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중국, 미국 겨냥 군사굴기 잰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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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 체제의 출범과 함께 중국의 대국방(大國防) 전략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이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가 크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2일 중국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21일 쉬치량(許其亮)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회담을 하고 러시아의 최첨단 전투기인 수호이(su)-35 24대를 중국에 판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구매액은 15억 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다. 중국 측은 이 전투기의 1차 구매가 끝나면 추가 구매를 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공군 사령원(사령관) 출신으로 첫 군사위 부주석에 오른 쉬가 취임 10여 일 만에 공군력 대폭 강화 조치를 취한 것이다. 수호이-35는 러시아가 미국의 F-15 전투기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수호이-27의 개량형으로 러시아도 현재 5대만 실전 배치한 첨단 기종이다. 공중전에 강한 전자시스템을 탑재해 미국의 F-22 전투기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이번 전투기 구매는 시진핑 시대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서두른 면이 있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러시아와 수십 차례에 걸쳐 수호이-35 구매를 위해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최근 1~2년 사이 갑자기 4대만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러시아에 통보했다. 이에 러시아는 중국이 자체 전투기 제조기술을 활용해 수호이-35 복제품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의심하고 판매협상을 중단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갑자기 대량 구매 방침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이 전투기가 최첨단이어서 복제가 어렵고 미국의 아시아 회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급하다는 새 지도부의 전략적 고려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첫 항모인 랴오닝(遼寧)함 함재기로 알려진 젠(殲)-15기의 함상 이착륙 훈련도 시 총서기 체제 출범과 함께 성공했다. 환구시보는 21일 “지난 11일부터 보하이(渤海)만에서 시험 훈련 중인 랴오닝함에서 실시된 젠-15 함재기의 이착륙 훈련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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