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만난 천안함 유족들 "대북지원? 피가 솟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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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5일 오후 모교인 서울 원효로 성심여고에서 열린 ‘성심가족의 날’에 참석했다. 박 후보가 동문·후배들과 함께 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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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5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사이의 단일화 협상이 중단된 데 대해 “더 이상 국민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이제는 어쨌든 결정을 내려야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원효로에 있는 모교 성심여고에서 열린 ‘성심가족의 날’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가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김무성 선대위 총괄본부장도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민주당이 쳐놓은 단일화의 덫에 걸린 안철수 후보의 발버둥과 안간힘 쓰기는 결국 실패할 것”이라며 “후보 등록 이전에 단일화를 하겠노라고 공공연히 공언한 이상, 안 후보가 출구를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일화는 철저한 쇼”라며 “국민들 눈을 속이는 정말 옳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이에 앞서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제2 연평해전과 천안함 유가족을 만났다. 이날 면담은 유족들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천안함 폭침 사건의 전사자인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는 박 후보가 ‘통일의 3원칙’을 제시하며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무조건적인 대북 지원은 안 된다. 그 소리만 들으면 피가 솟는다. 그런 소리 안 할 줄 알았는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영·유아라든가 먹지 못해 영양실조 걸리고 의료 지원을 못 받는 부분에 대해 지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윤씨는 “인도적 (지원)도 좋지만 퍼주기로, 다 줬지 않느냐”며 “대북 지원한다는 소리는 우리 무식한 사람은 그대로 (다 주는 걸로) 알아듣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퍼주기는 안 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해한다”고 설득했다.

 제2 연평해전 전사자 고 윤영하 소령의 부친 윤두호씨는 “서해 NLL(북방한계선)이 평화공동어로수역이라는 말로 흔들리고 있다.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면 오히려 분쟁지역이 된다. 꼭 NLL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박 후보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NLL은 반드시 지켜낸다는 각오”라고 했다. 한 유족이 박 후보에게 “강하게 나가야 하는데 좀 약하다”고 하자 박 후보는 “이것도 강하다고 난린데…”라고 받아넘겼다.

 박 후보는 16일 논란이 됐던 경제민주화 공약을 최종 발표한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재벌개혁 과제로 건의했던 대기업의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과 재벌 총수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은 빠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발표 회견장에 나오지 않는다.

허진·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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