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GB 서피스 샀는데 16GB 밖에 못 써"… MS에 소송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로소프트(MS)가 태블릿 ‘서피스 RT’ 저장공간 문제로 소송전에 휘말렸다. 소비자들이 서피스 RT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MS의 광고보다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변호사 앤드류 소콜로스키는 MS의 허위광고와 불공정 비즈니스 관행을 문제 삼아 로스엔젤레스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콜로스키는 “지난 주 서피스 RT 32GB 모델을 구입했지만, 음악과 MS 워드 문서를 얼마 저장하지도 못하고 용량이 다 떨어져 버렸다”며 MS 측에 광고 방법 변경과 부당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실제 MS 광고에 나온 32GB 용량 중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약 16GB 정도이다. 운영체제 ‘윈도 RT’, 오피스 소프트웨어 ‘워드’, ‘엑셀’ 등 기본 제공 앱이 이미 서피스 RT 저장공간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64GB 모델의 경우 사용자는 약 46GB의 저장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MS도 이 같은 사실을 미리 고지하고 있다. MS는 서피스 웹사이트에서 "서피스 RT 32GB 모델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16GB이며, 클라우드 저장공간 ‘스카이드라이브’나 USB메모리 등을 이용해 저장공간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MS 대변인은 IT전문매체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소송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전에 설치된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만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을 고객이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피스 RT 외에도 대부분이 태블릿PC가 MS와 같은 방식으로 광고를 하고 있다. 애플 아이패드의 경우에도 32GB 모델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약 28GB 정도이다. 16GB 모델은 14.3GB만 소비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AP통신은 “애플 기기는 사전에 설치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별도의 메모리에 저장하는데 비해, MS의 애플리케이션들은 사용자가 사용할 저장공간과 같은 공간에 저장된다”고 지적했다.

조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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