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새 둥지서 재기노리는 한정국

중앙일보

입력

프로 7년차 한정국(30)이 새 둥지인 대전에서 재기의 날개를 활짝 펴고 제2의 축구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대전 미드필드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한정국은 지난 18일 포항과의 경기에서2년만에 처음으로 골 맛을 보며 팀의 1-1 무승부를 이끈데 이어 22일 울산전에서도후반 33분 교체될 때까지 공격진을 리드하는 등 사실상 공수를 조율하면서 대전에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떠올랐다.

한양대를 졸업하던 94년 천안 일화에 입단한 한정국은 94, 95년 천안의 우승을 도우며 각광받았으나 상무에 입대하며 내리막길을 걸었고 99년 전남으로 트레이드됐지만 지난해까지 18경기에 출전, 2골 1어시스트의 초라한 성적으로 그저 그런 선수로 추락했다.

더구나 발목을 다치는 등 악재까지 겹치면서 지난해말 전남과의 재계약에 실패,보류제외선수가 되면서 선수 생명이 끝나는듯 했다.

올해 초 처가가 있는 대전으로 이사해 스스로 몸을 만들면서 재기를 꿈꿨지만 시간이 흘러도 자신을 부르는 팀은 없었고 선수복을 벗기 전에 마지막으로 대전구단을 찾아갔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을 들었을 뿐이었다.

지난달까지 7개월여동안 절망의 나날을 보내던 한정국에게 대전의 주전 미드필더 이관우의 부상은 구원의 빛이었다.

이관우를 대체할 마땅한 미드필더를 찾지 못하던 이태호 감독이 한정국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대학 및 실업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예전의 실력을 과시, 5개월간 월360만원의 헐 값(?)에 계약했다.

하지만 그에게 몸값은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프로축구 무대에서 자신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한정국은 놓치지 않았고 지난 2경기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재확인시킬 수 있었다.

한정국은 "죽었다가 살아난 느낌이다. 채 꿈을 펴보기도 전에 선수복을 벗는가 했지만 기회가 다시 주어졌으니 이제부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겠다"며 운동화끈을 바짝 조였다. (울산=연합뉴스) 이봉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