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 양자대결 시뮬레이션 해보니 마지막 변수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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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후보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사돼 여야 1대 1 대결 구도가 됐다. 이제 올 대선의 마지막 변수는 단일화 시너지와 함께 세대별 투표율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양자대결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장·노년층(5060세대 이상),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청년층에서 각각 60% 이상의 지지율을 얻는 등 세대대결 양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통 장·노년층의 투표율은 높고, 청년층의 투표율은 낮기 때문에 현재 나타나는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박 후보의 실제 득표율을 다소 높게 전망하는 게 합리적이다.

 실제 중앙일보가 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2002년 대선의 세대별 투표율을 적용했을 때 박 후보의 지지율은 여론조사 결과보다 1.5%포인트(박-문 대결) 올랐다. 반면에 문 후보는 1.6%포인트 떨어졌다. (그래픽 참조)

다만 이번 단일화로 안 후보 지지층이 얼마나 문 후보 지지로 옮겨오는지가 문 후보 지지율 변화를 가늠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 후보와 야권통합 후보 문재인 후보 간 양자대결을 했을 때 여론조사 결과는 박 후보가 47.3%로 문 후보(47.0%)와 0.3%포인트 차로 초박빙이었다. 박-문 후보 간 세대별 지지율은 20대(33.7% 대 62.2%), 30대(29.3% 대 64.6%), 40대(41.9% 대 49.2%)까지 문 후보가 우세한 반면 50대(61.6% 대 34.2%), 60대 이상(69.4% 대 25.8%)에선 박 후보가 앞섰다. 이를 2002년 대선 때의 세대별 투표율에 적용하면 문 후보는 45.4%로 떨어지고, 박 후보는 48.8%로 상승해 두 후보의 격차가 3.4%포인트 차로 커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2002년 대선에서 문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20대(투표율 56.5%)·30대(67.4%)는 평균 투표율(72.8%)보다 적게 투표하고, 50대(83.7%)·60대 이상(78.7%)은 더 많이 투표했기 때문이다.

 2030대 투표율(46.6%, 55.1%)이 2002년보다 훨씬 낮았던 2007년 대선 투표율로 시뮬레이션할 경우 박 후보의 상승폭은 문 후보와 대결에서 2.5%포인트로 더 커졌다. 문 후보는 거꾸로 2.5%포인트 떨어져 두 사람 간 격차는 49.8% 대 44.5%(5.3%포인트)로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문 후보로선 투표율 격차를 만회하려면 안 후보의 2030세대 무당파 지지율을 흡수하는 것은 물론 그들의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과제인 셈이다.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분석센터 정한울 부소장은 “10년 전 야권 단일화 때보다 고령화한 세대별 인구구성과 투표율 격차 때문에 단일화 이후 문재인 후보가 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오차범위 밖으로 벌리지 못하면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 부소장은 “2030세대 투표율이 얼마나 오르는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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