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승마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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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말이 뒷걸음질 치찮아, 허리를 펴고 몸을 뒤로 젖혀, 몸을.』
초여름 미류나무 잎새가 짙푸른 서울 성수동 1가 685 승마공원. 교관 백갑수씨 (34)의 호령에 따라 10여필의 늘씬한 준마들이 젊은 강습생 기수들을 태우고 승마장 가장 자리를 가볍게 달린다.
대한항공 (KAL) 직장 서클 「승마반」. 회원 50여명은 매주 토·일요일 하오 이곳 승마공원에서 승마술을 익힌다.
승마 경력 1년의 회원 김여환씨 (28·자재부)의 늠름한 자세와 갓 입회한 신입사원 방인자 양 (22·수입 심사부)의 날렵한 맵시가 안장 위에서 가볍게 흔들린다고 단정한 승마복에 마화·박차·헬밋이 말과 기수와 함께 어울린다.
KAL승마반은 1년 전에 창설해 날로 회원이 늘고 있다. 특히 여직원의 인기는 높다.
여직원들은 승마의 「멋」에도 매료되고 있지만 힘들이지 않고 군살을 뺄 수 있다는 이유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여 회원은 6명.
승마반 회원은 우선 l0여만원 하는 승마복 등 장비 구입이 선결 문제. 그래서 비교적 신입 회원수 (12명)는 적은 편이다.
강습은 일과 후 일몰 전까지 1시간 정도. 강습용 말은 승마 공원 측이 승마 인구를 늘리기 위해 무료로 빌려준다.
승마반 회장 김정만씨 (34·비상 계획실)는 말 다루기는 사람 다루기만큼 어렵다며 『스스로 성격을 자제하지 않으면 낙마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강습 도중 낙마 기수는 5백∼2천원의 낙마비를 내야한다. 마상에서 헬밋만 떨어져도 이것은 낙마로 간주한다. 하루 평균 5∼6명이 낙마하면 모은 돈으로 귀가 길에 포창마차 집에서 소주로 간단히 하루의 피로를 씻는다.
승마도 좋고 한잔의 소주 속에 직권 상호간의 유대 강화가 더욱 좋다는 것이 승마반원들의 한결같은 자람이다. <진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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