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 경제] 미국 재정 절벽 닥치면 우리 수출도 많이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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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6일 백악관에서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재정절벽 관련 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재정 절벽 위험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회 예산정책처는 재정 절벽이 닥치면 한국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했습니다. 재정 절벽 때문에 미국 소비 시장이 얼어붙으면 우리나라 수출이 많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공세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 기업을 살려야 경제가 살아난다. 수입을 제한하자”고 미국 정부가 나설 수 있다는 거지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도 비슷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미국 대선 직후 “오바마 행정부가 재정 절벽 문제를 해결하려 미국 내 일자리 창출, 경제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제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에 힘썼던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에는 저성장·고실업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뜻입니다. 이에 따라 “자동차·휴대전화처럼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국내 기업들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미국의 재정 절벽 상황은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한국의 국가 부채가 늘고 있는데, 대통령 후보들은 정부 돈을 많이 써야 하는 공약들을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입을 늘릴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지출만 늘리다 보면 언젠가 미국처럼 정부가 지갑을 묶어야 할 때가 온다는 뜻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 정부·기업·가계의 부채 합계는 올 6월 말 2962조에 이릅니다. 국내총생산(GDP)의 2.4배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가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미국발 재정 절벽 같은 외부 요인까지 만나면 경제에 충격이 크다”는 해석을 합니다. 이들은 성장을 통해 소득을 늘리면서 부채 비율은 서서히 떨어뜨리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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