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딸, 편법으로 이중 국적" 알고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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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이 안철수 후보의 딸이 1998년에 유학을 갔다고 주장하며 공개한 미국 ‘타이미들 스쿨’ 홈페이지 자료(왼쪽)와 안 후보 캠프가 반박 자료로 내놓은 딸의 2002년 K초등학교 졸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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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해 각종 의혹을 제기해온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이 20일 안 후보의 딸 안모(23)씨의 원정출산과 이중국적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확산됐으나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황 소장이 이중국적 의혹을 제기한 근거는 안 후보 딸의 유학 시기와 공립학교 입학 자격 때문이었다.

 황 소장은 이날 “안 후보와 부인 김미경씨는 그동안 김씨가 미국 유학을 가던 2002년에 딸을 데리고 동반 유학을 간 것으로 말해왔다”며 “하지만 각종 자료를 확인한 결과 안씨는 1998년 미국의 한 공립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나온다”고 주장했다.

 황 소장이 제시한 근거 자료는 미국의 동문 찾기 인터넷 사이트에서 나온 것이다. 딸 안씨는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공립학교 ‘타이 미들스쿨’(Tyee middle school)을 졸업했다. 안 후보 딸 이름과 학교명으로 검색해보면 졸업자 명단에 안씨가 98년 입학해 2002년에 졸업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 자료가 맞다면 안 후보 부부가 딸을 미국의 공립학교에 보내기 위해 불법 내지 편법적인 방법을 동원했을 것이라는 게 황 소장의 주장이다. 미국 공립학교 입학자격은 시민권자, 영주권자, 주재원 자녀일 경우에 가능하다. 또 부모 중 한 사람이 유학비자(F-1 Visa)로 미국 현지에서 학업을 하는 경우 미성년 자녀는 유학동반비자(F-2 Visa)를 받아 공립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그러나 98년 당시엔 안 후보 부부가 국내에 있어 자녀를 공립학교에 보낼 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았으므로 안씨가 원정출산을 통해 이중국적을 취득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자료가 공개되자 각종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에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황 소장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정 대변인은 “안씨는 (황 소장이 미국에서 학교를 다녔다고 주장하는) 98년엔 송파구의 공립 K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하고 있었고, 2002년 2월 해당 학교를 졸업했다”며 “이어 K중학교 1학년 1학기까지 국내에서 학교를 다니다 2002년 중반 김 교수를 따라 유학을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근거로 K초등학교 교장 직인이 찍힌 안씨의 졸업장과 중학교 1학년 때 안씨가 받은 임명장 등을 제시했다. 황 소장의 의혹 제기가 ‘헛방’으로 드러난 셈이다. 유민영 대변인은 “안씨는 안 후보가 서울대 의대 레지던트 시절, 서울대병원에서 태어났다. 원정출산 논란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대선후보검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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