워치 표준이 되다

    1950년대 초 블랑팡을 이끈 장-자크 피슈테르는 다이빙 중 산소 부족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 산소통에 남은 공기량을 알 수 없어서였다.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곧장 시계 제작에 들어갔다.   1950년대 남프랑스 바다에서 다이빙 테스트를 하는 당시 최고경영자 장-자크 피슈테르. [사진 블랑팡] 남은 다이빙 시간을 잴 수 있는 단방향 회전 베젤, 케이스로 물이 들어가지 않게 이중 밀폐 처리한 크라운을 갖춘 시계였다. 어두운 데에서 쉽게 시간을 볼 수 있는 야광 인덱스, 약 100m에 달하는 방수 성능 등 바다 탐험을 위해 필요한 기능도 갖췄다. 1953년, 그렇게 세상 빛을 본 시계의 이름은 피프티 패덤즈(Fifty Fathoms). 당시 유럽의 레크리에이션 다이빙 허용 깊이에 해당하는 50 패덤즈(약 91.45m)에 착안해 이름 지었다.  1953년 오리지널 피프티 패덤즈(왼쪽)와 2023년 새 모델 피프티 패덤즈 액트 3(오른쪽). [사진 블랑팡]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프티패덤즈는 다이버 시계 분야의 최강자로 추앙받는다. 현대적인 모습을 갖춘 세계 최초의 다이버 워치 타이틀도 있다. 1735년 탄생, 현존하는 세계 최고령 시계 브랜드가 가진 정통 파인 워치 제작 기술을 등에 업고 진화한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됐다. 수많은 파생 모델도 한몫했다. 바다, 피프티 패덤즈의 고향 피프티패덤즈 탄생 70주년 기념행사 취재를 위해 지난 9월 프랑스 남부의 휴양 도시 칸을 찾았다. 왜 이 도시일까? 답은 시계 역사 속에 있다. 피슈테르가 이 시계를 차고 첫 번째 테스트 다이빙을 한 곳이 칸 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였다. 공식 행사는 이틀에 걸쳐 이뤄졌다. 첫날엔 300여 명의 기자단과 함께 해양 보호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는 해양을 보호하고 생태계 자원을 보존하는 이니셔티브다. [사진 블랑팡] 블랑팡은 지난 20년간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라는 이름 아래 전 세계 해양 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쌓으며 활동을 벌여왔다. 고래상어 보존 프로젝트(2003년), 원시 해양 탐사 프로젝트인 프리스틴씨즈(2011~2016년), 해양 희귀 생물을 발견하고 보호하는 곰베싸 프로젝트(2013~현재)가 대표적이다. 구체적 성과도 있었다. 블랑팡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활동을 통해 전 세계 해양 보호 구역 면적이 2배로 커졌다.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 패널 토론 현장. 최고경영자 마크 A.하이에크와 곰베싸 프로젝트의 로랑 발레스타 등이 참석했다. [사진 블랑팡] 토론에는 현재 블랑팡의 최고경영자 마크 A.하이에크, 해양 희귀 생물을 탐구하는 곰베사 프로젝트의 수장 로랑 발레스타, 전문 다이빙 강사협회 PADI의 대표 드류 리처드슨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블랑팡은 해양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 단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통해 긍정적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을 돕는다.” 하이에크의 말이다. 시계 탄생 70주년을 기념하는 일정의 일부임에도 시계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바다를 지키려는 블랑팡의 헌신과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칸 바다에서 다이빙 시연 중인 로랑 발레스타.[사진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를 착용한 다이버. [사진 블랑팡] 현대 다이버 워치의 이정표 메인 행사는 둘째 날 오후 칸 해안에서 배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생뜨 마르그리트 섬에서 열렸다. 14세기 지은 수도원과 20세기에 운영을 멈춘 교도소가 있는 유서 깊은 장소다. 칸의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블랑팡이 단 하루를 위해 섬에 지은 행사장은 피프티 패덤즈의 요새이자 발자취를 기리는 작은 박물관 같았다.  70주년 행사가 열린 프랑스 칸의 생뜨 마르그리트 섬. [사진 블랑팡] 1953년 첫 시계를 포함해 지난 70년간 선보인 빈티지 모델이 진열됐다. 프랑스 전투 잠수 부대를 시작으로 미국 최정예 엘리트 잠수 특전대인 네이비실과 독일 및 이스라엘 해군이 이 시계를 선택하게 된 배경을 담은 사진과 기록물도 흥미로웠다. 로랑 발레스타가 촬영한 바닷속 희귀 생물 사진전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였다.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의 70년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포토월. [사진 블랑팡] 70년 역사를 기리는 기념 모델 출시  행사의 대미는 피프티패덤즈 70주년 기념 액트(ACT) 3 모델의 공개. 액트 3는 만 70살이 된 컬렉션을 기념하기 위해 블랑팡이 올해 초부터 차례로 공개한 피프티패덤즈 액트 시리즈의 완결판이다.  555점 한정 생산하는 피프티 패덤즈 70주년 기념 액트 3 워치. [사진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액트 3 워치 공개 현장. [사진 블랑팡] 이 시계는 1950년대 중반 당시 주요 해군 특수부대가 선택한 밀스펙(MIL-SPEC) 워치의 디자인 코드를 계승한다. 다이얼 6시 방향에 있는 수분 표시기는 트레이드마크다. 충격이나 파손 등의 이유로 시계의 방수 성능이 떨어졌을 때 빨갛게 색이 변한다. 이를 탑재한 시계의 수량이 워낙 적어 지금도 오리지널 밀스펙 워치는 컬렉터 수집 대상 영순위다.  올해 차례로 선보인 70주년 기념 모델인 피프티 패덤즈 액트 1과 액트 2. [사진 블랑팡] 액트 3의 케이스는 밀스펙과 같은 지름 41.3mm다. 9캐럿 골드와 구리에 은∙팔라듐∙갈륨을 섞은 ‘브론즈 골드’로 만들었다. 군용 시계 특유의 남성성과 골드가 내뿜는 온화한 빛이 조화롭다. 케이스 뒷면으로는 건축미가 느껴지는 자체 제작 오토매틱 무브먼트 1154.P2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이빙 워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엿볼 수 있는 시계가 탄생했다.  액트 3 워치 상세 사진. 백케이스로 드러난 무브먼트에서 건축미가 느껴진다. [사진 블랑팡] 칸(프랑스)=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10.20 07:00

