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퇴진 … 문·안 “단일화 협상 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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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다시 만났다. 문 후보와 안 후보가 18일 저녁 서울 정동의 음식점 달개비에서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악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중단됐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다시 시작된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는 18일 오후 8시 서울 정동의 음식점 달개비에서 만나 단일화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두 후보의 회동은 지난 6일에 이어 두 번째이며, 14일 협상이 중단된 지 나흘 만이다.

 배석자 없이 25분간 만난 두 후보는 새정치 공동선언의 핵심인 국회의원 정수 조정에 합의하고, 19일부터 협상팀을 재가동해 단일화 방식을 논의키로 했다고 양측 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앞서 문 후보는 “신속한 타결을 위해 여론조사든 ‘여론조사+α’든 단일화 방안을 안 후보 측이 결정하도록 맡기겠다”고 말했다

 협상 재개의 결정적 계기는 이날 낮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총사퇴였다. 민주당의 혁신을 요구하며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했던 안 후보로선 이 대표 체제의 퇴진만으로 민주당의 혁신이 이뤄졌다고 수용한 셈이 됐다.

 낮 12시 국회에서 1시간 동안의 최고위원 회의를 마친 이 대표는 “오직 정권교체와 단일화를 위한 하나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며 지도부 총사퇴를 발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만 정기국회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어 문 후보에게 당 대표권한대행을 겸임시키기로 했다. 이 대표의 전격 사퇴는 교착상태에 빠진 단일화 협상을 재개시키는 동시에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30분 뒤인 오후 12시30분엔 문 후보가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단일화 방안을 안 후보에게 일임한 데 대해 “이미 시간상 물 건너간 상황이지만 부분적으로 현장투표라든지 국민참여경선 방식이라든지, 기본적인 단일화의 큰 방안에 대해 전적으로 안 후보 측에 맡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권 지지층에 ‘통큰 양보’라는 인식을 심어줘 ‘큰형님’ 이미지를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다시 30분 뒤인 오후 1시 광주에 있던 안철수 후보는 지역 언론사 공동회견에서 “제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단일화를 이루도록 하겠다”며 “만나서 이야기하면 모든 오해가 다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을 파기할지도 모른다는 야권 지지층의 의구심을 잠재우려는 의중을 보인 셈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국민의 삶과 관계없는 단일화 이벤트는 국민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침해하는 잘못된 정치”라고 말했다.

 한편 양 후보 측은 한 차례의 TV토론과 여론조사에 의한 경선을 유력시하고 있으나 다른 방식이 추가될 수도 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당시 여론조사의 질문은 이회창 후보 지지자를 제외한 응답자에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후보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십니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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