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도발 때 북한군 10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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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전사자 2주기 추모행사가 23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추모사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2년 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우리 군의 대응 사격으로 북한군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정보 당국자는 “사격 직후엔 북한군의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었지만 그 뒤 다양한 루트를 통해 확인했다”며 “10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국내 탈북자 단체 등이 그동안 북측에 20~40여 명의 인명피해가 있었다고 전하기는 했지만 정보당국이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밝히긴 처음이다.

 이 당국자는 “우리 해병대가 1차로 공격했던 북한 무도 진지에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며 “이 지역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을 받아 인명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위성 사진에도 무도 군부대 건물 일부에서 피폭 흔적이 발견됐었다”고 덧붙였다.

 북한도 지난해 4월 30일 노동신문 정론(‘황남은 보란 듯이 일어섰다’)에서 “원쑤(원수)의 총탄에 피 흘리며 쓰러진 병사를 안아 일으켜 자기의 피를 수혈해 주는 사람들이 오늘의 황해남도 농민들”이라며 “원쑤의 포탄에 우리 병사들이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23일 노동신문 논평에서 “(연평도 포격전은) 자랑스러운 승전”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우리(북한) 서남전선 장병들 속에서는 단 한 명의 희생도, 단 한 명의 부상자도 없었다”며 이전과 다른 주장을 했다.

 김정은도 지난 8월 무도를 방문해 부대와 병사들에게 영웅 칭호를 수여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이 무도를 찾아 병사들을 격려한 상황에서 피해를 봤다고 인정하는 것은 지도자에 대한 모독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예비조사를 진행 중이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지난해 말 김정일이 사망하면서 ICC 예비조사가 중단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며 “그러나 본격적인 수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관련 자료를 계속 수집 중”이라고 말했다. 예비조사는 본 수사 전 단계로 ICC는 2010년 12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했다. 소식통은 “ICC가 2년 가까이 예비조사를 하는 것은 이들 사건이 전쟁범죄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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