  • [더 하이엔드] 한국인 큐레이터와 한국 작가 내세웠다...시계 브랜드 브레게의 남다른 행보

    [더 하이엔드] 한국인 큐레이터와 한국 작가 내세웠다...시계 브랜드 브레게의 남다른 행보

    공간 전면을 꽉 채운 검은색 바탕의 패널에 붉은 혜성이 떨어져 내린다. 중앙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시간을 의미하는 작가 안성석의 디지털 아트 작품이 흘러나오며 생동감을 준다, 중앙엔 이와 상반되는 차분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가진, 꽃잎이 겹겹이 쌓여 있는 것 같은 작가 정희민의 입체적인 회화 작품 4점이 자리 잡고 있다. 또 작품 양옆엔 스위스 시계장인이 직접 작고 세밀한 시계 부품을 만들고 조립한다.     지난 9월 6~9일 열린 '프리즈 서울 2023'에 마련된 스위스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 브레게의 공간. 이번 프리즈 서울을 위해 브레게와 협업 작업을 한 작가 안성석·정희민의 작품과 함께 스위스에서 날라온 시계 작인이 직접 시계 제조 공정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브레게]   글로벌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 ‘브레게’가 지난 9월 6~9일 열린 ‘프리즈 서울 2023’에 다시 한번 인상적인 프로젝트로 찾아왔다. 브레게는 지난해 열린 첫 프리즈 서울에서 유명 아티스트 파블로 브론스타인(Pablo Bronstein)과 협업해 ‘산업혁명 기간 워치 메이킹 기술에 깃든 인내의 순간’을 설치 작품으로 선보인 바 있다.     올해 브레게의 아트 이벤트는 지난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한국인 큐레이터 심소미와 협업해 한국만을 위한 아트 전시와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 부스에서 보여줄 작품의 작가 또한 한국 작가가 참가해 우리에겐 더 의미 있는 작업이 됐다. 브레게 역시 이번 프리즈의 아트 이벤트를 통해 예술계와 깊은 유대 관계를 더욱 돈독히 했다. 전시장은 심소미가 큐레이팅한 특별한 작품뿐만 아니라 브레게의 헤리티지 워치와 타입 XX 컬렉션 등 신제품도 함께 공개해 관람객들이 눈앞에서 직접 시계를 볼 기회를 마련했다.      ━  서울의 시간을 예술로 보여주다   심소미 큐레이터는 올해 뉴욕·런던·서울·로스앤젤레스의 4개 도시에서 열리는 프리즈의 브레게 아트 이벤트를 모두 총괄한다. 주목할만한 것은 4개 도시의 이벤트를 모두 각 도시 출신의, 다른 작가들과 협업한다는 점이다. 기획도 도시별로 전부 다르다. 한 가지 프로젝트로 모든 도시를 똑같이 도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4개의 도시를 위한 4개의 전시를 기획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오비탈 타임(Orbital Time)’을 주제로 했던 프리즈 뉴욕에선 오늘날 사람들이 시간을 지각하는 방식을 탐구하고, 시간 너머에 작동하는 순환적이고 다층적인 시간의 궤도를 탐구했다. 작가로는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락스 미디어 콜렉티브’와 회화작가 앤 리슬리가드가 함께 했다.     프리즈 개최 도시별로 컨셉과 협업 아티스트를 다르게 한 것은 브레게에 대해 공부할수록 도시·예술과의 접점이 될만한 요소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하나의 주제만 선택하기엔 아까운 게 많았다”는 그는 아예 4개 도시에서 열리는 1년의 아트 페어 전 여정에 녹여내기로 했다.  심 큐레이터는 "네 도시 중에서 서울이 제일 어려웠다"고 했다. 서울은 자신이 살아온 도시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다이내믹하게 시간이 흘러가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프리즈 서울 2023에서 공개한 브레게와 심소미 큐레이터의 아트 프로젝트 '스트리밍 타임'. [사진 브레게] 프리즈 서울 일정에 맞춰 심소미 큐레이터도 서울로 돌아왔다. 사진은 브레게 공간에 설치된 작가 정희민의 협업 신작 '부서진 배위의 세이렌 아네모이아'를 보고 있는 심소미 큐레이터의 모습. [사진 브레게]  ━  우리 모두가 경험하는 '스트리밍 타임'   많은 고민 끝에 그는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 보여줄 프로젝트 주제를 ‘스트리밍 타임(Streaming Time)’으로 정했다. 디지털 미디어 작가 안성석과 회화 작가 정희민이 함께했다.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에서 벌어지는 시간의 문제, 즉 모두에게 다르게 느껴지는 주관적 경험이면서 서로 연결된 세계를 지탱하는 기둥과도 같은 시간에 대해 다룬다.    심 큐레이터는 협업 작가들에게 '시간성'과 '시간이 흘러가 버린 뒤 남아 있는 것들'에 관한 작업을 요청했다. 작가 안성석에겐 브레게의 브랜드와 시계에 대해 직접 살펴보고 이를 작품에 녹여줄 것을, 반대로 작가 정희민에겐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작업하도록 주제만 던졌다. 시간성이라는 주제 아래 디지털과 아날로그 작업, 협업 브랜드의 DNA를 포함한 작업과 아닌 것을 함께 배치해 스파크를 일으키겠다는 그의 계획이었다. 그의 의도는 적중했다. 프리즈 서울의 브레게 공간은 현대와 과거, 디지털과 아날로그, 브랜드와 예술이 서로를 밀고 끌며 불꽃을 일으킨다.   안성석은 이번 협업 작품에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들을 소재로 사용했다. 군대 복역 시 사진병으로 근무하며 군대 내 각종 사건 사고를 직접 목격했던 그는 잊히지 않는 군인들의 이미지를 이번 작품에도 녹여냈다. 그는 "원래 시간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서 "같은 사건이나 이벤트를 경험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공감이 있다. 같은 시간에 대한 추억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 그런 것들을 소재로 사용한다"고 했다.  그가 이번 협업 작업에 사용한 혜성이나 나비, 레몬, 은행나무, 시간을 확인하는 사람의 모습은 모두 안성석에게 시간을 의미하는 것들이다.   정희민은 흘러가는, 고정되지 않은 시간의 자취를 추상으로 표현했다. 안료에 볼륨감을 줄 때 섞어 사용하는 재료인 겔 미디움을 굳히고 얇게 펴서 만지면 부서질 것 같은 꽃잎처럼 만들었다. 그는 "나의 그림은 '그려진다'라기 보다 '만들어진다'고 하는 것에 가깝다"면서 "다루기 힘든 재료인 겔 미디움이 표현할 수 있는 신비로운 느낌으로 시간과 시간이 흘러간 뒤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해 표현했다"고 말했다.   작가 안성석이 브레게와 심소미 큐레이터의 아트 프로젝트 '스트리밍 타임'을 알리기 위한 디지털 영상의 한 장면. ″브레게의 정교한 시계 장치를 보고 어떤 울림을 받았다″는 그는 ″이를 투명하게,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넣어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안성석의 디지털 작업은 프리즈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볼 수 있다. [사진 안성석] 브레게 공간에서 만난 심소미 큐레이터(왼쪽)와 작가 안성석. 뒤에 보이는 벽과 옆 모니터를 통해 보이는 작품이 안 작가가 이번 프리즈 서울을 위해 브레게와 협업한 신작이다. [사진 브레게]   한편 전시장 양 끝엔 스위스에서 온 브레게의 시계 장인이 시계 제조 과정을 직접 보여준다. 프리즈 서울을 찾은 관람객들은 시계 장인의 세밀하고 섬세한 작업을 지켜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또한 브레게의 회중시계와 최근 출시한 새 시계 '타입 XX 컬렉션'이 전시돼 하나의 '작품'으로 보였다. 한쪽에선 브레게 시계를 직접 착용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클래식' '네인 드 네이플' 등 브레게의 대표 시계들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프리즈 서울 2023의 브레게 공간에 전시된 새 시계 '타입 XX'(위)와 헤리티지 시계. [사진 브레게]   "프리즈 서울은 일종의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흘러가는 시간에 관한 디지털 작품을 배경으로 중앙엔 시간이 흘러간 뒤를 보여주는 회화 작품이 있고, 양옆엔 오랜 시간의 역사를 가진 브레게의 시계와 시계장인들이 이들을 보호하듯 자리 잡고 있죠.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시간에 대한 하나의 명장면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서울에서 한국 작가와 함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브레게의 프리즈 아트 프로젝트 총괄 기획자 심소미 인터뷰 「 심소미 큐레이터는 올해 4번 열리는 아트 페어 '프리즈'에서 브레게의 아트 프로젝트를 기획, 진행한다. [사진 브레게]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 브레게가 올해 프리즈 아트페어에 참가하며 협업한 사람은 한국인 큐레이터 심소미다. 그는 서울과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다. 도시 문화와 건축, 디자인, 예술의 접점에서 전시기획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수여하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21)’, 현대자동차가 수여하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2021)’, ‘제11회 이동석 전시기획상(2018)’ 등을 수상했다. 심 큐레이터는 서울을 포함해 뉴욕, 런던,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4번의 프리즈에서 브레게 아트 프로젝트를 총괄한다. 프리즈 서울 준비가 한창인 지난 8월 24일,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심소미와 줌을 통해 이번 브레게와의 협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에 앞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브레게라는 하이엔드 워치 업계에서도 최상위에 위치한 브랜드가 어떻게 한국인 큐레이터와 협업하게 됐는가였다. 시작은 '지난해보다 더 다각적인 시각을 담은 아트 이벤트를 하고 싶다'는 브레게의 생각부터다. 지난해 프리즈에서 한 명의 아티스트와 협업했다면, 올해는 기획자를 통해 다양한 방향성과 작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브레게는 프리즈에게 브랜드와 이벤트 취지와 잘 맞는 기획자 섭외를 부탁했고, 프리즈가 추천한 인물이 바로 심 큐레이터였다.  그는 “주로 도시·건축·아트의 연결에 주목하는데 그 중 시간에 대한 기획도 많았다"면서 "이점을 브레게가 프리즈와 브레게가 주목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큐레이터가 '시간성'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건축과 예술의 접점에 주목하는 기획자로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건축과 예술이 집대성된 ‘도시’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가장 많이 마주하게 되는 게 시간의 흔적들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서울 같은 도시는 전쟁 이후 급격히 발전하는 경제적인 시간을 바탕으로 하고 있죠. 브레게만해도 산업혁명 이전에 현대의 시계 구조를 발명해 인류 역사에 이바지했죠. 지금까지 우리는 그 시계를 계속 계승해서 발전시켜오고 있고요.”    브레게와의 협업이 결정되자마자 심소미는 파리 국립 도서관으로 달려가 브레게와 시계에 대한 책을 닥치는 데로 읽었다. 그에게 들어온 브레게라는 두터운 세계를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는가가 과제로 주어졌기 때문이다.  “열람할 수 있는 책과 고문서까지 모두 봤어요. 그런데 그 발명에 끝이 없더라고요. 분야도 천문학부터 시작해 항해, 기계공학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이 연동돼 있었어요. 그때 ‘이렇게 두터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라면 현재 예술의 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도전들을 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브레게에 과감한 기획을 제안했어요.”   그는 '스트리밍 타임' 주제로 디지털 아트와 회화 작품을 동시에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프리즈 서울에서 보여줄 프로젝트는 협업 작가로 두 명의 한국 작가 안성석·정희민으로으로 정했다. 역사와 헤리티지를 브랜드 DNA로 여기는 브랜드에게 '흘러가는 시간'이라는 주제를 내민 것부터 파격적인데, 여기에 해외에선 인지도가 약한 한국 신진 작가들을 내세운 용기가 대단했다.     “브레게가 가진 동시대 미술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중요하고 희소가치가 있어요. 저는 이를 다양한 작가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고, 또 한국 작가를 소개하고 싶은 욕심도 컸습니다. 예술에는 도시 생활이 인간의 지각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가 반영돼 있어요. 또한 예술은 사회에서 보이지 않거나, 배제되거나, 소실되었을지 모르는 것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번 협업에서는 워치메이킹 분야의 발명과 발전 속 브레게의 중요성을 고려해 이를 예술, 그리고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된 워치메이킹 분야에 대한 폭넓은 이해 간의 대화로 표현하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자 했습니다.”   지금의 디지털 문화와 긴밀하게 연결된 '스트리밍'이라는 단어를 브레게 프로젝트에 사용한 데는 숨은 뜻이 있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두 개, 즉 브레게란 브랜드와 스트리밍이란 컨셉을 만나게 해 스파크를 일으키는 게 목적이었어요. 스트리밍은 디지털 콘텐트를 소비하는 방식이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빨리 흘러간다는 특징이 있죠. 뒤로 갈 순 없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이것이 바로 뒤로 갈 수 없는 ‘시간’과 같습니다.”     9월 6~9일 프리즈 서울의 브레게 아트 프로젝트를 마친 심 큐레이터는 오는 10월 런던에서 열리는 '프리즈 런던' 준비에 매진한다. 그는 "그래도 서울 프로젝트에 대한 고민이 제일 많았어요. 제가 살아온 도시였고, 또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시간이 흘러가는 도시였으니까요. 서울에서 시간에 대한 탐험을 많은 분과 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윤경희 기자 」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3.09.22 12:00

