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10월.차하-분만실에서

    만삭이 진통으로 새벽부터 뒤엉킨 시간 문 하나 사이에 두고 긴장의 무게로 앉아 아내의 끝없는 진통을 침묵으로 듣는다 주야간 교대근무에 낮밤이 뒤바뀐 일상 신혼의 단꿈 속에 물집 잡

    중앙일보

    1995.10.23 00:00

  • 해는뜨고 해는지고

    제2부 불타는 땅 1945년(13)대청을 건너가 안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은례의 뒷모습을 치규는 어린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방안으로 들어선 은례는 방문을 닫을

    중앙일보

    1995.09.17 00:00

  • 우리는 술을 너무 마신다

    자정이 넘도록 아내는 남편을 기다린다. 귀를 나팔처럼 열고 대문소리에 귀기울인다. 한 점이 넘자 아내는 깜박 존다. 『문열어』 소리에 아내는 화들짝 놀라며 문을 따자 겨울 찬바람만

    중앙일보

    1989.02.18 00:00

  • 방범초소가 무슨 소용...

    『꼼짝말고 있어. 소리지르면다 죽여!』 범인들은 날이 선 칼날을 휘두르며 방안으로 들어섰다. 복면을 한 2인조. 복면속의눈알이 살기로 번뜩였다. 7일 오후2시, 방범초소를 코앞에

    중앙일보

    1988.03.09 00:00

  • 막바지 정리 중요

    『뭐니뭐니해도 신경이 날카로와 질대로 날카로와 진 딸아이의 비위를 맞추는 게 제일 어렵습니다. 발소리·문소리·말소리를 다 죽이고 수도물도 소리 안나게 가만가만 틀면서 그야말로 숨죽

    중앙일보

    1987.11.17 00:00

  • 피아노를…

    당신을 보내고 치는 이 피아노 소리는 밟고 간 자욱마다 닿았다가 되 오는가. 그 소리 칼끝이 되어 가슴 안을 후빈다. 두드리고 두드리는 파도 같은 그리움이여. 허공에 꽉 차고도 사

    중앙일보

    1987.03.07 00:00

  • 신춘 「중앙문예」단편소설 당선작

    이해는 할 수 없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말이 있다. 국민학교 시절, 국어책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이란 단원에 「망각」 이란 말이 나온다. 꽤나 심심했던 아이들 몇이

    중앙일보

    1986.01.01 00:00

  • 아들의 선물

    얼마전 갑작스레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져 날씨가 무척 쌀쌀하게 느껴졌던 날 밤의 일이다. 내가 막 밖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여 저녁상을 앞에 놓고 속으로 『형선이가 이 추운 날씨에

    중앙일보

    1984.01.05 00:00

  • 군대간 큰조카의 첫 휴가

    군대간 큰조카가 첫 휴가를 나왔다 전화를 받고 근처의 올케 집으로 갔다. 현관을 들어서는 나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그 애를 보는 순간 무언가 뜨거운 것이 목에 막 걸리는 기분이었다.

    중앙일보

    1982.06.19 00:00

  • 아빠의 밤일

    남편이 일찍 집에 들아와 주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주부들의 한결같은 마음일게다. 오늘저녁 아빠가 돌아오실 시간이 되었는데도 아직 대문소리가 나지않는다. 무슨일이 있나하는 불길한 예

    중앙일보

    1976.08.10 00:00

  • 주사위

    ○…서울남대문경찰서는26일 홍령호씨(24·시계행장·서울도봉구방학동54의21)를 야간주거침입 및 절도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24일 밤술을 마시고 통

    중앙일보

    1976.05.26 00:00

  • 대낮 집에서 변호사부부 피습

    8일 하오 3시35분쯤 서울 종로구 혜화동 15의79 변호사 김완섭씨(78)집에 쇠망치와 칼을 든 40대 괴한이 침입, 김씨와 부인 황차남씨(77), 가정부 이선례씨(40)등 3명

    중앙일보

    1975.12.09 00:00

  • 국민은 지점에 강도 부산

    【부산】21일 상오 0시 10분쯤 부산시 동구 좌천l동 646의4 국민은행 부산지점(지점장 강태근)에 이발용 면도칼을 든 2인조 강도가 들어 숙직실에서 잠자던 허만길(33·당좌계

