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황제' 우즈 골프 룰도 '박사'

중앙일보

입력

복잡하기 그지없고 까다로운 골프 룰(규칙).

골퍼들은 벌타를 주기 위해 골프 룰이 있는 것으로 알기 쉽지만 룰을 잘 알면 점수를 줄일 수 있다.

지난 27일(한국시간) 타이거 우즈(26)가 연장 접전 끝에 짐 퓨릭(31.이상 미국)을 꺾고 우승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NEC인비테이셔널은 골프 룰의 중요성이 입증된 대회였다.

우즈는 연장 세번째인 18번홀(파4)에서 티샷이 훅이 나 공이 전나무 숲에 떨어졌다. 오직 후진 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경기위원을 부른 우즈는 벌타 없이 공을 드롭한 뒤 앞쪽 페어웨이로 안전하게 빼냈고 3온 1퍼트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우즈는 "볼과 그린 사이에 스코어 보드를 지지해 주는 철사 때문에 샷을 할 수 없다" 며 '골프 규칙 24조 2항(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 규정)' 의 적용을 요구했던 것이다. 경기위원인 마이크 셰어는 "문제의 철사 때문에 우즈가 적절한 샷을 할 수 없었다" 고 인정했다.

승리를 확신했던 퓨릭은 약 3m 버디 퍼팅을 놓쳐 연장전을 계속했고 결국 일곱번째 홀에서 무릎을 꿇었다.

반면 필 미켈슨(31.미국)은 룰을 무시해 우승권에서 탈락했다. 미켈슨은 2위를 달리던 3라운드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져 공을 찾는 과정에서 마커인 퓨릭에게 '공을 확인하겠다' 고 하지 않아 1벌타를 받았다.

커크 트라이프릿(39.미국)은 2라운드에서 미켈슨과 똑같은 경우로 벌타를 받은 뒤 스코어 카드를 잘못 적은 것이 4라운드에서 발견돼 실격됐다.

리 잰슨(37.미국)은 US오픈에서 페어웨이의 이슬을 닦아내다 2벌타를 받아 컷오프됐으며, 크래그 스태들러(48.미국)는 트러블 샷을 하기 위해 무릎을 땅에 대고 샷을 할 때 수건을 깔아 역시 2벌타를 얻었다.

데이브 돈넬리 USGA 경기이사는 "모든 골퍼가 골프 룰을 기억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골프 룰을 잘 알면 쉽게 위험을 탈출해 1타, 2타는 줄일 수 있다" 고 말했다.

골프 룰을 잘 아는 것도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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