  • [더 하이엔드] 우리는 정통 파인 워치 제작사...루이 비통의 이유 있는 항변

    [더 하이엔드] 우리는 정통 파인 워치 제작사...루이 비통의 이유 있는 항변

    2002년 루이 비통은 땅부르(Tambour) 워치를 세상에 공개했다. 불어로 ‘북(또는 드럼)’이란 이름처럼 백케이스에서 다이얼로 향할수록 폭이 좁아지는 케이스가 특징인 시계다. 독창적 형태 덕분에 땅부르는 시계 업계에 굵직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고 루이 비통을 정통 시계 브랜드 반열에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지금, 루이 비통은 땅부르 워치의 새로운 버전을 공개한다.  자체 제작 무브먼트를 내놓으며 정통 워치 메이커로서 자리를 잡은 루이 비통. [사진 루이 비통] 드럼 형태는 여전하다. 대신 더욱 슬림해졌다. 케이스에 담긴 무브먼트는 정통 시계 브랜드로서의 공력을 뒷받침한다. “루이 비통은 지난 20년간 땅부르 모델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계 제작에 주력했다. 이를 발판삼아 선보이는 새 땅부르는 우리의 워치 메이킹 수준을 한층 더 발전시킨 시계다.” 워치메이킹 디렉터 장 아르노(Jean Arnault)의 말이다. 21년만에 풀 체인지에 성공한 루이 비통 땅부르 워치. [사진 루이 비통] 남다른 디자인을 갖춘 스틸 워치 루이 비통은 2점의 스틸 소재 시계로 땅부르의 새 챕터를 시작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 전체를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 실용성에 주목한 제품이다. 시계를 살피면 여느 손목시계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연결하는 러그가 없다. 일체형 브레이슬릿 방식으로 손목에 시계가 완벽하게 밀착해 착용감이 좋다. 브레이슬릿을 구성하는 링크 또한 곡선으로 디자인해 손목을 부드럽게 감싼다. 새 땅부르의 또 다른 특징은 8.3㎜의 얇은 두께다(케이스 지름은 40㎜). 기존 모델보다 두께를 5㎜ 가량 줄였다. 웬만한 남성은 물론 오버사이즈 시계를 즐기는 여성에게 이상적인 크기다. 실버-그레이와 딥 블루 두 가지로 구성된 스틸 소재 땅부르 워치. [사진 루이 비통] 다이얼은 실버-그레이와 딥 블루 두 가지로 나뉜다. 두 버전 모두 높이가 다른 여러 개의 원으로 구성한 레이어 구조가 돋보인다. 다이얼 가장자리에는 분 트랙, 그 안쪽에는 바 형태 아플리케 인덱스와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를 함께 두었다. 시침과 분침이 가리키는 인덱스가 달라 빠르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덱스 소재는 다이아몬드 폴리싱 가공 처리를 한 골드로 각도에 따라 반짝인다. 숫자 인덱스와 시곗바늘에는 슈퍼 루미노바 코팅 처리를 해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시간을 읽을 수 있다.  여러 개의 원으로 층을 만들어 입체적인 느낌을 주는 땅부르 워치 다이얼. 사진은 바늘을 꼽는 과정이다. [사진 루이 비통] 케이스 측면에는 루이 비통의 철자를 새겨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루이 비통은 시계 전체에 금속 고유의 질감을 느끼기에 좋은 샌드 브러싱 가공 처리를 했다. 물론 베젤과 링크 사이사이, 모서리에는 미러 폴리싱 가공으로 입체감을 살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디자이너의 땅부르 워치 스케치 과정. [사진 루이 비통] 곡선 형태 일체형 브레이슬릿으로 손목에 찼을 때 편안하게 감긴다. [사진 루이 비통] 정확성을 무기로 한 시계의 심장 루이 비통은 이번 땅부르 컬렉션을 위해 시계의 심장인 무브먼트를 새로 개발했다. 그 역할은 스위스 제네바에 자리한 루이 비통의 워치 공방 라 파브리끄 뒤 떵(La Fabrique de Temps)이 맡았다. 저명한 시계 제작자인 엔리코 바르바시니와 미셸 나바스가 이끄는 곳으로 루이 비통의 시계 설계와 제작을 책임지는 곳이다.  새 무브먼트의 이름은 LFT023으로, 루이 비통과 무브먼트 전문 제작 공방인 르 쎄끌르 데 오를로제가 힘을 합쳐 만든 오토매틱 방식의 3-핸드 무브먼트다. 독점 개발한 덕에 오직 루이 비통만 이 무브먼트를 사용할 수 있다. 시간당 2만8800회 진동하며 시곗바늘의 정확한 회전을 돕는 LFT023의 파워리저브는 50시간이다. 하루 오차범위는 -4초에서 +6초로 안정적이다. 정확성의 척도라 일컫는 크로노미터 인증까지 받았다. 케이싱(casing) 작업 과정. [사진 루이 비통] LFT023 무브먼트의 모습은 시계 뒷면의 백케이스로 확인할 수 있다. 작은 부품이 정교하게 조립된 가운데 미래적인 느낌마저 감돈다. 패션 하우스이기도 한 루이 비통의 디자인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루이 비통의 디자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새 무브먼트 LFT023. 동력을 축적하는 로터를 금으로 만들었다. [사진 루이 비통] 동력을 축적하는 배럴(태엽통)의 커버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모노그램 플라워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회전을 통해 동력을 발생시키는 22캐럿 골드 소재 마이크로 로터 위에는 LV 모티브를 연속해 새겨 넣었다. 여러 부품이 조립되는 공간인 브리지는 로듐 도금을 거친 후 마이크로 샌드 블래스티드 가공 처리를 했다. 마치 사포의 표면을 떠오르는 오돌토돌한 질감이 매력적이다. 뛰어난 성능을 갖춘 심장인 만큼 루이 비통은 향후 무브먼트 LFT023을 땅부르 컬렉션의 여러 모델에 탑재할 예정이다.   더 하이엔드 [더 하이엔드] 우리만의 길을 가련다...시계 명가 오데마 피게가 남다른 길을 가는 이유 6000m까지 방수 가능한 시계가 있다…기술력 끝판왕 이 회사 [더 하이엔드] [더 하이엔드] 아트와 사랑에 빠진 대한민국… 명품도 여기 빠질 수 없다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09.08 08:00

  • 항공사까지 소유했던 브레게 가문...항공 시계 잘 만드는 이유가 있었다 [더 하이엔드]

    항공사까지 소유했던 브레게 가문...항공 시계 잘 만드는 이유가 있었다 [더 하이엔드]

    브레게의 대표 항공 시계 컬렉션 타입 XX. [사진 브레게] 시계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5대손인 루이 샤를 브레게(Louis Charles Breguet)는 일찍이 항공 업계에 관심이 많았다. 하늘을 정복하겠다는 당찬 꿈을 가진 루이 샤를은 1911년 루이 브레게 항공 공방을 세우고 헬리콥터의 전신인 자이로플레인을 비롯해 여러 항공기를 만들었다(현재 이 공방은 프랑스의 항공기 제조사인 다소 항공(Dassault Aviation)으로 발전했다). 시계와 항공 분야에 걸친 브레게 가문의 행보가 이채롭다. 브레게와 항공 산업과의 인연은 1세기를 훌쩍 넘어선다. 사진은 프랑스 다소가 제작한 항공기로 이 회사는 루이 브레게 항공 공방에서 발전했다. [사진 브레게] 항공과 시계 업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정확한 시간 측정은 곧 비행기에 올라탄 파일럿과 승객 모두의 생명과 직접 연관된 일이기 때문이다. 타입(Type) XX는 이처럼 항공 산업과 워치메이킹 분야의 긴밀한 관계와 두 분야에 모두 관심을 가진 브레게 가문의 염원으로 탄생한 시계 컬렉션이다. 항공기 조종석 계기판에 탑재한 브레게의 시계. [사진 브레게] 타입 XX가 탄생한 건 70년 전. 하지만 브레게는 이전에도 항공 전문 시계 제작에 대한 전문성을 드러냈다. 브레게 아카이브에 따르면 브레게는 1930년대부터 특수 항공 시계를 제작했다. 군용 항공과 에어프랑스에 납품하기도 했다. 항공기 조종석 계기판, 특히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에 탑재된 항공 클록은 브레게 연혁에서 중요한 일 중 하나로 꼽힌다. 조종사의 손목에 채워질 시계, 즉 시간의 흐름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의 중요성도 커졌다. 1950년대 초 타입 XX의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다.   비행의 영원을 담다 당시 프랑스 공군은 야광 인덱스와 시곗바늘을 더한 블랙 다이얼, 기압 변화 및 가속에도 끄떡없는 튼튼한 무브먼트, 재빠르게 재측정이 가능한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회전 베젤 등 다양한 기술과 스펙을 갖춘 조종사용 시계를 찾고 있었다. 이에 여러 브랜드가 경합을 벌였고 그 결과 항공 시계 부문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브레게가 선택됐다. 1952년 프로토타입 제작, 1953년 프랑스 항공 기술 서비스의 승인을 거쳐 타입 XX는 1954년 프랑스 공군의 손목에 얹혀진다.  1950년대 중반 제작된 타입 XX 모델. [사진 브레게] 이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만든 시계는 파일럿 크로노그래프 워치의 정석과도 같았다. 30분 크로노 카운터가 있는 매트한 블랙 다이얼은 가독성이 뛰어났고 양방향 회전 베젤을 얹은 케이스는 견고했다. 백케이스에는 'BREGUETTYPE20-5101/54’ 공식 문구를 새겼다. 1959년까지 프랑스 공군이 주문한 이 시계의 개수는 1100개였다. 한편, 비슷한 시기 프랑스 해군은 해군 항공대 소속 조종사와 선원을 위한 시계 500점을 주문했다. 12시간 카운터와 15분 카운터를 탑재한 시계였고, 백케이스에는 ‘BREGUET-MARINE NATIONALE-AERONAUTIQUENAVALEN°X /500’을 새겨 정식 군수품임을 밝혔다. 이후 타입 XX의 명성은 치솟았다. 민간 항공 조종사와 일반 고객도 타입 시계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1세대 타입 XX는 1970년까지 판매됐다. 2세대(71~86년)와 3세대(95~2022년)로 이어진 타입 XX는 진화하며 정통 파일럿 워치 계보를 이어 나갔다.   새로운 전설의 시작 올해 브레게는 타입 XX 탄생 70년을 맞아 2점의 4세대 타입 XX를 출시한다.  타입 XX 크로노그래프 2067 모델(왼쪽)과 2057 모델. 두 시계 모두 70여 년 전 생산한 초기 타입 XX 컬렉션을 재해석해 완성했다. [사진 브레게] 첫 번째는 일련번호 2057을 받은 모델로, 1959년까지 1100점 생산한 군용버전 타입 20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됐다. 블랙 매트 다이얼 위에 민트 그린 야광 염료를 입힌 인덱스와 시곗바늘이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시계다. 3시 방향에는 크로노 30분 카운터, 9시 방향에는 초침 역할을 하는 스몰 세컨즈를 배치했다. 세로로 길게 홈을 낸 플루티드 베젤과 서양 배(pear) 모양의 크라운 등 70년 전 처음 출시된 모델의 특징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타입 XX 크로노그래프 2057. 매트한 블랙 다이얼 위 민트 그린 야광 염료를 입힌 인덱스와 시곗바늘이 시선을 모은다. [사진 브레게] 또 다른 모델은 일련번호 2067을 내건 민간용 버전으로 1957년 만든 모델을 재해석했다. 2057 모델과 다르게 이 시계는 3개의 카운터를 다이얼에 두었다. 3시 방향엔 15분 카운터, 6시 방향에는 12시간 카운터, 9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즈가 있다. 인덱스와 핸즈에 더한 아이보리 컬러 야광 염료는 송아지 가죽 스트랩과 조화를 이루며 빈티지한 무드를 완성한다. 양방향 베젤 위에 새긴 숫자 눈금도 파일럿 무드와 잘 어울린다.  밀리터리 무드가 짙은 타입 XX 크로노그래프 2067 모델. [사진 브레게] 두 시계 모두 4시와 5시 방향 사이에 날짜 창을 탑재했다. 시계의 심장은 60시간의 파워리저브 기능을 갖춘 셀프와인딩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다. 백케이스로 드러난 무브먼트의 고급 장식 기법과 칼럼 휠·로터의 블랙 DLC코팅 방식에선 하이엔드 시계 명가로서의 면모가 느껴진다. 케이스의 방수 성능은 100m로 웬만한 여가활동에도 너끈하다. 두 시계 모두 가죽 스트랩 이외에 나토 패브릭 스트랩을 추가로 제공해 활용도가 높다. 별도의 도구 없이 스트랩을 손쉽게 교체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추가 제공하는 나토 패브릭 스트랩을 케이스에 연결한 모습. 스포티한 연출에 좋다. [사진 브레게] 더 하이엔드 [더 하이엔드] 10명의 한국 작가 인터뷰...'나는 한국의 아티스트다' 6000m까지 방수 가능한 시계가 있다…기술력 끝판왕 이 회사 [더 하이엔드] 모든 SNS 계정 폭파뒤 후원 나섰다…이 명품의 남다른 행보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09.08 07:00

