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스키 시즌, 스키어는 무릎ㆍ스노우보더는 엉덩이 조심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전국의 스키장이 하나 둘 개장하면서 스키어와 스노우보더의 가슴이 뛰고 있다. 스키와 스노우보드는 근력, 유연성, 지구력,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겨울스포츠다. 하지만 스피드를 즐기는 종목이다 보니 넘어지거나 부딪히면서 부상을 당하기 쉽다. 스키는 폴대를 잡고 타기 때문에 주로 무릎을, 스노우보드는 넘어지면서 손목이나 엉덩이뼈를 다친다. 골절 같은 큰 부상이 아니면 대부분 4~5일 지나면 붓기가 가라앉고 통증이 줄어든다. 하지만 작은 부상이라고 해서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퇴행성관절염이 앞당겨지는 등 여러 후유증이 남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충돌 후 무릎 앞뒤로 움직이기 어려우면 관절 손상 의심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자료에 따르면 매년 200여건 이상의 스키장 관련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주로 슬로프에서 추락·넘어짐·미끄러짐 등으로 사고를 당했고 이로 인해 41.4%는 골절상을 입고 24.4%가 타박상·좌상·찰과상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김성권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스키장에서는 혼자 넘어지거나 상대방과 부딪히면서 부상 당한다”며 “추운 날씨에는 관절이 경직돼 있어 작은 충돌도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스키를 탈 때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무릎이다. 충돌 시 부츠와 스키를 고정하는 바인딩이 풀리지 않은 경우 충격이 무릎에 집중되면서 전후방 십자인대 파열, 반월상연골판 파열, 내외측 측부인대의 파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무릎부상은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가장 많다. 무릎 중심부에는 전방 십자인대와 후방 십자인대가 X 자 모양으로 위치하며 허벅지뼈와 종아리뼈를 연결해줘 무릎이 앞뒤로 흔들리지 않게 해준다. 전방십자인대는 비틀림 등의 외부충격에 약해 부딪치거나 갑작스런 움직임 등으로 인해 파열되기 쉽다. 전방십자인대를 다치면 무릎에서 파열음을 느낄 수 있고 심한 통증과 함께 일시적으로 무릎관절을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 또한 무릎에 힘이 잘 안들어가고, 움직여보면 관절이 덜컹거리며 불안정한 것을 느낄 수도 있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비롯한 무릎 관절 손상은 4~5일이 지나면 통증과 부종이 사라져 제대로 치료 받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퇴행성관절염이 앞당겨 지는 등 여러 후유증이 있을 수 있으므로 스키장에서 돌아온 후에는 꼭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도록 한다.

스노우보드는 한 개의 보드에 두 발을 고정시켜서 탄다. 두 발이 모두 고정돼있고 손은 자유로워 무릎보다 손목, 어깨, 엉덩이 등을 다치기 쉽다. 넘어지면서 땅을 손목으로 짚으면 삐거나 부러질 수 있다. 스키장 팬스나 상대방과 충돌해 어깨 관절이 빠지는 부상(견관절 탈구)도 잦다.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골반에 금이 가거나 엉덩이 꼬리뼈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어깨의 통증이 심해 팔을 움직일 수 없거나, 상의를 벗고 거울에 비춰봤을 때 어깨의 모양이 다르면, 어깨 관절의 탈구를 의심하고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성권 원장은 “이런 부상을 예방하려면 넘어질 때 유도의 낙법처럼 팔과 몸 전체를 둥글게 해 넘어지는 게 가장 좋다”며 “넘어지는 요령을 충분히 익히고 안전장비를 착용한 후에 코스에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뼈에 금이 갔거나 인대가 파열됐을 경우에는 수술이나 깁스가 필요한데 일반인이 겉모양이나, 본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통증 정도로는 단순 염좌인지, 인대파열인지, 골절인지, 구분하기란 불가능하다.

쉬고-냉찜질하고-압박하고-올리고 ‘RICE요법’으로 응급 조치해야

일단 부상이 발생하면 ‘RICE요법’으로 응급조치를 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급성 손상에 이 지침을 강조하고 있는데 RICE요법은 쉬고(Rest), 냉찜질하고(Ice), 압박하고(Compression), 부상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들어올리는(Elevation) 응급조치다.

부상을 당했을 때는 먼저 상처 부위가 악화되지 않게 휴식을 취해야 한다. 통증이 있다는 것은 그 부위에 위기가 왔다는 신호이므로 더 이상 추가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쉬어야 하며, 심할 경우에는 부목등으로 보호해야 할 수도 있다. 쉬면서 부상 부위에는 얼음찜질을 해야 한다. 얼음찜질은 통증을 줄이고 부종을 줄여준다. 한 번 찜질 할 때는 15분 정도가 적절하다. 마지막으로 쉴 때나 잘 때는 다친 곳을 쿠션 같은 소품으로 고여서 심장보다 높게 위치하도록 하는 것이 붓기를 빼는데 도움이 된다.

[인기기사]

·미국에서 연봉 가장 많이 받는 기업, 알고보니 OO병원 [2012/11/22] 
·검찰, 동아제약 리베이트 병·의원으로 조사 확대 [2012/11/22] 
·의대생 목소리로 왜곡 된 의료현실 알린다 [2012/11/22] 
·No.150 서울대 의대 나온 오 원장은 왜 신용불량자가 됐나 [2012/11/22] 
·진오비, 20주 된 죽은 태아 사진공개 충격.. [2012/11/22] 

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