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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 「중앙문예」단편소설 당선작
『네 형의 산소를 이장(이장)해야쓰것다….』 작은아버지의 목소리가 수화기 저쪽에서 가물가물 들려왔다. 나는 이제와서 무슨 뚱딴지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 일까하는 의구심이 일어나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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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평
새로움이란 반드시 기상 천외한 것만이 아니다. 알만한 세계를 건드렸어도 뜻밖의 소리처럼 들린다면 그 또한 새로운 목소리다. 「이중섭의 아이들」-전연 뜻밖의 목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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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두렁에서|김재충
무슨 일 잡으려고 휘젓는 주먹 손 갓 돋은 푸성귀 잎새 티 지운 웃음 다발 아가는 입가 벙그며 먼 먼 하늘 따 오고. 눈 웃음 마주하면 가시잖은 부끄러움 애틋이 사려 온 정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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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비아|유병수
여름내 잎새속에 햇별을 모았다가 소슬바람 창 흔들자 정열을 불사른다 가난한 오막살이에도 소담스런 웃음소리. 초롱에 촛불 밝혀 둥그러미 앉은 둘fp 어둠을 밀어내던 해맑은 종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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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
홰를 치는 산꿩 소리에 깜짝 눌라 돌아보면 쪼르르 산토끼가 숲속을 달려가고 나무숲 가지 사이로 일렁이는 빛살무늬. 이슬 듣는 등우리엔 산까치 알을 품고 잎새마다 가을 빛깔 온 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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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군 연산면 고정리
광산김씨의 마음의 고향충남논산군련산면설정리.이조중기 광해군의 힝포가 심해지고 국정이 흔들리자 사계 김장생이 벼슬을 버리고 초야에 묻혀 은거했던곳. 대둔산 황령이 병풍처럼 둘러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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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유병수
산비탈 오솔길에 소란스런 아카시아 꽃 시새운 잎새들은 저희끼리 키를 재고 산새도 춘정에 겨워 밀어를 속삭인다. 한나절 뻐꾸기는 제 홀로 심심해서 그림자나 쪼아대며 메아리를 불러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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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절-이택제
흰 목련 기도처럼 피어 오른 4월 하늘 말씀으로 내린 은총 퐁요한 빛살 속을 누리에 흔들리며 꽃과, 바람과, 구름의 화음. 풀 돋는 목야에는 피멍 지는 흰 나리 꽃 석양에 이슬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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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등불로 사루는 시름 문틈으로 새나오고 달빛에 밀린 어둠 새우 잠든 처마 밑에 헤진 삶 여미고 있는 엄니 모습 흔들려. 귀 익은 바람소리 울음 가득 몰고 오고 선잠 깬 잎새들이 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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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중앙일보가 펼치는「겨레시」짓기 운동)
전성신 흩날린 눈 이파리 파도처럼 밀려가도 마음은 천길 물속 바다밑을 맴도는 듯 두고온 산천 그리며 접어보는 이 마음 소래기에 쌓인 밀어 안개마냥 지새는데 떨다 듣는 한 잎새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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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뜸했던 인기 가수들 재기를 노린다
최근 가요계는 왕년에 크게 히트했던 가수들이 재 데뷔하는 이색 기류를 맞고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작년 연말 6년 동안의 대전 은거 생활을 청산하고 『대동강 손님』으로 재 데뷔의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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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만에 귀국전…90여점 선보여
『일반을 대상으로 한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 작품전이 한국 텍스타일 디자인 부문에 조그만 보탬이라도 될 수 있다면 좋겠읍니다. 재미 직물디자이너인 박홍근씨(46)가 l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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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촌에서 수수깡의 노래를
옮겨 심은 꽃나무 몇 그루를 둘러씌우기 위해 볏단을 가지러 논틀 길로 나섰다. 빈 밭 볏짚 가 리가 휴식처럼 선 둘레에 아직 거둬들이지 못한 수숫대와 마주쳤다. 왜 거둬들이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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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중앙문예」단편소설 당선작|그 여름의 초상|송춘섭
헬리콥터가 수면 위의 집지 붕 위를 날아 춘천역 쪽으로 커다란 엔진소리를 지상으로 뿌리며 날아간다. 한낮, 그러나 대지는 고요히 잠들어 있다. 카페「에머럴드」에서 내다보면 몇 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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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중앙일보가 펼치는「겨레시」짓기운동
김차복 그토록 무성했던 잎새들이 져간 뜰에 실국마저 시들해져 꽃망울을 닫아두고 회양목 그늘 아래로 동면하러 가는 햇살 불켜진 북창 가에 산그늘이 내려오고 한 뼘 자란 선인장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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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 열면 조롱박 준비|비좁다고 눈총 줬더니 어느새 주렁주렁
『여보, 이리 좀 와 봐요』 베란다의 화초에 물을 주던 남편이 신기한 것이라도 발견한 듯 아침 준비에 바쁜 나를 부른다. 뭐 또 어디서 이상하게 생긴 들풀이나 이름 없는 풀 한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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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링게르주사 맞으며|명맥 잇는「보은대추」|한땐. 한 그루 털어도 "딸 시집 보냈다"|거목이면 연말 수확
후드득 후두독 굵은 빗방울처럼 대추알이 떨어진다. 『바람아 바람아 불지마라 대추 꽃이 떨어지면 보은 큰애기 원앙 길에 울고 간다.』 대추에 얽힌 민요가 아직도 마을 주민들 입에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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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승마반
『말이 뒷걸음질 치찮아, 허리를 펴고 몸을 뒤로 젖혀, 몸을.』 초여름 미류나무 잎새가 짙푸른 서울 성수동 1가 685 승마공원. 교관 백갑수씨 (34)의 호령에 따라 10여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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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청초함 속에 무한한 꿈을 간직-오숙자(작곡가)
하얀 꽃잎과 짙은 노란색의 꽃 바탕 그리고 쑥갓 잎을 닮은 짙은 녹색의 잎새가 달린 마가렛은 청초하기 이를데 없는 초여름의 꽃이다. 신록이 아름다운 6월에 결혼을 하는 신부들을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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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러우나 요사하지 않은 기품
아카시아 꽃길을 혼자 걸어본다. 5월이 되면서 한껏 물 오른 가지에는 푸른 잎이 무성하고 그 잎새사이 사이로 하얀 꽃무더기가 흐드러지게도 피어 있다. 부드러운 바람결에 꽃가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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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롱불』
접은 듯 사려 담아 돌아 앉은 서연 눈길 온 적 없이 내 곁에서 잎새 펴든 안개꽃 내민 손 잎새만 겹겹 절도 삭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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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경북 성주군 7개면
초록빛 바탕에 싱그러운 호피무늬가 여름의 미각을 앞당기고있다. 나무 그늘에 둘러앉아 달덩이 만한 수박을 가운데 놓고 『쩍』 소리가 나게 한 주먹에 갈라져 달고 시원한 과육으로 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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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펼치는 「겨레 시」짓기 운동
김호연(경북 경주시 노소동170의6) 산허리를 감아돌아 쏟아놓는 너의 입김 넘어온 고개마다 들리는가 겨운 노래 억겁의 진한 세월을 숨결 속에 삼킨다 숨가쁜 사계절이 길목마다 상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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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이상해-김영임 부부
유독 눈이 많은 겨울이다. 이상해씨(33)의 집을 찾는 날도 밤새 눈이 발목에 잠길 만큼 많이 내렸다. 이씨가 마당의 눈을 쓸고 있었고 부인 김영임씨(26)가 앞치마를 두르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