  • [더 하이엔드] 프리즈에 한국 큐레이터 심소미 내세웠다...브레게의 반가운 선택

    [더 하이엔드] 프리즈에 한국 큐레이터 심소미 내세웠다...브레게의 반가운 선택

    전시장 전면을 꽉 채운 검은색 바탕의 패널에 붉은 혜성이 떨어져 내린다. 중앙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시간을 의미하는 작가 안성석의 디지털 아트 작품이 흘러나오며 생동감을 준다, 중앙엔 이와 상반되는 차분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가진, 꽃잎이 겹겹이 쌓여 있는 것 같은 작가 정희민의 입체적인 회화 작품 4점이 자리 잡고 있다. 또 작품 양옆엔 스위스 시계장인이 직접 작고 세밀한 시계 부품을 만들고 조립한다.       지난 9월 6일 시작한 '프리즈 서울 2023'에 마련된 스위스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 브레게의 공간. 이번 프리즈 서울을 위해 브레게와 협업 작업을 한 작가 안성석·정희민의 작품과 함께 스위스에서 날라온 시계 작인이 직접 시계 제조 공정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브레게]   글로벌 하이엔드 워치 브랜드 ‘브레게’가 지난 9월 6일 시작한 ‘프리즈 서울 2023’에 다시 한번 인상적인 프로젝트로 찾아왔다. 브레게는 지난해 열린 첫 프리즈 서울에서 유명 아티스트 파블로 브론스타인(Pablo Bronstein)과 협업해 ‘산업혁명 기간 워치 메이킹 기술에 깃든 인내의 순간’을 설치 작품으로 선보인 바 있다.     올해 브레게의 아트 이벤트는 지난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한국인 큐레이터 심소미와 협업해 한국만을 위한 아트 전시와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 부스에서 보여줄 작품의 작가 또한 한국 작가가 참가해 우리에겐 더 의미 있는 작업이 됐다. 브레게 역시 이번 프리즈의 아트 이벤트를 통해 예술계와 깊은 유대 관계를 더욱 돈독히 했다. 전시장은 심소미가 큐레이팅한 특별한 작품뿐만 아니라 브레게의 헤리티지 워치와 타입 XX 컬렉션 등 신제품 함께 공개해 관람객들이 눈앞에서 직접 시계를 볼 기회를 마련했다.     심소미 큐레이터는 올해 4번 열리는 아트 페어 '프리즈'에서 브레게의 전체 아트 프로젝트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사진 브레게]   이번 협업의 기획자인 심소미는 서울과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다. 도시 문화와 건축, 디자인, 예술의 접점에서 전시기획을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수여하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21)’, 현대자동차가 수여하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2021)’, ‘제11회 이동석 전시기획상(2018)’ 등을 수상했다. 지난 8월 24일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심소미와 줌을 통해 이번 브레게와의 협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서울의 시간을 예술로 보여주다   인터뷰에 앞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브레게라는 하이엔드 워치 업계에서도 최상위에 위치한 브랜드가 어떻게 한국인 큐레이터와 협업하게 됐는가였다. 시작은 지난해보다 더 다각적인 시각을 담은 아트 이벤트를 하고 싶다는 브레게의 생각에서부터였다. 지난해 프리즈에서 한 명의 아티스트와 협업했다면, 올해는 기획자를 통해 다양한 방향성과 작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브레게는 프리즈에게 브랜드와 이벤트 취지와 잘 맞는 기획자 섭외를 부탁했고, 프리즈가 추천한 인물이 바로 심소미였다.   “저는 주로 도시, 건축, 아트의 연결에 주목하는데 그 중 시간에 대한 기획도 많았어요. 이점을 브레게가 프리즈와 브레게가 주목해줬다고 생각해요.”   프리즈 서울 일정에 맞춰 심소미 큐레이터도 서울로 돌아왔다. 사진은 브레게 공간에 설치된 작가 정희민의 협업 신작 '부서진 배위의 세이렌 아네모이아'를 보고 있는 심소미 큐레이터의 모습. [사진 브레게]   그가 시간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건축과 예술의 접점에 주목하는 기획자에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건축과 예술이 집대성된 ‘도시’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가장 많이 마주하게 되는 게 시간의 흔적들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서울 같은 도시는 전쟁 이후 급격히 발전하는 경제적인 시간을 바탕으로 하고 있죠. 브레게만해도 산업혁명 이전에 현대의 시계 구조를 발명해 인류 역사에 이바지했죠. 지금까지 우리는 그 시계를 계속 계승해서 발전시켜오고 있고요.”   브레게와의 협업이 결정되자마자 심소미는 파리 국립 도서관으로 달려가 브레게와 시계에 대한 책을 닥치는 데로 읽었다. 그에게 들어온 브레게라는 두터운 세계를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는가가 과제로 주어졌기 때문이다. “열람할 수 있는 책과 고문서까지 모두 봤어요. 그런데 그 발명이 끝이 없더라고요. 분야도 천문학부터 시작해 항해, 기계공학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이 연동돼 있었어요. 그때 ‘이렇게 두터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라면 현재 예술의 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도전들을 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브레게에 과감한 기획을 제안했어요.”     심소미는 올해 뉴욕·런던·서울·로스앤젤레스의 4개 도시에서 열리는 프리즈의 브레게 아트 이벤트를 모두 총괄한다. 주목할만한 것은 4개 도시의 이벤트를 모두 각 도시 출신의, 다른 작가들과 협업한다는 점이다. 기획도 도시별로 전부 다르다. 한 가지 프로젝트로 모든 도시를 똑같이 도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4개의 도시를 위한 4개의 전시를 기획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오비탈 타임(Orbital Time)’을 주제로 했던 프리즈 뉴욕에선 오늘날 사람들이 시간을 지각하는 방식을 탐구하고, 시간 너머에 작동하는 순환적이고 다층적인 시간의 궤도를 탐구했다. 작가로는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락스 미디어 콜렉티브’와 회화작가 앤 리슬리가드가 함께 했다.     프리즈 서울 2023에서 공개한 브레게와 심소미 큐레이터의 아트 프로젝트 '스트리밍 타임'. [사진 브레게]    ━  '스트리밍 타임'...흘러간 시간 뒤 남아있는 것을 조명하다   프리즈 서울의 주제는 ‘스트리밍 타임(Streaming Time)’이다. 디지털 미디어 작가 안성석과 회화 작가 정희민이 함께했다.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에서 벌어지는 시간의 문제, 즉 모두에게 다르게 느껴지는 주관적 경험이면서 서로 연결된 세계를 지탱하는 기둥과도 같은 시간에 대해 다룬다. 지금의 디지털 문화와 긴밀하게 연결된 스트리밍이라는 단어를 전통과 역사, 장인정신을 브랜드 DNA로 가진 브레게에게 사용한 데는 이유가 있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두 개, 즉 브레게란 브랜드와 스트리밍이란 컨셉을 만나게 해 스파크를 일으키는 게 목적이었어요. 스트리밍은 디지털 콘텐트를 소비하는 방식이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빨리 흘러간다는 특징이 있죠. 뒤로 갈 순 없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이것이 바로 뒤로 갈 수 없는 ‘시간’과 같죠.”     작가 안성석이 브레게와 심소미 큐레이터의 아트 프로젝트 '스트리밍 타임'을 알리기 위한 디지털 영상의 한 장면. ″브레게의 정교한 시계 장치를 보고 어떤 울림을 받았다″는 그는 ″이를 투명하게,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넣어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안성석의 디지털 작업은 프리즈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볼 수 있다. [사진 안성석] 브레게 공간에서 만난 심소미 큐레이터(왼쪽)와 작가 안성석. 뒤에 보이는 벽과 옆 모니터를 통해 보이는 작품이 안 작가가 이번 프리즈 서울을 위해 브레게와 협업한 신작이다. [사진 브레게]   프리즈가 열리는 도시별로 컨셉과 협업 아티스트를 다르게 한 것은 브레게에 대해 공부할수록 도시·예술과의 접점이 될만한 요소들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하나의 주제만 선택하기엔 아까운 게 많았다”는 그는 아예 4개 도시에서 열리는 1년의 아트 페어 전 여정에 녹여내기로 했다.   “브레게가 가진 동시대 미술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중요하고 희소가치가 있어요. 저는 이를 다양한 작가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고, 또 한국 작가를 소개하고 싶은 욕심도 컸습니다. 예술에는 도시 생활이 인간의 지각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가 반영돼 있어요. 또한 예술은 사회에서 보이지 않거나, 배제되거나, 소실되었을지 모르는 것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번 협업에서는 워치메이킹 분야의 발명과 발전 속 브레게의 중요성을 고려해 이를 예술, 그리고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된 워치메이킹 분야에 대한 폭넓은 이해 간의 대화로 표현하는 접근 방식을 취하고자 했습니다.”   심 큐레이터는 협업 작가들에게 '시간성'과 '시간이 흘러가 버린 뒤 남아 있는 것들'에 관한 작업을 요청했다. 작가 안성석에겐 브레게의 브랜드와 시계에 대해 직접 살펴보고 이를 작품에 녹여줄 것을, 반대로 작가 정희민에겐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작업하도록 주제만 던졌다. 시간성이라는 주제 아래 디지털과 아날로그 작업, 협업 브랜드의 DNA를 포함한 작업과 아닌 것을 함께 배치해 스파크를 일으키겠다는 그의 계획이었다. 그의 의도는 적중했다. 프리즈 서울의 브레게 공간은 현대와 과거, 디지털과 아날로그, 브랜드와 예술이 서로를 밀고 끌며 불꽃을 일으킨다. "프리즈 서울은 일종의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흘러가는 시간에 관한 디지털 작품을 배경으로 중앙엔 시간이 흘러간 뒤를 보여주는 회화 작품이 있고, 양옆엔 오랜 시간의 역사를 가진 브레게의 시계와 시계장인들이 이들을 보호하듯 자리 잡고 있죠.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시간에 대한 하나의 명장면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3.09.07 07:30