    중앙일보

    1975.04.21 00:00

  • 중사가 카빈 난사 셋 사망

    【문산=안명훈 기자】15일 상오 5시50분쯤 경기도 파주군 문산읍 당산동 2반 515 강한영씨 (46·농업) 집에 세 들어 살던 육군 모부대 강희명 중사 (23)가 자기 방에서 김

    중앙일보

    1973.07.16 00:00

  • 가정방문 오시는 날

    금년부터 학부형(자모님)이 되고 용이가 학교에 가는 모습이 대견스러워지자 학교에서는 가정 방문한다는 소식이 왔다. 나와 애 아빠는 처음 당하는 일이라 기뻐하면서 어찌할 바를 몰라

    중앙일보

    1972.04.03 00:00

  • (3)-아이누인과 곰 목각

    호수와 삼림으로 이름난 곳. 야조가 모여드는 숲으로 유명하다지만, 이미 이름이 났다는 것은 그 본래의 아름다음을 잃었다는 뜻이다. 호수는 눈에 덮였고 넓은 눈밭 한 귀퉁이에서 아이

    중앙일보

    1972.02.16 00:00

  • 여자의 마음

    연년생인 두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없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큰애가 다섯 살, 작은애가 네살이다. 이젠 시간이 많이 남는 것 같아 집에서 할수 있는 일을 생각하게 되었고 며칠전

    중앙일보

    1971.03.20 00:00

  • 나비야 너는 알지?-민병숙

    맑은 새벽입니다. 음악소리가 났읍니다. [댕가라 당다 다앙다 다라라라랑….] 나는 단숨에 향나무에 달려 올라가서 밖을 내다보았읍니다. 꼬마가 아기작 빠기작 걸어와서 나를 쳐다보았읍

    중앙일보

    1970.01.06 00:00

  • 「리베랄」군의 감기-장부일

    어느 상점 진열장 안으로 보이는 텔리비젼 화면에서는 마침 어린이 시간이 시작되고 있었읍니다. 여러번 보아서 이젠 낮이 익어버린 얼굴이 예쁘고 상냥한 아나운서 아줌마가, 구슬처럼 돌

    중앙일보

    1969.01.04 00:00

  • (1) 풍경 소리| 최순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과 눈은 자칫 번잡함에 현혹되기 쉬운 오늘의 생활에서 가장 아쉽고 요구되는 문제일 것이다. 아름다운 것과 아름답지 못한 것을 구별할 수 있는 눈을 갖춘다는

    중앙일보

    1968.09.12 00:00

  • 기다림 - 강동현

    어머님 다녀가신 뒤 고향소식 더욱 그려 문소리 삐걱 여도 가슴 조려 기다리다 바람이 지나갔는가 또 한번을 상심해.

    중앙일보

    1967.06.28 00:00

  • 회귀(2) - 조문진

    나는 강물이 흐르듯 술을 마시고 남산에 올라가 뿌옇게 흐린 눈으로 서울을 내려다 보았다. 슬픈 서울의 야경. 서울은 두고두고 슬픔의 거리로 가슴에 새겨질 것이었다. 내 옆엔 지숙이

    중앙일보

    1967.01.07 00:00

  • 사람들은 자기가 행복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다-「청실·홍실」에 비친 「남·녀」생활주변

    연필로 뚜벅뚜벅, 그러나 정성 들여 쓴 「청실홍실」을 읽다가 어느 한 구절에 눈이 멎었다. 『사람들은 자기가 행복하다는 것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불행하다.』 그 주인공은 28세의

    중앙일보

    1966.03.24 00:00

  • (7)풍경화를 그리다보면 하루해가 지나간다는 유두연씨

    멧새가 삐익삐익 운다. 북망산을 스치는 바람은 더 쓸쓸하고 차갑다. 그 기슭으론 벌판이 뻗고, 추수가 지난 논바닥은 이를데 없이 황량하다. 겨울의 고요한 들은 참말 슬프기까지 하다

    중앙일보

    1965.12.1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