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이야기] 패스트푸드 업체 속앓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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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롯데리아.맥도널드.KFC.버거킹 등 4개 패스트푸드업체에서 중단했던 탄산음료 리필을 다시 시작했다.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시정 명령에 따라 리필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났기 때문이다.패스트푸드업체들은 지난해 10월 소비자들의 리필 요구를 거부할 방침이라고 발표해 반발을 샀었다. 국내 패스트푸드업계가 처음 음료수 리필을 시작한 것은 1998년이다.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당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실시했다.음료수의 양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고객들에게 무료 서비스한 것이다. 그러나 시행초기 전체 판매량의 3~4%에 불과하던 리필 양은 점차 늘어나 최근에는 30% 가량으로 크게 늘었다.

현재 1천원 안팎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탄산음료의 원가는 2백80원 가량이다. 콜라의 경우 원액의 가격은 67원 정도다. 여기에 컵 가격 등 부대 비용을 합친 가격이 2백80원이다. 이를 따져 보면 햄버거.샌드위치 등을 합친 전체 매출 가운데 리필되는 음료수의 비중은 2.5%나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리필이 많은 곳은 젊은층이 많이 찾는 매장이다. 특히 영화관이나 대학가, 패션몰.전문상가에 위치한 매장의 경우 리필률이 72%까지 이르고 있어 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부 '악성' 고객들은 컵 하나로 한달 내내 리필을 요구하기도 하며 대학생들의 경우 4~5명이 한 컵만 시켜 놓고 리필을 해 나눠 마시는 게 보통"이라며 "매출에 악영향을 줄 뿐 아니라 서비스 질도 저하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글=박혜민,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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