  • [더 하이엔드] 라운드 컷 가고 하트 컷 왔다...가장 대담한 다이아몬드의 귀환

    [더 하이엔드] 라운드 컷 가고 하트 컷 왔다...가장 대담한 다이아몬드의 귀환

    진부하지 않다. 무엇보다 로맨틱하다. 하트 컷 다이아몬드 얘기다. 그동안 다이아몬드 주얼리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형태는 라운드(둥근) 컷이었다. 최근에는 그 대담함과 독특함을 장점으로 하트 형태 다이아몬드가 새롭게 주목받는 추세다. 다이아몬드는 사랑의 징표로 통용되는 만큼, 특히 웨딩 시장에서 하트 컷 다이아몬드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다이아몬드를 하트 형태로 다듬은 '하트 컷' 다이아몬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사진 속 다이아몬드 반지는 프레드의 프리티 우먼 파르 아무르 컬렉션. 사진 프레드    ━  전통적 원형 스톤보다 하트 컷 선호   다이아몬드 커팅 방식은 다양하다. 가장 흔하게는 둥근 형태의 라운드 컷부터, 서양 배의 모습을 닮은 물방울 모양 페어 컷, 타원 형태의 오벌 컷, 둥근 모양과 네모 모양을 절묘하게 섞은 쿠션 컷 등이 있다. 커팅은 다이아몬드 주얼리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이다. 같은 투명도와 컬러의 원석도 커팅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의 반짝임과 생동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 76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미국의 모델 지지 하디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가장 전통적 형태는 라운드 컷이지만, 최근에는 라운드 컷이 아닌 다른 형태 모두를 통칭하는 팬시 컷의 인기가 높다. 이런 흐름은 지난 5월 열린 제네바 국제 보석 박람회에서 확인된다. 국제 보석 협회(IGS)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에서 팬시 컷이면서 독특한 컬러의 다이아몬드가 주목받았으며, 특히 3캐럿 이상의 중량감 있는 대담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하트 컷은 가장 최신 트렌드다. 지난 5월 열린 칸 영화제에서는 모델 지지 하디드가 왼쪽 손에 커다란 하트 컷 다이아몬드 반지 두 개를 착용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같은 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오스트리아 억만장자 하이디 호르텐의 소장품 중 15.5캐럿의 하트 컷 핑크 다이아몬드가 280만 달러(37억5700만원)에 낙찰됐다.     오스트리아 억만장자 하이디 호르텐의 소장품 중 15.5캐럿의 하트 컷 핑크 다이아몬드. 사진 크리스티 홈페이지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전통적 원형 스톤(돌)이 아닌 하트 모양 다이아몬드가 다시 게임에 등장했다”며 “팬데믹 이후 화려한 컷과 독특한 모양의 다이아몬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보도했다.    ━  가장 대담한 형태의 사랑   하트 컷 다이아몬드는 특히 예물 시장에서 주목받는다.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 모양 자체의 로맨틱함 때문이다. 프랑스 모던 주얼리 프레드가 대표 브라이덜(웨딩) 라인으로 하트 컷의 ‘프리티 우먼 파르 아무르’ 컬렉션을 선보이는 이유다.   프랑스 주얼리 브랜드 프레드는 웨딩 라인으로 하트 컷 다이아몬드를 주요 특징으로 하는 '프리티 우먼 파르 아무르' 컬렉션을 선보였다. 사진 프레드 1936년 프레드 사무엘에 의해 창립된 프레드는 브랜드의 본질을 ‘모던’ ‘주얼리’ ‘크리에이터’라는 세 단어로 정의했다. 프레드의 주얼리에는 삶의 즐거움을 드러내는 현대적 감성과 전통적 규범에 도전하는 담대한 창조성이 주로 연출된다.     '첫 눈에 반하다’라는 의미의 꾸 드 푸드르 링 컬렉션. 구조적 디자인이 독특한 웨딩 밴드다. 사진 프레드 프리티 우먼 파르 아무르 컬렉션은 사랑이 지니는 다양한 면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고도의 세공 기술을 통해 구현된 유려하면서도 구조적인 형태가 돋보이며, 개성적이고 활기찬 특성을 지닌다. 총 16가지의 솔리테어(단독) 링과 2종류의 웨딩 밴드로 구성된 컬렉션은 다이아몬드부터 베젤(테두리), 반지 몸체까지 다양한 하트 형태를 반영해 사랑의 극치를 표현한다. 모든 제품에는 두 사람만 알고 있는 소중한 비밀처럼, 붉은 루비가 반지 안쪽 공간에 은밀하게 세팅되어 있다. 프리티 우먼 파르 아무르 컬렉션의 대표 제품인 인게이지먼트 링. 이상적인 비율의 3캐럿대 하트 컷 다이아몬드와 다이아몬트 파베 세팅이 돋보인다. [사진 프레드]    ━  반쪽 두 개가 만나 하나가 되다   프레드의 프리티 우먼 파르 아무르 컬렉션은 존재감 있는 하트 모양 다이아몬드 외에도 눈길을 끄는 디자인 요소가 가득하다. 특히 새롭게 선보이는 ‘하프-하트’ 셰이프(모양) 밴드의 디자인이 독특하다. 두 개의 반쪽짜리 하트 형태를 합해 하나의 하트로 완성하는 구성이다. 완전하면서도 영속적인 사랑의 상징이라는 설명이다. 해당 디자인은 플래티넘 혹은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웨딩 밴드 및 ‘프리티 우먼 아이코닉 인게이지먼트 링’에 적용됐다.   하프-하트 셰이프 밴드가 적용된 디자인. (왼쪽) 프리티 우먼 아이코닉 인게이지먼트 링 브릴리언트 컷 1캐럿, (오른쪽) 프리티 우먼 웨딩 링 다이아몬드 세팅. 사진 프레드   프리티 우먼 인게이지먼트 링은 컬렉션의 대표작이다. 이상적 비율의 대담한 하트 컷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있는 하트 모양 다이아몬드 파베 세팅이 특징이다. 하트를 감싼 하트 디자인으로 우아하고 여성스러우며 동시에 관능적이다. 1캐럿부터 3캐럿까지 총 네 가지 종류로 구성된다.   관련기사 산호·조개·불가사리의 신비…'보석 박힌 바다' 진짜 존재했다 [더 하이엔드] 모든 SNS 계정 폭파뒤 후원 나섰다…이 명품의 남다른 행보 [더 하이엔드] [더 하이엔드] 도도새, 세르펜티 만났다...불가리와 협업 가방 만든 한국 작가 김선우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2023.09.07 07:00

  • 6000m까지 방수 가능한 시계가 있다…기술력 끝판왕 이 회사 [더 하이엔드]

    6000m까지 방수 가능한 시계가 있다…기술력 끝판왕 이 회사 [더 하이엔드]

    오메가가 씨마스터 서머 블루 컬렉션을 선보였다. 브랜드의 대표 시계 중 하나인 씨마스터의 탄생 75주년을 자축하는 의미로 만든 시계이기도 하다.  오메가 씨마스터 서머 블루 컬렉션. [사진 오메가]   이번 컬렉션은 강도가 뛰어난 스틸 케이스에 얹은 ‘서머 블루’ 다이얼이 인상적이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데일리 워치부터 바닷속을 탐험하기에 좋은 전문 다이버 워치까지 7가지 아이코닉 모델(총 11가지 시계)로 구성했다. 흥미로운 점은 각 시계에 탑재한 다이얼 색으로 수심에 대한 저항력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이다. 150m까지 방수 가능한 아쿠아 테라 시계의 다이얼은 햇볕이 내리쬐는 잔잔한 수면을 상징해 옅은 블루로 완성됐고, 6000m 방수 성능을 갖춘 울트라 딥 시계 다이얼은 심해를 연상시키듯 짙은 남색에 가까운 블루로 표현됐다.  오메가 씨마스터 서머 블루 아쿠아 테라 모델. 남녀 모두에게 잘 어울린다. [사진 오메가]    ━  씨마스터 서머 블루 컬렉션   이번 씨마스터 서머 블루 컬렉션에 속한 시계들은 제품마다 디자인과 성능에 차이가 있다. 3종의 아쿠아 테라 모델은 현대적인 케이스 디자인 때문에 바다는 물론 도시 생활에도 잘 어울린다. 전 세계 24개 도시의 시간을 손목 위에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아쿠아 테라 월드타이머는 여행이나 출장이 잦은 ‘제트세트족’에게 추천한다. 1957년 탄생해 오메가의 상징적 컬렉션으로 자리한 씨마스터 300도 이번 서머 블루 컬렉션에 포함돼 있다.  세계 24개 도시의 시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아쿠아 테라 월드타이머 모델. [사진 오메가] 6000m 방수 성능을 갖춘 씨마스터 울트라 딥. [사진 오메가]   다이얼의 블루 컬러가 짙어지면 전문 다이버 워치 영역으로 들어간다. 헬륨 방출 밸브를 장착한 씨마스터 다이버 300M, 2005년 론칭 이후 지금까지 오메가의 다이버 워치 영역을 넓히는 데 큰 역할을 한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600M, 아이코닉한 모노블록 케이스를 통해 수심 1200m의 압력을 견디는 플로프로프가 그 주인공들이다. 마지막 시계는 무려 6000m의 방수 성능을 갖춘 울트라 딥 모델이다. 물론 이 시계들을 착용하고 실제 방수 성능의 깊이만큼 들어갈 순 없지만, 오메가의 기술력을 드러내기에 좋은 예다.     ━  다이버 워치에 맞는 여러 요소   정통 다이버 워치에 근간을 둔 컬렉션인 만큼 11종의 모든 시계의 인덱스와 시곗바늘을 슈퍼 루미노바 코팅 처리했다. 그 덕에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케이스 소재는 고강도 스테인리스 스틸을 택했다. 모델에 따라 스틸 브레이슬릿 또는 러버 스트랩을 선택할 수도 있다.  가공처리가 뛰어난 브레이슬릿과 슈퍼 루미노마 코팅으로 어두운 곳에서도 시간 확인이 쉬운 다이얼. [사진 오메가]   시계를 뒤집으면 드러나는 백케이스에는 씨마스터의 상징이 자리 잡았다. 디자이너 장 피에르 볼레가 1956년에 완성한 삼지창을 든 포세이돈과 한 쌍의 해마를 형상화한 로고가 그것이다. 이 유서 깊은 로고는 오메가 씨마스터의 강인한 면모와 항해의 정신, 브랜드 정체성을 담고 있다. 시곗바늘을 움직이는 시계의 심장, 즉 무브먼트는 오메가의 자체 기술력으로 완성됐다.  시계 백케이스에 씨마스터를 상징하는 포세이돈과 해마를 새겨 넣었다. [사진 오메가]    ━  해양 시계의 위대한 유산   다이빙 워치의 오랜 유산들. 왼쪽부터 마린(1932년), 최초의 씨마스터(1948년), 전문 다이버 워치 씨마스터 300(1957년). [사진 오메가] 씨마스터는 1948년 오메가 창립 100주년을 맞아 공개한 기념비적 시계다. 이후 출시한 씨마스터 300이 해저 모험가에게 큰 인기를 끌며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 사실 오메가 다이버 워치의 시작은 '마린'(1932년) 모델이다. 이 시계는 제네바 호수 수면 아래 73m에서 시행한 테스트에 통과했고, 뇌샤텔 워치메이킹 연구소에서 실시한 수압 테스트에선 수심 135m까지 방수가 가능했다.   이를 토대로 오메가는 해양 탐구를 위한 시계 제작에 몰두하기 시작한다. 현재 오메가는 씨마스터 컬렉션을 중심으로 해양 활동을 위한 다양한 시계를 출시하고 있다. 방수∙항자성이 뛰어난 것은 물론 스위스 연방 계측 연구소(METAS)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제품들이다.   관련기사 [더 하이엔드] 우리만의 길을 가련다...시계 명가 오데마 피게가 남다른 길을 가는 이유 [더 하이엔드] 하이 주얼리 업계의 신흥 강자된 샤넬, 트위드로 승부수 걸었다 [더 하이엔드] 잘 팔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까르띠에 탱크 아메리칸 워치의 디자인 코드 산호·조개·불가사리의 신비…'보석 박힌 바다' 진짜 존재했다 [더 하이엔드]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09.07 05:00

