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이전 큰 기대 이원보 계룡건설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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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본사를 둔 계룡건설 이원보(李源甫.61.사진)회장은 새해를 맞아 회사 경영에 대해 그 어느 해보다도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계룡건설이 지난해 아파트 분양 붐 등을 타고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데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말 한국도로공사 산하 고속도로관리공단을 인수한 계룡건설은 레저부문(대전동물원) 등 산하 5개 계열사 실적을 포함해 지난해 매출액이 8천억원을 기록, 전년도보다 13% 늘었고 순익도 4백여억원으로 17% 증가했다. 내년에는 전체 매출액 1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4천여 건설업체 중 수주액 기준으로 2001년 전국 25위에서 20위권에 진입했을 것이라는 게 李회장의 설명이다.

계룡건설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이 회사의 주식 가격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인 하락세에 따라 최근 다시 떨어지긴 했지만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인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주가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치는 등 4일간 급등세를 보였다.

李회장은 "행정수도 건설은 충분히 현실성이 있다"며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은 한반도의 중심이 '한양(서울)시대'에서 '계룡산 시대'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행정수도 후보지로는 금강(물)을 끼고 있는 데다 교통 요지며 ▶3군본부 ▶정부대전청사 ▶대덕연구단지 ▶배후도시(대전) 등 기반 여건을 고루 갖추고 있는 계룡산 인근 충남지역이 최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행정수도 이전은 국가적으로도 워낙 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아무리 빨라도 앞으로 5~6년 정도 지나야 사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따라서 섣불리 기대하지 말고 평상시처럼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李회장은 "2년 전부터 대전과 수도권 지역에서 선보인 새 브랜드인 '계룡 리슈빌'(프랑스어로 '풍요로운 마을'이란 뜻)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며 "내년부터는 대전.충청권 위주인 건설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수익률이 높은 토목분야에도 비중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인구(李麟求.72) 명예회장이 1970년 창업한 계룡건설은 자본금 4백46억원에 부채비율 1백33%의 우량 건설업체로 알려져 있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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