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FIFA 월드컵 홈페이지 돌연 폐쇄

중앙일보

입력

국제축구연맹(FIFA)이 관리하는 2002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가 29일 오전 11시 사라졌다.

FIFA의 마케팅 대행사인 ISL(스위스)이 운영해오던 'www.fifaworldcup.com' 이 월드컵 개막을 2백75일 앞두고 인터넷에서 잠정 폐쇄돼 버린 것이다.

지난 4월 ISL 부도 뒤 지역 예선경기 결과는 물론,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준비상황 등 새로운 내용이 전혀 소개되지 않는 무용지물 상태였다.

이 홈페이지는 이날부터 '보강 중' 이라는 메시지가 뜬 뒤
FIFA 홈페이지(http://www.fifa.com)로 자동 이동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FIFA측은 최근 "오래된 정보가 방치돼 이미지에 먹칠을 하느니 아예 폐쇄하는 것이 낫겠다" 고 한국 월드컵조직위에 통보했었다.

문제는 FIFA 홈페이지가 개최국의 소식은 거의 홍보하고 있지 않다는 것. 지역예선 등 경기결과를 알리는 것이 주요 기능이라서다.

때문에 29일 현재 한국과 관련해선 지난 5월 울산 문수경기장 개장 소식이 아직까지 주요 뉴스일 만큼 형편없는 수준이다.

한국으로선 월드컵 홍보에 적지 않은 차질이 생긴 셈이다.

"FIF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외국인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려는 계획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고 조직위측은 난감해 했다.

원망의 표적은 FIFA로 향하고 있다.

공식 파트너 후원금과 지난 프랑스월드컵에 비해 10배 이상 오른 중계권료 등으로 2조원 정도의 수익을 챙기게 되면서도 개최국에 대한 배려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한.일 월드컵조직위가 "월드컵의 얼굴인 홈페이지를 개선해달라" 고 FIFA측에 10여차례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

개최국으로서의 대응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거세다.

축구계의 한 인사는 "반쪽대회임에도 1조5천억원 이상 들여 월드컵 사상 유례 없이 경기장 10개를 신축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며 "그런 한국이 왜 FIFA측에 강력하게 항의하지 못하느냐" 고 나무랐다.

한.일 양국 조직위는 자체 홈페이지로도 준비상황들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용 성격이어서 월드컵을 세계에 알리기엔 역부족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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