  • [더 하이엔드] 하이 주얼리 업계의 신흥 강자된 샤넬, 트위드로 승부수 걸었다

    [더 하이엔드] 하이 주얼리 업계의 신흥 강자된 샤넬, 트위드로 승부수 걸었다

    샤넬의 한계는 어디일까. 패션과 주얼리, 시계의 세계를 넘나들며 쿠튀르 정신과 독보적인 감각을 자유자재로 보여줘 온 샤넬이 이번엔 하이 주얼리의 신세계를 우리에게 선사했다. 하이 주얼리 컬렉션 ‘트위드 드 샤넬(Tweed de Chanel)’을 통해서다. 3년 만에 찾아온 두 번째 컬렉션은 더욱 쿠튀르적인 모습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냈다.    샤넬 트위드 로열 네크리스. 18K 옐로우&화이트 골드 소재를 사용해 마치 진짜 직물처럼 정교한 트위드 하이 주얼리를 만들어냈다. 시선을 잡아 끄는 페어 컷 다이아몬드는 10.17캐럿으로, 작은 크기의 다이아몬드로 교체할 수 있다. 네크리스의 사자 머리 팬던트는 분리해 브로치로 활용한다. [사진 샤넬]   세계 하이 주얼리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샤넬이 본격적으로 하이 주얼리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샤넬은 패션을 기반으로 주얼리와 시계 분야로 새로운 영역 확장을 해왔다. 이번엔 하이 주얼리다. 2020년에 이어 올해 선보인 하이 주얼리 컬렉션으로 샤넬은 그 어떤 브랜드보다 시장을 흔드는 강자로 부상했다. ‘샤넬’ 그 이름만으로도 압도되는 브랜드 파워와 패션적 사고를 확장해 보여주는 컬렉션은 구매층이 정해져 있는 하이 주얼리 업계에 바람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  쿠튀르 하이 주얼리 세계를 열다   샤넬과 트위드. 이들은 오랜 역사와 창조적 혁신성으로 연결돼 있다.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은 여성에게 편안함을 선사하기 위해 당시 남성복 소재로 사용되던 직물 트위드를 과감하게 선택했다. 이후 트위드는 여성에게 해방의 시간을 선물했고, 지금까지 샤넬의 상징으로 전승되며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존재가 됐다.   트위드는 이제 샤넬을 통해 패션의 영역을 넘어 예술적 경지의 하이 주얼리로 재탄생했다. 샤넬 화인 주얼리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패트리스 레게로(Patrice Leguéreau) 디렉터가 창의적이고 직관적인 디자인과 메종의 기술을 더해 트위드 직조물을 하이 주얼리 ‘트위드 드 샤넬’ 에 담아냈다.   페트리스 레게로 디렉터가 직접 그린 트위드 그림들. 직물 트위드에서 얻은 영감을 주얼리를 만들기 전 먼저 그림으로 그려 시각 이미지로 만들었다. 이것만으로도 또 하나의 작품이 탄생했다.[사진 샤넬] 직물 트위드의 특징을 하이 주얼리로 구현한 '트위드 드 샤넬' 컬렉션의 '트위드 깡봉 네크리스'. 다이아몬드, 옐로 사파이어, 락 크리스탈을 사용했다. [사진 샤넬]   “트위드에 헌정한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위해, 가벼우면서도 부드러운 귀금속 직물을 제작해 새로운 컬렉션에 대한 완성도를 높이고 싶었다.” 패트리스 레게로 디렉터는 이 말로 이번 컬렉션에 대한 기대를 증폭시켰다. 이들이 얼마나 품질에 몰입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만들어낸 이번 트위드 드 샤넬 컬렉션은 총 64점이다. 샤넬은 지난 7월 서울에서 이번 컬렉션을 주요 고객과 미디어에 공개하는 ‘트위드 샤넬 하이 주얼리’ 행사를 가졌다. 트위드의 고향과 같은 영국 런던에서 컬렉션을 세상에 처음 공개한 뒤 두 번째로 서울에 온 것. 게다가 아시아 에선 처음 공개하는 것이라 더 의미가 깊었다.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트위드 드 샤넬 하이 주얼리’ 이벤트 현장. 가브리엘 샤넬에게 트위드에 대한 영감을 준 장소 스코틀랜드의 자연을 서울로 가져왔다. [사진 샤넬]   트위드 드 샤넬 컬렉션의 영감에는 한 폭의 풍경이 있었다. 바람과 햇살이 스치고, 샘이 졸졸 흐르는 소리가 가득하며, 밤에는 별이 가득한 벨벳 같은 칠흑으로 뒤덮이는 스코틀랜드의 완만한 언덕과 계곡. 가브리엘 샤넬에게 이 모습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다. 이런 풍경을 발견한 것은 그의 연인이었던 웨스트민스터 공작과의 시간을 가지던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브리엘 샤넬은 웨스트민스터 공작의 트위드 재킷을 빌려 자신의 컬렉션으로 재해석했다. 샤넬은 우아하면서도 스포츠를 좋아하는 현대적인 여성이 가장 편안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갖출 수 있는 옷을 만들었고, 그렇게 트위드는 샤넬 스타일 언어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  패션, 하이 주얼리로 예술이 되다   “내 꿈은 보석으로 세팅한 트위드를 만드는 것이었다.” 패트리스 레게로 디렉터는 이 말로 트위드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다. 그는 2020년 트위드에 헌정한 45점의 아름다운 작품으로 구성한 첫 트위드 드 샤넬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만들어냈다. 분절을 능숙하게 활용해 트위드의 유연성과 섬세함을 재현했다.     올해의 컬렉션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자수, 프린지, 오픈워크 레이스, 풍부한 디테일이 담긴 직조법, 천의 움직임 등 패션 요소를 주얼리의 세계로 가져왔다. 또 섬세하고 정교한 세공을 통해 직물의 정교한 짜임새를 고스란히 보석에 담아냈다. 이번 컬렉션은 5가지 새로운 트위드 주얼리 직조를 가브리엘 샤넬이 좋아했던 5가지 컬러와 5가지 아이콘으로 보여준다. 화이트 리본, 핑크 까멜리아, 푸른 배경의 꼬메뜨, 노란빛 태양, 붉게 타오르는 사자가 그 주인공들이다. 5개의 챕터를 통해 네크리스, 브레이슬릿, 브로치, 링, 이어링으로 트위드의 매력을 재현하고 각 상징을 잠금장치 안에 혹은 주얼리 위에 강렬하게 표현했다.     트위드 로열 네크리스. [사진 샤넬] 다이아몬드와 루비로 이루어진 트위드 로열 브레이슬릿. 위아래 부분을 분리해 따로 착용해도 된다. [사진 샤넬]   그중에서도 ‘트위드 로열 네크리스’는 컬렉션의 핵심이 되는 작품이다. 체인으로 트리밍을 장식한 복잡한 세공의 프래스트런(가슴 장식) 네크리스로, 샤넬 하이 주얼리의 노하우와 독창성을 잘 보여준다. 네크리스는 마치 천을 직조한 것 같은 옐로 골드 트위드에 다이아몬드와 37개의 루비를 세팅했다. 중앙에 자리 잡은 사자 머리는 플래스트런 위에 달아 네크리스의 장식물로 사용하거나 따로 떼어 브로치로 단독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네크리스를 장식하는 커다란 10.17캐럿의 페어 컷 다이아몬드(D FL 타입)도 분리해 반지로 착용할 수 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2023.09.06 00:03

  • [더 하이엔드] 우리만의 길을 가련다...시계 명가 오데마 피게가 남다른 길을 가는 이유

    [더 하이엔드] 우리만의 길을 가련다...시계 명가 오데마 피게가 남다른 길을 가는 이유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어디 보자. 두바이에서 공개한 마블과의 협업 컬렉션이 있었고…(중략) 12월 마이애미 아트 바젤까지 쉴 틈이 없을 것 같네요.”   오데마 피게 최고 브랜드 책임자(CBO) 올리비아 크루안. [사진 오데마 피게]   지난달 한국에 온 오데마 피게의 최고 브랜드 책임자(Chief Brand Officer) 올리비아 크루안(Olivia Crouan)에게 올해 오데마 피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묻자 꺼낸 말이다. 그는 20여 년간 헤네시·돔 페리뇽·크루그가 속한 주류회사 모엣 헤네시에서 일하다, 2018년 고급 시계 제조 분야에 눈을 돌려 오데마 피게에 합류했다.  오데마 피게는 1875년 창업한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다. 오늘날까지도 창립자인 줄 루이 오데마와 에드워드 오귀스트 피게의 후손이 직접 이끄는 몇 안 되는 회사다. 1970년대 출시 이후 지난 50년간 시계 애호가의 수집 대상 영순위로 꼽히는 브랜드로, 팔각형 케이스가 특징인 '로열 오크'가 대표 제품이다. 한국 시장에 발들인 건 2007년이다. 그리고 지난해 오데마 피게 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직진출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한 곳의 정식 매장이 있다.   로열 오크 오프쇼어 3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셀프와인딩 크로노그래프 모델. [사진 오데마 피게]   크루안 CBO의 말처럼 2023년 오데마 피게의 직원들은 숨 가쁘게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 몇 개월 사이 행보를 봐도 그렇다. '로열 오크 오프쇼어'의 론칭 3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세계 주요 도시에서 벌였다. 서울에선 지난 5월에 열렸다. 1993년 처음 출시된 로열 오크 오프쇼어는 로열 오크의 DNA를 가져가되, 크기를 키우고 크라운 가드 장착 등 디자인에 변화를 줘 더 강인한 느낌을 주는 시계다.   두바이에서 열린 마블과의 협업 행사 전경과 250점 한정 생산하는 로열 오크 콘셉트 스파이더맨 투르비용. [사진 오데마 피게]   지난 5월에는 마블사와 두 번째 협업을 통해 완성한 '로열 오크 콘셉트 스파이더맨 투르비용 모델'을 공개했다. 250점만 만든 한정판으로 스파이더맨 3D 미니어처 피겨를 얹힌 오픈 워크 투르비용 무브먼트가 매력적인 시계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 아래 매달린 것처럼 보인다. 커팅부터 조각, 채색 등 피겨 하나를 만드는데 50시간이 필요하다.  “두바이에서 열린 행사에서 경매 이벤트가 진행됐어요. 단 한 점만 생산하는 유니크 피스(블랙 수트 스파이더맨 버전)를 포함해 총 3가지 경매분의 주인을 찾는 자리였죠. 수익금은 전 세계 젊은 사람들이 변화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 단체 '퍼스트 북'과 '아소카'에 기부합니다. 저는 스파이더맨처럼 누구나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데마 피게는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해 영웅이 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청년들을 적극적으로 돕고자 합니다.”  두바이에서 열린 경매로 얻은 수익금은 무려 850만 달러(약 113억원)였다.   로열 오크 오프쇼어 뮤직 에디션. [사진 오데마 피게]   7월엔 음악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다이얼 위 10가지 색을 사용해 이퀄라이저를 표현하고, 하이테크 블랙 세라믹으로 케이스를 만든 로열 오크 오프쇼어 뮤직 에디션을 공개했다. 무엇보다 수년째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는 스위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은 중요한 일정이었다. “오데마 피게는 유서 깊은 이 축제의 마지막 밤을 멋진 공연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마크 론슨과 그의 친구들이 함께 모여 공연을 펼쳤죠. 한국 아티스트 씨엘도 페스티벌에 초청되었습니다. 그는 공연 전날 프라이빗 디너에서 피아니스트의 연주에 맞춰 즉석에서 노래를 불러 큰 호응을 얻기도 했죠.”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의 공식 파트너사로 활동 중인 오데마 피게. 사진은 행사 마지막날 벌어진 마크 론슨의 공연. [사진 오데마 피게]   오데마 피게는 전통과 혁신을 융합한 시계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아트·골프·음악·미식 등이 브랜드의 관심 분야다. “오데마 피게는 경험을 중시하는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저희의 이러한 생각이 고객을 포함해 여러 사람에게 흥미롭게 다가가길 바라죠. 저희가 다채로운 분야에 눈길을 주는 이유입니다. 고객들은 이미 저희가 선보이는 시계의 우수함을 믿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홍보마케팅 전략도 비슷한 방향으로 짭니다.”   크루안의 공식 직함은 ‘최고 브랜드 책임자’다(보통 브랜드 대신 마케팅을 쓴다). 오데마 피게라는 브랜드의 이미지와 가치를 키우는 일을 하고 있다. 브랜드 뿌리부터 혁신적 기술력, 그리고 다양한 활동을 알리는 것도 그녀와 각 나라에 포진한 팀의 임무다. “오데마 피게는 자신만의 독보적인 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와인·스피릿 분야에서 시계 업계로 직장을 옮기며 느낀 점이 있어요. 양쪽 모두 장인정신을 중시한다는 점이에요. 전문성이 필요하고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하죠. 올해 발표한 '코드 11.59 바이오데마 피게 울트라-컴플리케이션 유니버셀(RD#4)' 모델은 25년 전에 구상을 시작했습니다. 연구·개발 기간만 해도 15년이었고요.”    25년 전에 구상을 시작해 올해 완성한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울트라-컴플리케이션 유니버셀(RD#4) 모델. [사진 오데마 피게]   참고로 코드 11.59 바이 오데마 피게 컬렉션은 로열 오크와 함께 오데마 피게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아이콘이다. 다이얼은 원형이지만 이를 감싼 케이스 옆면은 팔각형으로 디자인해 브랜드 디자인 DNA를 잇는다.  “코드 11.59 바이오데마 피게는 브랜드의 다른 면을 보여주는 시계입니다. 우리의 철학과 자유로운 정신, 젊은 감성을 좇는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1017 ALYX 9SM과 협업해 완성한 로열 오크 셀프 와인딩. 협업 컬렉션은 18캐럿 옐로 골드,18캐럿 화이트 골드 또는 투톤 버전의 총 4가지 로열 오크와 로열 오크 오프쇼어로 구성된다. [사진 오데마 피게]   오데마 피게는 최근 흥미로운 시계 컬렉션을 발표했다. 디자이너 매튜 윌리엄스가 이끄는 브랜드 1017 ALYX9SM(이하 앨릭스)와의 협업 모델이 그것이다. 매튜 윌리엄스는 본인의 브랜드 이외에 현재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우리가 앨릭스 브랜드와 협업하는 이유는 명확해요. 브랜드 철학, 최고 품질을 향한 장인정신이 뒷받침됐죠. 그리고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의미로 윌리엄스가 이끄는 앨릭스는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크루안 CBO는 오데마 피게가 여러 분야 전문가·회사와 협업하는 이유는 새로운 영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계 브랜드의 오랜 전통에 전혀 새로운 것을 접목해 평소 경험하지 못한 걸 창조할 수도 있고, 또 지금 상황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도 말한다. “다이얼에 로고·시곗바늘 외에 아무런 장식을 넣지 않았어요. 어떻게 보면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기능을 과감히 뺐다고도 할 수 있죠. 시간은 개인의 지각에 따라 달라진다(Time is a matter of your perception)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그는 이 시계처럼 오데마 피게가 "사람들에게 다양한 생각을 선사하고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브랜드"라고 덧붙였다. 이어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의 계획을 물었다.  “내년 서울에 플래그십 부티크와 AP 하우스를 엽니다. 19번째 하우스입니다. 기대해주세요.”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09.06 00:03

  • [더 하이엔드] 잘 팔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까르띠에 탱크 아메리칸 워치의 디자인 코드

    [더 하이엔드] 잘 팔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까르띠에 탱크 아메리칸 워치의 디자인 코드

    탱크 아메리칸의 케이스 측면은 곡선으로 이뤄져 착용감이 좋다. [사진 까르띠에]   까르띠에 탱크만큼 방대한 아카이브를 쌓고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든 시계 컬렉션이 있을까. 루이 까르띠에가 제1차 세계대전에 등장한 탱크 르노 FT-17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탱크 워치는 100년 넘게 그 모습을 조금씩 바꿔가며 손목시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세기 초 줄지어 선보인 탱크 상트레·탱크 루이 까르띠에·탱크 쉬누와즈부터 후반의 탱크 프랑세즈, 21세기에 공개된 탱크 앙글레즈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걸작으로 평가받았다.   탱크의 다채로운 라인업. 위부터 탱크 루이 까르띠에, 탱크 프랑세즈, 탱크 아메리칸 순이다. ⓒUgo Cesare [사진 까르띠에]   1988년 처음 세상 빛을 본 탱크 아메리칸(Tank Américaine)도 마찬가지다. 탱크 아메리칸은 까르띠에 미국 고객의 취향을 고려해 태어난 시계였다. 미국 뉴욕의 곧게 뻗은 마천루가 생각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출시 이후 오늘 탱크 아메리칸은 할리우드 스타를 비롯해 세계 유명 인사의 손목을 장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1990년대 처음 출시한 탱크 프랑세즈와 함께 탱크 컬렉션이 범세계적 인기를 끄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탱크 아메리칸의 디자인 코드는 사실 1921년에 이미 완성됐다. 직사각형 다이얼과 곡선 형태로 측면을 디자인한 케이스가 특징인 탱크 상트레가 탱크 아메리칸의 모태가 됐기 때문이다. 즉, 2023년 새로 선보이는 탱크 아메리칸은 1세기 역사의 탱크 상트레와 1988년 출시한 오리지널 탱크 아메리칸의 역사를 잇는 모델인 셈이다.   탱크 아메리칸의 모태가 된 탱크 상트레 워치. 1920년대 모델이다. [사진 까르띠에]    ━  탱크 디자인의 핵심, 샤프트   탱크 컬렉션의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까르띠에의 다른 시계는 물론 타 브랜드에서 쓰지 않는 용어가 등장한다. 바로 샤프트(shafts)다. 긴 손잡이 혹은 막대라는 뜻을 지닌 샤프트는 탱크 시계 양쪽으로 길게 뻗은 케이스의 일부로, 글라스를 보호하는 베젤과 스트랩을 장착하는 부품인 러그를 합친 부품이다(보통은 각각 만들어 케이스에 부착한다). 실제 탱크의 캐터필러(무한궤도)를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모습을 빼닮았다. 탱크 시계의 디자인을 결정짓는 요소다.    실제 탱크의 무한궤도를 닮은 샤프트는 탱크 컬렉션의 상징적 디자인 코드다. [사진 까르띠에]   참고로 샤프트의 형태는 쉬누와즈·앵글라즈·프랑세즈·머스트 등 탱크 라인업마다 차이가 있다. 탱크 아메리칸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탱크 아메리칸의 샤프트 측면은 손목 형태에 맞춰 완만한 곡선을 이룬다. 케이스가 세로로 길지만, 착용감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이얼 역시 곡선 케이스 디자인에 따라 볼록하게 만들어졌다.   남녀 모두를 만족하는 디자인 2023년 탱크 아메리칸은 1988년 오리지널 모델을 고수하지만 세세한 변화를 줘 현대적으로 다시 태어났다. 다이얼의 폭은 좀 더 좁아져 손목 위에서 슬림한 느낌을 선사한다. 또 오리지널 모델과 마찬가지로 날짜 창과 초침을 모두 생략해 근사한 ‘타임 온리’ 시계의 매력을 드러낸다. 초창기 모델의 디자인이 우수한 덕분에 시간이 흐를수록 고유의 디자인이 더욱 개선되고 있는 점에서 까르띠에의 공력을 확인할 수 있다.    샤프트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핑크 골드 소재 탱크 아메리칸 모델. ⓒUgo Cesare [사진 까르띠에]   소재는 핑크 또는 화이트 골드, 스테인리스 스틸까지 총 3가지를 사용했다. 다이아몬드 세팅, 스트랩 혹은 브레이슬릿 장착 여부를 따지면 총 11가지로 나뉜다. 사이즈는 미니·스몰·라지 3가지다. 핑크 골드와 스틸 두 가지로 선보이는 라지 모델(24.4x44.4㎜)의 경우 까르띠에가 자체 개발한 오토매틱 방식의 칼리버1899MC를 탑재해 기계식 시계의 재미를 더했다. 케이스 두께는 8.6㎜로 기존에 선보인 케이스 두께 9.84㎜의 탱크 아메리칸 라지 모델보다 얇아져 착용감이 더욱 좋다.    미니, 스몰, 라지 등 3가지 크기로 선보이는 까르띠에 탱크 아메리칸 컬렉션. ⓒAntoine Pividori [사진 까르띠에]   스몰(19.4x35.4㎜)과 미니(15.2x28㎜) 사이즈 모델에는 배터리로 동력을 공급하는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장시간 시계를 풀어놓아도 시곗바늘이 계속 움직여 편리하다. 가죽 스트랩 대신 3열로 이뤄진 골드 브레이슬릿을 더한 시계는 골드가 내뿜는 풍성한 빛을 즐기기 좋다. 새롭게 매만진 탱크 아메리칸 론칭을 통해 까르띠에는 손목시계 시장에서 탱크 컬렉션의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다질 채비를 마친듯하다.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09.06 00:03

  • [더 하이엔드 ]명품 시계 브랜드가 환경을 보호하는 기막힌 방법

    [더 하이엔드 ]명품 시계 브랜드가 환경을 보호하는 기막힌 방법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를 착용하고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자료 수집 중인 해양 탐험가. [사진 블랑팡]   하이엔드 시계 업계에 ESG 경영 바람이 거세다. 바쉐론 콘스탄틴∙IWC∙브라이틀링∙오리스는 공식 홈페이지에 지속가능성 섹션을 따로 마련해 ESG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린다. 지난해 까르띠에는 브랜드가 속한 리치몬트 그룹의 위임을 받아 케어링 그룹과 함께 기후복원력 구축, 자원 보존을 위한 ‘워치 & 주얼리 이니셔티브 2030’을 발족했다. 예거 르쿨트르∙몽블랑∙피아제 등 리치몬트 내 브랜드와 구찌∙부쉐론 등 케어링 그룹, 샤넬 등이 이 이니셔티브에 동참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앞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기업이 좇아야 할 경영 패러다임을 뜻한다. 친환경적 생산, 근무자들의 권리 개선 및 다양성 포용, 운영 투명성 강화가 핵심 내용이다. 지속가능성 연례보고서는 ESG 경영의 중요성을 가늠하는 결과물이다. 브레게∙블랑팡∙오메가∙론진∙라도 등을 보유한 스와치그룹이 대표적이다. 12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2022년)를 통해 그룹의 ESG 경영 활동 사항을 자세하게 공개했다. “2050년까지 기후 중립을 실천하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UN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에 맞춰 기업을 운영 중이다.” 블랑팡 CEO이자 그룹 내 지속가능성 운영 위원인 마크 A. 하이에크가 보고서에 밝힌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스와치그룹은 사용 중인 에너지의 32.3%가 재생 에너지다. 2021년 대비 가스 소비량은 9%가량 줄었다.  최근 워치&주얼리 이니셔티브 2030을 발족한 리치몬트 그룹. [사진 리치몬트 그룹 홈페이지]   스와치그룹의 2022년 지속가능성 보고서. [사진 스와치그룹 홈페이지]   리치몬트 그룹은 지난해 그룹 차원의 지속가능성 전략을 다지기 위해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를 뽑았다. 그리고 정규직 직원 40여명이 지속가능성 부서에서 일한다. 직원들은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 지역사회 투자, 재료, 환경 등의 주제로 정기 토론을 벌인다.   한 시계 브랜드 담당자에게 현재 벌이고 있는 ESG 활동에 관해 물었다. “해외 본사에서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직접적인 방법을 찾는 데 노력한다. 제조 방식 변화, 공정 채굴도 논의 대상이다. 대외적으로는 환경 보호 활동, 야생 동물 보존을 위한 탐사 연구 등 여러 이니셔티브에 참여한다”라고 답했다. 국내 지사도 별도로 ESG 활동을 한다. 해외 출장 횟수 줄이기, 행사 후 발생하는 폐기물 재활용 처리 등을 논의한다. ESG 경영은 홍보의 수단이 아닌 함께 잘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삼림 보호 위해 사냥한 사슴가죽 활용 기후 행동 전문 단체인 클라이밋 파트너(ClimatePartner)로부터 기후 중립기업 인증을 받은 오리스. 이 브랜드는 2020년 서울 환경운동연합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한국 생태계 보호 활동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 유네스코 지정 갯벌 지역인 유럽 와덴해 보호를 위한 협력 사업에도 동참했다. 오리스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제품 생산으로 이어진다. 바다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재활용해 시계 다이얼을 만든다.    유럽의 갯벌 지역인 와덴해와 이 지역 보호에 동참하는 오리스가 이를 기념으로 출시한 다트 와트 리미티드 에디션II. ©Janis Meyer [사진 오리스] 오직 사냥으로 얻어진 가죽을 활용해 스트랩과 시계 파우치를 만드는 오리스. ©Marc Fischer [사진 오리스]   스위스의 사슴 가죽 가공 회사 체르보 볼란테와 협업해 만든 시계 스트랩과 파우치도 그중 하나다. 스위스에서는 사슴 개체 수조절을 위해 매년 1만5000마리의 붉은 사슴 사냥을 허용한다. 삼림 보호가 목적이다. 체르보 볼란테는 오직 사냥으로 얻어진 가죽만을 사용한다. 공장형 축산 방식으로 얻지 않은 가죽은 지속가능한 자원의 좋은 예다.    ━  거추장스러운 패키지를 없애라   명품 시계를 살 때 보통 시계를 보호하는 박스를 함께 받는다. 하지만 브라이틀링만큼은 예외다. 2021년부터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해 만든 접이식 시계 상자로 대체했기 때문이다. 원단부터 박스를 여닫는 버튼 장식까지 모두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들었다. 가벼운 데다 납작하게 접힌 형태로 각 나라의 판매점으로 배달되는 덕에 운송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어든다고 말한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슈퍼 크로노맷 오토매틱 38 모델과 브라이틀링의 친환경 박스 패키지. [사진 브라이틀링]      ━  야생 동물 보호를 위한 노력   까르띠에는 더 라이언스 셰어 펀드(The Lion‘s Share Fund)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광고 캠페인에 동물이 등장할 때마다 미디어 지출 비용의 0.5%를 후원하는 형태의 펀드다. 매년 모금된 1억 달러를 생물 다양성 회복과 서식지 보호에 쓴다. UN 개발 프로그램(UNDP)을 주축으로 여러 기업과 단체가 더 라이언스 셰어 펀드를 이끌고 있다.    까르띠에가 참여 중인 더 라이언스 셰어 펀드. [사진 까르띠에]   블랑팡은 1953년 처음 출시한 전문 다이버 워치 피프티패덤즈로 바다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현재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Blancpain Ocean Commitment)’라는 이름 아래 탐험가∙사진가∙과학자의 해양 활동을 지원한다. 원시 해양 탐사 프로젝트 프리스틴씨즈, 희귀 해양생물을 연구하는 곰베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블랑팡은 블랑팡 오션 커민트먼트 이니셔티브를 통해 해양 생태계 보존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 블랑팡]   오염되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바다를 대중에게 알리고 탐사가 이뤄진 지역의 관할 정부와 단체에 보호를 요청한다. 10년 이상 이어진 블랑팡 오션 커미트먼트 활동 덕에 전 세계 해양 보호 구역 표면은 400만㎢ 이상 추가 확대됐다.      ━  재활용 스틸 사용   시계 케이스 주재료인 스틸의 재활용은 시계 업계의 지속가능성 활동에서 빠질 수 없는 주제다. 쇼파드는 독자 개발한 재활용 강철 합금 소재인 루센트 스틸™의 사용을 모든 스틸 소재 시계로 확대한다.    재활용 스틸인 루센트 스틸로 만든 쇼파드의 시계 컬렉션. [사진 쇼파드]   파네라이도 e스틸의 사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e스틸은 스위스 워치 산업에 쓰고 남은 스틸을 재활용해 만든 금속이다. 이탈리아 태생의 이 브랜드는 모든 부품을 재활용 소재로 만든 e-Lab ID 콘셉트 워치를 2019년 발표한 이래 지속 가능한 개발에 활발하게 투자 중이다.   e스틸로 만든 라디오미르 PAM01348 워치. [사진 파네라이] 더 하이엔드 관련기사 아들 병에 시작한 선행…단 하나뿐인 수억짜리 시계 쏟아진다 [더 하이엔드] [더 하이엔드] 티파니, 10캐럿 이상 크기의 콜롬비아 무조광산 에메랄드 인수 [더 하이엔드] "단순한 프로모션 아니다. 문화적 가치 만들어 내는 게 목표" 보석에 밴 깊은 커피향...그레이스 켈리가 사랑한 커피콩 주얼리 [더 하이엔드]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2023.08.1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